T1, 3대0으로 MSI 진출

T1 승리의 최고 수훈 선수는 ‘피넛’
2025년 06월 16일 14시 22분 52초

T1이 한화생명e스포츠를 3대 0으로 완파하고 MSI 2번 시드를 확정지었다. 당초 예상으로는 한화생명e스포츠의 승리가 유력하다고 생각됐지만 현실은 T1이었다.

 


 

1세트는 ‘피넛’의 원맨쇼가 펼쳐졌다. 혼자서 뛰어들고, 죽고, 어이없는 판단까지 이어졌다. 딜라이트도 상당히 우울한 플레이를 펼쳤지만 피넛의 슈퍼 캐리를 막을 수는 없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다른 라이너들이 좋은 성적을 내기는 불가능했고 결국 T1이 ‘피넛’의 도움을 받아 1세트를 가볍게 승리했다. 

 

심지어 블루 1픽이 ‘바이’였다. 줄곧 폼이 좋지 않은 피넛에게 첫 세트 1픽을 줄 가치가 있었는가 하는 의문도 남는다. 반대로 T1의 레드 1픽 ‘그웬’은 훨훨 날았다. 역시나 이번 경기에서도 한화생명e스포츠의 코칭스태프는 ‘정상적인’ 판단을 전혀 하지 못했다. 

 

결국 5명으로 4명을 상대한 T1이 첫 세트를 승리하면서 한화생명e스포츠의 LCK 다전제 1세트 무패 기록도 깨졌다.

 

2세트는 도란이 힘을 발휘했다. 도란의 슈퍼 캐리에 힘입어 T1이 2세트마저 가져갔다. 피넛은 이번에도 좋은 경기력이 나오지 않았다. 초반 킬을 몰아먹은 피넛의 신짜오였지만 한타마다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주며 결국 교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다. 경기 후 데미지 역시 지속적으로 사망한 사이온보다 못한 딜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초반 6킬을 먹은 신짜오의 딜량이 처참하다

 

3세트에서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레드 진영을 선택한 한화생명e스포츠는 첫 픽에 니달리를 선택한다. 첫 픽에 니달리를 선택한 자체가 상당히 오만한 밴픽이었는데, 결국 T1의 밴픽에 의해 니달리는 제우스가 아닌, 피넛이 플레이 하는 방향으로 선회를 하게 된다.

 

피넛의 니달리 선택으로 이미 경기 전부터 한화생명e스포츠의 패배가 확정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경기였다. 심지어 잘 하던 바이퍼마저 구마유시에게 라인전 단계부터 밀리면서 경기가 이상한 방향으로 흐르기 시작했다. 

 

결국 처음 한타, 그리고 이어진 두번째 한타에서 한화생명e스포츠가 완패하며 경기 13분 만에 8대 0, 심지어 6천 골드 차이라는 엄청난 차이가 벌어지게 됐고, 결국에는 무난하게 패배하며 3대 0으로 경기가 끝나 버렸다. 멋진 경기를 기대하던 팬들에게 허무한 결과를 남겨 준 최종전이었다.  

 

- T1의 약진, 그리고 한화생명e스포츠의 자멸

 

T1은 오늘 경기에서 선수들이 살아나며 완벽한 승리를 만들어 냈다. 모든 선수들이 잘 했고 경기력도 좋았다. 물론 스스로 자멸한 한화생명e스포츠의 도움을 많이 받기도 했다. 

 

도란은 그간의 부진을 씻어내는 활약을 펼쳤고, 오너와 페이커도 훨훨 날았다. 구마유시 역시 좋은 플레이가 이어졌고 케리아 또한 팬들이 원하는 그 ‘케리아’로 돌아왔다.

 

반면 한화생명e스포츠는 모든 선수들이 못했다. 물론 정도의 차이는 있다. 그나마 제카와 바이퍼가 조금 나은 플레이를 펼쳤지만 플레이가 좋지 않았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피넛은 아예 존재감이 없었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1세트 패배의 가장 큰 원인이자, 2세트에서 라이너 대신에 킬을 몰아 먹었음에도 한타에서 전혀 활약을 하지 못했다. 심지어 3세트에서는 패배의 아이콘인 니달리를 선택하며 3세트 패배를 자초했다. 

 

물론 이는 피넛 만의 문제는 아니다. 말도 안되는 밴픽을 한 것은 물론이고 피넛의 상태가 저점을 찍고 있음에도 평소와 같은 밴픽을 진행한 코칭스태프의 문제도 매우 크다. 

 

또한 3세트에서 피넛이 니달리를 선택하게 된 부분 역시 상황에 의해 그렇게 된 정황이 있기는 하다. 결국 3세트는 코칭스태프가 ‘이미 진’ 경기를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3세트에서는 무수한 문제들이 나왔다. 레드 1픽으로 니달리를 선택한 자체도 상당히 오만한 행보인데, 심지어 T1의 밴픽을 보고 이를 피넛에게 돌렸다. 여기에 구마유시에게 루시안을 주기 싫어 바이퍼에게 루시안을 주는 선택도 이어졌다. 

 

자신의 플레이를 하는 것이 아니라 시종일관 T1에게 끌려간 밴픽이 이어졌다. 당연히 시작은 니달리 선픽이다. 

 

이처럼 즉흥적인 밴픽이 이루어지다 보니 당연히 3세트 결과가 좋을 리가 없었다. 결국 3세트는 25분만에 14000골드의 차이가 났고, 일방적으로 학살당했다. 이름을 빼고 본다면 프로 팀과 대학생 아마추어 팀과의 경기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처참했다.

 


T1이 여유를 두었기에 망정이지 제대로 했다면 더 처참하게 패했을 것이다

 

이미 1세트가 끝난 후 피넛의 멘탈이 나간 것이 느껴졌고, 3세트 중에는 한화생명e스포츠 선수들 전체의 멘탈이 박살났다. 심지어 경기 중반부터는 승패를 도외시한, 전혀 프로답지 않은 무지성 플레이가 이어지기도 했다.  


- 바뀌지 않으면 한화생명e스포츠의 호성적은 없다

 

T1이 승리한 경기이는 하지만 T1의 이야기 보다는 한화생명e스포츠의 이야기를 주로 언급하는 이유는 T1은 크게 할 말이 없을 정도로 잘 했기 때문이다. 

 

반면 한화생명e스포츠는 이 정도의 경기력이 나오는 것이 맞는가 하는 의문이 들 정도다. 적어도 프로 팀이라면, 그리고 이 정도 체급을 가진 선수 구성이라면 이래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젠지전 3세트 이후부터 T1전 3세트 전패까지, 6세트를 내리 패했다. 한화생명e스포츠가 중하위권 팀도 아니다. 믿기 힘든 결과다.

 

심지어 6세트동안 선수들은 꾸준히 못했다. 그나마 젠지전에서는 잘 했던 바이퍼 정도를 제외하면 선수들의 경기력이 바닥을 기었다. 그리고 피넛은 그 중에서도 가장 심각했다. 

 

밴픽이라도 좋았다면 모르겠지만 그렇지도 못했다. T1전은 심지어 더더욱 나빴다. 이대로라면 사실상 ‘스플릿 3’ 시즌도 전혀 기대가 되지 않는 상황이다. 

 


선수들의 표정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아마도 피넛은 군 문제도 있고, 기량이 떨어진 만큼 올해를 끝으로 한화생명e스포츠와 작별을 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 경기력도 그렇고 박수칠 때 떠나는 것이 오히려 나은 선택이 아닐까 싶다. 그렇다고 해서 남은 시즌까지 피넛과 함께 할 필요는 없다. 한화생명e스포츠가 좋아지려면 피넛 대신에 다른 선수를 기용하는 결단이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이미 다른 팀들도 LCK컵과 ‘스플릿 2’ 시즌을 거치며 선수단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물론 당장 좋은 정글러를 영입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선수 교체가 오히려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올 시즌 초부터 지금까지 피넛은 꾸준히 기량이 하락중이다. 현재의 피넛은 하위권 팀에게도 반갑지 않을 만한 실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앞으로 ‘더 나아질’ 가능성도 솔직히 희박해 보인다. 

 

아울러 모기업의 ‘의리’를 중요시하는 성향상 올 해도 보드진 교체 없이 그대로 유지가 되고 있지만 이 정도면 사실상 유임 결정에 대한 실패를 깔끔하게 인정하고 보드진을 교체하는 것도 어느 정도 필요해 보인다. 메타 적응이 느린 부분 역시 결코 선수들 만의 문제는 아니다. 

 

최강의 선수들을 데리고 나온 이 결과가 납득이 될 리가 없다. 심지어 이번 ‘로드 투 MSI’는 치욕스러운 결과까지 나왔다. 팀은 메타가 바뀔 때마다 성적이 급 하락하고 있다. 이것이 결코 정상은 아니다. 그렇다면 분명 어느 정도는 ‘변화’가 필요하다. 변화가 없다면 올 시즌 성적은 장담하기 어렵다.

 

누구나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승리하기를 바라지만 그렇다고 해서 수준 낮은 경기를 보고 싶은 것은 아니다. T1은 문제가 없었지만 오늘 한화생명e스포츠는 결코 그렇지 못했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알립니다

창간 24주년 퀴즈 이벤트 당첨자

창간 24주년 축전 이벤트 당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