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포가 정말 긴 마을 재건 게임, '햄스터와 태양의 마을'

햄스터의 귀여움만으로 완전히 커버가 어렵다
2026년 04월 13일 13시 22분 35초

햄스터의 시간은 느리게 흘러가나보다. '햄스터와 태양의 마을'에서는 더욱 느리게 흐른다.

 

아크시스템웍스 아시아에서 선보인 햄스터와 태양의 마을은 해바라기가 아름답게 피는 나만의 마을을 개척하는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자신의 햄스터 캐릭터를 생성하고, 동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황폐해진 산 정상의 황야를 무대 삼아 그곳에 살던 신비한 햄스터 브라함과 함께 황야 개척에 도전하게 된다.

 

게임에는 약 1,000개 이상의 마을 꾸미기 아이템과 여러 시설들이 등장하며 지형 고저를 변경하거나 강에서 수로를 끌어오는 등의 플레이가 가능하다. 플레이는 닌텐도 스위치2에서 진행했다.

 

 

 

■ 햄스터들의 낙원을 만들자

 

햄스터와 태양의 마을은 궁극적으로 나만의 마을을 완성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꽤나 긴 과정이 필요하다. 처음에는 이 게임이 단순히 힐링게임인 줄 알았는데, 뭔가 제대로 마음 먹고 내가 원하는 마을을 만들려고 한다면 상당한 시간이 지나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일단 게임이 시작됐을 때, 마을의 부지가 될 산 정상은 브라함의 집인 땅굴과 해바라기 꽃밭 두 개가 전부인 황량한 모습을 하고 있다. 스토리 나레이션에서 이 장소가 동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곳이라 이윽고 모두 이곳으로 향하길 단념한 장소라는 것을 알려주면서 이런 황량함을 뒷받침한다.

 

그리고 플레이어의 분신인 햄스터, 마이 햄은 이 황량한 장소에서 독특한 해바라기 꽃을 키워낼 수 있는 태양의 손을 지닌 특별한 햄스터라는 것이 밝혀지고 차츰 마을의 중심 인물로 활약하게 되는 전개다. 처음에는 브라함과 둘이서 시작해 마을이 발전하면 발전할수록 새로운 햄스터들이 찾아와 북적이는 마을로 변해간다. 그런데, 누구도 오기 힘든 장소라면서 햄스터들은 잘만 온다.

 


 


 

 

 

■ 농사와 교환, 모험의 사이클

 

목적이 마을을 꾸미면서 햄스터 주민들을 늘리는 것이라면 그 수단은 농사와 교환, 모험이다. 이랑을 만들고 여기에 작물을 심으면 간단하게 농사를 위한 준비가 끝난다. 따로 물을 뿌릴 필요도 없다. 알아서 자라는 시스템이라 편리하다. 이렇게 작물이 다 자라면 일종의 화폐로 보이는 노란 해바라기로 교환할 수 있고, 이걸 활용해 다시 새로운 작물 구입 또는 다른 재료 구입 등을 추진할 수가 있다. 특정 수확물의 경우 모험 전문 햄스터에게 들려주고 모험을 보낼 수도 있다.

 

그런데 이 농사의 편리함이 스토리의 진도를 적당히 빼면서 플레이하려는 입장에서는 꽤 독이 되는 느낌이다. 한 번 심어두면 따로 할 것이 없는 편인데다 초반 1년은 거의 할 일이 없는 수준이다보니 매일 작물 성장 상태만 확인하고 다음날로 시간을 보내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 이런 부러운 수준의 워라밸이 햄스터들에겐 좋겠지만 플레이하는 입장에선 많이 심심했다.

 

1년은 4개월로 구성되고, 각 달마다 계절이 달라진다. 1년차에는 부지런히 발전시키지 못하면 주변의 나무나 바위 같은 장애물을 치울 수 있는 햄펀치를 받을 수 없어서 더욱 할 일이 줄지만, 막상 햄펀치를 받아도 받은 직후엔 한 번 충전된 파워를 모두 사용하면 특별한 해바라기 씨앗을 주고 다시 충전해야 사용할 수 있다. 그래서 다시 붕 뜨는 타이밍이 온다. 이 시기 특별한 씨앗은 계절 결산이나 친밀도 보상으로만 얻을 수 있으니 더더욱 밸류가 높아 선뜻 충전에 사용하기가 꺼려진다.

 


작물 성장 텀이 길다 보니 식사 대접도 처음엔 정말 자주 하기 힘든 편

 


초반에는 할 수 있는 것이 많이 적어서 간단한 이벤트가 굉장히 특별하게 느껴진다

 

 

 

■ 햄스터의 시간은 너무 느긋할지도

 

다행인 것은 이게 시간제한이 있는 게임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좀 천천히 한다는 느낌으로 컨텐츠를 소화하면서 게임을 진행한다면 좀 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그 나만의 속도로 게임을 즐길 때 할 것이 없는 타이밍이 자주 나온다는 것은 분명 아쉬운 부분이다.

 

게임의 주된 매력 포인트인 햄스터의 귀여움은 확실히 대단하다. 꿍실꿍실 엉덩이를 움직이며 단차를 기어올라가거나 스토리 대화에서 쑥스러워하는 모션 등을 보면 참 귀엽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이런 것을 보다 보면 특정 화면에서 일본어가 덜 번역되어 그대로 출력되는 부분이나 여러 컨텐츠의 만듦새가 엉성한 부분들도 어느 정도 참작이 되는 기분이 든다.

 

 

 

하지만 게임의 전체적인 템포가 느리고 중간에 손이 비는 시간이 많은 점이 자꾸 즐거움에 제동을 걸었다. 가장 기본적인 농작물조차 1개월의 1주일 전후 동안 성장하고, 그 이상의 작물들은 거의 한 달에 한 번 꼴로 수확할 수 있는 느낌이다. 모험도 한 번 보내고 한참 지나야 돌아와서 보상을 받을 수 있으며 햄스터가 한 번 건물로 들어가면 다시 나올 때까지 한참 기다려야 할 때도 있다.

 

귀여운 햄스터들의 시간은 느긋하게 흐른다. 하지만 누군가에겐 이 느긋함이 조금 버거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느긋한 것은 상관없더라도 그 느긋한 동안에 하릴없이 날짜를 넘기기만 반복하는 작업이 조금 힘겨울 수 있을 것이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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