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1’ 또 다시 역사를 써 내려갈 수 있을까

롤드컵 ‘녹아웃 스테이지’ 8강 마지막 경기 분석
2025년 10월 31일 14시 19분 46초

‘스위스 스테이지’에서는 예상 외의 결과들이 속출했던 이번 롤드컵이지만, 녹아웃 스테이지가 시작되면서 부터는 승리할 만한 팀이 승리하는, 일명 ‘정배’ 팀의 승리가 이어지고 있다. 

 

심지어 지금까지 진행된 8강전 세 경기가 모두 한 쪽으로 기울어진 결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풀세트까지 가는 경기가 단 한 경기도 나오지 않는, 예상 외의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비슷하다고 생각되었던 팀 간의 경기 역시 일방적으로 끝났다. 그만큼 상위권 전력의 팀들이 녹아웃 스테이지에서는 자신들의 본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다만 이렇듯 정배팀의 승리가 이어지다 보니 금일 경기의 경우 어떤 결과가 이어질지 심히 궁금한 모습이기는 하다. 현재로서는 AL이 정배의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만약 오늘 경기에서 AL이 승리한다면 4강 대진은 두 경기 모두 각 지역의 내전으로 진행된다. 그만큼 어느 팀이 결승전에 올라오는지에 상관없이 LCK와 LPL 한 팀이 결승전을 치루는 상황이 발생한다. 

 

반대로 T1이 승리할 경우에는 LCK 3팀에 TES가 홀로 남아 있는 형국이 된다. 결승전 역시 LCK 내전이 성립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 T1 전력 분석

 

제우스가 빠진 공백 만큼이나 올 시즌 롤드컵의 T1은 지난 두 시즌에 비해 확실히 경기력이 떨어져 있는 것이 느껴지는 모습이다. 

 

스위스 스테이지에서 100%의 전력이 나오지 못한 것은 이전 시즌들과 비슷하다. 다만 이 역시도 미세하게 올 시즌이 더 좋지 않은 모습이며, 이러한 부분이 분명 녹아웃 스테이지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된다.  

 

T1의 가장 큰 문제는 지난 정규 시즌에서 드러난 팀 자체의 단점이 아직 유효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일부 선수들의 폼이 정규 시즌보다 떨어져 있다. 

 

다만 녹아웃 스테이지에서는 이렇듯 떨어진 폼이 어느 정도 회복되는 경향이 있었기에 현재보다는 나은 경기력을 보여 줄 것으로 생각되기는 한다. 

 

T1은 팀의 핵심이자, 폼이 다소 떨어져 있는 ‘오너’의 경기력이 제자리를 찾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케리아’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이와 함께 팀 자체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플레이도 필요하다. 

 

분명 지금까지의 롤드컵에서는 T1이 LPL 팀을 상대로 좋은 플레이를 해 왔다. 실제로 8강전 이상부터는 LPL 팀을 상대로 단 한번도 패배한 기억이 없다. 

 

다만 이러한 기록은 대부분 22~24시즌 롤드컵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당시에는 ‘제우스’가 있었고, 현재는 없다. 이러한 차이가 분명 이번 경기에서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심지어 상대가 LPL에서 유일하게 제대로 된 실력을 보여주고 있는 AL이다. 단판 승부이기는 하지만 젠지에게도 승리했고, 지난 EWC에서는 T1과 한화에게 모두 승리를 기록하기도 했다. 현재로서는 승리보다는 패배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이 사실이기에 선전이 필요한 상황이다. 

 



- AL 전력 분석

 

잠시 동안의 부진을 씻고 다시금 원래의 경기력으로 돌아온 AL은 다른 LPL 팀들이 부진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도 유일하게 제대로 된 전력을 유지하고 있다. 

 

‘타잔’이 여전히 건재하고, ‘카엘’ 또한 플레이가 좋다. ‘플랑드레’나 ‘샹크스’의 폼이 잘 나가던 당시보다는 다소 떨어져 보이지만 다른 선수들이 이를 충분히 메우고 있는 모습이며, 경쟁 팀들 역시 대부분 폼이 완전하지 않다. 

 

스위스 스테이지에서 보여준 경기력은 단연 모든 팀을 통틀어 가장 좋았다. 물론 스위스 스테이지 자체가 일종의 예선전과 같은 느낌이고, 녹아웃 스테이지에 접어들면 양상이 크게 변하는 경우도 많지만 적어도 스위스 스테이지에서는 AL이 1황의 위치에 있었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해서 팀의 전력이 급성장한 것도 아니다. 스프링 시즌 우승, 그리고 EWC 결승 진출 등 올시즌 충분히 결과를 만들어 낸 상황이다. 

 

아직까지 TES가 정상적인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하는 가운데 LPL 입장에서는 AL이 해 주는 것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만큼 팬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기도 하다. 

 

그나마 관중들의 환호가 상당 부분 차단되는 e스포츠의 상황 상 홈 그라운드의 이점이 크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플러스 요소가 없는 것도 아니다. 아무리 T1이 LPL 팀에게 강하다고는 해도 멤버가 바뀐 상황에서 이번에도 그럴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 실제 경기 분석

 

냉정히 현재의 전력을 비교해 보면 모든 부분에서 T1보다는 AL의 전력이 훨씬 좋다. 

 

물론 T1의 경우 녹아웃 스테이지에서 전혀 다른 경기력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기는 하다. 이는 지난 2년간 충분히 겪어 왔던 일이고, 실제로 열세라고 생각한 경기에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다만 이번 시즌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매번 아쉽게 무릎을 꿇던 젠지가 무난하게 결승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아진 반면 T1은 제우스의 빈 자리가 확실하게 느껴지고 있다. 

 

상대인 AL이 24시즌 BLG보다 훨씬 좋은 팀이라는 점도 긍정적이지 못한 부분이다. T1의 전력은 약화됐지만 작년보다 더 강한 팀을 상대로 만났다. 사실상 LPL 팀에게 강한 T1의 매직이 발동되지 않는 이상 승리보다는 패배할 가능성이 훨씬 더 높은 경기다. 

 

T1은 정글과 서포터가 상당히 강력한 팀이다. 문제는 AL 역시 이러한 부분이 똑같이 닮아 있다는 점이다. 

 

두 팀의 정글과 서포터는 올 시즌 각 리그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여 준 선수다. 그만큼 이들 사이에서 크게 우열을 가리기가 쉽지 않다. 이 말은 T1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이 현재 사라진 상태라는 것을 의미한다. 

 

팀의 유기적인 플레이는 오히려 AL이 좋다. 현재의 기세나 선수들의 폼 역시 우위다. T1 입장에서는 상당히 힘든 경기가 예상될 수밖에 없다. 

 

이처럼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AL의 우위로 평가된다. 그만큼 승리 가능성도 AL이 더 높다. 특히나 대회에서의 흐름이라는 것도 결코 무시하지 못하는 요소인데 현재 녹아웃 스테이지의 흐름은 분명 더 전력이 좋다고 평가되는 팀이 승리하는, 그것도 접전이 크게 벌어지지 않는 상황으로 경기가 마무리되고 있다. 

 

그만큼 여러 부분에서 T1에게 긍정적이지 못한 부분이 많다. 다만 T1은 지금까지 녹아웃 스테이지에서 팀이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 왔고, LPL 팀에게 강한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이러한 부분이 발동한다면 T1의 승리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일례로 24시즌 역시 T1이 우승권 전력으로 평가되지 못했지만 결국 우승했다. 

 

다만 예상이라는 것은 객관적인 전력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기에, 이 경기는 AL이 3대 1 정도로 승리하는 상황이 유력하다고 생각된다. 이러한 평가 속에서 T1이 다시금 부활하며 승리를 할 수 있을지를 지켜보는 것도 나름 재미있지 않을까 싶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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