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0주년 인터뷰 - WCG 서태건 공동대표

'글로벌 e스포츠 올림픽'에 손색없도록
2020년 02월 26일 14시 01분 55초

 

 

게임샷이 2020년 3월 2일로 창간 20주년을 맞는다. 자고 일어나면 트렌드가 바뀌는 IT세계에서 강산이 두 번 변하고도 남은 시간동안 게임샷은 묵묵히 한국게임산업을 지켜봤다. 

 

게임샷이 창간 할 2000년 3월에는 스타크래프트가 PC방에서 유행하고 '리니지'와 '바람의 나라'가 기지개를 펴면서 한국게임산업의 태동을 알리고 있었다. 당시 게임은 마니아들의 전유물에 불과한 젊은 사람들의 취미로 취급되었지만 지금은 국내 10대 수출품에 콘텐츠 수출의 60%가 게임일만큼 국가의 중추적인 핵심 산업이 되었다.

 

게임샷은 창간 20주년을 맞아 '게임샷 20년 한국게임산업 25주년'이라는 주제로 향후 두 달동안 한국게임산업의 리더들을 만나 집중 인터뷰를 진행할 예정이다.​​

 

2000년부터 개최 된 국제 e스포츠대회, 월드 사이버 게임즈(이하 WCG)가 2019년 화려하게 부활하며 전 세계 e스포츠 팬들에게 다시 주목받고 있다.

 

대한민국 e스포츠의 위상을 떨쳤던 WCG인지라 국내 e스포츠계에서 특히 부활을 반겼지만, WCG 2019의 모습은 다소 실망스러웠던 것이 사실이다. 특정 나라에서 휩쓸만한 종목이 다수 포진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열릴 WCG 2020에 다시 한 번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가천대학교 게임대학원 원장이었던 서태건 교수가 WCG 공동대표로 선임됐기 때문이다.

 

서태건 대표는 한국게임산업진흥원 산업문화진흥본부 본부장, 한국콘텐츠진흥원 게임산업본부 본부장, 부산인디커넥트(BIC)페스티벌 조직위원장,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을 맡으며 국내 게임산업의 발전에 많은 공을 들인 인물이다. 특히 지스타를 글로벌 게임전시회로 육성한 만큼 WCG도 글로벌 e스포츠 축제로 육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WCG 서태건 공동대표

 

- 그 어느때보다 다사다난 했던 2019년을 보낸 소감은?


전반적으로 작년에는 게임 산업의 위기 상황이 많았다. WHO의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재가 제일 컸지만, 게임학회나 협회에서 잘 대응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게임산업에 대한 이미지가 회복되지 못해 안타깝다. 교수직에 있을 때 몸소 느낀바, 좋은 학생들이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때문에 오지 않더라.

 

산업의 양극화 문제는 잘 안 풀리고 있지만, 인디게임 육성을 목표로 하는 BIC가 자리 잡고 있어 그나마 희망적이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가천대학교에서 WCG로의 이직이 제일 큰 변화였고 뜻 깊었다. e스포츠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어 기쁘고 영광스럽다.

 

- 카나비 사태와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e스포츠가 위축되고 있는 상황인데.


e스포츠 생태계에서 선수는 'e스포츠의 꽃'이라고 부를 만큼 매우 중요하다. 체계적으로 관리해서 발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e스포츠 외 모든 국제 행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빨리 진정이 돼서 원상 복구되길 희망하고 있다. 특히 큰 경제적 손실이 예상되기 때문에 빨리 나아져야 한다. 현재는 상황을 예의 주시 중이다. WCG 2020의 개최지도 아직 정하지 못하고 있다.

 

- 대한민국 e스포츠는 종주국이지만 산업화는 오히려 중국과 미국에서 뒤쳐지고 있다. e스포츠 단체장으로 의견은?


지금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는 곳이 미국과 중국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한국이 뒤쳐진 것 같은 부분이 안타깝기도 하지만 여전히 'e스포츠 종주국'으로서의 저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WCG도 6년 만에 성공적으로 부활했다. 다만 2019년의 경우 한국 게임 종목이 적었는데, 펍지의 '배틀그라운드' 같은 한국 게임도 등장, 보다 다양해졌다. 선수의 역량 또한 다른 나라에 비해서는 여전히 강세다. 다만 향후 체계적으로 육성하고 관리해야 할 필요성은 있다.

 

- WCG가 중국 중심이 됐다는 지적이 있다.


WCG는 e스포츠의 올림픽으로서의 위상과 권위를 가지면서 흥행도 고려해야 한다. 작년에는 새로운 WCG에 대한 레퍼런스가 없었고, 작년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렀기에 올해는 다를 것이라고 본다. WCG는 글로벌 행사이다. 특정 국가나 지역에 국한되지 않는다. 다만 작년에는 중국에서 개최됐기에 중국 e스포츠 시장에서 활발한 종목이 많았다. 다시 한 번 강조하자면 WCG는 '중국 e스포츠 대회'가 아니다.

 

- 지난 WCG 2019에서는 로봇 배틀이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메이저 종목이 없어서 아쉬웠다.


로봇 배틀 같은 종목이 새로운 WCG가 차별화를 두고 있는 점이다. 이전에는 '차별화'가 필요 없었을 것이다. e스포츠 대회라는 것 자체가 신선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글로벌 e스포츠 대회의 롤모델이 되기 위해 지난 위상과 영광을 가져가되 새로운 도전을 하고자 한다. 말씀하신 '로봇 배틀'은 미래 e스포츠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표준화하는 새로운 도전이다. WCG는 새로운 도전을 계속 해나가는 브랜드로 자리잡을 계획이다.

 

- 게임산업에서 거의 모든 분야를 거치셨는데 e스포츠 관련 단체의 수장은 처음이시다. 소감은?


지금까지 기관, 학교, 협회 등을 거쳐 이 흐름에서 얻은 모든 경험들이 WCG에 큰 자산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WCG가 앞으로 더욱 확실히 자리잡기 위해 열심히 할 계획이다.

 


 

- 한국e스포츠 종목이 20년이 지나도 외국게임 중심이다. 국산게임은 e스포츠로 경쟁력이 없는 것일까?


e스포츠는 시작할 때부터 외산 게임을 종목으로 했다. 그때 잡혀진 시스템으로 인해 새로운 국산 게임이 e스포츠 시장에 진입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 생각한다. 게다가 한국은 특정 플랫폼에 제한돼 있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글로벌하게 론칭할 수 있는 한국 게임들이 많다. 배틀그라운드, 크로스파이어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예전보다 IP의 확산속도가 굉장히 빠르다. 한국 게임도 충분히 글로벌 종목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생각한다. 

 

- 전에는 '삼성전자의 WCG'였다. 현재의 WCG와 다른 점은?

 

WCG에 입사해서 보니 WCG가 갖고 있는 비전인 '더 나은 세상을 위한 글로벌 이스포츠 페스티벌'에 대한 진정성을 느꼈다. 이전보다 더욱 원대한 미션과 꿈을 갖고 있기에 쉽지않은 도전이 되겠지만, 현재의 WCG는 과거처럼 특정 기업의 마케팅 수단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 WCG의 가치는?


지금까지 다른 e스포츠 대회는 상금으로 동기 부여를 해왔다. 그러나 WCG는 도전 욕구를 자극하고 명예롭게 단상에 오를 수 있는 대회가 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과거에는 군면제도 받아냈을 만큼 세계적인 올림픽이었고 명예로운, 권위있는 대회였다.

 

- 모바일 게임도 e스포츠로 가능성이 있을까?


지난 WCG 2019에서 모바일 게임의 인기가 굉장히 많았다. 북미에서야 콘솔 플랫폼이 워낙 강세지만, 최근들어 플랫폼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기에 걱정할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화면이 e스포츠에 적합한면도 있지만, 모바일 플랫폼 자체에 열광하는 층이 있기에 부정적으로 보고 있지 않다. 환경에 맞는 재미 요소를 발굴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 향후 어떤 WCG 대표로 남길 바라는가


막상 하려고 보니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높아지더라. '글로벌 e스포츠 올림픽'이라는 수식어가 손색없는 WCG로 만들어야 하고, 한국 e스포츠의 선두주자로서 기여도 해야 하고. 이런 일들을 하고 싶다. 부담감이 높지만, 힘 닿는데까지 열심히 하려한다.​ 

 


 

[특집] 창간 20주년 인터뷰

1. 한국게임산업협회 강신철 회장

2. 한국e스포츠협회 김영만 회장

3. 한국게임개발자협회 정석희 회장

4. 한국게임학회 위정현 학회장

5. 게임물관리위원회 이재홍 위원장

6. 한국모바일게임협회 황성익 회장

7. 유니티코리아 김인숙 지사장

8. SIEK 안도 테츠야 대표

9. WCG 서태건 공동대표 (현재글)

10. 위메이드 장현국 대표

11. 에픽게임즈코리아 박성철 대표​ 

12. 넷마블 이승원 대표

김성태 / mediatec@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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