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0주년 인터뷰 - 유니티 김인숙 지사장

'유니티'에 대한 편견 깨는 게임이 나오길
2020년 02월 20일 13시 52분 17초


 

게임샷이 2020년 3월 2일로 창간 20주년을 맞는다. 자고 일어나면 트렌드가 바뀌는 IT세계에서 강산이 두 번 변하고도 남은 시간동안 게임샷은 묵묵히 한국게임산업을 지켜봤다. 게임샷이 창간 할 2000년 3월에는 스타크래프트가 PC방에서 유행하고 '리니지'와 '바람의 나라'가 기지개를 펴면서 한국게임산업의 태동을 알리고 있었다. 당시 게임은 마니아들의 전유물에 불과한 젊은 사람들의 취미로 취급되었지만 지금은 국내 10대 수출품에 콘텐츠 수출의 60%가 게임일만큼 국가의 중추적인 핵심 산업이 되었다.

 

게임샷은 창간 20주년을 맞아 '게임샷 20년 한국게임산업 25주년'이라는 주제로 향후 두 달동안 한국게임산업의 리더들을 만나 집중 인터뷰를 진행할 예정이다.

 

날씨가 쌀쌀한 2020년 1월의 어느 날,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유니티 한국 자사에서 김인숙 지사장과의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김인숙 지사장은 게임 관련 업계에서 드문 여성 대표일 뿐 아니라 게임 업계에서만 20여 년의 세월을 보낸 베테랑이기도 하다. 

 

어렸을 때 부터 오락실을 드나들고 첫 사회생활이었던 제과업계 마케터 시절, 스타크래프트 캐릭터를 따조에 입혀 대박을 냈던 그녀는 한게임에서 온라인으로 테트리스와 맞고를 즐기다가 경력 사원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하여 그 때부터 게임업계에 몸을 담았다.

 

이후 EA코리아에서 피파온라인을 내놓고, 유니티코리아의 최고경영자에 오르면서 누구나 게임을 손쉽게 개발할 수 있도록, 더 나아가 통신이나 영화, 자동차 등 다른 산업군에서도 쓸 수 있도록 열정을 불태우고 있는 김인숙 지사장을 만났다.

 


유니티코리아 김인숙 지사장

 

- 본인의 커리어를 간단히 소개한다면?

 

현재는 유니티 한국 지사의 지사장을 맡고 있다. 과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업체에서 일했는데, 여러가지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들을 도입했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게임 업체 쪽으로 이직하게 되었다. 

 

2000년대에는 NHN 한게임에 있다가 EA코리아에서 사업 개발만 10여 년을 했었다. EA의 경우, 당시 여성 대표가 있다 보니 많이 끌렸던 것 같다. 이후 테이크 투 지사장 및 EA로 다시 돌아가 퍼블리싱 상무 역할을 했었다. 나름 국내 게임 시장에 일조를 하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다.   

 

- 그 어느 때보다 다사다난했던 2019년을 보낸 소감은?

 

매 년 여러 도전들이 있었고, 그렇다 보니 매 년이 다이나믹 한 것 같다. 항상 바쁘다. 올 해는 산업 부분 쪽에 포커스 하고 있는 건축이나 자동차 등의 부분에 유니티가 솔루션을 제공하는데 기틀을 마련한 시기였다. 산업 관련 부분은 정착에 시간이 많이 걸리다 보니 장기적으로 사업을 보고 있다.   

 

지사 입장에서도 사업이 많아지면서 인원 확충이 되었고 보다 넓은 공간의 사무실로 이전했다. 유니티라는 네이밍도 더 알려졌고, 본사에서도 과거보다 많은 지원을 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런 것들이 작년 노력의 결과물인 것 같다. 

 

- 지사장으로 지낸 5년 여의 시간 동안 스스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만한 부분이 있다면?

 

사실 길게 생각하고 지사장으로 온 건 아니었다. 리스크 높은 자리에 오는 것이 조금 내키지 않기도 했다. 하지만 회사 비전 등을 들었을 때 유니티 만의 매력이 있을 같아 왔고 실제로 그랬다. 

 

유니티가 가지는 해외에서의 긍정적인 부분들이 한국에 없는 것이 나에게는 도전이었던 것 같다. BTC 마켓에 있어서도 한국은 이미 세팅이 되어 있던 상황이었고 IP에 대한 개념도 정립되어 있지 않았다. 여기에 이전 지사장께서 만들어 놓은 시스템도 수정해야 할 부분도 있었다. 처음에는 ‘전보다는 잘 할 수 있겠지’ 라는 생각으로 일을 했다. 

 

업무상으로 본다면 조금만 바꾸어도 긍정적인 부분이 많았던 것 같다. 처음에는 고객사 만족도가 낮았고, 코코스2d(Cocos2d)나 언리얼 등의 다양한 업체와도 경쟁이 있었다. 그에 반해 4년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 보면 그 때 보다는 많은 부분이 개선됐다. 경쟁력을 갖추게 되었고, 호의적인 반응이 높아졌으며, 게임 이외의 플러스적인 사업도 생겼다. 회사 이직률이 그만큼 낮아졌고 직원들도 상당히 밝아진 것 같다. 이런 부분은들은 자랑할 만한 것 같다. 물론 크고 작은 아쉬움들은 분명히 있다. 

 

- 게임 엔진이 이제 게임의 활용을 넘어 영화나 건축 산업, 가상현실 및 에니메이션, 자동차 등 많은 곳에 활용되고 있다. 긍정적인 측면도 있겠지만 집중도 측면에서 아쉬움은 없는지?

 

리얼타임 렌더링이나 에니메이션 등도 다 게임에서 파생된 것이고, 게임 자체가 전반적으로 비중이 높다. 게임이라는 것이 많은 요소가 담겨 있고, 게이머들의 눈 높이에 맞추다 보니 자연스럽게 다양한 기술력이 향상된 것 같다. 물론 해당 사업에만 해당하는 기술들이 있기는 하다. 프로덕션 파이프라인 같은 경우도 우리가 매뉴얼을 주지만 실제 업무하는 사람들이 최적의 방향을 찾아야 한다. 

 

특히 애니메이션 분야 쪽이 유니티에 관심이 많은데, 애니메이션 제작사 쪽 사람들은 다 만나 본 것 같다. 애니메이션 분야는 계속 트라이 중이다. 다만 TV판이 아닌 극장판 쪽은 오프라인 렌더링을 사용하는 경향이 강한 것 같다. 애니메이션 등의 타 업종 버전 역시 게임 버전과 비슷하게 업데이트 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디어 엔터테인먼트쪽의 수 많은 전문가들을 영입했는데, 이들을 통한 발전이 상당한 편이다. 앞으로도 많은 확장이 있을 것 같다. 한국 시장에서는 애니메이션 쪽에 긍정적인 입소문을 받고 있고, 앞으로도 잘 될 것 같다. 리얼 타임 랜더링 부분에 대한 인지도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 경쟁사인 ‘언리얼 엔진’ 이 모바일엔진 시장에서 많은 외연 확장이 있었다, 유니티의 경우는 어떤 대응을 할 예정인가

 

전체적인 점유율은 유니티가 높았지만, 하이엔드쪽은 언리얼의 점유율이 높았다. 그렇다 보니 모바일 엔진은 로우와 미드 라인만, PC는 진입이 어렵다고 판단했었다. 하지만 현재 유니티는 모바일 엔진 시장에서 로우와 미드 라인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고, 하이 라인을 어느 정도 잠식하고 있는 상황이 됐다.   

 

국내 업체를 예로 든다면 NC는 처음부터 언리얼 엔진을 사용해 왔다. 그렇다 보니 모바일 게임도 코딩 문제로 인해 언리얼 엔진을 지속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넷마블의 경우, 과거에는 언리얼 엔진을 사용했지만 최근에는 유니티도 많이 사용중이다. 컴투스는 유니티를 사용해 좋은 결과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바람으로는 ‘유니티는 이런 거 못해’ 하는 편견을 깨는 게임이 나왔으면 좋겠다. 게임 수로는 뒤지지 않지만 대작 게임들의 경우는 지금까지 언리얼 엔진을 사용한 것이 많았는데, 대부분 PC 시절부터 연을 가지고 있는 게임들이 많은 것 같다. 인디 게임들의 경우 과거에는 코코스를 주로 사용했지만 이제는 유니티를 많이 쓰고 있다. NC나 넥슨, 넷마블 등의 대형 제작사에 유니티를 사용한 게임이 만들어지기를 바랬는데, 이러한 부분은 어느 정도 성공한 것 같다. 달빛 조각사도 상당한 결과를 냈다. 사실 지금의 게임 시장은 매우 기형적인 상황인데, 우리는 보다 다양한 게임들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유니티의 경우 지형 작업에 부족함이 있어 빅 월드를 만들기가 어렵다는 말이 있는데 추후 지형 작업에 유용한 오픈월드 툴을 공개할 예정이다. 해당 툴은 국내 RnD 팀이 직접 개발했으며, 오픈 후에는 어느 정도 반향이 있을 것 같다. 

 


 

- 유니티는 BTB 비즈니스가 주력인데, 최근 4, 5년간 국내 게임 개발사 자체가 많이 줄었다. 고객 감소 상황에 대한 극복 방법이 있을까?

 

국내 개발사 수가 감소한 것은 우리도 인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리뉴얼 시 회사 상태를 파악이 가능한데, 최근에는 좋지 않은 케이스가 훨씬 많은 것 같아 개인적으로도 마음이 좋지 않다. 

 

유니티의 경우 현재 툴 외에도 다양한 서비스 확장을 하고 있다. 클라우드와 하이브리드 모델, 서버 호스팅 사업과 IP 채팅 등 여러 사업을 복합적으로 운영중이다. 카트라이더 채팅 서비스도 ‘비복스(Vivox)’ 를 사용중이다. 애널리틱스 회사를 인수하는 등 유니티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 나가고 있고, 이를 통해 기술적인 오퍼와 모니터 오퍼 등 다양한 부분들을 갖추고 있다. 전반적으로 자리를 잘 잡아 가고 있는 것 같다.  

 

- 최근 인디 게임 시장이 많이 커졌다. 인디 게임 시장에 대한 유니티의 향후 정책을 듣고 싶다. 

 

유니티는 지속적으로 인디 게임과 친근한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는 중이다. 지속적으로 인디 게임 클리닉을 진행중에 있고, 유니티 차원에서 힘든 부분은 한국콘텐츠진흥원 분들의 도움을 받고 있기도 하다. 주어진 상황 내에서 지속적으로 서포트 하고 있다. 

 

어린 친구들이 커뮤니티에서 만나 게임을 만드는 경우를 많이 보는데, 이러한 모습을 보면 정말게임을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게임 관련 학교에 강사 등 지원 인원들을 파견하고 있기도 하다. 이렇게 도움을 받은 친구들이 모여 유니티에 대한 친밀감이 보다 높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앞으로도 인디 게임 제작자 및 게임 제작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일반인들에게 지원을 높여 갈 생각이다.   

 

- 콘솔 게임 시장이 국내에서 그리 크지는 않지만 최근 급 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덧붙여 국내게임업체들의 도전이 계속 진행되고 있는데, 향후 시장전략 방향은 어떻게 진행할 예정인가?

 

사실 우리 집에도 콘솔기기가 있고, 아이들은 시간을 정해 정해진 시간만 플레이를 한다. 국내에서 콘솔 시장이 협소해진 것은 게임이 아이들에게 나쁘다는 부모들의 시각 때문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 아이들이 게임을 할 것이라면 혼자 모바일 게임을 하고 방과 후 PC방에서 플레이 하기 보다 공개적으로 콘솔 게임을 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콘솔 시장이 더욱 커져야 할 것 같다. 콘솔 시장이 가족과 함께 즐기는 게임으로 포지셔닝 되어 널리 퍼졌으면 한다. 

 

해외에서는 콘솔 게임에 유니티가 많이 사용되지만 한국의 경우 콘솔 시장이 적어 활용이 적은 편이다. 또한 한국에 진출 콘솔 업체의 경우 지사의 규모가 적어 엔지니어나 비즈니스 관련 작업이 원활하지 못한 편이다. 유니티가 플랫폼 홀더는 아니지만 게임 제작자와 이들의 중간 다리 역할을 하고자 하고 있다. 

 

- 김인숙 지사장이 국내 게임 관련 여성들을 대표하는 모임을 주도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우먼파워가 점차 세지고 있는데, 이러한 여성 모임을 보다 활성화 할 생각인가

 

과거보다 나아졌다고 많이들 그러는데 여성 직원들은 늘었지만 리더 격 인사들은 오히려 더 줄어들었다. 게임 분야 외의 사업 쪽에도 그렇다. 국내에 생각보다 여직원 모임이 많은 편이다. 이를 통합해서 진행해 볼까 하는 생각이 있기도 하다. 

 

유니티를 예로 들자면 전반적으로 여직원들이 많아졌다. 과거에는 전 직원의 25% 정도가 여성이었는데, 이제는 그 비율이 40%를 넘어섰다. 남녀, 종교 등 외적인 부분을 배제하고, 경력 단절 여성 등 다채로운 인재풀을 활용한 것이 그 이유인 것 같다. 

 

- 20주년을 맞이하는 게임샷에 한 말씀 한다면?

 

먼저 게임샷 2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저도 일한 연차로 치면 20년 가까이 되는 것 같은데, 제가 처음 일을 시작할 때부터 있던 곳이라 기분이 새롭다. 지금까지 통찰력 있고 올바른 언론으로 깊이 있는 모습을 보여준 만큼, 앞으로도 계속 남아 있으면 좋겠다. 덧붙여 한국 유니티도 어서 빨리 20년이 되는 날이 왔으면 한다.

 

[특집] 창간 20주년 인터뷰

1. 한국게임산업협회 강신철 회장

2. 한국e스포츠협회 김영만 회장

3. 한국게임개발자협회 정석희 회장

4. 한국게임학회 위정현 학회장

5. 게임물관리위원회 이재홍 위원장

6. 한국모바일게임협회 황성익 회장

7. 유니티코리아 김인숙 지사장 (현재글)

8. SIEK 안도 테츠야 대표

9. WCG 서태건 공동대표

10. 위메이드 장현국 대표

11. 에픽게임즈코리아 박성철 대표​ 

12. 넷마블 이승원 대표

김성태 / mediatec@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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