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 열풍 중 드러난 게임업계의 민낯

게임업계 근무자들, 코로나19 이후 더 힘들다
2020년 09월 03일 18시 59분 29초


 

카카오게임즈가 2일 끝난 공모주 청약에서 58조, 역대 최대 증거금을 모으며 주식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2일 장외시장에서 7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이러한 열기에 카카오게임즈의 남궁훈 대표와 넷마블의 방준혁 의장도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카카오게임즈의 상장에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남궁 대표는 현재 카카오게임즈의 지분 4.22%에 달하는 241만 2500주를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의 공모가인 2만4000원 기준으로 남궁 대표의 지분가치를 추산해도 580억 원이고, 상장 첫 날 상한가를 기록해 6만2400원이 된다면 1500억원대에 달하는 새로운 주식 갑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영업점에서 투자자들이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 및 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투자증권]
 

넷마블은 카카오게임즈의 지분 5.64%를 보유하고 있다. 방 의장이 2018년 2월 유상증자에서 500억원을 투자해 갖게 된 지분이다. 상장 후 넷마블이 갖게 되는 지분가치는 1000억 원 수준으로, 500억 원 이상의 투자 이익이 예상되고 있다. 이를 통해 풍부한 자금력을 가지게 되는 넷마블은 언제든 추가 투자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카카오게임즈에 대한 과열 현상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카카오게임즈의 주가를 2만8천원에서 3만3천원으로 예상하고 있고, 동종 업계인 넷마블의 경우 2017년 5월 상장 이후 3년이 넘은 주가는 공모가 15만 7천원보다 10%가량 상승하는데 그쳤다. 카카오게임즈의 실제 주가가 어떻게 될지 관심이 모이는 이유다.

 

이러한 가운데, 게임업계 노동조합들은 "등댓불은 아직 꺼지지 않았다"며 게임업계의 열악한 근로 환경이 여전하다면서 화려한 이면에 숨겨진 게임업계의 현실을 다시 알리고 나섰다.

 

넥슨 노조 '스타팅포인트'의 배수찬 지회장은 "단기간 집중 근무(크런치 모드)는 여전하지만 야근이 줄었고, 집중 근무 이후에는 휴식하는 문화가 정착됐다"고 평했지만, 스마일게이트 노조의 차상준 지회장은 "주 52시간을 넘기지 않기 위해 51.9시간에 근무를 일부러 정지를 시켜 놓고 일을 하고 있다"고 아직도 연장 근무가 만연하다고 전했다.

 


[사진 캡처=MBC 뉴스데스크]

 

실제로 스마일게이트 노조에서 직원 22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포괄임금제 폐지 후 노동시간이 감소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가 47.7%, '그렇지 않다'가 46.4%로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노동 시간에 대해서는 '주당 52시간 이상 일한다'는 답이 9.5%로 2018년에 비해 4.5%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상황은 게임업계 수장들이 주 52시간 근무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표출한 것과 궤를 같이 한다.

 

크래프톤 의장이자 전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인 장병규 의장,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대표, 한국게임산업협회 강신철 협회장, 한국게임학회 위정현 학회장 등 게임업계를 대표하는 인물들은 여러 자리를 통해 주 52시간 근무제에 대해 강력한 불만을 표시했다. 특히 ‘4차 산업혁명 대정부 권고안’을 제출한 장 의장은 "자발적으로 100시간씩 일할 권리를 빼앗는 것", "이러면 중국과 경쟁이 안된다" 등 날을 세우기도 했다. 경영자들의 이러한 인식이 여전한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코로나19 대응에서도 나타난 것으로 전해졌다. 넥슨은 2월 말 재택근무를 시행했다가 3월 초 출근을 지시하면서 '재택근무가 필요한 인원은 조직장에게 신청해 허가를 받으라'는 방침을 내린 바 있다. '조직장'의 성향에 따라 조직원의 재택근무가 불허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에 넥슨 노조는 회사 앞 1인 시위를 통해 재택근무를 기본으로 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수혜를 입은 게임업계지만,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상황은 심각하다. 대기업 중심의 구조가 장기화 되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코로나19가 수출길을 막으면서 연매출 100억도 안되는 게임업체들이 60%를 이루고 있다. 또 매출액 평균은 167억원 가량이나 각 업체들의 매출을 정렬했을 때 나오는 중앙값은 6억 원에 불과하다.

 


[표 출처=2019 대한민국 게임백서]

 

지난 26일, 한국모바일게임협회가 발표한 '게임산업 파산기업 현황조사'에 따르면, 게임개발사 116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평균 부채액은 7억5000만원 가량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른 개발자들의 파산 상태가 전체 65%에 달했으며, 주로 게임 개발 자금 부족이 주요인으로 꼽혔다. 

 

한국모바일게임협회의 황성익 회장은 "게임 업체들이 올해 2분기에 일제히 깜짝 실적을 냈지만 대형 게임사들이 대부분"이라며 "일부 대기업과 다르게 중소 게임사들은 글로벌 게임행사가 줄줄이 취소 되거나 온·오프 병행 형태로 변경되면서, 해외 접점이 줄어 들어 여전히 힘들고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게임업계 근로자 중 72.5% 역시 코로나19 사태 이후 고용 불안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 게임잡이 게임업계 직장인 42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게임업계/기업 경영환경이 어려워서(45.7%)' 급작스럽게 퇴사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한편, 같은 조사에서 게임업계 근로자 중 86.2%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업무강도가 높아졌다고 답했다. 업무강도가 높아진 주요 이유는 '코로나19 이후 게임 이용이 늘어서'가 76.5%로 나타났다.​ 

 

 

김성태 / mediatec@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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