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이 넘는 시간을 넘어 부활, ‘시노비: 복수의 참격'

보다 손쉽고, 스타일리시해진 신작
2025년 10월 08일 18시 03분 27초

추억이라는 것은 지극히 주관적이면서도 아름답다. 심지어 즐거웠던 것은 더 즐거운 기억으로 미화된다. 물론 괴로운 기억은 더 괴로운 기억으로 변화되지만 오랜 시간이 흐르면 이러한 괴로운 기억마저 긍정적인 것으로 변화되기도 한다. 

 

생각하면 가슴이 저리고 웃음이 나는 것이 바로 한 편에 자리 잡은 추억이다. 그러한 만큼이나 추억이라는 아이템은 다양한 분야에서 널리 사용된다. ‘응답하라’ 시리즈가 선풍적인 인기를 얻게 된 배경 역시 추억과 무관하지 않다. 

 

이러한 추억은 특히나 게임 업계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올드 게이머들이 아닌 이상 잘 알지 못하는 8,90년대의 게임들이 하나씩 되살아난다. 과거의 추억에 마냥 기댄 게임도 있고, 완전히 탈바꿈한 작품도 존재한다. 

 

8,90년대의 초창기부터 게임을 즐겼던 이들은 어느새 아이들의 부모가 되어 버린 세상이다. 심지어 80년대의 게임들을 직접 했던 상황이라면 이제 50줄에 접어든 나이가 됐다. 과거와 달리 지금은 어느 정도의 재력도 있고, 자신의 추억을 같이 즐길 수 있는 아이들도 존재한다. 

 

‘시노비: 복수의 참격’은 ‘소닉 프론티어’의 성공 이후 세가가 우리에게 주는 또 다른 선물이다. 이렇게 하나의 추억이 또 다시 우리 곁으로 다가왔다. 

 

 

 

- ‘오락실’을 대표하던 베스트셀러

 

구 오락실, 현 게임 센터를 대표하는 작품들은 긴 역사만큼이나 상당히 많다. 시기에 따라 달라지기는 하지만 적어도 80년대 후반에 ‘오락실 좀 다녀 본’ 사람이라면 확실히 기억 날 작품이 바로 ‘시노비’다. 

 

이 게임은 동네 소년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고, 결국 당시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던 ‘패미콤’이나 ‘세가 마스터 시스템’ 등으로도 이식된다. 다만 기기적인 한계로 인해 퀄리티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 

 

이후 ‘시노비’는 다양한 기종으로, 그리고 ‘슈퍼 시노비’ 등 여러 파생 작품들이 발매된다. 2003년에는 시노비의 정식 후속작인 ‘쿠노이치’가 PS2로 발매되기도 했다. 

 

다만 ‘쿠노이치’ 발매 이후 더 이상의 시노비 시리즈는 등장하지 않았다. 2011년 3DS로 ‘시노비 3D’가 나오기는 했지만 사실 정통적인 작품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 현대적인 감각에 맞춘 새로운 ‘시노비’

 

20년이 넘는 정적을 깨고 등장한 ‘시노비’는 많은 부분이 달라져 있었다. 더 이상 과거와 같은 스타일의 비주얼은 없다. 

 

다만 비주얼 스타일이 달라진 것이 부정적으로 작용하는가 하면 결코 그렇지 않다. 물론 과거의 향수 맛을 강하게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는 자칫 만족스럽게 느껴지지 않겠지만 적어도 현 세대의 게이머들에게는 오히려 이러한 변화가 더 긍정적으로 다가올 것으로 생각된다. 

 

 

 

마치 시대를 뛰어 넘은 듯한 수묵화 느낌의 비주얼, 그리고 2D 기반으로 제작된 깔끔한 화면이 매력도를 증가시킨다. 적어도 ‘있어 보이는’ 느낌인 것은 분명하다. 

 

물론 이러한 비주얼에 원작의 느낌을 받기는 어렵다. 그만큼 확연하게 달라졌고 현대화되었기 때문이다. 다만 이점은 알아야 한다. 이 작품은 과거의 ‘시노비’가 아니다. 리메이크 같은 것이 아닌, 오리지널 작품이다. 

 

게임을 플레이 하며 상당히 마음에 들었던 것은 각 스테이지가 저마다의 특색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완전히 다른 비주얼, 그리고 클리어를 위해서는 다른 방식의 접근이 필요했다. 

 

 

 

게임 특유의 스타일리시한 조작과 스피디한 전개도 그대로다. 손쉽게 발동되는 콤보와 확실한 손맛이 게임의 즐거움을 살려준다. 그러면서도 과거의 느낌 역시 어느 정도 보여준다. 

 

- 더 좋아졌지만 어렵지 않다

 

사실 게임의 전체적인 면을 살펴본다면 과거 시노비와 공통되는 부분이 많이 없기는 하다. 닌자가 메인으로 등장한다거나 횡스크롤 방식으로 진행되는 액션의 느낌이 비슷하다는 것 정도다. 비주얼마저 완전히 다르다 보니 얼핏 보면 새로운 게임이라고 생각될 수도 있다. 

 

물론 과거의 추억을 회상할 수 있을 만한 장치들은 있다. 특정 스테이지에 전작의 모습이 녹아 있다거나, 게임 내에 존재하는 일부 시스템들 또한 그렇다. 무엇보다 게임의 줄기 자체가 분명 시노비 시리즈의 느낌이다.

 

 

 

현대적인 감각에 맞추어 난이도도 상당 부분 하락했다. 태생 자체가 ‘오락실’ 게임으로 출발한 작품들은 시작 허들 자체가 높은 편이다. 그만큼 이후 작품들도 기본 이상의 난이도로 제작됐고, 당시의 분위기 역시 게임은 ‘어렵다’라는 이미지가 있었다.

 

심지어 2002년 발매된 리메이크작이나, 쿠노이치의 경우는 이보다 한층 더 높은 조작 난이도를 요구한다. 

 

복수의 참격은 이러한 과거 작품들에 비해 확실히 쉽다. 그렇다고 해서 하품이 나올 만한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적어도 ‘소울라이크’ 게임들처럼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그런 부분은 없다. 

 

물론 간간히 허들 격으로 등장하는 부분이 존재하기는 하나 이 정도면 부담 없이 즐길 만한 수준이며, 보스의 난이도 역시 ‘정상적’이다. 심지어 조작에 익숙해지기 시작하면 난이도가 더더욱 낮아진다. 

 

일각에서는 보스의 난이도가 다소 낮은 것 아닌가 하는 의견도 있지만 이 게임의 타깃층을 생각한다면 이것이 맞는 방향성이라고 생각한다. 이 작품은 소울라이크 식의 하드코어한 게임에 익숙한 20대나 30대를 갓 넘은 이들을 겨냥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원작의 추억이 있는, 심지어 40대는 물론이고 ‘오락실’의 시노비를 기억하는 올드 게이머들에게 어필하는 작품이다. 그리고 그들이 자신들의 자녀에게 가볍게 추천할 수 있는, 혹은 함께 할 수 있는 포지션의 작품인 것이다.  

 

솔직히 2,30대 MZ 세대 대부분이 이 게임을 알리 만무하다. 그리고 과거의 추억이 없는 상태에서 과연 충분한 재미를 느낄 수 있을까. 

 

요즘 널리고 널린 것이 ‘어려운’ 게임이다. 덕분에 최근의 액션 게임 시장은 로그라이크식 난이도 높은 게임이 주류가 됐고, 할 만한 게임은 로그라이크 형태인 것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나이를 먹으며 어느덧 반응 속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진 30대 후반, 혹은 40대 이상의 게이머들에게 ‘굳이’ 어려운 조작을 강요할 필요는 없다. 어린 자녀들에게는 더더욱 그러하고 말이다. 

 

 

 

기자 역시 과거 ‘쿠노이치’의 공략을 진행한 경험이 있지만 당시에도 실력에 비해 조금 버겁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런데 만약 이 게임을 지금 플레이한다면 어떨까. 아마도 몇 시간 후에는 자연스럽게 손이 가지 않는 게임이 되었을 것이다.  

 

과거의 게임이 추억 보정을 통해 미화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리고 그러한 만큼이나 제작사들도 올드 게임들을 내 놓는 일이 흔해진 세상이다. 하지만 과거의 난이도로 게임을 내는 제작사는 별로 없다. 보다 쉽고 즐기기 편하게 가공한다. 이는 원작이 나이를 먹은 만큼이나 이 게임을 즐겼던 유저들도 나이를 먹었기 때문이다. 

 

- 추억이 조금 다른 모습으로 구현되기는 했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이 작품은 과거의 시노비 시리즈, 그리고 오락실에 있던 추억의 게임과는 비주얼적인 부분에서 많이 차이가 있다. 

 

그만큼 과거를 기억하는 이들에게는 충분히 이질감이 들 수도 있겠지만 막상 게임을 즐겨 본다면 그 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느껴질 만하다. 

 

원작의 ‘리메이크’가 아닌 새로운 신작이라는 점도 특징적이다. 통상적으로 과거의 게임을 기억 속에서 꺼내 올 때 대부분은 리메이크라는 방식을 사용한다. 게임 스타일이 많이 바뀌더라도 결국은 리메이크다. 하지만 이 작품은 단순한 리메이크가 아닌, 완전한 신작으로 탄생했다. 

 

 

 

결론적으로 ‘시노비: 복수의 참격’은 과거 해당 시리즈를 즐겼던 이들을 위해 만들어진 작품이다. 아무리 미사여구를 붙인다고 해도 원작을 즐기지 못했던 게이머들 보다는 과거의 작품을 아는 이들이 더 재미를 느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심지어 ‘아는 재미’에 신작에서 오는 새로움을 더했다. 플레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더 쉬워졌고, 익숙해지면 보다 높은 난이도도 충분히 정복이 가능하다.  

 

가격까지 저렴하다. 최근 발매되는 게임의 3분의 1 정도면 된다. PC 및 PS 등 원하는 기종으로 플레이가 가능하기까지 하다. 이 정도면 안 해 보는 것이 더 이상하다. 심지어 스팀의 평가 역시 ‘매우 긍정적’이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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