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남성 혐오 사태', 정치권까지 가세

장혜영 의원 '마녀사냥 멈춰라'
2023년 11월 27일 18시 54분 53초

메이플스토리 애니메이션에서 불거진 '남성 혐오(남혐)' 논란이 게임사의 발빠른 대처로 진화되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에서 가세했다.

 

넥슨은 지난 23일, 메이플스토리에 '엔젤릭버스터' 직업 리마스터 업데이트를 실시하면서 ‘메이플스토리’ 공식 유튜브 채널에 신곡 ‘Shining Heart’의 뮤직비디오 풀버전을 공개하고 미니앨범을 발매하는 등 홍보에 나섰다.

 

문제는 26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불거졌다. 누리꾼들은 해당 뮤직비디오에서 엔젤릭버스터 캐릭터가 취한 손동작에 주목하며 대표적인 남성혐오 커뮤니티인 '메갈리아'에서 사용된 남성혐오 표현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으며, 제작사인 스튜디오 뿌리에 소속된 한 애니메이터가 엑스(구 트위터)를 통해 '작업물에 개인의 혐오 및 반사회적 사상을 숨겨 넣겠다고 암시했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넥슨은 자정께 해당 영상을 비공개 처리했다. 메이플스토리의 김창섭 디렉터는 "현재의 이슈로 인해 불편한 감정을 느끼셨을 모든 용사님들에게 메이플스토리를 대표하는 디렉터로서 진심을 다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가볍게 넘겼던 검수들도 보다 꼼꼼하게 살펴보고, 조금이라도 혐오의 메시지가 담길 수 있는 표현들이 발견된다면 그 부분에 대해 적극적으로 수정하고 또 고쳐 나가겠다"고 전했다.

 

또 "메이플스토리가 지금 즐기고 계신 용사님들은 물론, 앞으로 즐기실 용사님들에게도 정말 마음 놓고 즐겨도 되는, 혐오의 문화가 절대로 내릴 수 없는 곳이 될 수 있도록 메이플스토리 디렉터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논란이 된 손동작과 메이플스토리의 사과문

 

이번 논란에 놀란 곳은 메이플스토리 뿐만이 아니다. 논란이 점차 확산되자 넥슨과 스마일게이트 등 게임사들은 해당 제작사에서 제작한 영상을 전수 조사하고 나섰으며 의혹이 있을 법한 영상들을 모두 비공개 전환하고 있다. 일례로 '던전앤파이터'에서 비공개 된 영상은 약 20개에 달한다.

 

누리꾼들은 이러한 게임사들의 처신에 응원을 보냈다. 누리꾼들은 "꼼꼼하게 처리하고 꼭 해당 업체를 고소하라", "맹목적으로 타인을 혐오하고, 그것을 드러냄에 있어서 일련의 부끄러움도 느끼지 못하는 문화를, 또 몰래 드러냄에 희열을 느끼는 행위를 단호하게 반대한다",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모습에 감사드린다", "강경하게 대응하라" 등 혐오 표현과 의심되는 표현에 대해 잘 대처했다는 의견이다.

 

이쯤되자 제작사인 스튜디오 뿌리도 26일 오후 사과문을 게시했다. 스튜디오 뿌리는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 믿고 일을 맡겨주신 업체들, 이 사태를 지켜보는 많은 분께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논란이 된 손동작은) 의도하고 넣은 동작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또 "(논란이 된) 해당 스태프는 키 프레임을 작업하는 원화 애니메이터로서 모든 작업에 참여하나 동작 하나하나를 컨트롤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원청사가 괜찮다면 의혹이 있는 장면은 책임지고 수정하고, 해당 스태프는 앞으로의 수정 작업과 더불어 저희가 작업하는 모든 PV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다. 현재 작업하고 있던 것도 회수해 폐기하고 재작업할 것"이라면서 "저희로 인해서 게임사에서 최선을 다해 만든 콘텐츠가 오해받는 것이 정말 마음이 아프다"고 전했다. 참고로 해당 직원은 대기발령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튜디오 뿌리의 사과문

 

그러나 일부 정치권에서는 게임사들의 대처를 비판하고 나섰다. 해당 직원은 마녀사냥의 희생자라는 것이다.

 

정의당의 장혜영 의원은 "게임 업계 페미니즘 사상검열과 억지 남혐 마녀사냥이 도를 넘고 있다. 넥슨은 부당한 남혐 몰이에 사과하는 대신 노동자에 대한 부당한 차별 조장을 단호히 제지했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게임사 입장에서 주 고객이 페미니즘을 혐오하는 남성 유저이기에 눈치 보고픈 마음이 들 수 있다"며 "그러나 모든 기업은 '용사님' 이전에 모든 시민과 노동자의 기본권을 존중할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장 의원은 "정치권은 이렇게 도를 한참 넘은 페미니즘 사상검열과 지독한 백래시에 침묵해선 안 된다"며 "저부터 발언하겠다. 페미니스트 정치인이라면, 자신을 민주주의자라고 생각하는 정치인이라면 함께 나서 발언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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