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1, kt롤스터를 꺾고 승자전으로!

LCK 서머 플레이오프 2라운드 2경기 분석
2023년 08월 11일 14시 28분 03초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 이변이 발생했다. 서머 시즌 최고의 전력으로 평가받았던 kt롤스터가 T1에게 패했다. 

 

시작은 좋았다. 첫 세트에서 상대를 압도하며 큰 격차로 승리했다. 제우스와 페이커가 무력화되면서 딜을 넣을 선수가 없는 상황도 연출됐다. 

 

하지만 2세트부터 모든 것이 어긋나기 시작하면서 제우스의 성장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졌고, 한타 싸움에서도 패했다. 결국 마지막 5세트에서 T1의 모든 라인들이 kt롤스터를 압도하면서 스프링 시즌과 마찬가지로 3대 2로 T1이 승리를 거뒀다. 페이커가 살아난 것이 승리에 큰 영향을 미쳤다.

 


 

T1의 폼이 어느 정도 올라온 것은 사실이지만 전반적으로 kt롤스터 선수들의 몸이 상당히 무거운 모습이었다. 특히나 1세트에서 가볍게 승리한 것이 오히려 독이 된 듯하다. 

 

실제로 2세트에서는 양학 수준으로 패했고, 그 기세가 3세트까지 이어졌다. 덕분에 전력적으로 우위에 있다고 평가받았음에도 불구하고 kt롤스터는 패자조로 향하게 됐다. 

 

T1이 승자조로 올라가면서 다른 팀들도 비상이 걸렸다. T1이 최소 3위를 확보하며 스프링과 서머 시즌 합산 150 포인트 이상을 얻게 되면서 젠지가 한화생명e스포츠에게 패하고 패자전에서도 승리하지 못할 경우 포인트 합산에서 밀리는 상황이 나올 가능성도 생겼다. 

 

한화생명e스포츠 역시 2위를 해도 포인트에서 T1을 넘어서지 못하는 만큼 우승을 해야 안정적으로 선발전을 피하게 되는 상황이 연출됐으며, kt롤스터 또한 우승을 하지 않는 이상 포인트로 2시드를 받기가 상당히 어려워졌다.

 

물론 아직까지 많은 경기가 남아 있고, 어떤 팀이 우승하는가에 따라 각 팀의 유불리가 달라지기 때문에 자세한 양상은 조금 더 두고 봐야 할 듯하지만 T1이 롤드컵 직행에 상당히 유리한 측면이 되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반대로 kt롤스터는 정규 시즌 1위를 기록했음에도 롤드컵 직행 가능성이 낮아졌다.

 

- 젠지 팀 프리뷰 

 

젠지는 kt롤스터에 비견될 정도의 전력을 서머 시즌에 보여주고 있는 팀이다. 다른 점이라면 kt롤스터는 1라운드에서 젠지에게 패한 이래 꾸준하게 경기력을 이어오고 있지만(다만 플레이오프는 조금 다른 것 같다), 젠지는 상황에 따라 어떨 때는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또 어떨 때는 최상위 팀 다운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한화생명e스포츠가 하위권 팀들을 상대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왔던 것과 달리, 젠지는 OK저축은행 브리온에게 2대 0으로 패하기도 했고, DRX나 기타 하위권 팀들과의 경기에서 좋지 않은 경기력을 보이기도 했다. 

 

2라운드에서 kt롤스터, 그리고 OK저축은행 브리온에게 2대 0 패배를 당한 자체가 경우에 따라 좋지 않은 경기력이 나올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이고, 전력 또한 다소 하락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 한화생명e스포츠 팀 프리뷰

 

한화생명e스포츠는 지난 젠지전에서 압도적인 패배를 당했다. 그리고 패배의 중심에는 피넛에게농락 당한 그리즐리가 있었다.

 

다행히 플레이오프에 앞서 미리 예방 주사를 맞았던 만큼, 이번 경기에서는 또다시 그러한 양상이 나오지는 않을 듯하다. 이러한 양상이 반복된다면 승리 자체가 어렵기에 단단히 준비를 해 왔을 것으로 생각된다.

 


 

한화생명e스포츠는 제카와 킹겐 등 22시즌 롤드컵 위너들이 롤드컵 시기가 다가오면서 점점 강해지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그만큼 정글러와 서포터의 지원도 몰리고 있다.

 

다만 이렇듯 전력 자체가 상체로 몰리다 보니 최근 바이퍼가 방치되는 상황이 자주 일어나는 모습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가 후반으로 가게 되면 바이퍼의 캐리력이 다시금 살아나면서 상체와 하체가 완벽하게 조화되는 상황을 많이 보여주고 있다. 

 

한화생명e스포츠가 극복해야 하는 것은 젠지전 상성이다. 기세가 좋다가도 젠지를 만나면 경기력이 떨어지는 지금까지의 모습을 극복할 필요가 있다. 


- 양 팀 전력 분석

 

전반적인 전력은 젠지가 분명 우위에 있다. 하지만 지난 2라운드 경기 결과는 피넛의 신들린 플레이어가 존재했기에 일어난 일이지, 현재 젠지와 한화생명e스포츠의 전력에 그 정도의 차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당일 컨디션과 전략, 벤픽에 의해 우열이 뒤집힐 수 있을 정도로 차이가 극히 적다.

 

단순히 한 경기로 최근의 폼을 평가하기에는 변수가 너무 많다. 일례로 한화생명e스포츠는 OK저축은행 브리온에게 패한 적이 없지만 젠지는 2라운드에서 2대 0으로 패했다. 

 

물론 그간 젠지가 한화생명e스포츠전에서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단순히 2라운드에서 젠지가 2대 0 압승을 거둔 것으로 현재 양 팀의 폼을 규정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상체는 개인적으로 도란보다 킹겐이 우위에 있다고 본다. 가장 최근의 경기력을 기준으로 선수 폼을 보면 킹겐의 급성장이 눈에 띄는데, 특히나 지금의 킹겐을 있게 한 아트록스가 다시금 부상하고 있는 상황이고, 레넥톤은 현재 전승을 기록중이다. 

 

도란은 무난한 플레이를 하지만 조금 폼이 떨어진 상태다. 정글러의 개입 없이 순수한 탑 라이너 대전에서는 킹겐이 앞서 있다고 생각된다. 다만 정글러의 차이가 존재하다 보니 이를 감안하면 두 선수의 차이가 크지는 않다.

 

정글에서는 피넛의 강세가 예상되기는 하나, 이전 경기처럼 그리즐리가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지는 않을 것 같다. 충분히 피드백이 이루어졌을 것이고 이에 대한 대비도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물론 피넛이 우위에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심각할 정도까지 갈 정도는 아니라 생각되며, 이번 경기에서는 상체에 지원도 충분히 가능할 것 같다.

 

미드는 사실상 백중세다. 쵸비가 서머 시즌 상당히 좋았고, 현재도 준수한 경기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부활한 제카 또한 결코 밀리지 않는 포스를 보여주고 있다. 사실상 두 팀 간의 전력 차이를 제외한다면 미드 간의 대결은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 당일 컨디션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만한 상황이다. 

 


제카는 무서운 속도로 폼이 상승중이다

 

애매한 것은 바텀이다. 2라운드 후반 들어 딜라잇의 폼이 상당히 떨어진 것이 느껴질 정도이고, 페이즈 역시 특정 챔프를 사용할 때는 번뜩이는 플레이가 나타나지만 챔프 폭이 상당히 좁다 보니 그렇지 않은 챔프를 선택할 때의 실력 격차가 크다. 심지어 최근 다소 하락한 폼이 느껴지기도 하며, 초반 라인전은 아직도 어설프다.

 

반대로 바이퍼는 챔프 폭에 있어 자타가 공인하는 최상위 선수다. 여기에 최근 메타가 페이즈보다는 바이퍼에게 웃어 주고 있다. 

 

그간 팀의 구멍으로 평가받았던 라이프 역시 그리즐리의 가세와 더불어 메타가 변화하고, 심지어 경기력도 살아나면서 최근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를 종합했을 때 바텀 라인은 한화생명e스포츠의 우위가 예상된다. 다만 최근 한화생명e스포츠가 바이퍼보다는 상체에 힘을 실어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경기 내에서의 양상은 조금 다를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나 라이프의 로밍 빈도가 상당히 높아졌다. 그만큼 전력에 상관 없이 젠지의 바텀이 우위를 점할 가능성도 크다. 

 

- 실제 경기 양상은 어떨까?

 

한화생명e스포츠가 올 시즌 젠지에게 패배한 경기들을 살펴보면 대부분이 초반 라인전 단계에서CS가 밀리면서 시간이 갈수록 격차가 벌어지는 양상이 많았다.

 

여기에 무언가를 하고자 하는 클리드가 게임 초반 킬을 당하면서 상황이 급격하게 무너지는 경기도 많았고, 라인에 대한 지원을 잘 해주지 못하다 보니 바이퍼가 고립되며 젠지의 바텀이 급 성장하는 상황도 연출됐다. 

 

특히나 2라운드 매치에서는 그리즐리가 봉쇄당하면서 허무한 패배를 당했던 것이 컸다. 결과적으로 한화생명e스포츠의 전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제대로 된 전력을 보여준다면 지금까지와 다른 결과가 나올 확률이 높다.

 


2차전은 피넛이 혼자 다 한 경기였다

 

젠지의 입장에서는 이미 한번 달콤한 과실을 맛본 경험이 있는 만큼 한화생명e스포츠의 각 라인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그리즐리를 집중적으로 공략할 가능성이 크다.

 

그리즐리 공략에 성공한다면 한화생명e스포츠가 자랑하는 상체의 힘도 상당히 약해지고, 자연스럽게 하체의 힘도 빠지면서 경기를 유리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앞서 언급했듯이 이러한 상황이 되풀이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경기의 승패는 사실상 초반에 결정될 확률이 높다. 한화생명e스포츠가 이전 경기들과 마찬가지로 15분 이내에 골드에서 밀리며 끌려가는 상황이 연출된다면 젠지가 무난한 승리를 거둘 것으로 보이고, 반대로 팽팽한 경기를 이어 나간다면 한화생명 e스포츠가 승리하는 그림이 나올 수 있다. 

 

이 때문에 1세트와 2세트의 경기만 보더라도 어느 팀이 승리할지에 대한 윤곽이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 

 

어찌 됐건 현재 젠지가 전력적으로 우위에 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최근 폼이나 한화생명e스포츠의 성장세를 봤을 때 그 차이가 결코 크지 않다. 

 

우연하게도 스프링 시즌 플레이오프와 비슷한 상황이 연출된 것도 흥미롭다. 2라운드 경기를 치루는 팀들도 동일하고, T1이 승자조로 간 것 또한 같다. 

 

당시 한화생명e스포츠는 1차전에서 디플러스 기아를 가볍게 3대 1로 꺾고 올라왔지만, 젠지를 만나 3대 1로 패배했다. 그리고 이번 역시 정규 리그 최종전에서 디플러스 기아를 꺾고 플레이오프에 진출, 2라운드에서 젠지를 만난다.

 


설마 이번 경기 결과까지 같아질까

 

어떻게 보면 스프링과 비슷한 양상이 전개될 것 같은 상황이다. 마치 데자뷰를 보는 듯한 느낌도 있다. 

 

하지만 자세히 비교해 보면 한화생명e스포츠의 전력이 달라졌다는 차이가 있다. 디플러스 기아를 압도했고, 단순히 후반을 바라보는 운영에서 벗어나 경기 초 중반부터 활발한 플레이를 펼친다.

 

무엇보다 팀의 가장 큰 차이는 클리드가 빠졌다는 것이다. 그리즐리가 기용되고 있는 것 만으로도 전력이 상승했다. 

 

한화생명e스포츠에는 세 개의 강력한 터보 엔진이 있다. 팀에 필요한 것은 또 다른 엔진이 아니라(그것도 어설픈) 엔진이 더 높은 성능을 낼 수 있도록 하는 정비사다. 그리즐리는 이 정비사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는 중이다. 

 

결과적으로 한화생명e스포츠는 분명 전력이 상승했다. 여기에 패치의 수혜를 입기도 했고, 선수들의 폼 역시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 

 

반면 젠지는 조금씩 전력 하락이 발생하고 있는 중이다. 무엇보다 안정감이 사라졌다. 쵸비와 피넛을 제외하면 믿을맨이 없다. 

 

그러한 만큼이나 이 경기는 스프링 시즌과는 다르게 접전 양상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 한화생명e스포츠 입장에서도 그간 젠지전에서 결과가 좋지 않았던 눕는 픽 보다는 경기 초반부터 주도권을 가져가는 식의 밴픽이 나올 확률이 높고, 그만큼 양 팀간 활발한 교전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분명 이 경기는 젠지의 승리를 보는 것이 맞다. 하지만 그 차이가 생각보다 크지 않은 만큼 기세가 올라온 경우 반대로 한화생명e스포츠의 승리로 끝날 가능성도 있다. 

 

객관적인 전력과 그간의 경기 내용, 그리고 팀 상성을 생각했을 때 이 경기는 젠지의 3 대 1 또는 3 대 2 승리가 유력해 보인다. 

 

하지만 이것은 머리로 생각하는 결과이고 예감, 일명 ‘촉’으로 접근한다면 한화생명e스포츠가 승리하는 그림이 그려진다. 이제는 한 번쯤 젠지에게 승리할 타이밍이 되기도 했고 말이다. 

 

양 팀 모두 최근 경기들을 보면 상당히 호전적인 모습들을 보이고 있고, 앞서 언급했듯이 초반 주도권을 가져가기 위한 치열한 교전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한 만큼이나 많은 킬이 나오는 경기가 될 것으로 보이며 어느 한 팀이 확실하게 압도하는 양상보다는 접전 양상의 플레이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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