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게임업계, 몸집 줄이기 한창

신작 개발 취소 및 출시 연기
2023년 02월 21일 15시 21분 58초


 

국내는 물론 전 세계 게임업계가 몸집 줄이기에 한창이다. 신작 출시 일정을 연기 또는 취소하거나 인원 감축에 나서고 있다.

 

유비소프트는 지난 1월 컨퍼런스콜을 통해 대대적으로 규모를 축소한다고 밝혔다. 기존에 공시했던 실적 전망치를 하향하고 향후 2년 간 2억 유로 상당의 비용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구조조정, 비핵심 자산 매각 등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공개 신작 3종을 취소하고, 장기간 개발해 온 스컬 앤 본즈 출시도 연기한다고 전했다. 앞서 유비소프트는 작년 7월에 스플린터셀 VR, 고스트리콘 프론트라인 등 신작 4개의 개발을 취소한 바 있다.

 

이번 결정에 대해 유비소프트는 "작년 하반기에 출시한 신작이 기대 이하의 실적을 기록했고, 연말연시에도 저조한 흐름을 이어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렉트로닉아츠(EA)도 모바일게임 1개의 서비스를 중단하고 '타이탄폴 레전드(가제)' 개발을 취소했다고 전해졌다. '스타워즈' 신작 출시도 연기했다. '타이탄폴 레전드'는 타이탄폴 세계관의 신작 게임으로, 리스폰 엔터테인먼트에서 약 50명의 인원으로 개발 중이었다. 이번 결정으로 다른 팀으로 재배치할 수 없는 직원에게는 퇴직금을 지급하고 내보낼 것이라고 알려졌다.

 

테이크투 인터랙티브는 반대로 다작 출시로 실적부진을 만회하겠다는 전략을 편다. 테이크투는 지난 7일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2025년 3월까지 신작 87개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바이오쇼크 개발자로 잘 알려진 '켄 레빈'의 신작 '유다'가 포함되어 있다.

 

다만 인력과 인프라 등 전 분야에 걸쳐 비용 절감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테이크투는 "연간 5천만 달러 이상의 비용 절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비용 절감 프로그램을 구현하고 있으며, 2023 회계연도 4분기부터 실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스트라우스 젤닉 테이크투 CEO는 "대규모 인력감축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로블록스도 시장 전망치를 34.31% 하회했다. 지난 15일 결산 분기 실적 발표에서 로블록스는 분기 매출 5억 7900만 달러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시장 전망치는 8억 8100만달러였다. 이러한 결과에 따라 로블록스는 올해 투자를 25~30%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로블록스는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은 이용자들이 늘어나고 있어 향후 전망은 밝다고 덧붙였다. 로블록스에 따르면 작년 12월 일일 활성 사용자 수는 6150만명으로 전년 동기(5210만명) 대비 18% 상승했다. 사용자들이 로블록스를 사용한 시간도 크게 늘어났다. 지난해 12월 로블록스 이용자들의 사용 시간은 47억시간으로 전년 동월(38억8000만시간) 대비 21% 늘었다.

 

이 외에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지난해 클라우드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스타디아 서비스를 중단하고,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 플랫폼도 최근 가상현실 게임 '에코VR' 서비스를 중단하는 등 빅테크들도 게임에서 속속 철수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어느정도 예견되어 왔다. 시장조사업체 뉴주는 지난해 말 공개한 보고서를 통해 2022년 전 세계 게임 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약 4.3% 감소한 1,844억 달러(약 235조 5,710억 원)로 추정된다고 밝히고, 뉴주가 전 세계 게임 시장 규모를 집계한 이래 최초로 시장 규모가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플랫폼별 전년 대비 성장률을 살펴보면, PC 게임 시장 규모가 1.8% 증가한 것을 제외하고 모든 기종에서 감소했다. 모바일 게임 시장 규모의 감소폭은 6.2%이며, 콘솔 게임 시장 규모는 4.2% 감소했다. 웹 게임 시장 규모는 무려 16.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참고로 뉴주는 지난해 전 세계 게임 시장 규모를 두 차례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이러한 사정은 국내도 마찬가지다. 연초 연봉협상 기간 동안 게임업계는 연봉 동결 또는 삭감으로 진행되는 분위기이고, 더 나아가 몸집 줄이기에도 나섰다.

 

지난 3분기 실적발표에서 엔씨소프트, 넷마블, 펄어비스 등은 신규 채용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고, 최근에는 비효율적인 사업이나 개발 중인 신작을 정리하거나 서비스 중인 게임들의 서비스를 종료한다는 소식도 심심찮게 들리고 있다. 일례로 엔씨소프트는 팬덤 플랫폼 '유니버스'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며, 카카오게임즈는 PC게임 ‘엘리온’을,  넥슨은 대표 장수게임 '카트라이더'의 서비스 종료를 결정했다. 또 한빛소프트는 '퍼즐오디션'의 서비스를 종료한다.

 

크래프톤은 오는 3월부터 조직장들의 연봉을 동결하기로 했다. 조직장 재량에 따라 주 2회 재택 근무를 허용했던 것은 주 1회로 줄인다. 경기 침체기에 긴장감을 갖고 조직 효율성을 높이자는 취지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올해는 세계 경제가 침체된 어려운 상황이지만 효율적인 조직을 만들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며 "조직 역량을 다지고 재무적 성과도 창출하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했다.

 

넷마블은 신작 '몬스터 아레나'와 'BTS 드림: 타이니탄 하우스'의 개발을 중단했으며, 자회사 조직 슬림화를 진행한다. 넷마블에프앤씨는 지난 16일 그룹 내 또 다른 개발사인 메타버스게임즈를 흡수합병하기로 했으며, 메타버스월드는 인원을 감축했다. P2E(Play to Earn·돈 버는 게임) 개발자 일부는 넷마블에프앤씨로 전환 배치하고 게임 기획 파트 일부 직원은 수습 기간을 마쳤으나 정규직원으로 채용하지 않았다.

 

데브시스터즈는 마이쿠키런 프로젝트를 정리하면서 40여 명을 정리해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은 "해당 팀원들에게 개별 면담과 절차를 안내하는 중"이라고 설명했지만, 업계 종사자들은 "그 면담이 바로 퇴사로 이어진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 업계 종사자는 "다른 팀으로 가려면 면접을 봐야 하는데, 다른 팀에서 TO가 없거나 다른 팀과 맞지 않으면 그냥 해고통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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