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엔진과 VR이 만나 안방 울렸다

보고 싶었던 딸과의 재회...'너를 만났다'
2020년 02월 07일 22시 10분 33초

7살의 나이에 하늘로 떠난 딸과 재회하게 된 과정을 담은 MBC 휴먼 다큐 '너를 만났다'가  전국의 안방을 울렸다.

 

6일 방송된 '너를 만났다'는 가장 만나고 싶은 사람을 VR로 구현해 따뜻한 기억의 순간을 다시 불러오는 프로젝트로 기획됐다. 제작진은 수 많은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고 그 과정에서 아이를 잃은 엄마 장지성씨를 만나 3년 전 희귀 난치병을 앓다가 세상을 떠난 딸, 나연이와 만날 수 있게 도왔다.

 


 

나연이를 구현하는 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비브스튜디오스는 VR 속 나연이를 실제 모습에 최대한 가깝게 만들기 위해 가족들을 인터뷰하고 사진, 동영상에 저장 된 다양한 얼굴과 표정, 특유의 몸짓, 목소리, 말투를 데이터화했다. 이를 토대로 모델링을 만들었고 여기에 모션 캡처 기술을 활용해 실제와 같은 움직임을 구현했다.

 

실제 모델이 없었던 만큼 난관도 컸지만 제작자의 목표는 분명했다. 비브스튜디오스의 이현석 감독은 “어머니가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보여주는 것이 목표였다”며 “어머니와 나연이의 추억을 기반으로 실제 장소나 나연이가 좋아하는 음식, 물건 등을 구현하여 어머니가 나연이를 봤을 때 마음이 편해지고 행복해지길 원했다.”라고 말했다.

 


비브스튜디오스의 이현석 감독
 

VR 속 나연이와의 대화는 완벽하진 않았지만, 엄마를 향한 마음과 엄마가 나연이를 향한 마음을 전달하기엔 충분했다. 나연이의 목소리를 구현해내는 데는 AI 음성합성 기술을 보유한 네오사피엔스와의 협업을 통해 진행됐다. 짧은 동영상에서 추출한 나연이의 음성을 기본으로, 부족한 데이터는 '딥러닝' 과정을 거쳐 완성됐다.

 

이현석 감독은 “음성 합성은 기본적으로 베이스가 되는 음성 데이터가 많아야 자연스럽게 구현이 되는 기술이지만, 실제 활용할 수 있는 자료가 많지 않아 나연이와 비슷한 톤의 목소리를 가진 아이들 다섯명의 목소리와 수십명의 성우들의 데이터를 합쳐 나연이와 교집합이 되는 목소리를 만들어냈다.”며 “매번 말할 때마다 톤과 억양이 달라지는 것이 목소리이기 때문에 디테일을 100퍼센트 재현해내진 못했지만, 일부에서는 실제 나연이 목소리로 착각이 될 정도로 비슷한 부분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게임에서 주로 사용되는 '언리얼 엔진'이 나연이와 엄마를 비로소 만날 수 있게 했다. 나연이가 실시간으로 움직이고 엄마와 손을 잡거나 건네주는 물건을 받을 수 있는 등 상호작용이 가능할 수 있도록 도왔다. 특히 어머니에 초점을 맞추어 시나리오를 작업한 만큼, 일반 체험자들보다 오히려 VR에 익숙하지 않은 어머니가 굉장히 높은 몰입도를 보였다는 것이 이현석 감독의 이야기이다.

 


 


 

당시 상황에 대해 이 감독은 "예를 들어 케잌에 6개의 초만 꽂혀 있었는데, 단순히 나연이가 6살이라는 생각에 그치는 일반 사람들과는 달리, 어머니는 일일히 초를 세셨고, 나연이가 나머지 7번째의 초를 건네주자 그 초를 자연스럽게 받아 꽂으셨다"며 "나연이가 자주 가지고 노는 ‘주주폰’이라는 어린이용 핸드폰 장난감으로 촬영을 하자 ‘치즈’라며 액션을 취해 주셨다. 일반인들을 대상으로는 찾아볼 수 없는 광경이다.”라고 전했다.

 

제작에 걸린 기간은 7개월. 제작비는 1억원, 그 중 나연이를 VR로 구현하는 작업에는 그 절반에 가까운 금액이 들어갔다. 다른 프로젝트에 비하면 매우 적은 금액이다. 이현석 감독은 “기간과 예산과 같은 물리적인 부분에서 한계가 많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사람의 표정을 만족스러울 정도로 구현하려면 52개 이상의 표정 데이터를 활용해야 하지만, 시간도 부족했고 실제 있는 사람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보니 15개 정도의 표정 데이터를 활용할 수 밖에 없었다. 기술적인 부분이 아니고 시간과 예산에 관련된 부분이라 그 부분이 해결이 된다면 훨씬 사실적인 표현이 가능하다.”면서 아쉬움을 보였다.

 

물론 거부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세상을 떠난 딸을 다시 만난 사람이 겪을 후유증과 함께 망자를 실제로 구현하는 데 윤리적 문제가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우려에 MBC의 김종우 PD는 기자간담회에서 "물론 그런 걱정을 할 수도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목표는 '좋은 기억'이다. 어머니 인터뷰 당시, 나연이가 열이 많이 나서 병상을 발로 차서 그러지 말라고 하셨는데, 마지막인 줄 모르고 안된다고 타일렀던 것을 매일매일 후회하시더라"며 "한 번쯤은 만나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것도 좋겠다, 좋은 기억이 되면 좋겠다 는 생각 뿐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제작진의 마음은 안방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졌다. 방송 후 '너를 만났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만지려고 해도 만질 수 없는 엄마의 손짓이 너무 가슴아파서 펑펑 울었다", "새로운 기술이 인간 중심으로 접근한 것이 좋았다. 정말 밤새 울었다", "시청 후 네 가족이 서로를 안고 엉엉 울기만 했다" 등 뜨거운 후기가 이어졌다.​ 

 


(캡처: MBC 스페셜 시청자 게시판)

김성태 / mediatec@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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