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콘솔게임이 성공하기 힘든 이유

콘솔 시장 성장은 하지만 여전히 어려워
2020년 01월 07일 23시 27분 55초

글로벌 대표 콘솔 플랫폼인 '플레이스테이션4(이하 PS4)'와 닌텐도 스위치(이하 스위치)가 대성공하면서 그 여파가 국내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고, 국내 게임사들은 이에 힘입어 콘솔 플랫폼에 다양한 도전을 하는 중이다. 하지만 이런 노력과 별개로 한국 게임사에게 콘솔 시장은 여전히 힘들다는 업계의 평가를 받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의 '플레이스테이션2(이하 PS2)'가 타 콘솔을 제치고 독주를 펼쳤고, 이 결과 총판매량이 1억 5천만 대를 돌파할 정도로 큰 흥행을 했다. 특히 PS2의 국내 상륙은 보따리장수 맘대로 시세를 정하던 음지의 콘솔 시장을 양지로 올리는 데 큰 역할을 했으며, 이때부터 콘솔 시장 유통망과 시장 규모 분석이 체계적으로 이뤄졌다.

 

그리고 국내 콘솔 시장은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중반까지는 불법복제와 개조 등으로 회생 불능 상태까지 갔었으나, 현세대기 PS4와 Xbox One 등은 네크워크화가 본격적으로 이뤄져 불법복제 유저는 대폭 감소, 정품 게임 구입자는 늘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이에 힘입어 국내 콘솔 게임 전문 유통사들은 2015년부터 한동안 기피했던 한글화 출시 비중을 대폭 늘렸고, 콘솔 게임 1만 장 팔려도 초대작이라고 평가받던 시장에서 10만 장 이상 판매되는 게임이 줄줄이 등장, 한동안 침체했던 콘솔 시장은 최근 몇 년간 매년 40% 이상 성장했다.

 

이처럼 국내 콘솔 시장은 매년 성장하고 있고 국내 게임사 역시 플랫폼 확장이라는 명분으로 이 시장에 꾸준히 진출 중이지만, 실제 국내 시장에서 성공한 게임은 99% 정도가 외산 게임들이다.

 

 

2019 대한민국 게임백서, 국내 콘솔 게임 시장 규모

 

한국 게임사가 매년 이 시장을 도전하고 있는데, 매번 흥행에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는 왜일까?

 

첫 번째는 콘솔 플랫폼에 대한 이해도 부족이다. 국내 시장 주 플랫폼이 PC온라인에서 모바일로 넘어오다 보니 현존하는 대부분 개발자 대부분이 이 플랫폼을 전문으로 개발하는 주를 이루며, 콘솔 게임 플레이는 열심히, 또는 꾸준히 해봤어도 콘솔 플랫폼에 대해 명확히 이해하고 게임을 개발하는 일이 드물다.

 

3년 전 출시한 모 PS4 게임의 경우,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에서 제작한 타 게임과 달리 선택을 O버튼이 아닌, X버튼으로 지정한 이유에 대해 "플랫폼사가 정해준 가이드라인에 따랐을 뿐"이라고 답한 바 있다.

 

첨언으로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권에서 안쪽에 있는 X보다 바깥에 O버튼이 선택 버튼으로 선호하는 이유는 '패미컴'과 '슈퍼패미컴' 영향이 크다. 이 두 콘솔 플랫폼은 바깥쪽에 있는 A를 선택 버튼으로 정착시키면서 이 계보를 이은 플레이스테이션 계열이 자연스레 바깥쪽에 있는 버튼을 선택 버튼으로 지정했다.

 

반대로, 서구권은 패미컴(NES)과 슈퍼패미컴(SNES)은 일본판과 동일한 버튼 구조를 따랐으나, 북미에서 세가의 '메가드라이브' 점유율이 높아지면서 이 콘솔 패드 안쪽에 배치된 A버튼이 선택 버튼으로 지정, 이후 메가드라이브 이후 서양권에 나온 콘솔 대다수가 안쪽 버튼을 선택으로 정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이에 서양권에 출시한 PS계열 역시 안쪽을 선택 버튼으로 따르고 있다).

 

즉, 아시아권과 서구권의 선택 버튼 배치 구성이 다른 것은 콘솔 게임을 오래 해본 유저들은 대부분 인지하는 부분이지만, 그 콘솔 게임을 만든 해당 게임사는 이에 대한 기본적인 부분도 인지하지 못하고 개발하니 정상적인 결과물이 나오겠는가?

 

또 PS4 등 요즘 콘솔 플랫폼이 과거와 달리, PC게임 개발과 비슷한 환경에서 개발을 할 수 있다지만, 국내 콘솔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가장 중요한 문제인 '게임을 어떻게 출시하고, 또 출시를 위한 검수는 어떤 기준에 맞춰야 하는지'를 아는 개발자들이 굉장히 드물다고 한다.

 

기존에 콘솔 게임을 유통했던 관계자나 개발자들의 경우 여러 과정을 겪으면서 노하우가 생겨 다음 게임을 출시하는 데 큰 문제가 없다지만, 지금도 이런 노하우가 없는 개발사나 개발자들은 출시를 위한 과정을 통과하는 데 많은 시간을 소요한다. 개발자 비중이 많은 PC플랫폼 '스팀'이나 모바일 플랫폼 '구글플레이' 및 '애플앱스토어'만 보더라도 정보 카페나 커뮤니티가 많은 편인데, 콘솔 플랫폼은 이런 정보 공유 창구가 턱없이 부족하기에 현재 많은 게임사들이 몸으로 부딪치며 경험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오죽했으면 기자가 만난 콘솔 전문 유통사나 개발사는 자신들의 장점을 '남들보다 빨리 검수를 받고 콘솔 게임 출시 가능'이라고 말할까.

 

두 번째는 콘솔 유저 플레이 패턴과 성향을 이해 못 한 게임이 주를 이룬다는 점이다. PC온라인과 모바일, 콘솔 게임을 모두 해본 유저라면 잘 알겠지만, 각 플랫폼별로 플레이 패턴과 성향이 굉장히 다르다.

 

하지만 최근 현세대기로 출시한 국산 개발 콘솔 게임 상당수가 PC온라인이나 모바일 게임을 이식하는 사례가 많은데, 키보드/마우스로 다양한 조작 버튼 체계를 가진 PC온라인 게임을 버튼 수가 한정된 콘솔 컨트롤러로 구현하다 보니 아무리 버튼 최적화가 잘됐다 한들, 결국 많은 유저가 컨트롤러보단 콘솔에서 지원하는 키보드/마우스를 찾게 된다. 또 PS4나 Xbox One, 스위치는 온라인 플레이를 하기 위해서 1개월 단위로 추가 결제를 해야 하는데, 대부분 유저가 불편을 감수하면서까지 콘솔로 즐길 바에 별도 결제 없이도 자유롭게 온라인 플레이가 가능한 PC 원작을 선택하게 된다.

 

또한, 모 모바일 게임 콘솔 이식작은 "콘솔 유저들은 자동보다 조작을 좋아하더라고요"라고 말하며 원작에서 손쉽게 진행하던 콘텐츠에 쓸데없이 버튼을 눌러야 하는 '번거로움'을 더해주는 쾌거를 이뤄냈다. 결국 해당 게임은 해외에서만 출시, 국내 스토어는 출시도 못 하고 서비스 종료됐다.

 

그리고 또 다른 모바일 게임은 인기 IP(지적재산권)만 믿고 콘솔에 대한 최적화 없이 그대로 이식해 팬들에게 혹평을 받았고, 현재 해당 게임은 1만 원도 안 되는 가격으로 떨어졌음에도 여전히 악성재고로 남아있다.

 

세 번째는 경영진이 콘솔 게임 개발을 이해하지 못한다. 가까운 일본만 하더라도 여전히 콘솔은 메인 시장이지만, 모바일 게임이 점점 주류를 이루면서 인기 콘솔 IP를 모바일화하는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유인즉슨, 몇 년 동안 많은 개발비를 들여 고퀄리티 콘솔 명작을 만들어서 버는 수익보다, 인기 IP을 활용해 단기간에 개발한 확률형 아이템 중심의 모바일 게임이 더 높은 수익을 올리기 때문.

 

덧붙여 콘솔 게임은 게임을 하기 위한 기기를 별도로 구매해야 하지만 모바일 게임을 구동하는 스마트폰은 사실상 전 세계적으로 누구나 갖고 다니는 '필수품'이라, 경영진 입장에서는 실패해도 리스크가 적고 유저 접근성이 높은 모바일 게임 개발을 쪽을 권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모 콘솔 개발자의 경우 이런 시장 특성으로 인해 모바일 게임 개발했을 때보다 지원이 적으니 해외에서 개발한 트리플A급의 게임이 나올 수 없다고 호소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요인들이 모든 개발사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자가 만나거나 인터뷰를 했던 개발사 및 개발자들 대부분이 비슷한 의견을 내비쳤고, 이런 환경에 대한 개선은 국산 개발 글로벌 콘솔 히트작이 나오기 전까지 한동안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라인게임즈는 콘솔 어드벤처 게임 '베리드 스타즈'와 RPG '창세기전 신작'을 장기간 개발 중이며, 시프트업은 '프로젝트 이브'라는 콘솔 신작을, 넥슨은 콘솔을 포함한 글로벌 공략 멀티 플랫폼 신작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를 만드는 등 어려운 콘솔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올리기 위해 노력 중이다.

 

 

 

2019 대한민국 게임백서, 국내에서 생각하는 것과 달리 글로벌로 보면 콘솔 시장은 엄청 큰 시장 중 하나 

이동수 / ssrw@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국내최고의 스마트폰 커뮤니티 팬사이트

알립니다

창간 20주년 퀴즈 이벤트 당첨자

창간 20주년 축전 이벤트 당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