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170억원 투입 게임디톡스 논문, 알고보니 '엉터리'

'게임 디톡스 사업' 정책 토론회
2019년 12월 02일 21시 55분 44초

2일, 국회에서 열린 '세금도 털리고 어이도 털리는 게임 디톡스 사업' 정책 토론회에서 보건복지부가 최근 마무리한 인터넷-게임중독 정신건강기술개발사업 관련 결과보고서에 대해 날선 비판이 오갔다.

 

게임질병코드 도입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 위원회(이하 공대위, 위원장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산하 게임스파르타와 대한민국 게임포럼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이동섭 간사가 개최한 이번 토론회는 '인터넷 게임 중독 단계별 맞춤형 예방 및 치료방법 개발 예비연구'등에 대한 결과보고서를 분석하여 게임 디톡스 사업의 문제점에 대해 토론했다.

 

이 사업은 2015년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대진 교수가 주축이 되어 시작된 사업으로 당시 그는 사업총괄책임자 겸 범부처 연구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임된 바 있다. '인터넷-게임 디톡스 사업'으로 명명된 이 사업은 1차년도 10억원, 2차년도 40억원 등 5년간 총 17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고 발표되었다.

 

이 사업은 발표 당시에도 게임이 중독물질이라는 인식을 퍼뜨리는 불공정한 사업이며, 혈세 낭비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공대위 위정현 위원장은 "신의진 당시 새누리당 의원의 4대중독법, 손인춘 의원의 기금징수법에 이은 박근혜 정권의 적폐사업"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도 이 사업은 중단되지 않고 지속됐다"고 말했다.

 


 

먼저 스파르타 길드장 김정태 동양대 교수는 '영유아에서의 스마트기기 및 영상물 노출에 대한 체계적 문헌고찰', '영유아 스마트폰 과다 노출 위험요인 분석'과 같이 복지부 논문 대부분이 게임이 아닌 인터넷과 스마트폰 중독에 관한 연구를 게임 중독의 근거로 쓰인다며 지적했다. 김 교수는 "게임중독에 관한 직접 근거는 부족하고, 대부분 인터넷스마트폰 관련 연구를 게임중독에 끼워 맞췄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 분석 결과, 1세부 과제에서는 게임 관련 논문이 7건 중 6건으로 준수한 비율이었으나, 2세부 과제에서는 총 9건 논문 중 게임 관련 3건, 3세부 과제에서는 논문 5편이 나왔으나 게임 관련 논문은 0건이었다. 비게임관련 논문들은 대부분 게임이 빠진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중독 관련 논문으로, 연구 과제와 맞지 않는 셈이다.

 

게임중독 전문가 양성을 위한 연구인 ‘인터넷게임중독 예방, 치료 및 사후관리 체계 관련 인력양성과 기술지원방안 개발 및 구축’ 사업 역시 게임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을 보면 게임과 관련 없는 알코올이나 약물, 휴대전화, SNS 중독 연구원과 교수들로 이루어져 있고, 실제로 1세부 연구에서 게임 관련 논문은 단 한 건도 없었고, 2세부 연구에서도 총 6개 논문 중 게임 관련 논문은 단 한 건이었다.

 

5억 원이 투입 된 ‘인터넷게임중독 단계별 맞춤형 예방 및 치료방법 개발 예비연구’는 항우울제/금연치료제로 쓰이는 브루포피온을 6주 투약해 인터넷게임 사용시간이 줄어들고 게임갈망이 호전됐다는 결과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게임이 아니라 어떤 행위에 써도 같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김 교수는 "21.5억 원이 들어간 코호트 연구에는 게임중독 논문 1편당 연구비 2억 3,800만 원가량이 들어갔고, 다른 연구 역시 편당 1억 원이 들어갔다"며 "보통 논문에 편당 200만 원 연구비가 들어간 것과 비교하면 '황제논문'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터넷-게임 디톡스 관련 보고서에 대한 감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정태 동양대학교 교수(좌) 전석환 한국게임개발자협회 실장(우)

 

전석환 한국게임개발자협회 실장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연대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진행한 ‘중독위험요인 및 공존질환 연구’에 대해 "개발자 시각으로만 봐도 보고서는 인터넷 중독과 게임중독 뜻을 혼용해 사용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 연구는 시작 부분에서 2013년 행정안전부 인터넷중독실태조사 결과를 인용해 청소년 게임중독 유명률이 11.7%며, 조선일보 기사를 인용해 이로 인한 사회적 손실 비용이 5조 4,570억 원이라고 설명한다”라며, “그러나 이들이 인용한 실태조사 결과는 게임이 아닌 인터넷중독 관련 문서 중에서 가장 유병률이 높은 자료며, 조선일보 기사 역시 중독포럼에서 보도자료로 낸 자료를 재인용해 언론기사인 것처럼 재포장한 것”이라고 밝혔다.

 

11.7%라는 2013년 인터넷중독실태조사 결과는 1996년 나온 IAT(인터넷 중독 테스트)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게임중독 치료지침서 개발 위원 중 한 명은 2014년 직접 유병률 신뢰도가 낮고 진단 기준이 아닌 선별 기준에 불과하다는 것을 SCI급 논문 게재를 통해 밝힌 바 있다. 전 실장은 "여러모로 문제가 많은 사업보고서를 기반으로 보건복지부는 게임중독 웨어러블 기기나 예방백신을 개발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중앙대학교 게임 경영전략 연구소의 강태구 박사는 2013년 보건복지부 지원으로 개발된 인터넷 게임중독 선별 도구 IGUESS 타당성에 대한 분석 발표를 진행했다. 강 박사는 중앙대 경영학 전공 대학생 193명을 대상으로 IGUESS 기준 게임중독 여부를 조사했더니 21.2%가 게임중독인 것으로 조사됐다며 "데이터만 보면 중앙대 경영학과 학생 1/4 가량이 학업을 지속하기 힘든 게임중독자"라고 전했다.

 

위정현 공대위 대표는 이 결과에 대해 "IGUESS가 게임중독 판단 척도로서 신뢰성이 깨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척도의 자의성에 대해 충격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위정현 게임 공대위 대표(좌) 이동섭 의원(우)

 

위 대표는 "이번 디톡스 사업 결과를 보면 세 가지 문제가 발견 된다. 첫 번째는 인터넷중독과 게임중독의 개념 혼용, 두 번째는 IGUESS 척도의 신뢰도 문제, 세 번째는 수없이 반복되는 자기모순과 자가당착 문제이다"라며 "두 부처는 디톡스 사업의 기획, 선정, 사업 과정, 예산집행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고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 또한 과기부가 발주한 김대진 교수 주도 디톡스 연구사업 결과도 조속히 공개해 연구윤리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토론회를 마련한 이동섭 의원 역시 "형편없는 수준의 논문과 보고서가 21세기에 쓰여졌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연구를 통해 결론을 도출해야지, 결과를 내놓고 과정을 짜 맞추는 걸 보고서 기가 막혔다"고 비판하고, "앞으로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 부처와 함께 대책회의를 해 게임이 진정 4차산업의 중심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성태 / mediatec@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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