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게임업계, 이유 있는 커밍아웃

게임 이용자 성비 변화, 업계도 바뀐다
2019년 11월 28일 17시 49분 29초

국내 게임 시장은 물론, 업계에도 여성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여성향 게임 시장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게임 내 여성 이용자도 증가하고 있어 향후 업계 안팎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국내 게임 시장에는 '여성향'의 바람이 일고 있다. 그 동안 중소규모 개발사에서 종종 선보여 왔던 '여성향' 게임들이 최근 메이저 게임사에서도 출시되고 있는 것이다.

 

컴투스의 자회사 데이세븐이 개발한 여성향 스토리 게임 '워너비 챌린지'는 4인 4색의 매력적인 '도깨비' 캐릭터들과의 SNS스타 도전과 연애기를 한국적인 콘셉트로 구성한 로맨스 스토리 게임으로, 매력적인 일러스트와 캐릭터로 많은 여성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참고로 데이세븐은 여성향 스토리 게임에서 두각을 드러낸 바 있다. 이 회사의 전작 '일진에게 찍혔을 때'는 웹드라마로 재탄생되어 누적 조회수 5천 만 건 이상을 기록할 정도로 많은 인기를 얻었으며, 특히 탄탄한 스토리로 호평을 받았다.

 

또 NHN은 최근 여성향 캐릭터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 '애프터라이프'를 출시했다. 이용자는 사신이라 불리는 20명의 캐릭터들의 매니저 역할을 수행하게 되며 이 사신들을 도와 구천을 떠돌아다니는 원혼들을 정화시켜 소원을 이루게 되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이 게임은 특히 지난 10월 23일부터 시작한 사전예약이 3주 만에 30만명을 돌파하면서 그간 비주류로 평가되어 왔던 ‘여성향 육성 시뮬레이션’ 장르의 수요를 입증한 바 있다.

 

지난 6월 출시 된 넷마블의 'BTS월드' 역시 이용자가 직접 매니저가 되어 방탄소년단을 글로벌 아티스트로 성장시키는 '여성향' 게임으로, 문자 메시지, SNS, 음성 및 영상 통화 등 멤버들과 1:1로 교감할 수 있는 '교감 콘텐츠'가 많은 인기를 얻었다.

 

또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넷마블 몬스터에서는 BTS를 소재로 한 신작 모바일 게임도 준비 중이다. 특히 기획자 모집 공고에서 '여성향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야 한다'고 명시해 향후 게임의 방향을 가늠케했다.

 


 

이러한 상황은 국내 게임 시장의 이용자 성별 구성이 과거와는 확실히 달라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모바일 게임 시장이 커지면서 게임을 즐기는 여성이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모바일인덱스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10월 전체 모바일 게임 사용자의 성비는 남성 50.3%, 여성 49.7%로 나타났다. 또 연령별로는 선호하는 게임 장르가 다르지만, 같은 연령대에서는 성별과 무관하게 동일한 장르의 게임을 선호하고 있어 성별에 따라 좋아하는 게임 장르가 다를 것이라는 고정관념 또한 뒤엎는 결과가 나왔다. 여자든 남자든 인기 있는 게임은 모두 같이 즐긴다는 것이다.

 

여성 이용자의 증가는 모바일 게임 시장에 국한되지 않았다. 모바일 게임으로 게임을 접하게 된 여성 이용자들은 온라인 게임으로도 진출했고, 이와 함께 온라인 상에 페미니즘 바람이 불면서 성별에 따른 갈등도 대두됐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메갈 논란'이다. 넥슨의 '클로저스'에서 처음 불거진 '메갈 논란'은 이후 다른 게임들에도 영향을 주기 시작했고 '데스티니차일드' 등의 게임에도 같은 논란이 발생했다.

 

가장 시초가 된 '클로저스'의 경우, 신규 캐릭터 '티나'의 성우를 맡은 김자연씨가 자신의 SNS에 메갈리아 후원 티셔츠를 입은 사진을 공개, 해당 게임 이용자들의 거센 반발에 결국 교체됐으며 이러한 소식에 넥슨 앞에서는 여성단체 회원들이 시위를 벌이기까지 했다.

 

이 사태를 기점으로 게임 이용자들은 일러스트레이터나 성우들을 중심으로 '메갈리아'에 동조하는지 여부를 샅샅이 조사하기 시작했으며, 동조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 해당 게임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일례로 '데스티니차일드' 역시 일러스트레이터 중 1명이 '메갈'로 확인 되면서 불매운동이 시작됐고 출시 후 탄탄대로를 달리던 게임이 이를 계기로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다.

 

이후 '메갈'로 확인 된 일러스트레이터가 그린 일러스트는 삭제되기 시작했으나, 이를 두고 우려의 시선도 이어졌다. 다소 남성 중심의 결정으로 오히려 논란을 키웠다는 것이다. 게임회사들로서는 남성 중심의 게임 시장에서 어떻게든 '메갈'의 흔적을 지울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남성 이용자의 반발을 그대로 수용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평이다.

 


데스티니차일드, 클로저스, 파이널판타지 14

 

게임 이용자의 성비 변화는 업계에도 반영되고 있다. 여성 이용자의 증가는 자연스레 여성 개발자들의 증가로 이어지고 있으며, 영향력도 강화되고 있다. IT/게임업계에 종사하는 여성들을 위한 네트워크 파티는 물론, 조직내 여성 참여 그룹의 발족도 이루어지고 있다.

 

유니티 코리아는 지난 2017년, 게임 및 IT업계 여성의 네트워킹 이벤트 ‘우먼 인 게이밍’(Women In Gaming) 행사를 개최하면서 게임 및 IT업계 여성 종사자의 고충과 의견, 정보를 나누고 네트워킹의 기회를 제공했다. 당시 유니티 코리아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행사 참가 신청을 받은 결과, 6일 만에 신청이 조기 마감되는 등 큰 관심을 받았고 2018년에는 게임과 IT, 건축, 엔지니어링, 영화 등 다양한 크리에이팅 업계에 종사하는 여성들을 위한 '우먼 크리에이터스' 행사를 성황리 진행했다.

 


EA코리아의 우먼스 얼티밋 팀(WUT)

 

일렉트로닉 아츠 코리아(EA코리아)는 지난 14일 조직 내 여성 참여 그룹인 '우먼스 얼티밋 팀(WUT)'을 발족했다. WUT는 여성 직원을 주축으로 한 국내 최초의 직원 참여 그룹으로, 여성 직원에게 주도적 역할을 적극적으로 부여하고 더 협력, 소통하기 위해 개설됐다. 참고로 WUT는 전 세계 EA 사업장 24개 지역에서 총 1,300여 명의 임직원이 소속되어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한 업계 전문가는 "남성 위주의 시장이었던 게임 시장이 여성의 참여로 달라지고 있는 것이 전 세계적인 추세"라며 "국내 업체들도 이러한 변화를 빠르게 감지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과거의 게임 시장을 생각하면 미래 게임 시장에서는 낙오되고 말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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