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최대 스캔들 카나비 사건, 청와대까지 갔다

청와대 청원 20만 명 돌파
2019년 11월 27일 19시 38분 00초

e스포츠계가 프로 선수의 불공정 계약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스틸에잇의 LoL 프로팀 그리핀에서 활동중인 '카나비' 서진혁 선수를 둘러싼 '노예계약' 사태로 인해서다.

 

서진혁 선수의 피해 사실은 김대호 전 그리핀 감독의 폭로를 통해서 드러났다. 지난 시즌까지 그리핀을 맡았던 김 전 감독은 지난 10월 16일, 개인방송을 통해 그리핀과 중국의 징동게이밍(JDG)이 서진혁 선수의 이적을 추진하면서 4년 이상의 장기계약을 강요했다고 밝혔다. 8억 3천 만원에 이르는 거액 이적료를 받는 조건에서다.

 

이 과정에서 조규남 전 그리핀 대표는 '장기계약을 거부할시 JDG와의 사전접촉을 문제 삼겠다'고 협박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라이엇 게임즈와 한국e스포츠협회가 'LCK 운영위원회'를 통해 조사에 나선 결과 김 전 감독의 주장이 사실로 드러나 팬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참고로 라이엇 게임즈는 3년이 넘는 선수 계약을 금지하고 있다.

 


 

LCK 운영위원회는 그리핀 조 전 대표에 무기한 출전 정지 처분을 내렸고 그리핀에는 벌금 1억원을 부과했다. 또 그리핀 측이 서진혁 선수를 FA로 풀고 조 전 대표가 사퇴하면서 사태가 가라앉나 싶었지만, 이 과정에서 LCK 운영위원회가 김 전 감독에게도 조 전 대표와 같은 수위의 처분을 내리면서 '보복성 징계' 논란이 일었고, 여기에 불공정 계약서가 공개되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해당 계약서에는 선수가 30일 이상 입원할 경우, 선수의 기량이 떨어질 경우 계약 해지가 가능하다고 되어 있었으며, 연락이 두절되면 팀은 선수와의 계약을 해지하고 5천 만원과 그 동안 지급한 금액 모두를 청구할 수 있다는 조항도 포함되어 충격을 안겼다. 전문 변호사들 역시 이 계약서에 대해 "이게 말이 되나, 이건 족쇄 계약이다"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결국 그리핀을 운영하고 있는 구단 스틸에잇은 25일, 잘못을 인정하고 계약서를 모두 파기하기로 했다. 스틸에잇은 "잘못된 관행으로 맺은 계약서를 모두 파기하고, 그리핀 선수들과 불공정한 내용을 바로잡은 새 계약서를 체결하겠다"며 "잘못된 부분은 적극 개선해 선수를 위한 회사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FA를 요구한 선수들은 의사를 존중해 FA로 공시하겠다고 밝혔고, 이에 따라 '도란' 최현준, '쵸비' 정지훈, '리헨즈' 손시우 세 선수가 FA 신분으로 풀리게 됐다. 이 들은 스토브리그 기간 동안 새로운 팀과 계약해 선수 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다. 

 

사태는 이제 e스포츠 전반으로 퍼져나가는 양상이다. 스틸에잇이 사과문에서 이번 계약이 '관행'이라고 표현했기 때문이다. LCK에 속한 다른 팀들은 스틸에잇이 '관행'이라는 말을 쓴데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지만, LCK 리그 자체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모든 계약서를 전수조사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하태경 의원은 이번 카나비 사건을 과거 아이돌 노예 계약 사건과 유사하다고 강조하면서, 당시에 아이돌 계약 전수조사를 통해 '표준 계약서'가 탄생했고 e스포츠도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e스포츠 관계자 역시 "이번 사건으로 e스포츠계에도 불공정 계약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특히 젊은 팬들의 충격이 더욱 크다"며 "지금 시점에서는 신뢰 회복이 가장 중요하다. 전수 조사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사태와 관련한 청와대 국민청원은 게시 된 지 일주일만인 27일, 오늘 참여인원 20만 명을 돌파하면서 답변 대기 상태로 전환됐다. 해당 청원 게시자는 LCK 운영위원회의 이번 사태에 대한 조사가 부실하고, 특히 김 전 감독의 징계는 내부고발자에 대한 보복성 징계로 보여진다며 LCK 운영위 및 조 전 대표, 김 전 감독(현 DRX 감독)에 대한 재조사를 해줄 것을 당부했다.

 

참고로 김 전 감독의 징계사유는 폭언과 폭력인데, 피해를 입었다는 선수 측의 주장만 있고, 구체적인 자료가 공개되지 않아 의혹을 사고 있다. 또 이를 반박하는 전현직 선수들도 존재하고 김 전 감독 본인도 개인방송을 통해 "나는 선수들에게 욕을 절대 하지 않는다. 욕을 하면 신뢰를 잃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적극 해명하면서 진상 규명이 필요한 상황이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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