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용자의 뇌, '머리 좋은 사람 뇌'와 같아

서울대 의대 이경민 교수
2019년 07월 25일 14시 00분 58초

'게임 중독자의 뇌는 마약 중독자의 뇌와 같다', '게임이 우리 아이의 뇌를 망가뜨린다'는 주장은 누구나 한 번 쯤 들어봤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과는 매우 상반되는 주장이 나왔다. 게임이 뇌 발달에 좋다는 것이다.

 

한국게임미디어협회(KGMA)와 한국게임기자클럽(KGRC)은 24일, 서울 역삼동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엔스페이스에서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인지과학전공의 이경민 교수를 초청하여 게임 질병코드 관련 토론회를 진행했다. 

 


 

이날 이 교수는 먼저 일반적으로 쓰이는 '중독', '과몰입'이 게임과는 맞지 않다며 이러한 단어들이 각자의 진영에서 자신들의 주장을 강화하기 위한 '프레이밍 이펙트'로 쓰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교수는 "중독이라 하면 백해무익과 연결되고, 이는 마약이나 담배, 도박 같이 '나쁜 것'이라는 의미가 부여된다"며 "이를 완화하기 위해 '과몰입'이라는 단어를 쓰고 있지만 이 또한 좋은 단어는 아니다. '과용'이 맞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교수는 '게임은 뇌를 망가뜨린다'고 주장하는 쪽에서 심심찮게 예로 드는 '도파민 분비'에 대해 "분비 여부가 아니라 분비량에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밥을 먹거나 연애를 할 때도 나오는게 도파민이다. 정말 중요한 건 이 도파민이 어떤 상황에서 나오고 어떤 역할을 하는지다"라며 "도파민은 학습비전이 생길 때 분비된다. 평소 하지 않던 것을 하거나 필요한 행동을 더 하도록 하기 위해서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1998년 네이처지에 소개된 논문에 따르면 도파민은 음식을 먹을 때 50%, 성행위 시에는 100% 정도가 증가하며, 코카인은 350%, 각성제는 1200% 가량 도파민 분비가 촉진된다. 게임 플레이 시에는 약 30~50%가 많아지기에 다른 사례에 비하면 정상 범주에 속하는 셈이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인지과학전공의 이경민 교수

 

또 이 교수는 마약 중독자들과 게임이용자들의 뇌 변화는 상이한 결과를 보여준다며 게임 이용자들의 뇌는 작업기억, 능력이 좋아지면서 '머리가 좋은 사람들'에게서 주로 보이는 변화가 게임 이용자들의 뇌에서도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교수는 "이러한 예를 든 것은 게임을 하면 인지 기능이 좋아진다는 이야기를 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게임을 할 때 뇌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신체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다면적으로 봐야 더 생산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교수는 게임을 통해 다양하고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고, 경험 반복을 통해 인지 효율성이 증진된다는 것, 그리고 실제 경험에서 위험을 통제한 학습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것 등 게임의 세 가지 유용성을 소개했다. 특히 "새로운 경험을 통한 도파민의 분비와 반복적인 분비는 서로를 강화시키고 뇌 속에 길을 만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좋은 게임’이 등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기능성게임을 만들라는게 아니라 실생활에서 겪을 수 없는 것을 게임을 통해 겪을 수 있도록 게임 내에 이러한 요소를 만들어야 한다. 또 이게 재미의 근본일 수 있다"고 말하고, “다만 뇌인지 발달을 왜곡하는 단기적 보상 위주의 게임보다, 풍부한 콘텐츠를 가지며 작품성이 뛰어난 게임들을 많이 개발해야한다”고 지적했다.​ 

김성태 / mediatec@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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