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매각 철회 후 어떻게 될까?

김정주 대표, 입지 흔들려
2019년 07월 10일 16시 49분 49초

올해 상반기 가장 큰 이슈였던 넥슨 매각이 공식적으로 철회됐다. 김정주 대표가 매각주관사를 통해 넷마블, 카카오, 사모펀드 등 본입찰 참가측에 매각 철회 의사를 전한 것.

 

김정주 대표는 지난 1월 초, 자신과 부인이 보유한 넥슨지주회사 NXC 지분 전량인 96.64%를 매물로 내놓았다. 김 대표는 당시 공식 입장을 통해 "회사의 성장을 위한 최선의 방안은 무엇인지, 저의 역할은 어떠해야 하는지 늘 고민해왔다"며 "넥슨을 세계에서 더욱 경쟁력 있는 회사로 만드는데 뒷받침이 되는 여러 방안을 놓고 숙고 중"이라고 전한 바 있다.

 

그러나 매각은 난항을 겪었다. 첫 본입찰은 4월 중순이었으나 수차례 연기됐다. 당시 예상 인수 금액은 15조원, 많게는 20조원으로 워낙 큰데다 중국 '던전앤파이터'가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넥슨의 향후 성장 전망이 뚜렷한 상황이 아니어서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매우 신중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넷마블, 카카오, MBK파트너스, 베인캐피털 등이 본입찰에 참가했으나 정작 김 대표와 협상이 잘 안되면서 결국 매각이 중단됐다. 특히 넷마블이 매력적인 가격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김 대표는 처음부터 다국적 콘텐츠기업이나 텐센트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는 후문이다.

 


 

우여곡절 끝에 매각은 철회됐지만, 넥슨은 상처를 얻었다. 매각 진행 과정에서 내외부적으로 넥슨에 대한 가치 평가가 진행됐고, '중국 던전앤파이터 밖에 없다'는 문제만 부각됐다. 이 때문에 개발 부서는 물론 자회사의 주가가 크게 흔들리는 등 좋지 않은 영향이 있었고, 성장동력에 타격을 입었다.

 

무엇보다 김 대표의 리더쉽이 흔들린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진경준 사건과 이번 매각 건으로 사회적 입지가 더욱 좁아진 것은 물론, 한 번 매각카드를 꺼낸 이상 향후에도 언제든지 매각을 진행 할 수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넥슨에 직접적인 타격은 없을 전망이다. 비교적 유연한 회사 구조상 조직이 흔들리는 일은 거의 없었고, 특히 올해부터 '카트라이더', '바람의나라', '크레이지아케이드' 등 넥슨 고유 IP의 위력이 다시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넥슨 내부에서도 희망적인 분위기가 보이고 있다. 넥슨의 한 중견 간부는 "그 동안 매각이슈 때문에 사업을 추진하지 못했는데 매각에 대한 불확실성 제거로 다시 사업을 추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전했다.

 

매각 이슈가 있던 동안 넥슨 내부에서도 예정되었던 것 외에는 새로운 사업을 전개하려고 해도 쉽사리 할 수 없었던 분위기가 있었지만, 이제는 전략적 판단과 움직임이 필요한 시기라고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견 간부들도 최근부터 외부 일정 및 미팅을 가지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도 매각 과정에서의 영향으로 정체기를 맞겠지만, 다시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매각 이슈로 인해 성장동력에 타격을 입으면서 향후 2-3년간은 큰 성장은 없을 것"이라며 "그러나 그 기간을 잘 극복하면 재도약 할 수 있는 기회는 충분하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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