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서 더 고민인 넷마블

매출 게임 대부분 외부IP 의존
2019년 07월 02일 14시 27분 26초


 

최근 BTS 월드와 더킹오브파이터즈 올스타 등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는 넷마블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매출대비 영업이익 비율이 낮은 현재의 체질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넷마블은 지난 1분기에 매출 4776억, 영업이익 339억을 기록했다. 매출대비 영업이익률은 7%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넥슨의 매출대비 영업이익률은 56%이고 엔씨소프트는 22%를 보였다. 중국 '던전앤파이터'로 높은 영업이익률을 보이는 넥슨을 차치하고서라도 엔씨소프트와 3배 차이가 나는 것이다.

 

참고로 3N 중 상대적으로 몸집이 비슷한 엔씨소프트와는 시가총액에서도 차이가 난다. 지난 1분기 매출을 살펴보면 넷마블은 4776억 원, 엔씨소프트는 3588억 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현재 시가총액은 넷마블이 8조 7천억 원, 엔씨소프트가 10조 1천억 원으로 2조 가량 차이가 나고 있다.

 

넷마블의 영업이익률은 3N 중 최하위를 차지하고 있다. 2014년 8월 CJ E&M 게임사업부문에서 분할된 이후부터 영업이익률 20%대를 보여왔다. 2016년 1분기부터 3분기까지는 20% 이하로 떨어졌으나 4분기에 25%로 회복했으며 다시 20%대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2017년 4분기부터 15% 아래로 계속 떨어지더니 급기야 2018년 4분기에는 8%, 2019년 1분기에는 7%를 찍었다.

 


 

넷마블의 이토록 낮은 영업이익률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는 것은 라이센스비. 현재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 상위권에 올라온 넷마블의 게임은 총 13종으로 이 중 라이센스비를 지불하는 게임이 8종에 이른다. 특히 TOP5에 오른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 리니지2 레볼루션, 더 킹 오브 파이터즈 올스타, 일곱개의 대죄: 그랜드크로스, BTS 월드 전부가 라이센스비를 내야하는 게임으로, 플랫폼홀더인 애플이나 구글에 수수료 30%를 지불하고 나면 남는게 거의 없다는 것이다.

 

넷마블의 지금과 같은 상황은 'WWE' 시리즈와 '세인츠로우', '컴퍼니오브히어로즈', '워해머' 시리즈 등으로 유명한 THQ의 사례를 연상케 하고 있다. 2010년 세계 5대 게임사로 꼽혔을 만큼 '잘나가던' THQ는 2014년 파산에 이르렀다. 무리한 투자와 라이센스 비용 때문이었다.

 

THQ는 초기부터 디즈니, 픽사 등 영화나 애니메이션 등의 라이센스 게임들을 개발하며 성장한 회사였지만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이후 라이센스 소유주와 사이가 벌어지면서 매출이 급감하기 시작했다. 특히 디즈니-픽사와는 기간 계약이 있었기 때문에 가족용 게임 부문을 해체한 이후에도 계속해서 라이센스비를 지불해야만 했다. 이런 상황에 THQ에서 내놓은 새로운 게임 콘트롤러 'uDraw'가 THQ를 파산으로 밀어넣었던 것이다.

 


영화를 기반으로 제작 된 THQ 게임들

 

넷마블의 행보는 THQ의 성장기와 유사하다. 2018년 2월, 4번째 NTP에서 발표 된 신작 라인업 20종을 살펴보면 이미 출시 된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 '킹오브파이터즈 올스타', '일곱개의 대죄' 외에도 '해리포터', '매직더개더링M', '요괴워치 메달워즈' 등 유명 IP를 활용한 게임들이 대거 등장한다.

 

물론 자체 개발작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세븐나이츠, 모두의마블, 몬스터길들이기 같은 자체 IP들도 보유하고 있지만, 문제는 이러한 게임들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10%에 불과하다는 것. 지난 NTP 당시 방준혁 의장은 이러한 상황을 의식한 듯 "플랫폼 확장, 자체 IP 육성, AI 게임, 신장르 개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지만 17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이와 관련 된 성과는 아직 아쉬운 수준이다.

 

지난해 결성한 AI 전담 조직인 NARC는 이제 막 15건의 특허 등록을 완료했고, 인력 충원과 새로운 AI 연구소 개설 등 투자가 계속되어야 하는 상황이다. '나이츠크로니클', '아이언쓰론' 같이 2018년 출시 된 자체 IP 게임들은 이렇다 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항간에는 방 의장이 '몸집 부풀리기에만 여념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방 의장은 2번째 NTP 당시 "내년(2017년)에는 2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TOP5에 진입하려면 오는 2020년까지 5조원을 달성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한 업계 전문가는 "당시 방 의장의 목표는 글로벌 회사가 되는 것이었고, 이는 결국 최근 해외 매출 비중이 70%가 넘으면서 입증했다"며 "새로이 시작한 AI 부문에서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지만, 그만큼 더 투자가 필요하다. 이제는 해외 시장 공략을 이유로 유명 IP를 활용하는 것이 과연 넷마블에게 독이 될지, 득이 될지 고려해봐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김성태 / mediatec@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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