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게임산업과 거리두기 시작?

'게임=질병' 본격 논의에 신중한 태도
2019년 05월 29일 16시 21분 36초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을 결정한 이후 정치권에서 게임산업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28일, 29일 연달아 국회의원회관에서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를 반대하는 토론회가 개최되었지만 국회의원이나 보좌진들은 찾아 볼 수가 없었던 것.

 

28일에는 자유한국당 김성원 의원이 주최하고 한국게임법과정책학회, 한국게임산업협회 주관, 문화체육관광부 후원으로 'WHO의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에 따른 긴급토론회'가 열렸으나 주최 측 관계자는 참석하지 않았다. 

 


 

또 29일에는 게임 질병코드 도입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 위원회의 출범식이 개최, 게임업계 출신이자 '親게임 인사'로 가장 먼저 거론되는 김병관 의원은 이날 참석할 계획이었으나 불참하겠다고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관 의원은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어느 여가활동이든 과하면 문제가 될 수 있고, 게임 역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며 "게임은 우리의 법과 제도가 인정하고 있는 문화콘텐츠이자, 다양한 예술장르와 4차 산업시대의 핵심기술이 결합되어 발전해온 미래의 유망산업임에도 권위 있는 국제기구에서 게임을 질병으로 분류한 결정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전한 바 있다.

 

이러한 와중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이자 성남분당갑 당협위원장인 자유한국당 윤종필 의원은 '게임중독은 질병!'이라는 현수막을 게시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국내 IT 산업의 중심지이자 대형 게임사들이 자리잡고 있는 판교를 비롯해 성남시 분당 일대에 게시한 것은 '게임업계를 우롱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마저 들기에 충분한 상황.

 

참고로 윤종필 의원은 게임 산업에 대한 적대적인 태도를 꾸준히 드러내왔다. 지난해 10월 30일 국정감사에서는 '강서구 PC방 살인사건'의 범인이 범행을 저지른 이유가 '게임 중독 때문'이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으며, 이번 질병코드 등재에 관해서는 "WHO의 결정을 환영한다"며 "WHO의 결정은 누구도 부정하기 어려운 게임 과몰입 폐해에 대한 책임을 강조한 것"이라고 논평한 바 있다.

 


(사진출처: 윤종필 의원 페이스북)

 

보건위 소속 의원이 논란을 일으킬 만큼 찬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반면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질병코드 등재에 대해 이렇다 할 만한 입장을 표명하고 있지 않다. 더군다나 정세균, 안민석(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 신동근(문화체육관광위원회 간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이동섭(문화체육관광위원회 간사) 바른미래당 국회의원은 27일 '불법 온라인 사행산업 근절을 위한 제도개선 포럼'을 개최하고 불법 온라인 도박을 근절하는데 뜻을 함께한다고 밝혔다. 

 

의원들이 이번 일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문화체육관광부와 보건복지부가 대립하는 가운데 국민 여론도 크게 엇갈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어느 쪽을 편든다면 다른 쪽 지지자들이 등 돌릴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특히 언론을 비롯해 질병코드 등재 반대 입장의 목소리가 제대로 표현되지 않고 있는 것도 의원들의 행동을 주저하게 만들고 있다.

 

일례로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질병코드 반대' 관련 청원은 5건에 불과하고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동의를 얻은 청원은 4,645명에 그치고 있는 수준. 참고로 국내 게임업계 종사자들은 10만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되어 있다.

 


 

한편 이번 사태에 관련해 문화체육관광부와 보건복지부가 첨예하게 맞서는 모습을 보이자 정부는 국무조정실에 민관 협의체를 구성할 것을 주문했다.

 

이낙연 총리는 28일 열린 총리실 간부회의에서 "국무조정실은 보건복지부와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계부처와 게임업계, 보건의료계, 법조계,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민관 협의체를 구성해 가장 합리적인 방안을 찾기 바란다"라고 지시하고 "그 기간 동안에도 관계부처는 게임산업 발전을 위한 다양한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지속적으로 시행하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우리는 몇 년에 걸쳐 각계가 참여하는 충분한 논의를 거쳐 건전한 게임이용 문화를 정착시키면서 게임산업을 발전시키는 지혜로운 해결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관계부처들은 향후 대응을 놓고 조정되지도 않은 의견을 말해 국민과 업계에 불안을 드려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사진출처: 이낙연 총리 페이스북)

김성태 / mediatec@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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