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건 PD, 할머니가 들려주신 마비노기 개발 전설

2019년 넥슨개발자컨퍼런스
2019년 04월 24일 20시 36분 21초

4월 24일 오후, NDC가 열리고 있는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B2층 국제회의장에서는 마비노기를 탄생시킨 데브캣 ‘김동건’ 프로듀서에 의해 ‘할머니가 들려주신 마비노기 개발 전설’이라는 주제로 뜨거운 강연이 진행되었다.

 

마비노기의 아버지라 불리는 김동건 프로듀서의 강연답게 강연장 내부는 방청을 희망하는 관람객들이 모두 들어오지 못할 정도의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했으며, 그러한 만큼이나 무엇을 배우는 자리라고 하기보다는 강연 제목처럼 누군가에게 듣는 옛날이야기라는 느낌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된 것이 특징이다.

 

 

 

김동건 프로듀서는 마비노기가 탄생하기 이전의 상황에서부터 이야기를 진행했다. 아마추어 게임 제작자로 시작해 대학 때 패키지 게임을 출시했던 경험, 남들보다 빠르게 인터넷을 접하며 온라인 게임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야기 등 초반의 이야기는 자신이 어떻게 온라인 게임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마비노기라는 게임을 만들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졌다.

 

그는 ‘사람들과 친해지고 싶지만 내성적인 사람들을 위한 게임을 만들어야겠다’는 목표를 가지게 되었다고 언급했다. 2001년 넥슨에 입사는 했으나 많은 기획안들이 반대에 부딪혀 실제 진행되지 못했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려고 해도 이에 대한 정보가 없어 신입이 기회를 잡을 수 없었다는 당시의 힘든 상황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동건 프로듀서는 마비노기라는 이름이 담긴, 조금 튀는 기획서를 제작해 드디어 마비노기 프로젝트가 통과되었다며 그간의 험난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한 반면 3D 기술도 없고 DB를 사용해 본 적도 없다 보니 게임 개발 자체가 상당히 막막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한 과정에서 당시 자신의 친구였던 ‘이현기(현 넥슨 드래곤 하운드 디렉터)’ 씨가 만든 3D엔진을 500만 원에 구입, 이를 이용해 초기 개발을 한 이야기도 곁들였다. 개발 과정에서 코드는 다시 작성했지만 덕분에 3D에 대한 기초가 없었던 팀이 빠르게 진도를 나갈 수 있었다고. 이와 함께 외국 잡지에도 마비노기에 대한 이야기가 언급되면서 개발을 그만둘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고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마비노기의 작업 진행에 있어 세일즈 포인트는 카툰랜더링이었고, 이에 대한 지식이 없었기 때문에 개발 당시 세가의 ‘젯 셋 라디오’를 참조하면서 작업했다고 한다. 그뿐 아니라 게임상의 라이팅 역시 단 하나만을 쓸 수 있어서 이 때문에 상당히 머리를 굴려 작업했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카툰랜더링이라는 자체가 상당히 단조로워 보일 수 있는 만큼 화면에 공간감을 주기 위해 블랙 아웃라인과 주광 방향으로 그라데이션을 깔아주는 기법을 사용하고 텍스쳐는 단순하게 하되, 배경 라이팅을 버텍스에 구워주었다는 이야기를 언급하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자체 개발한 3D 테크닉에 대한 문제들도 언급했는데, 낮은 버전의 다이렉트X(7.0버전)에서 개발되다 보니 하드웨어 진보를 따라가지 못하여 높은 하드웨어에서는 성능이 안 나오고, 낮은 하드웨어에서는 더 나쁘게 보이는 상황이 이어졌다고 고백했다. 그나마 이전 넥슨 게임들처럼 자체 파일 기반 DB를 사용한 것이 아니라 분리형 DB를 사용한 것은 상당히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또한 김동건 프로듀서는 마비노기의 게임 플레이에 울티마 온라인의 경험을 반영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단, 울티마 온라인의 불친절한 시스템은 배제하고, 다정한 게임을 만들고자 노력했다고 당시의 모습을 설명했는데, 덕분에 몬스터가 아닌 동물들과 아이들, 유저의 생일도 기억해 주는 나오 등 게임 내에 유저들이 다정하다고 생각될 만한 요소들을 많이 넣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게임 내 핵심 NPC인 나오의 역할도 변경되었는데, 처음에는 주인공과 함께 하는 요정과 같은 존재로 만들 생각이었지만 혹 유저들간의 커뮤니케이션에 방해를 주지 않을까 생각되어 동경과 안전함 같은 감정이 느껴지도록 실체화했다는 비사를 전해 주기도 했다.

 

이와 함께 마비노기의 ‘가위바위보’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도 곁들여졌다. 해당 시스템의 목적은 턴 방식의 전투를 벗어나려고 만든 것인데 유저들은 턴 제 전투로 인식해 마음이 아팠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마비노기의 가위바위보 전투는 수백 시간 플레이하는 온라인 게임에서는 피로함이 있다는 단점과 다 대 다수의 전투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어 게임의 스케일을 한정시킨다는 점을 직접 언급하는 모습도 보였다. 

 

스토리적인 측면에서는 자신이 컷 신을 넣는 것에 상당히 치중했다고 밝혔다. 스토리 및 그와 관련된 플레이 분량을 만드는 것에 생각보다 많은 비용이 발생, 덕분에 라이브 서비스를 진행하면서 스토리 업데이트를 중단한 이야기를 곁들이기도 했는데, 당시는 스토리의 소중함을 잘 모르다 보니 발생한 문제였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효율화를 꾀하면서 다른 방식으로 이어갔어야 하는 후회가 남는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딱딱함보다는 가벼운 느낌의 내용으로 강연이 진행되었다

 

또한 작곡과 연주는 MIDI 파일을 생성해 이루어졌는데, 당시 유저들이 합주를 할 것이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아 MIDI 채널 수 부족으로 합주시 음이 들리지 않는 등의 문제를 예상하지 못했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비주얼적인 측면에서는 아바타와의 일체감을 중요시하는 방향으로 개발이 진행되었다고 설명했다. 플레이어가 보는 것을 아바타가 보게 하고, 아바타가 보는 것을 플레이어가 자연스럽게 주목하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추었으며, 이로 인해 아바타가 과장된 포즈를 하지 않도록 상당히 신경을 썼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대부분의 요소에서는 남녀, 일상과 비일상 등 상반되는 부분에 적절한 비율을 유지하도록 작업에 힘썼고, 실제 게임 캐릭터인 ‘로나’와 ‘판’을 이용한 최초의 TV 연재방송을(사실을 이야기하면 최초는 아니다. 2001년도에 이미 리니지 및 영웅문 등을 활용한 방송이 시리즈물로 만들어진 적이 있다) 한 추억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무작정 넥슨 사내에 뿌린 마비노기 홍보 메일이 마비노기 유저들이라면 익히 알고 있을 ‘에린워커’의 모태가 된 과정을 언급, 방청객들에게 큰 재미를 선사하는 모습도 보여주었다.

 

길고 긴 마비노기의 역사를 되짚어 보며 김동건 프로듀서가 마지막으로 언급한 내용은 런칭 이후에도 수많은 야근과 밤샘이 발생하면서 직원들이 하나둘씩 번아웃 상태에 빠졌고, 결국 라이브 서비스도 넥슨으로 이관됐다는 이야기였다. 덧붙여 마비노기 모바일의 개발은 마비노기를 미래로 전해주는 작업이라 평하며, ‘오늘 이러한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미래를 위해 과거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한국의 과거 게임들은 모두 사라졌거나 희미한 점으로 남아 있다며, 이런 게임들이 과거에서 미래로 선을 이어가는 상황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이야기의 끝을 맺었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파워포토 / 940,370 [04.25-10:08]

멋진 할머니(?)네요.. 게임 개발자 할머니 있음 좋을것 같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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