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면 준수한 '리니지 라이크'

[리뷰] 뱀피르 : 피의 계승자
2025년 09월 05일 14시 21분 12초

넷마블은 최근 공격적인 행보를 펼치고 있다. 올 해 3월 과거의 향수를 자극하는 ‘RF온라인 넥스트’를 출시하더니 8월에는 또 다른 기대작 ‘뱀피르 : 피의 계승자’를 통해 또 다른 인기 몰이를 진행 중에 있다.  

 

- ‘페이 투 윈’, ‘리니지 라이크’, 이제는 기본?

 

몇 년 전부터 이어져 오고 있는 MMORPG 장르의 ‘페이 투 윈’ 및 ‘리니지 라이크’ 화는 이제 사실상 대세가 되어 버린지 오래다. 근래는 물론이고 최근 발매되고 있는 게임들 거의 대부분이 이 틀을 따르고 있는 실정이며 BM 구조의 변화도 크게 없는 편이다. 

 

오히려 그간 과도한 리니지 라이크로 질타를 받았던 NC소프트가 이 틀을 벗어나려고 하는 노력을 하는 가운데 다른 제작사들은 리니지 라이크 형태를 그대로 따르고 있는 상황인데, 이는 사실상 리니지 라이크 만큼 수익을 내기 좋은 시스템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물론 제작사 입장에서는 수익이 필요하다. 그리고 ‘캐시’만 있다면 쉽게 강해질 수 있는 시스템에 익숙해진 이들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현재 대형 게임사들이 이러한 리니지 라이크 식의 게임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가 있다. 

 

통상적으로 하나의 게임을 개발하는 데는 막대한 제작비가 들어간다. 또한 게임 제작은 1,2년 만에 진행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결국 중소 제작사는 론칭한 게임이 실패했을 경우 자연스럽게 경쟁에서 도태되기 마련이다. 

 

이러한 상황은 대형 제작사라고 해도 다르지 않다. 모바일 게임의 호황을 거치며 대형 제작사들은 상대적으로 몸집이 커졌다. 연봉은 가파르게 상승했고 직원들도 폭발적으로 늘었다. 보다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지출은 더더욱 높아졌다. 과거처럼 적당히 수익을 내서는 기업들이 유지되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확실히 캐시를 벌어다 주는 리니지 라이크 게임이 주가 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이러한 부분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바로 최근의 NC소프트다. 근래 들어 리니지 라이크에 식상해진 이들이 늘어나며 매출이 감소하면서 NC소프트는 몸집을 줄이는 데 적극적인 상황이 됐다. 특히나 리니지 라이크와는 다른 형태의 ‘일반적인’ BM으로 넘어가기 시작한 상황이다 보니 더더욱 불필요하게 커진 몸집을 줄일 필요가 있었다.

 


 

결국 리니지 라이크는 현재 제작사들에게 가뭄의 단비 같은 존재이자, 필수불가결한 BM이 됐다. 물론 이러한 상황이 긍정적이라고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를 통해 다양한 게임들, 심지어 콘솔 등의 게임이 만들어질 수 있는 원동력이 나온다는 것이다. 

 

최근의 다른 장르나 플랫폼의 게임들 역시 인플레이션 상황이 된 것은 동일하다. 게임 하나의 가격이 적게는 6만원에서 10만원 정도가 된 지 오래다. 여기에 거의 모든 게임들이 DLC라는 희대의 기술을 통해 추가적인 지출을 요구한다. 

 

심지어 발매 당시부터 일반판과 디럭스판 등 별도의 구분을 두어 발매되는 경우도 많다. 당연히 비싼 제품이 더 할 수 있는 것이 많다. 사실상 이러한 지출에 대한 차별은 다른 곳에서도 진행되고 있다는 말이다. 

 

만약 국내 제작사들이 리니지 라이크 게임을 만들지 않는다면 과연 좋은 세상이 올까. 그렇지는 않다. 이를 통해 게임 출시가 확연하게 줄어드는 양적인 감소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 

 

또한 리니지 라이크를 즐기는 국내 유저들의 수요는 모두 중국산 게임이 대체하게 된다. 수요가 0이 아닌 상황에서 오히려 중국 제작사들만 돈을 벌게 되는 것이다. 


- 한달도 안되어 영웅 변신을 공짜로 준다고?

 

사실상 다른 형태로 메타가 변하지 않는 이상 현재의 ‘리니지 라이크’ 중심의 MMORPG 시장은 변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 적어도 과거처럼 정액제 중심의 게임들이 판치는 세상은 도래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그렇다 보니 제작사들도 BM에 관한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덕분에 이전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일명 쌍영웅 세팅을 할 수 있게 됐고 상대적으로 핵과금 유저와 일반 유저, 그리고 무과금 유저의 간극도 줄어들었다. 

 

리니지 라이크 게임이 가지는 장점도 있다. 상위 1% 핵과금 유저들의 지출로 인해 게임 대다수를 차지하는 무과금 및 소액 과금 유저들의 부담이 줄어들게 된다. 물론 이들과의 게임 내 차이는 극명하지만 적어도 지출을 크게 하지 않아도 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 긍정적인 부분이다. 

 

이처럼 서두에 리니지 라이크 식의 BM에 대한 이야기를 길게 꺼낸 것은 바로 뱀피르의 BM 방식이 상당히 독특하기 때문이다. 뱀피르는 분명 리니지 라이크 형태의 게임이 맞다. 그리고 기본적인 BM 또한 그 틀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차이가 있다면 일명 ‘무과금’ 및 소액 결제 유저들도 컨텐츠를 즐기는데 부담이 없을 정도로 다양한 장치들을 만들어 두었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리니지 라이크 게임들은 캐릭터나 탈것, 펫 등의 쌍영웅 조합이 플레이의 기본이 된다. 대부분의 게임 난이도 역시 이러한 쌍영웅 등급에 맞추어져 있고, 과금러의 기준 또한 쌍영웅이 중심이 된다. 

 

뱀피르 역시 이러한 기조는 동일하다. 다만 이 ‘쌍영웅’을 무과금 유저라도 모두 만들 수 있다는 것이 특징적이다. 

 

뱀피르는 미션을 통해 일종의 변신 폼인 ‘피의 형상’은 4주, 탈것은 8주간의 시간을 거쳐 습득할 수 있도록 했다. 말이 4주지 실제로는 출시 후 20일 정도면 피의 형상을 습득할 수 있는 조건이 된다. 

 

물론 미션을 수행해야 하는 만큼 실제로는 몇일 더 걸리겠지만 출시 후 한달이 훨씬 되지 않은 시간에 영웅 변신, 그리고 그 다음 달에는 영웅 탈것을 무상으로 제공한다는 자체가 엄청난 메리트다. 

 

당연히 초반부터 쌍영웅을 구입해 플레이 하는 유저들에 비해서는 성장 속도도 늦고 애로 사항도 있다. 하지만 이는 지극히 당연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콘솔 게임도 캐시를 사용하지 않으면 특정 캐릭터를 사용할 수 없는 일이 흔하고 심지어 온라인 플레이를 하는데도 돈이 들어가는 세상이다. 어느 게임도 지출을 하지 않으면 그만큼의 차이가 벌어진다. 단순히 조금 늦게 시작했다고 생각하면 된다. 

 

매주 최고 1000다이아의 상한 만큼 단기간의 사냥을 통해 다이아를 수급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물론 이렇듯 획득한 무료 다이아는 경매장에 사용할 수 없지만 게임을 플레이 하는데 이것 저것 활용되는 부분이 많기에 소과금 이하의 유저들에게 제법 도움이 된다. 

 

일각에서는 거래소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비판 여론이 있기도 하나 이는 당연한 것이다. 만약 거래소 사용이 가능해진다면 게임의 인플레이션 현상이 극도로 심해질 것이 뻔하며, 그 혜택은 수많은 작업장들이 가져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 실제 게임의 모습은

 

뱀파이어를 주 소재로 하여 제작된 이 게임은 기본적인 리니지 라이크 플레이 방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퀘스트를 통해 얻은 경험치가 성장의 메인이 되는 것이나 변신 및 탈 것 등의 등급과 장비가 강함의 척도가 되는 등 리니지 라이크 게임을 한 번이라도 즐겨 본 이들이라면 무리 없이 적응이 가능하다. 

 

여타의 리니지 라이크 게임에서 체감했던 요소들이 대부분 녹아 있다. 다만 뱀파이어를 소재로 했다는 것을 제외하면 다른 게임들과 확연히 구분되는 부분이 없다는 점은 조금 아쉽다. 물론 공짜 쌍영웅 시스템이 워낙 강렬한 요소지만 말이다. 

 


 


다양한 캐릭터 성장 요소들이 존재한다

 

게임에는 총 4개 클래스가 존재하며, 별도의 전직 시스템은 없다. 리니지 라이크 게임에서 탱커나 힐러의 필요성이 크게 없다는 점을 감안해서인지 모든 클래스가 공격에 특화되어 있다. 

 

게임적인 측면으로 본다면 이 게임은 아직 아쉬운 부분들이 제법 보인다. 다만 이러한 부분들은 뱀피르 만의 문제라기 보다는 정식 테스트 후 대부분의 게임에서 나오는 문제이기에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으로 생각된다. 아울러 던전의 하드 모드나 기타 편의 기능들의 추가들이 어느 정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다만 명중과 관련된 부분은 상당히 유저들의 애로사항이 많았고 그만큼 빠르게 수정이 이루어졌다. 현재는 다른 게임들과 비슷한 정도로 명중이 적용된 느낌이다. 

 

통상적으로 리니지 라이크 게임에서 명중은 매우 핵심적인 요소로 꼽힌다. 명중을 올려야 보다 높은 레벨의 몬스터를 사냥할 수 있기 때문이다. 

 

퀘스트 중간 중간 일종의 허들을 넣어 둔 것도 여타의 게임들과 비슷하다. 이러한 허들은 작업장 캐릭터들을 걸러 주면서 동시에 캐릭터의 성장에 따른 차이를 만들어 내는 역할을 하는데, 통상적으로 과금을 하는 유저들은 어느 정도 통과가 가능한 반면 그렇지 않은 유저들에게는 심한 압박으로 다가온다. 

 


 

뱀피르의 경우 게임 내에 성장 요소들이 상당히 많다 보니 상대적으로 다른 게임들에 비해 이러한 허들의 돌파가 조금 더 수월한 느낌이다. 

 

특히나 여타의 게임들이 일명 쌍영웅이 없으면 돌파하기 어렵거나 오랜 시간이 걸리는 허들이 존재하는데 반해 이 게임은 상대적으로 더 빠르게 쌍영웅을 무상으로 받을 수 있기에 그 부담도 적은 편이다.

 

- 넘치는 작업장, 그 대책은?

 

리니지 라이크 게임에서 가장 큰 적은 바로 작업장이다. 리니지 라이크 자체가 상당히 많은 돈이 오고 가는 게임이기도 하고 국내 대부분의 게임에 중국발 작업장들이 엄청난 숫자로 들어와 있는 상황이기에 작업장은 게임을 즐기는 이들에게 상당히 스트레스가 되는 상황이다. 

 

심지어 게임 내의 경제 체계를 무너트리고 게임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영향을 하기도 한다. 통상적으로 리니지 라이크 게임은 핵과금 유저와 일반 과금 유저, 그리고 소액 및 무과금 유저로 나뉘며 핵과금 유저가 아닌 이하의 유저들 중 일부는 일명 ‘쌀먹’ 유저라 불리는 게임 내 재화 팔이가 목적인 유저들로 구성된다. 

 

사실 이러한 구조는 리니지 라이크 게임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재화의 가치가 존재하는 온라인 기반의 게임은 모두 해당된다. 다만 리니지 라이크 게임의 경우 워낙 큰손 유저들이 많다 보니 이러한 구조가 더욱 두드러지는 것이다. 

 

여기에 작업장들은 게임 내 유저들의 플레이 기회를 없애는 역할을 한다. 특히 출시 후 얼마 지나지 않은 게임들은 수많은 작업장들로 인해 대기열이 걸리는 등의 폐해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 유저의 몇 배에 달하는 수로 인해 오히려 작업장 캐릭터가 없는 게임은 상대적으로 유저가 적은 한산한 게임으로 오해를 사기도 한다. 제작사 입장에서도 수만의 캐릭터가 가지는 트래픽과 더불어 이들이 지출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에 전혀 도움되지 않는 존재다. 

 


 

어쨌든 덕분에 리니지 라이크 게임들은 작업장과의 전면전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중에서도 뱀피르는 상당히 공격적인 행보를 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특히 뱀피르의 경우 45레벨을 만드는데 나름 강력한 허들이 존재하는데 작업장 캐릭터들의 성의 없는 스펙으로는 해당 퀘스트 클리어가 거의 불가능하다. 물론 반복 사냥을 통해 달성이 가능하기는 하나 상대적으로 45레벨 달성에 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해진다. 

 

45레벨이 중요한 이유는 경매장 판매가 가능한 레벨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본인 인증 절차를 통해 한번 더 작업장들을 걸러내고 있다.

 

채널링 시스템 또한 작업장들을 걸러내기 위한 장치다. 48레벨 이하 지역의 사냥터는 채널링 구조로 이루어져 있고, 유저들은 이러한 채널 중 임의의 채널로 배치된다. 

 

문제는 이러한 채널을 유저 임의로 바꿀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초반 사냥터에서 파티 등을 맺고 플레이 하는 이들에게 매우 불만족스러운 부분이지만 어차피 초반 사냥터에서 굳이 파티를 맺고 할 필요도 없고 굳이 같은 채널에서 플레이를 원한다면 반복 이동을 통해 같은 채널로 찾아 들어가면 된다. 

 

반면 수십개의 캐릭터를 동시에 조작하며 플레이 하는 작업장은 상당히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다. 캐릭터의 낮은 성장치를 다수의 다구리로 복구하는 스타일 상 모든 캐릭터가 모여 플레이를 해야 하는데 랜덤 채널로 배치되기에 캐릭터의 밀집도가 크게 떨어지고 수동으로 한 채널로 모으기에도 많은 시간이 필요해진다. 

 

이는 실제 플레이에서도 드러난다. 출시 후 빠르게 아이템 시세가 바닥을 치는 여타의 게임들과 달리 뱀피르는 그 속도가 훨씬 완만하다. 여기에 상당히 공격적으로 작업장 캐릭터들의 밴까지 진행하고 있어 초반 사냥터라고 해도 상당히 쾌적한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다. 

 

이 정도면 사실상 작업장과의 전투에서 완승을 거둔 분위기다. 특히 초반 지역 랜덤 채널링 시스템은 다른 게임에서 적극적으로 채용해도 좋을 만한 정도다.

 



- 아직 완벽하지는 않지만…

 

뱀피르는 아직까지 수정해야 할 부분도, 추가해야 할 편의 요소도 많다. 하지만 이는 여타의 게임들도 그러했다. 뱀피르만의 단점은 아니다. 

 

캐릭터 자체가 가지는 차별성이 다소 엷은 느낌은 있지만 과금에 대한 부담감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은 분명 큰 메리트다. 여기에 게임에서 가장 보기 싫은 존재인 작업장에 대한 대처도 효과적으로 이루어져 보다 쾌적한 플레이가 이루어진다. 

 

현재 뱀피르는 양대마켓 매출 1위를 기록하는 등 순항이 이어지고 있다. 최고라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충분히 준수하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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