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워도 분위기 살아, 사이버펑크 닌자 액션 플랫포머…'닌자 일섬'

사이버펑크 도시에 닌자? 못 참지
2023년 11월 28일 00시 00분 02초

글로벌 게임 퍼블리셔 CFK는 지난 23일 초고속 하이퍼 닌자 액션을 표방하는 신작 '닌자 일섬'을 PC 스팀과 스토브 인디를 통해 정식 발매했다.

 

국내 1인 인디 개발사 아스테로이드제이가 개발한 닌자 일섬은 고전적인 8비트/16비트 시대의 닌자 게임을 동경해 닌자, 로봇, 네온사인, 어두운 분위기로 가득한 미래의 메트로폴리스를 무대로 레트로한 그래픽과 함께 사이버펑크의 분위기가 물씬 느껴지는 도시에서 몰려드는 적들을 물리치며 나아가는 상쾌함과 다양한 패턴이나 쉴틈없는 공격으로 앞을 가로막는 강력한 보스들에 맞서 여러 가지 닌자 스킬을 활용해 무찌르는 게임이다. 정식 발매 기준으로 닌자 일섬은 총 9개의 챕터로 이야기와 스테이지를 구성했다.

 

게임을 플레이한 플랫폼은 스팀이며, 키보드 조작 방식을 사용했다.

 

 

 

■ 누명을 쓴 닌자, 키바

 

플레이어는 닌자 일섬에서 주인공인 숙련된 닌자 키바를 조작해 게임을 플레이하게 된다. 스토리상으로 키바는 일족의 당주를 살해했다는 누명을 쓰고 있으며 이로 인해 추격해오는 이들을 피하며 필사적으로 싸우면서 복수를 위해 활동하다 어느새 낯선 세상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키바는 이야기에서 이미 앞을 가로막는 수많은 미지의 위험들을 극복해낼 수 있는 숙련된 닌자라는 설정을 가지고 있다. 플레이어는 키바의 무기와 능력을 적극적으로 이용해서 적들을 무찌르고 근미래의 대도시를 탐색해야 한다.

 

소개에서도 언급하고 있듯, 닌자 일섬의 배경은 닌자와 로봇, 휘황찬란한 네온사인, 어두운 분위기로 가득한 미래의 사이버펑크풍 메트로폴리스를 무대로 한다. 사이버펑크라는 장르는 시대상에 따라 조금씩 그 이미지를 달리해왔는데, 디젤 펑크 등 다른 갈래의 장르들이 각기 다른 실제 지역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것처럼 사이버펑크풍의 세계에서는 동아시아 계통의 디자인과 개념을 많이 가져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 중에서도 근래 들어 가장 메이저한 설정이라면 첨단 기술이 발전해나가는 가운데도 존재하는 구시대적인 닌자라던가 하는 아이러니하면서도 낭만과 감성을 자극하는 요소들이 많이 쓰인다.

 

닌자 일섬의 스토리나 캐릭터 설정들 또한 그런 정통파 느낌의 사이버펑크 세계관의 구성요소를 담아냈다. 가령 시작하자마자 주인공인 키바의 조력자로 연락을 나누고 있는 한조가 화살에 매듭을 묶어 연락을 하는 구시대적인 방식을 사용하느니 어쩌느니 하는 것도 그렇고, 대놓고 일본 특유의 밀정이나 요원 이미지를 가진 닌자 소속 주인공과 그와 관련된 집단은 물론 발전한 미래의 도시라는 설정을 살려 거대한 로봇이나 여러 형태의 적대적 기계들도 등장하는 등 사이버펑크라는 설정을 적극 활용한다.

 


로스 앤젤러스에서 따온 것으로 보이는 러스트 앤젤스

 


 


이런 언어 연출도 사이버펑크의 느낌이 흘러나오는 요소.

 

■ 꽤 속도감이 있고 어려운 전투

 

흔히 말하는 너도 한 방, 나도 한 방처럼 극단적인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닌자 일섬의 전투 시스템은 꽤나 속도감이 있고 가혹하게 느껴질 수 있는 난이도의 전투를 플레이어에게 부여한다. 게임은 횡스크롤 액션 플랫포머 스타일이다. 키바는 주무기인 카타나를 사용하는 공격이나 능력 외에도 수리검을 던져서 약한 적을 처치하고 적을 견제할 수도 있다. 또, 카타나를 집어던져서 그 장소로 텔레포트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이런 능력이 있다는 것은 이것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게 될 날이 온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외에도 속성에 따른 기술을 사용해 키바의 주변을 도는 화염 스킬이나 일시적으로 키바를 무적 상태로 만들어주는 스킬 등 게임 진행에 따라 몇 가지 스킬을 배우고 사용할 수 있다.

 

닌자 일섬이라는 제목에 걸맞게 전방으로 빠르게 돌진해 경로에 있는 적들을 모두 공격할 수 있는 일섬 스킬 같은 것도 준비되어 있다. 약하지만 다수의 적들이 몰려오는 경우 이런 식으로 일섬 스킬을 사용해 쓰러뜨리거나 빠르게 이동해야 할 때도 유용하게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런 것처럼 각각의 스킬이나 공격들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설정된 기본적인 방식으로만 사용하는 것 외에도 의외의 싸움법을 파악하게 될 수도 있다. 크게 궁리하지 않아도 예시를 들면 일섬을 사용해 접근이나 회피를 할 수 있고 화속성 스킬을 두른 상태로 적의 패턴 공격을 확실히 피하면서 공격할 수 있는 타이밍에 딜을 몰아넣을 수 있다. 일시적으로 피해를 입지 않는 스킬은 생존기로도 활용할 수 있고 말이다.

 

난이도가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은 비단 보스전만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니다. 일반적인 조무래기들도 공격해오는 기본 패턴을 신경쓰지 않으면 불필요하게 체력을 낭비할 수 있다. 박자를 쪼개면서 공격해온다던가, 번거로운 각도로 공격을 하고 돌아가는 동안에도 피격 판정이 있는 적, 공격은 단순한데 엄청나게 사선을 많이 만들어 플레이어가 신속하면서도 신중하게 움직이도록 만드는 적들 등이 그렇다. 물론 보스전 또한 난이도가 있는 편인데 경우에 따라서는 상당히 쉽게 상대할 수 있기도 하다. 우선 패턴을 잘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고 그걸 파악해도 빠르게 피하고 다시 공격에 들어갈 수 있는 경험치가 절로 쌓일 것이다.

 


 


반면 키바의 과거에 첫 등장하는 보스는 상당히 쉬운 편.

 

 

 

■ 레트로 게임들의 불합리함도 살짝

 

이번 단락을 이런 말투로 적었다고 오해할 수도 있는데 비방하자는 것이 아니다. 그저 레트로라고 불릴 정도의 게임들이 보여줬던 불합리한 난이도의 편린이 보여 빗댄 것이다. 닌자 일섬은 의도적으로 난이도를 높여둔 요소들이 슬쩍 보이기도 하고 말이다. 가령, 키바의 움직임이나 공격 등은 빠르고 호쾌하지만 점프했을 때 공격은 착지까지 한 번만 휘두를 수 있다던가 앞서 언급한 다수의 사선을 만드는 포격형 조무래기들, 접촉해도 피격을 당하는지 무사한지 알기 모호한 디자인 등이 이런 부분을 눈에 띄게 했다.

 

포격형 조무래기들이 모여서 공격해오는 경우는 과장을 좀 보태서 유명한 실버서퍼 게임의 사선을 연상케 한다. 빠르게 대처하면 처리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익숙해지기 전엔 조금만 삐끗하면 맞기도 한다. 점프 후 공격을 한 번만 할 수 있게 했다는 점은 그렇다쳐도 적과 접촉했을 때 피해를 입는지 아닌지 모호해 결국 직접 찍어먹어봐야 장인지 아닌지 알 수 있는 디자인은 조금 플레이를 헷갈리게 만든다. 또, 일부 패턴은 거의 전조가 없는 수준이라서 시행착오를 겪으며 몸에 익히거나 게임 피지컬이 좋은 편이여야 잘 피할 수 있다는 느낌을 준다. 전조가 있는 패턴의 경우도 일부는 전조를 보자마자 '아 빠져야지'라고 생각한 뒤 빠지면 맞는 경우가 꽤 있고 늦어도 '아 ㅃ' 정도 쯤에서 반사적으로 빠져나와야 피할 수 있는 느낌이다.

 

이런 점들을 나열하는 것은 게임이 다소의 난이도가 있는 도전적인 스테이지를 추구한다는 점을 알리기 위함이다. 그래픽적인 측면에서는 8비트/16비트 시절의 레트로한 비주얼 감성을 꽤 그럴듯하게 살려낸 느낌을 준다. 여기에 사이버펑크라는 세계관 설정을 반영한 스테이지 배경들과 전형적이지만 그럼에도 흥미를 이끄는 스토리 등은 1인 인디 개발사임을 감안하고도 꽤나 괜찮은 퀄리티로 나왔다는 감상을 갖게 했다. 닌자 일섬은 사이버펑크풍의 세계관과 닌자 주인공, 난이도는 높아도 속도감과 호쾌함이 있는 횡스크롤 액션 플랫포머라는 마니아들에게 어필할만한 취향 요소들을 핀포인트로 담았다. 이런 스타일의 게임을 원하면 구매할만한 인디 신작이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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