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문작으로도 괜찮다, 서브컬처 액션 '페이트/사무라이렘넌트'

흥미로운 이야기와 긴 플레이타임
2023년 10월 01일 00시 00분 45초

디지털터치는 코에이 테크모 게임즈가 TYPE-MOON으로 Fate 시리즈를 전개하는 유한회사 노츠와 공동 개발, 애니플렉스 제작 협력에 의해 완성한 타이틀 '페이트/사무라이 렘넌트'를 PS5, PS4, 닌텐도 스위치판을 각각 지난 28일에, 스팀판을 29일에 차례로 발매했다.

 

페이트/사무라이렘넌트는 권모술수가 넘쳐나는 에도의 세계관을 무대로 시리즈 첫 등장하는 마스터와 서번트들, 그리고 기존에 팬들에게 선보였던 이들 일부를 등장시키고 있으며 온갖 소원을 이루어 준다는 원망기 영월의 그릇을 차지하고자 7명의 마스터가 강력한 힘을 가진 7기의 역사상 영령 서번트와 함께 최후의 한 명이 될 때까지 서로 죽고 죽이는 영월 의식이 펼쳐진다는 설정 하에 이천일류를 연마한 검사 미야모토 이오리와 돌연 그의 앞에 나타난 수수께끼의 서번트 세이버를 주인공으로 삼아 이야기를 전개한다.

 

이번 리뷰는 PS5 버전을 플레이한 후기다. 스토리가 꽤나 중요한 즐길거리이므로 초반부에 해당하는 이야기만을 언급할 것.

 

 

 

■ 영월 의식에서 싸우는 7주7종

 

페이트 시리즈는 다양한 세계와 시간대 등을 다루며 여러 마스터 캐릭터와 서번트 캐릭터들을 선보여왔다. 마스터와 서번트는 사실상 일심동체와 같은 느낌으로 둘 중 어느 한 쪽이 없으면 힘을 잃기도 하며 존재 자체가 성립하지 않기도 한다. 이번에 출시된 최신작 페이트/사무라이렘넌트에서는 일본 게이안 4년 에도를 주무대로 삼아 아사쿠사에 사는 이천일류 청년 검사 미야모토 이오리가 소원을 이룰 수 있다는 영월 의식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스토리는 어두운 밤, 한 남성 여행자와 노인이 모닥불가에 앉아 야고로당과 아이의 이야기를 해주며 시작된다. 이후 게임의 주인공 중 한 명인 미야모토 이오리를 누군가 습격해오고 막강한 적의 등장에 이오리가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이한 순간 기존 페이트의 장면을 오마주한 것 같은 서번트 세이버와 이오리의 만남을 연출하며 어떻게 이런 상황에 빠지게 되었는지 약간 과거로 시점을 돌려 플레이어가 이오리의 일상을 체험하게 해준다. 노인 미야모토 무사시의 가르침을 받아 이천일류 검술을 구사하는 이오리는 평소 아사쿠사 인근에서 잡다한 일을 도맡아 수행하며 어려운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이 구간에서 파악할 수 있다.

 

이후에는 이오리가 세이버와 함께 행동하면서 어떤 관계로든 다른 마스터나 서번트와 조우하기도 하고, 때로는 적대하기도 하며 영월 의식에 관련된 정보를 파악해나가게 되는 이야기가 전개된다. 때로 다른 캐릭터와 서번트 콤비로 플레이하게 되는 이전 등이 존재하기도 하지만 주요 캐릭터는 이오리와 세이버이고 이오리가 영월 의식에 우연히 참가하게 된 만큼 그가 마스터나 서번트, 영월 의식에 관해 알아가는 과정을 가지므로 차근차근 게임의 세계관을 알아가기도 편했다.

 


 


 


 

 

 

■ 소규모 무쌍 스타일의 전투

 

전투는 코에이 테크모 게임즈와 관련된 게임 중 무쌍 시리즈와 비슷한 느낌을 준다. 몇 번 공격을 휘둘러 간단히 날려버릴 수 있는 일반적인 적들과 조금 강력한 대장형 적이 섞여있는 방식으로 작은 규모의 전투가 꾸준히 펼쳐진다. 에도를 돌아다니면서 적들과 조우할 수 있는 장소가 지도에 표시되어 원한다면 이 위치를 찾아가 스토리나 퀘스트와 무관한 전투를 즐기는 것도 가능하다. 이런 전투들을 향해 장비 형식으로 주 캐릭터 이오리의 무기를 장식할 네 종류의 아이템이나 거점인 마술공방에서 여러 이로운 업그레이드를 할 때 필요한 재료 등을 습득할 수 있다.

 

전투에서 플레이어는 마스터인 미야모토 이오리를 조작해 싸우고 세이버에게 지시를 내려 강력한 기술을 사용하게 할 수 있다. 세이버가 불러 연계기를 사용하거나 이오리의 위기나 공격에 맞춰 세이버가 알아서 지원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마스터와 서번트 관계라는 페이트 시리즈의 특징과도 연관지을 수 있는 시스템이라 좋았다. 다만 이오리로는 대장급 적들을 상대할 때 그들의 외갑을 뚫기 전까진 빈틈을 보일 때만 공격이 들어간다는 점은 조금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이런 답답함이나 서번트 플레이를 원하는 게이머를 위해서인지, 전투를 통해 교대 게이지를 가득 채우면 이오리에서 세이버로 교대해 게이지가 다 줄어들 때까지 세이버를 조작할 수 있다. 세이버는 상당히 강력하고 호쾌한 액션을 보여줘 대장급의 적들을 상대할 때도 손쉽게 주무를 수 있다. 보스급 서번트나 마스터와 싸울 때는 당연히 일반적인 전투보다 난이도가 오르는 편이고, 이오리의 경우 일반적인 전투에서도 너무 앞뒤 가리지 않고 휘둘러대다가 몇 대 얻어맞으면 체력이 쭉쭉 빠지니 적당히 상황을 보며 싸울 필요가 있다.

 

한편 영월 의식이라는 페이트 시리즈 특유의 성배 전쟁은 이 전투 시스템과 머리를 쓰는 진영 점령전의 느낌으로 구현됐다. 이오리의 거점인 아사쿠사의 영맥에 접속하면 월드맵에서 아사쿠사를 비롯한 대규모 점령지들과 소규모 점령지가 표시되고, 이동마다 1턴을 소모하는 느낌으로 목표 지점까지 제한 턴 내에 도달해 점령하는 것이 목표다. 갈수록 기믹이나 떠돌이 서번트들의 조력 등을 받아 이동력이 늘어나는 등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점령지끼리 연결하는 영맥이 도중에 적에게 점령되어 끊기면 적의 경우 소멸하고 플레이어는 자신의 점령지 안쪽에서 다시 출발할 수 있다.

 


 

 

 

■ 페이트 IP 입문자편

 

페이트/사무라이렘넌트는 아직 페이트 IP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이 게임을 기점으로 시리즈에 입문하기 편한 타이틀이라는 생각이 든다. 일단 주인공인 이오리도 입문자들과 마찬가지로 검술 외엔 영월 의식이나 페이트에서 자주 언급되는 요소들에 전혀 지식이 없어 주변인이나 세이버, 스토리 전개 등을 통해 수시로 새로운 정보처럼 이런 개념들을 삽입해준다. 여기에 스토리 자체도 서브컬처 게이머라면 꽤나 몰입해 즐길 수 있는 구조로 이루어졌고 분기까지 있어 1회차 플레이타임은 물론 전체 플레이타임이 꽤 긴 편에 속한다.

 

전투도 꽤 재미있었다. 몇 가지 검술의 형을 바꾸면서 싸울 수 있는 이오리의 특징으로 인해 직전 검술형과 관련이 있는 버프를 일시적으로 받으며 다른 검의 형으로 싸운다던가, 공격적인 플레이를 위해 적들의 강력한 공격도 강공격으로 맞대응해 끊을 수 있는 점, 보스전에서 조금 올라가 확실히 보스전과 일반 전투의 차이를 보여주는 왕도적인 난이도 배분은 기본에 충실했다. 직접적인 전투는 아니지만 일러스트 CG나 컷신에서 서번트들의 인외급 전투 같은 중요 장면들을 화려하게 연출해 보는 맛도 있다.

 

페이트 IP의 팬이라면 꼭 구매해서 플레이해보기를 추천할만한 신작이다. 개인적으로도 최소 이번 타이틀 이상의 퀄리티를 유지하며 계속 후속 시리즈들이 출시된다면 전부 플레이해볼 의향이 있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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