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 허들↓·분위기↑, 소울라이크 신작 'P의 거짓'

소울라이크 고수가 아니라도 도전할만한
2023년 09월 14일 00시 00분 00초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진다"

 

고전 동화의 주인공인 피노키오는 제페토에 의해 만들어진 목각인형이다. 대부분의 동화가 그렇듯 아이들에게 교훈을 주고 받아들이기 쉽도록 간략화 된 버전을 우리는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는 단순하면서도 중요한 사실을 아이들에게 전하는 이 동화가 네오위즈에 의해 새롭게 재탄생할 준비를 하고 있다. 네오위즈가 산하 스튜디오인 라운드8을 통해 직접 개발하고 있는 글로벌 출시 예정작 'P의 거짓(Lies of P)'의 이야기다.

 

 

 

P의 거짓은 지난해 게임스컴에서 한국게임 최초로 3관왕을 차지하며 기대작으로 부상했다. 이탈리아의 유명 동화 피노키오를 잔혹 동화처럼 재해석한 소울라이크 싱글 플레이 액션 RPG P의 거짓은 벨에포크 시대를 배경으로 주인공 P가 제페토를 도와 크라트 시에서 벌어진 비극을 해결하고 인간이 되어가는 여정을 그려낸다. 게임샷은 출시에 앞서 미리 P의 거짓 정식 빌드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받아 보도 지침에 따라서 프리뷰를 게시한다. 때문에 이번 프리뷰에서는 게임의 주요 스토리 등에 관해서는 자세히 언급하지 않는다.

 

한편 P의 거짓은 오는 19일 PS4, 5, Xbox One, Xbox Series X/S, 게임패스, PC 스팀, 애플 실리콘을 탑재한 맥 앱스토어 등을 통해서 글로벌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 잔혹한 피노키오의 세계

 

서두에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P의 거짓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동화 피노키오를 모티브로 삼은 잔혹동화다. 실제 게임을 플레이해보면 시작부터 문자 그대로 잔혹한 상황들이 플레이어 앞에 펼쳐진다. 사전에 공개됐던 데모 빌드와 마찬가지로 정식 빌드 역시 크라트 역에 도착한 열차에서 주인공 P가 전투 스타일을 선택한 뒤 소피아라는 여성의 목소리에 따라 크라트 호텔로 향하는 내용으로 시작된다. P의 거짓에서도 P가 특별한 인형인 것은 동일한데, 그 외에도 상당히 많은 인형들이 크라트 시의 부흥을 이끌었다는 설정이 있어 도시에 인형들이 가득하다.

 

다만 크라트 역에 도착해 게임을 시작한 직후부터 플레이어는 상당히 을씨년스러운 분위기와 잔혹한 참상들을 계속해서 마주하게 된다. 여기저기 부서진 기물들이나 사방에 죽어있는 사람들, 그리고 이미 죽은 시신을 반복적으로 두들기고 있는 인형들도 눈에 들어온다. 마치 아시모프의 로봇 3원칙처럼 인형들은 인간을 해치지 않아야 할 터인데 어째선지 만나는 인형마다 하나같이 적대적이다. 플레이어가 범위 내에만 들어가면 삐걱대며 덤벼드는 모습이 상당히 기괴함을 자아낸다.

 

P의 거짓은 소울라이크를 표방하고 있기는 하지만 내러티브 전달 자체는 소울 시리즈처럼 추상적이지 않은 편이다. 크라트 시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면서 몇 가지 추가 정보를 습득할 수도 있지만 확실하게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지, 그리고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컷신이나 등장인물들과의 대화로 풀어나간다. 크라트 시를 비롯해 P가 모험하는 과정에서 만나는 인물들이나 인형들은 데모 빌드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원전인 동화 피노키오에서 차용한 등장인물이 많다. 이들이 원작과 달리 어떤 방식으로 표현됐는지, 어떤 역할을 하는지 파악하는 것도 원작이 있는 게임 나름의 재미 요소라고 생각한다.

 

 

 


 

 

 

■ 난이도는 있지만 허들은 낮춘 전투

 

소울라이크라는 말을 들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난이도 아닐까. 확실히 P의 거짓 또한 소울라이크 액션 게임을 표방하고 있는 만큼 그만한 난이도는 갖추고 있다. 그래도 막상 플레이해보면 소울 시리즈만큼의 난이도는 아니라는 것이 중론이다. 여러가지 요소들이 소울라이크 게임을 처음 플레이해보는 게이머라도 조금만 반복해서 플레이하며 익숙해지면 적응할 수 있는 수준으로 허들을 낮춰준다고 느꼈다. 꼼수를 쓰기보단 차근차근 알아가며 전투를 익히는 것이 쭉쭉 진도를 빼는 길이 된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인 틀은 같다. 체력과 스태미너가 있고 달리기나 공격, 회피, 가드 등을 사용할 때 스태미너가 소모된다. 가드의 경우 일반적인 가드를 사용하면 스태미너와 함께 체력도 줄어드는데 정확한 타이밍에 가드를 올리면 퍼펙트 가드가 발동하면서 피해를 받지 않는다. 가드를 통해 줄어든 체력은 일시적이지만 공격을 가했을 때 회복할 수 있다. 또, 무기의 날 부분이나 손잡이 부분에서 일종의 스킬을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 역시 전투를 통해 채울 수 있는 특정 게이지를 소모해서 발동할 수 있고 날 종류나 손잡이에 따라 스킬이 다르다.

 


 

 

 

독특한 점은 다양한 무기가 등장하고 무기를 날과 손잡이로 나눠서 서로 조합해 독특한 무기를 만들어내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일반 무기와는 다른 변칙적인 전투를 구사할 수 있게 되기도 한다. 여기에 피노키오의 한쪽 팔은 리전 암을 갈아끼우는 것으로 독특한 공격이나 기능을 발휘한다. 적을 벌리서 끌어당긴다거나 불을 뿜기도 하고, 전기를 방출해 공격할 수도 있다. 리전 암은 게이지를 모두 소모하면 아이템이나 휴식을 통해 충전해야 하지만 잘만 사용하면 수월하게 적을 상대할 수 있는 좋은 보조 수단이 된다. 이외에도 전투를 통해 무기의 날이 무뎌지는 시스템이 있어 피노키오의 리전 암 팔꿈치에 달린 도구를 사용해 수시로 갈아줘야 한다. 이 기능도 게임 진행에 따라서 속성을 부여할 수 있게 된다.

 

적들은 일반 인형들도 만만찮게 강하다. 어떤 유형의 적들은 잘 피하지 않으면 그대로 체력을 쭉쭉 잃게 되는 경우도 있고 맞으면 빠져나가기 힘든 연타를 꽂는 적들도 있다. 그래도 공격 패턴이나 타이밍을 잘 파악하고 오히려 퍼펙트 가드나 적의 공격 직전에 먼저 공격을 퍼부어 쓰러뜨리고 지나갈 수 있다. 부활 포인트의 역할 등을 하는 별바라기도 보스전 근처에 배치되어 있는 편이라 특정 구간들을 제외하면 부활해서 달려가기 편했다. 보스전 형태로 전투를 벌이는 경우가 아니더라도 조금 까다롭다고 느껴지는 적들은 한 번 처치하면 부활하지 않는 경우도 있어 꽤나 편의를 봐준다는 느낌이다.

 


 

 

 

■ 벨에포크풍 분위기도 좋은 편

 

P의 거짓이 소개될 때마다 함께 소개되는 벨에포크 시대에 기반한 아트도 제법 좋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게임 진행에 따라 시간이 경과해 항상 밤인 것은 아니지만 처음 크라트 역에 도착했을 때, 그리고 크라트 호텔로 나아갈 때 그 을씨년스럽고 음울한 비주얼은 플레이어의 긴장감을 유발한다. 여기에 미형인 P와 달리 양산형에 대충 만들어진 비주얼의 인형들이 삐걱거리며 다가올 때 꽤 기괴한 느낌도 잘 표현해냈다. 심지어 이들의 '인형다운' 특징은 공격의 타이밍에도 반영되어 있다. 이외에도 은근히 공포스러운 느낌을 주는 장소나 장엄한 느낌을 주는 장소 등 P가 활보하는 무대들 또한 비주얼적인 측면에서 열심히 일해주고 있다.

 

같은 인형이지만 다른 인형과 달리 거짓말을 할 수 있는 P라는 설정이 게임 시스템에도 녹아있으며 이를 통해 몇 가지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진실을 말하거나 거짓을 말하는 선택으로 이야기의 양상이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 P는 과묵한 주인공 타입이지만 그런 P가 음악을 듣거나 제스쳐를 취하고 어떤 선택을 하게 하느냐에 따라 그의 인간성이 영향을 받는 등 다양한 요소가 이야기에 개입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크라트 시에서 벌어진 사태는 조사할수록 점점 넓은 범위의 이야기로 확장된다.

 

게임플레이 측면으로는 퍼펙트 가드 성능이 꽤나 훌륭해서 처음에 바로 만날 수 있는 경관 인형을 상대로 사용법을 익히는 것을 추천한다. 이는 데모 빌드에서도 동일하게 체험할 수 있는 시작 직후의 전투다. P를 강하게 해줄만한 요소들이 제법 준비되어 있으므로 난이도 면에서는 너무 두려움을 갖지 않아도 될 것이라 생각한다.​ 간단하게 재미있느냐 없느냐만 두고 말하자면 재미 있는 경험이었다.

 


 


특정 제스처를 취하면 반응하는 경우도 있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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