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망 이후 세계에서 벌어지는 혼령구조, 3D 액션 플랫포머 '애프터 어스'

초현실적인 장면들은 예술적
2023년 05월 31일 01시 01분 14초

프라이빗 디비전이 퍼블리싱하고 피콜로 스튜디오가 개발한 '애프터 어스(After Us)'가 지난 24일 PC 스팀, PS5, Xbox Series X/S에 발매됐다.

 

애프터 어스는 생명의 정령 가이아가 되어 동물의 영혼들을 구해주면서 붕괴되고 황폐해진 행성을 회복시키는 모험과 초현실적 세상을 그린다. 애프터 어스는 3인칭 액션 어드벤처 게임이며 플랫포머와 퍼즐 장르가 결합됐다. 본 타이틀은 감성적인 스토리텔링을 중점적으로 다루면서 탐욕과 희생, 그리고 희망에 대한 메시지를 플레이어에게 전하려고 노력한다. 보통의 포스트 아포칼립스와 달리 아예 인류가 아니라 행성 자체가 황폐화된 시점에서의 이야기를 다룬다는 점이 특이한 부분.

 

이번 리뷰는 출시 플랫폼 중 PS5에서 30FPS의 품질 모드로 플레이한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됐다.

 

 

 

■ 가이아의 혼령 복구 여정

 

플레이어는 자연을 일시적으로 복구하는 등 생명의 정령인 소녀 가이아로 애프터 어스를 플레이하게 된다. 게임의 인트로에서는 초목이 가득한 푸르른 공간 '방주'에서 다양한 동물들이 살아가는 평온한 모습을 비추지만 이윽고 본편이 시작되는 시점에서 깨어난 가이아는 방주에 동물 혼령들이 존재하지 않고 방주 바깥의 세계는 온갖 오염물질과 위험한 구역, 그리고 황량한 폐허와 인류의 흔적만이 남아있는 것을 깨닫고 슬픔에 잠긴다. '어머니'는 동물의 혼령을 구하기 위해 가진 생명력을 모두 사용해 대신 가이아가 이들이 갇혀있는 그릇과 작은 혼령들을 찾기 위한 여정을 시작한다.

 

스토리 전개는 가이아가 혼령들을 복구하며 나아가는 과정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작 가이아는 대사 없이 노랫소리 등의 반응만 들을 수 있지만 방주로 돌아갔을 때 등의 장면에서 어머니의 대사가 자막으로만 출력되기도 한다. 주로 어머니의 대사를 통해 게임의 메인 스토리를 파악해나가기 시작하게 되는데, 이후 세상에 흩어진 혼령들을 복구하는 여정을 수행하고 있는 가이아를 공격해올 포식자들로부터 1장짜리 일러스트로 표현된 기억을 수집하는 것으로 애프터 어스의 세계가 과거에 어떤 모습이었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그야말로 살신성인의 자세로 혼령 복구 여행을 떠난 가이아의 이야기 전개는 각 구역에 흩어져 있는 혼령들을 찾아 복구하면 진행되는데, 구역을 탐험하다보면 종종 어디로 가야할지 고민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아무래도 가이아가 가진 능력 하나에 의존해야 하는데 이 능력이 항상 방향을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라 더욱 그렇다. 그래도 대충 보다보면 어디로 가야할지 감은 잡히는데 참 물가에 내놓은 아이마냥 플레이어를 멸망한 세계로 던져놓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 꽤 정적인 분위기의 실제 플레이

 

애프터 어스는 점프로 발판이 될만한 오브젝트 사이를 오가면서 나아가는 플랫포머의 성격과 약간의 전투가 포함된 액션, 퍼즐 요소 등이 복합적으로 섞여 있는 게임이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게임이 꽤나 정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되어 도중에 사이사이 존재하는 약간의 돌출을 제하면 처음부터 쭉 잔잔한 느낌을 주는 데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게임을 플레이하다보면 컨텐츠의 무게중심이 이야기와 메시지, 그리고 탐험에 집중되어 있다고 생각하게 되며 앞서 언급된 전투는 다소 곁가지로 분위기 환기와 이야기 완성도를 위한 향신료 같은 개념으로 보였다.

 

플랫포머로서는 점프를 해서 플랫폼 사이를 뛰어넘을 때 적응하기 전까지는 묘하게 원근감을 잡기 힘들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도 가이아의 하단에 흰색 원으로 착지 지점으로 표시해주기는 하지만 의외로 자주 착지점을 보여주지 않는 경우가 많아 자칫 떨어지기 쉬운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 단순히 점프를 하는 구간들은 적응을 하면 그만이지만 이런 부분에서 계속 같은 난이도의 반복이 되지 않도록 이런저런 방해요소들을 넣었는데, 가장 처음 보게 되는 플랫포머 파트의 방해 요소는 적으로 취급되는 비닐봉지들이다. 평범한 비닐봉지마냥 하늘을 날고 있지만 이 녀석들은 평범하지 않게 계속 하늘을 날아다니고, 가이아를 발견하면 가이아를 향해 돌진해오기도 한다. 차량 위와 같은 좁은 플랫폼에 있거나 넘어가는 도중에 공격받으면 그대로 떨어져버리고 그 아래가 너무 높거나 심하게 오염된 즉사 구역이면 그대로 다시 해당 구간에 도전해야 한다.

 

이 비닐봉지를 포함해 이후 등장하는 적과의 전투에서도 공통적으로 플레이하면서 퍼즐 장치에 사용하곤 하는 구슬 형태의 투사체를 던져 맞추거나 길게 눌러 주변을 일시적으로 광범위한 초목으로 바꾸며 일부 오염물질들을 영구적으로 치울 수 있는 광역 기술로 일제히 공격하는 것이 가능하다. 투사체는 투사체대로 던진 후 돌아오게 할 때까지의 공백이 약간 있고, 범위기는 잠시 힘을 방출하기 위해 모으는 타이밍이 있어 거리를 잘 재면서 사용해야 한다. 이 부분의 제목을 보면 알겠지만 전투 역시 자극적인 맛이 빠진 특유의 연한 맛으로 구현됐다.

 


능력을 통해 영구적으로 식물이 자라는 구역도 있다.

 


혼령을 복구할수록 세계에 동물 혼령들이 돌아다니게 된다.

 

 

 

■ 이야기와 메시지면에 특화된 신작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의 입장에서 애프터 어스는 상당히 선호도가 갈릴만한 게임이다. 잔잔하고 몽환적이며 초현실적인 모습들이 혼재한 멸망 이후의 세계를 홀로 돌아다니고 혼령을 복구해 세계에 다시 동물 혼령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게 만드는 여정은 이야기적인 측면이나 게이머들에게 전하려는 메시지가 어쩐지 뚜렷하게 보인다는 감상을 받을 수 있다. 확실히 이런 의도된 부분들에 있어서는 좋은 인상을 받을 수 있고 이런 타입의 게임들을 선호하는 게이머라면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겠지만 게임 '플레이' 측면을 중요시하는 게이머의 경우 불호 요소가 될 수 있다.

 

게임 플레이 초반 2단 점프나 강한 점프, 공중 대시, 활강 등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되고, 이후로도 진행한 정도에 따라 라인을 타고 빠르게 이동한다거나 일부 벽을 타고 달릴 수 있게 만들어주는 능력 등을 넣어 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지만 결국 플랫포머 장르의 특성상 점프나 일부 다른 방식의 액션을 반복하며 목적지까지 이동하고 스토리를 짤막하게 감상하고, 다시 어딘가로 이동하고 그곳에서 혼령을 복구했다는 메시지를 보거나 때때로 전투가 발생하는 약간의 감초만이 제공되니 좀 자극적인 맛이 부족하게 느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게임오버가 없다는 것은 어떻게든 플레이어를 클리어하게 만들어 그들이 만든 이야기를 보여주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가이아가 죽음을 맞이하면 다시 약간 이전으로 돌아와 다시 도전할 수 있다. 사실상 게임오버는 없어 플레이어는 게임을 깰 때까지 부담을 갖지 않고 쭉 진행할 수 있다. 초현실적인 연출과 묘하게 기괴함을 주는 요소들을 포함해 게임에서 보여주는 장면들은 모두 한 폭의 컨셉아트와 같은 감상을 전달해준다. 시각적인 즐거움이나 메시지의 명확성은 분명하게 보장되는 것이 특징.​ 

 


기억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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