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듦새가 좋은 서브컬처 은하 RPG, '붕괴:스타레일'

다양한 스토리와 캐릭터들도 매력적
2023년 05월 03일 08시 50분 21초

지난 26일 글로벌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 브랜드 호요버스는 자사가 서비스하는 신작 은하 판타지 RPG '붕괴:스타레일'을 모바일과 PC 버전으로 안드로이드 구글플레이 스토어, 애플 앱스토어, 공식 홈페이지, 그리고 에픽게임즈 스토어 등에 정식 출시했다.

 

붕괴:스타레일은 호요버스의 대표 IP인 붕괴를 기반으로 제작된 수집형 RPG로, 은하열차를 타고 우주를 누비는 개척자가 되어 다양한 탐사와 전투를 펼치며 긴 여정을 떠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우주를 배경으로 마치 SF를 보는 것 같은 웅장한 대서사를 그려내는 것을 매력으로 꼽고 있으며 광활한 우주 경관과 방문하게 되는 개척지의 독특한 문화, 그리고 주변 풍경을 즐길 수 있도록 여기저기 세세한 부분에 손을 댔기에 여기저기 시점을 돌리면서 모험을 하게 만드는 신작이다.

 

한편 붕괴:스타레일은 출시에 앞서 진행된 글로벌 사전등록에서 등록자 1,000만 명을 달성한 바 있다. 본 리뷰는 아이패드 프로 3세대 12.9 모델에서의 플레이를 기준으로 한다.

 

 

 

■ 갑작스런 탄생과 은하 여행

 

이미 몇 번에 걸쳐 진행된 사전 테스트를 참가한 바 있으면 익숙한 장면들이 게임 시작과 함께 지나갈 것이다. 인트로 부분에서 게임의 기본 튜토리얼 역할을 맡으며 이야기를 이끄는 카프카와 은랑, 그리고 카프카의 손에 의해 플레이어 캐릭터이자 이야기의 주인공이라고 볼 수 있는 개척자가 탄생한다. 붕괴:스타레일에는 정말 다양한 이야기들이 있고 메인 스토리인 개척 임무 외에도 개별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다룬 임무나 주요 캐릭터는 아니지만 엑스트라 캐릭터들이 이야기의 중심이 되어 플레이어가 접할 수 있는 임무도 존재하나 이야기의 핵심은 역시 주인공의 정체가 1차적인 중심 떡밥이라 생각한다.

 

남성 또는 여성형으로 성별을 정할 수 있는 개척자는 붕괴:스타레일에서 개척 임무를 통해 갈 수 있는 장소들처럼 우주의 곳곳에서 여러 사건의 중심이 되는 스텔라론이라는 것이 존재하며 개척자는 이를 품은 상태로 카프카에 의해 탄생한다. 탄생부터가 평범하지 않은데 스텔라론이라는 중요한 것까지 몸에 품은 상태로 멀쩡하게 살아있고 자유롭게 의사를 가진 채 마치 평범한 인간처럼 이후 만나게 되는 이들과 살아가는 개척자가 가장 원초적인 이야기의 중심 인물이 아니겠는가.

 


몇 번이나 본 카프카의 에어 바이올린

 

 

 

어쨌든 마침 개척자가 탄생한 곳은 공격을 받고 있는 상황이었고, 이 전투의 틈바구니에서 개척자와 마주친 것은 은하열차를 타고 은하를 누비며 개척을 한다는 은하열차 팀이었다. 그대로 개척자는 이들과 함께 행동하게 되며, 만약 함께하지 않는다는 선택을 한다면 약간의 다른 결말을 보고 다시 은하열차에 탑승한다는 선택지를 고르게 되어 있다. 이처럼 필수적인 부분에서는 결과적으로 한 선택지 쪽에 이야기를 전개시키지만 게임 내에서 사소한 NPC들과의 대화나 임무를 수행할 때도 플레이어가 어떤 선택지를 고르느냐에 따라 다른 결과가 도출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A 선택지를 고른 플레이어가 경험한 이야기를 B 선택지나 C 선택지를 고른 플레이어는 경험할 수 없는 것이다.

 

현재 오픈 단계에서는 개척자가 탄생하고 인트로 스토리가 진행되는 헤르타의 정거장, 은하열차, 야릴로-VI, 선주 나부까지 네 군데의 장소에서 붕괴:스타레일이 준비한 이야기들이 전개된다. 아무래도 라이브 서비스 게임이니만큼 은하를 여행하는 게임 치고 다양한 행성으로의 여행이 얼마나 높은 빈도로 많이 추가될 지 알 수 없지만 소재가 소재이니만큼 되도록 다양한 환경과 문화를 가진 많은 행성들을 추가해줬으면 하는 마음이다.

 


 

 

 

■ 턴 기반의 전투 방식

 

붕괴:스타레일의 전투는 턴 기반의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각각의 캐릭터는 일반 공격과 전투 스킬, 그리고 필살기를 전투에서 사용할 수 있다. 이 스킬의 구성과 캐릭터 특성, 비술 등을 적절히 활용해서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은하의 각 지역을 탐험하게 된다. 캐릭터들의 속도에 따라서 전투 턴을 가져오는 순서가 결정되고 이를 활용해 아군의 행동을 가속시키는 캐릭터나 상대의 속도를 늦추는 캐릭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턴을 확보하는 플레이도 가능하다.

 

기본적으로 스킬의 가짓수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전략성은 주로 캐릭터 개인이 상황에 따라 사용하는 행동보단 파티 단위에서 어떤 특성과 스킬을 가진 캐릭터끼리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고민하는 부분에 더 몰려있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각 캐릭터는 물리, 화염, 얼음 등 전투 속성과 역할군으로 볼 수 있는 운명의 길이 배정되어 있으며 이런 부분도 고려해 파티를 꾸리는 것도 나쁘지 않다. 붕괴:스타레일의 전투에서 약점인 전투 속성으로 공격하는 것은 제법 중요하므로 궁극적으로는 여러 속성에 대응하는 캐릭터들을 육성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스바로그전에서 슬슬 난이도가 오르기 때문에 파티나 육성 상태를 한 번 점검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전투 속성의 유리함을 따지는 것은 붕괴:스타레일의 전투 시스템에 있어서 중요하다. 적들은 체력 외에 별도의 게이지를 가지고 있으며 이는 약점 속성으로 공격해야만 깎아낼 수 있다. 한 번 깎아내면 다시 회복될 때까지 짧지만 적의 피해감소 효과가 사라지고 만약 대상을 정하고 사용하는 기술을 걸고 있는 상태였다면 이를 끊어낼 수 있다. 또, 약점 속성의 격파 효과도 가해지므로 꾸준히 게임을 진행할 때 막무가내로 아무 캐릭터나 사용하는 것과 상성 등을 고루 생각해서 사용하는 것은 쾌적함에 있어 상당한 차이를 자아낸다.

 

전투는 심볼 인카운트 형식으로 진행되고 먼저 몬스터의 공격을 받으면 첫 턴을 빼앗긴다. 반대로 약점 속성의 캐릭터로 적의 심볼을 먼저 공격하면 약점 효과도 가하면서 턴을 먼저 가져오는 것이 가능해 되도록 약점 속성의 캐릭터로 선공을 하는 것이 좋다. 필드에서 돌아다니는 적 외에도 스토리나 서브 임무를 진행하는 도중 전투가 발생하기도 하며 이외에도 로그라이트 스타일로 진행하는 시뮬레이션 우주와 각종 재료를 얻을 수 있는 고치, 조건을 달성하며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망각의 정원 등 플레이어가 스토리 컨텐츠를 끝내거나 진행하는 도중 이용하며 성장의 기틀로 활용할 수 있는 전투 컨텐츠들도 준비되어 있다.

 


도중에 개척 레벨을 올리기 위해서 상기한 컨텐츠들도 꾸준히 수행해줘야 한다. 일단 개척력이 남으면 아까우니까.

 

■ 만듦새가 좋은 신작

 

붕괴:스타레일은 턴 기반의 RPG라는 장르적 호불호를 제한다면 제법 만듦새가 좋은 신작이라고 말할 수 있다. 솔직한 감상으로 카프카가 등장하는 인트로부터 헤르타의 우주 정거장이나 여기저기서 진행되는 상당수의 서브 퀘스트들은 초장부터 고유 명사를 쏟아내거나 좀 난해한 구석이 있지만 야릴로-VI에 진입한 이후의 스토리는 꽤 완성도가 올라갔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외에도 뽑기 시스템인 워프로 얻을 수 있는 캐릭터들이 주역으로 등장하는 동행 임무 같은 경우는 익숙한 클리셰를 활용했지만 제법 볼만한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다만 메인 스토리에서도 급진전이라 느껴지는 부분들이 있다. 예를 들어 브로냐와 열차 팀 사이의 신뢰도가 싹트는 시점이나 모 캐릭터와의 관계가 만남 이후 굉장히 빠른 속도로 가까워진다는 느낌을 받게 해 중간 스토리에 뭔가를 빼먹었나 싶은 기분이 드는 부분이 있다.

 

거기에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플레이어가 어떤 선택지를 고르느냐에 따라 여정의 방향이 정해지는 시스템으로 인해 A 플레이어와 B 플레이어가 경험한 내용이 조금씩 달라 이야깃거리가 될 수도 있다. 어떤 임무를 진행하다 해당 임무의 중심 인물에게 진실을 알려주느냐, 아니냐에 따라 취하는 행동이 달라진다던가 하는 식으로 말이다. 메인 스토리 자체가 달라지는 경우는 별로 없지만 그 외의 스토리 컨텐츠에선 이런 모습들을 제법 찾아볼 수 있었고 심지어 저마다 받아들이는 것은 다르지만 쓰레기통과의 상호작용이나 호텔 옷장의 상호작용 등 괴상한 센스의 개척자를 보여주는 간단한 요소도 있어 독특한 재미를 느낄 수도 있다.

 

 

 

전투에 있어서는 서로 받아들이는 난이도가 다를 것이다. 일단 레벨 한계돌파 외에도 캐릭터의 능력을 더욱 강하게 만들 수 있는 성혼 시스템이 있어 중복 캐릭터를 획득해 이를 사용해서 여러 능력을 강화시키면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한 번만 뽑아서 사용하는 소위 명함 캐릭터들도 레벨 성장에 제약이 있는 것은 아니고 아직 초반이기에 이런 명함 캐릭터도 잘 육성하고 파티 구성도 적절히 하면서 진행한다면 스토리를 쭉쭉 밀 수 있지만 다양한 캐릭터를 뽑아 사용할 수 있는 게임에서 성능적인 문제로 기피되는 캐릭터가 있다는 점은 조금 아쉬웠다. 꾸역꾸역 쓸 수는 있지만 아무래도 그렇게 플레이하려면 꽤 고생하게 되기도.

 

현장감을 느끼게 하는 다양한 효과나 배경 사운드, BGM 등도 괜찮은 곡들이 있었고 은하열차의 창 밖으로 보이는 우주, 임무를 진행함에 따라 은하열차에 방문하기도 하는 캐릭터들 등의 비주얼 요소도 괜찮았다. 캐릭터들 사이에 호감도 관련 컨텐츠가 있는 것은 아니니 서브컬처 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캐릭터 개개인과의 관계 컨텐츠는 동행 임무 퀘스트 라인 정도나 가끔 오는 메시지로 대체하지만 주인공도 메인 스토리에서 꾸준히 비중을 가져가며 이야기에 함께 따라간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붕괴 넘버링 시리즈와 평행세계를 다루고 있지만 붕괴에서의 관계도를 유지하고 있는 캐릭터들도 있고, 비주얼도 유지되고 있어 붕괴 IP를 좋아한다거나, 궤적 시리즈와 같은 턴 기반 RPG를 좋아하는 사람은 입맛에 맞는 게임이 될 수 있다. 아, 그리고 정식 출시 이후 플레이했던 아이패드 프로 3세대 12.9 모델에서는 기본 설정으로 헤르타의 정거장 지역을 돌아다니면 굉장히 프레임이 떨어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다른 구역은 쾌적하지만 특정 지역의 최적화가 조금 아쉽다.​ 

 


히메코도 좋아하지만...그래서 카프카는 언제?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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