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메이크판 수록한 닌텐도 스위치 공포 게임, 'Ib(이브)'

공포가 아니었다?!
2023년 03월 30일 00시 40분 05초

지난 9일 PLAYISM이 발매하고 개인 개발자 kouri가 제작한 미술관을 무대로 한 어드벤처 게임 'Ib(이하 이브)' 닌텐도 스위치판을 국내 정식 발매했다.

 

이브는 일본의 인디게임 개발자 kouri가 개발하여 지난 2012년 2월 첫 발표했던 소름끼치는 미술관을 무대로 한 2D 공포 탐색형 어드벤처 게임 이브의 리메이크판을 닌텐도 스위치 담은 것이다. 리메이크판 자체는 지난 2022년 이브의 10주년을 기념해 공개된 것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랜드몰에서 구입할 수 있었던 닌텐도 스위치 패키지판에서는 게임의 러프 스케치와 게임 속 인물인 게르테나 작품 목록 등을 수록한 A5 사이즈 아트북이 특전으로 동봉되기도 했다.

 

한편 이브는 닌텐도 온라인 스토어에서도 DL 버전으로 16,5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 모든 것은 게르테나전에서부터

 

게임의 주인공인 어린 소녀 이브는 부모님과 함께 화가 게르테나의 작품을 모은 전시회를 감상하기 위해 미술관에 방문한다. 게임은 그렇게 시작되며, 혼자 다양한 작품을 둘러보던 이브는 묘한 징조들을 보다 어느 순간 미술관에 홀로 남겨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누구도 존재하지 않고 게르테나의 작품들만 덩그러니 전시된 미술관을 돌아다니며 사람을 찾던 이브는 이변이 일어난 미술관의 한복판에 놓여 다양한 사건들을 체험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게임이 끝날 때까지 쭉 이브가 홀로 다녀야 하는 것은 아니다. 미술관을 빠져나가 부모님을 찾으려는 과정에서 이브의 든든한 동행자와 만나거나 또 다른 동행자와 만날 수 있다.

 

미술관을 배경으로 하고, 게르테나의 수많은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는 설정 덕에 다양한 작품 아래 적힌 안내문을 읽어보며 게르테나에 대한 이야기나 그 주변에 관련된 이야기 등을 읽어나갈 수 있다는 것도 스토리의 소소한 묘미 중 하나다. 여기에 이브가 아직 어리다는 점을 반영해서인지 어려운 한자의 경우 혼자서 읽을 수 없고 동반자가 함께 있을 때는 모르는 한자를 읽어줘 내용을 확실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시스템을 차용했다. 이렇게 확실하게 책의 내용을 알아야만 진행할 수 있는 부분도 존재한다.

 

게임은 플레이어의 선택과 행동으로 영향을 끼쳐 변화하는 이벤트와 7개의 멀티엔딩을 제공한다. 이들 중 몇 가지는 1회차에서 볼 수 없고 클리어 후 미술품 수집이나 추가 던전 등의 요소가 더해진 리메이크판 기반이기 때문에 아직 이브를 플레이해보지 않았거나 리메이크 버전은 플레이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한 번 플레이해볼만 하다.

 


 


 

 

 

 

 

■ 아이템과 미술품에서 단서를

 

이브, 아오오니, 마녀의 집 등 기존에 RPG 만들기 툴을 기반으로 개발된 게임들을 많이 플레이해봤다면 단번에 알 수 있는 단순한 방식으로 게임이 진행된다. 플레이어는 이브를 조작해서 드넓고 기이한 미술관을 돌아다니며 상호작용 버튼으로 작품을 살펴보거나 인물과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 게임 도중 획득할 수 있는 아이템과 슬쩍 보고 지나쳤던 미술품의 특징이 매치된다거나, 대화했던 내용과 일치하는 부분이 있다면 이를 바탕으로 막힌 길이나 숨겨진 길을 찾아낼 수 있게 된다.

 

그렇다고 완전히 퍼즐과 추리 요소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이 게임은 어디까지나 공포 장르를 표방하고 있기에 미술관 안의 모든 것이 안전하지는 않다. 때로는 기괴한 현상이 일어나기도 하고, 서둘러서 도망치거나 위협으로부터 몸을 피해야 하는 상황이 오기도 한다. 심지어 바로 게임오버가 되는 상황도 준비되어 있다. 플레이어블 캐릭터인 이브는 물론이고 동반자들도 자신의 생명이 형상화 된 장미꽃을 지니고 있으며 이는 실제 게임 내에서 게임오버까지 얼마나 남았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척도가 된다. 피격당하는 상황이 있을 때마다 이 장미가 시드는 식으로 말이다. 다행히 구간마다 꽃병이 있어 여기에 장미를 넣으면 장미가 회복되나 대부분 1회용이다.

 

그래도 세이브 자체를 특정 위치에서만 가능케 제한하는 공포 장르 게임들과 달리 이브는 기준이 널널해 자유롭게 세이브를 할 수 있어 수시로 세이브를 하면서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이 가능하다.

 


 


 

 

 

■ 잔혹동화 느낌의 인디게임

 

2012년 첫 공개 당시 이브는 RPG 만들기 툴의 공포 게임 붐에 걸맞는 명작으로 칭송을 받았다. 벌써 10년 이상이나 시간이 흘렀지만 지난해 출시된 리메이크판을 기반으로 닌텐도 스위치에 이식되었기 때문에 앞에서 적었던 것처럼 아직 이브를 플레이해보지 않았다거나 리메이크를 접해보지 않았다면 한 번 플레이해볼만한 가치가 있는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주의해야 할 점은 이브가 공포 장르를 표방하고 있고 실제 호러 요소를 가미했지만 되도록 점프스케어 기법을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본격적인 공포보다는 잔혹동화의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다.

 

귀신이 난립하고 잔인한 요소가 많은 방향성보다는 동화적인 공포감을 연출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으므로 무서운 게임을 플레이하지 못하는 사람조차 즐길 수 있는 수준의 소프트한 공포 게임이라 할 수 있다. 플레이도 단순하고 1회 엔딩을 본 이후에는 숙달된 상태로 더욱 빠르게 게임을 진행할 수 있어 플레이타임이 길지는 않은 편이다. 리메이크판에서 추가됐던 요소들까지 모두 소화하고 엔딩을 전부 보려 한다면 시간이 좀 더 늘어나기야 하겠지만 한 번 쭉 플레이하고 기억에 간직하기 좋은 타이틀.​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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