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7연패를 끊어 낸 DRX

DRX는 다시 부활할 수 있을까
2023년 02월 27일 16시 48분 57초

DRX가 브리온과의 일요일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2대 1 승을 거두며 세트 9연패는 물론이고 지난 광동 프릭스 전 승리 이후 이어져 온 7연패 사슬마저 끊어 냈다. 무려 한 달 여 만의 승리를 거둔 셈이다. 

 

사실 DRX의 이번 스프링 시즌 성적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21 서머 시즌에서의 10위는 팀 자체가 대 놓고 탱킹을 하겠다는(LCK는 신인 선수를 지명하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탱킹이라는 의미가 전혀 없기는 하지만) 의사를 비쳤고, 그만큼 선수 구성 면에서도 부족함이 많았다. 

 

그에 반해 이번 스프링 시즌은 달랐다. 비록 22 롤드컵 우승의 주축 선수들이 대부분 빠져나가기는 했지만 아직 서포터 베릴이 건재하고, 리브 샌드박스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던 크로코를 영입했다. 또한 디플러스 기아의 주전 원딜 덕담과 페이트, 라스칼을 영입하면서 대권을 노릴 정도는 아니지만 중위권은 충분히 노릴 수 있는 전력으로 평가 받았다. 돈을 별로 쓰지 않은 것도 아니었고 지난 롤드컵 우승의 효과로 인해 팬들의 관심도 높았다. 

 

그러나 결과는 비참했다. 2라운드 초반까지 광동 프릭스에게 거둔 단 1승이 전부였고, 브리온에게 승리를 거두기 전까지는 농심 레드포스와 함께 꼴찌를 경합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선수 구성 상으로 최하위를 할 팀은 결코 아니다

 

팀 사기는 바닥에 선수들의 의지도 없어 보였다. 수많은 실수와 팀플레이 결여, 그리고 선수들의 폼 저하는 물론이고 자신감까지 잃어버리면서 DRX의 스프링 시즌은 최하위권 순위가 확정적으로 보였다. 변수도 없었고 이 글을 쓰는 기자 역시 그렇게 끝날 것으로 생각됐다. 

 

하지만 그 ‘변수’ 가 생겼다. 브리온과의 1세트까지는 지금까지의 DRX와 큰 차이가 없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2세트도 브리온이 가져가는 것처럼 보였다. 지금까지의 DRX에게는 이것이 참으로 자연스러운 결과이기도 했다. 

 

여기서 주한이 투입됐다. 사실 브리온의 정글러 엄티의 폼이 최근 좋지 않은 상황인데, 크로코는 그런 엄티에게도 밀리는 모습을 보였고 이는 세트 패배에 큰 영향을 미쳤다. 브리온 전을 떠나서라도 크로코는 작년의 기량을 절반도 보여 주지 못하는 실망스러운 플레이를 펼치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DRX는 과감히 주한을 기용하며 반전을 노렸다. 

 

결과는 성공적으로 2세트는 1세트와 다르게 DRX가 압도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후 3세트에서도 주한의 DRX는 안정적으로 브리온을 누르고 7연패를 벗어났다. 

 


얼마나 오랜만의 승리인가, 선수도 울고 팬도 울었다

 

이러한 DRX의 2,3세트 승리는 부상을 무릅쓰고 출전한 덕담의 영향도 일부 있겠지만 그간 덕담이 원딜러 최하위 지표를 보여 주었던 것을 생각하면 그보다는 주한의 영향이 컸다고 생각한다. 

 

크로코와 달리 엄티를 상회하는 주한의 실력이 결정적으로 승리의 핵심이 됐고, 그간 다소 맥없는 플레이를 펼쳤던 베릴 특유의 번뜩이는 플레이도 펼쳐졌다. 주한 효과인지 페이트도 좋은 활약을 했다. 

 

- 앞으로 반등할 가능성은 있을까

 

물론 반등의 가능성은 있다. 당장 다음 경기만 해도 분명 브리온 경기 이전에 펼쳤던 무기력한 플레이는 하지 않을 듯 보인다. 

 

하지만 이것이 연승 행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선수들의 분위기나 폼이 조금 더 좋아진 것이지 아직 선수들의 온전한 모습은 나오지 않고 있고, 이제 막 최악의 상황을 모면한 것에 불과하다. 여기에 이번 브리온전의 모습이 일회성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최악을 찍었던 상황보다는 나은 상황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무엇보다 크로코에서 주한으로 정글러가 바뀐 시점에서 DRX의 플레이가 확연하게 살아난 것이 눈에 띈다.

 


분명 1라운드에서 보여 준 최악의 플레이보다는 나을것이다

 

이를 위해 팀의 과감한 결단이 필요해졌다. 이번 브리온전의 결과, 그리고 지난 22시즌 표식이 부진할 때 주한을 기용해 좋은 결과를 냈던 것처럼 크로코 대신에 주한을 메인으로 기용해 전력 상승과 더불어 주한을 성장시킬 필요가 있다. 

 

주한의 경우 이번 경기에서도 그렇고 과거에도 감정 주체를 못해 다소 무리하는 경향이 있기는 하지만 경험을 보다 쌓으면 괜찮은 정글러가 될 기질이 많은 편이다. 어차피 스프링 시즌은 이미 망한 시즌이고, 서머 시즌을 위해서라도 주한에게 확실한 경험치를 안겨줄 필요가 있다. 

 

이번 경기에서 베릴이 살아날 가능성을 봤다는 것도 중요한데, 라스칼이야 전부터 한 사람 몫은 충분히 해주는 선수이다 보니 큰 걱정이 없지만 폼이나 지표 면에서 바닥을 찍고 있는 페이트와 덕담이 얼마나 살아나는가에 따라 DRX의 전력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브리온전에서의 페이트가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이었기에 그 느낌이 그대로 이어질 지 궁금하기도 하다. 

 

- 앞으로의 예상은?

 

아쉽게도 DRX의 다음 상대는 최근 기세가 좋은 디플러스 기아다. 아무리 팀이 살아나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고 상대와의 전력 차이도 크다. 

 

하지만 브리온 전 이후 선수들이 마음 고생도 풀렸고, 어느 정도 느끼는 바도 많았을 것으로 생각되는 만큼 이전 경기들처럼 무기력하게 패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상위권 팀들에게는 어렵겠지만 이러한 분위기라면 플레이오프 진출권 중, 상위 팀들에게 1승 정도는 할 가능성도 있다(왠지 kt롤스터가 그 제물이 될 것 같은 느낌이…). 

 

그 외 하위권 팀들에게는 충분히 승리할 수 있을 듯한데, 전제 조건이라면 주한을 주력으로 기용하고 선수들이 이기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이번 브리온 전의 경우는 선수들이 이기고자 하는 의지가 확실히 보였던 경기였다. 

 


이기고자 하는 경기와 무난한 경기는 확실히 다르다

 

현재 남은 경기가 많지 않은 만큼 확연한 순위 상승은 현실적으로 어렵고, 또 팀 자체도 완전히 회복된 것은 아니기에 플레이오프 진출 같은 것은 꿈도 꿀 수 없겠지만 적어도 이전처럼 최하위권에 안착하지는 않을 듯 보인다. 물론 다시금 크로코가 기용된다면 가정은 무의미해진다.

 

지금이라면 8위, 그리고 여기에서 조금 더 각성한다면 브리온을 제치고 7위까지도 가능할 듯 보이며, 어느 정도 팀을 추스르게 되는 서머 시즌에서는 중위권 까지도 넘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단 서머 시즌에 성적을 내기 위한 전제 조건은 덕담이 최소 자신의 온전한 실력을 내 주거나, 다른 좋은 원딜러를 영입하는 것이다. 현재 상태의 덕담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며, 덕담의 폼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서머 시즌 전에 DRX의 결단이 필요할 수도 있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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