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수한 적들을 권총으로 혼자 상대하는 시리즈 신작, '건그레이브 고어'

손가락 피로감이 꽤나
2022년 11월 22일 21시 27분 05초

플레이온의 프라임매터가 한국 게임 개발사 스튜디오 이기몹에서 인기 애니메이션 '건그레이브'의 IP를 바탕으로 개발한 3인칭 액션 슈팅 게임 '건그레이브 고어'를 공식 한국어 음성과 함께 모든 차세대 콘솔과 PC 플랫폼에 22일 정식 출시했다.

 

건그레이브 고어의 주인공인 부활한 안티히어로 총잡이 그레이브가 동남아시아를 배경으로 선사하는 스타일리쉬한 그래픽과 시원시원한 난사 액션으로 복수, 사랑, 의리의 이야기를 펼쳐나간다는 것이 게임의 주된 특징으로 내세워지고 있다. 전설적인 애니메이션 디자이너 나이토 야스히로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이쿠미 나카무라가 선사하는 그레이브의 화려한 액션, 그리고 시리즈 최초로 한국어 음성을 더빙하면서 색다른 느낌으로 건그레이브 고어를 즐길 수 있게 됐다.

 

건그레이브 고어의 한국어 음성 녹음에는 넥플릭스의 드라마 오징어 게임 안내 요원 역으로 대중에 이름을 알린 전영수 성우와 배우 윤주상, 김기현, 그리고 최 한, 엄상현, 박성연, 소연, 최낙연, 가빈, 이민규 등의 성우진이 참여했다.

 

 

 

■ 시드 공장에서 시작되는 여정

 

건그레이브 고어의 플레이어는 주로 게임의 주인공인 그레이브를 조작해 게임을 플레이하게 된다. 스테이지를 진행하는 도중 그레이브가 아닌 다른 캐릭터를 조작하는 경우도 있지만 주로 조작하게 되는 것은 그레이브다. 게임을 시작하면 그레이브의 활약이나 게임의 분위기를 보여주는 컷신을 확인할 수 있다. 건그레이브 고어의 과묵한 주인공인 그레이브는 총탄과 다양한 적의 공격이 빗발치는 전장 속을 나아가는 안티히어로의 면모를 보여주려고 한다. 아예 대사가 없는 것은 아니나 대사를 내뱉는 정도가 상당히 적은 편이다.

 

스토리는 스테이지 형식으로 갖춰진 각 지역을 진행하면서 전개된다. 메인 스토리의 인트로 파트라고 볼 수 있는 첫 번째 지역 스컴랜드의 시드 공장으로 침투하던 그레이브는 해당 지역에서 임무를 수행하던 도중 숙적들을 만나게 되면서 이들과 대적하기 위해 각지로 향하게 된다. 홍콩에서 한 명, 또 다른 지역에서 한 명. 차례차례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그레이브를 막아섰던 적들을 물리쳐가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사실 지금까지의 건그레이브 스토리를 모르면 난해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부분도 있는데 이를 위해 메인 메뉴에서 지금까지의 스토리를 요약한 컷신으로 감상할 수 있는 기능이 탑재되어 있다.

 

한편 그냥 게임의 배경 스토리 없이 외견이나 분위기로만 보자면 흔히 중2병이라 부르는 감성이 각처에 흐르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멀대같은 키에 거의 말을 하지 않고 독특한 포즈로 걸으며 평상시에도 목을 앞으로 쭉 빼고 서있는, 어찌보면 그 시기를 이미 거쳐간 사람이라면 근질근질한 무언가를 느낄 수 있는 감성으로 가득 차 있다.

 


 


세월을 맞고도 중2병 느낌을 털어내지 못한 그레이브 아저씨

 

 

 

■ 총탄이 빗발치는 전장

 

건그레이브 고어의 각 스테이지는 그야말로 총탄을 비롯한 온갖 공격수단이 빗발치는 전장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기본적인 게임플레이 방식이 플레이어가 그레이브를 조작해서 수도없이 쏟아져나오는 적들을 쓰러뜨리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인데, 정말 수많은 적들이 등장하고 전투 역시 엄폐를 해가면서 하는 것이 아니라 반은 적의 공격을 괜찮은 수준까지 맞으면서 실드를 보충하고 빠르게 적들을 정리하는 스타일의 게임이라 그 빗발치는 총탄의 세례를 직접 몸으로 받으면서 싸우는 것이 대다수다.

 

주 캐릭터인 그레이브를 비롯해 각각의 캐릭터는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실제 전부 줄어들으면 죽는 체력과 줄어도 다시 차오르는 실드를 보유하고 있어 이를 잘 관리하면서 싸우는 것이 기본 테크닉이라고 할 수 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스테이지를 진행하며 각 장소에서 많은 수의 적이 나타나는데, 정면만이 아니라 측면이나 이미 지나온 후방, 물 속 등 여러 위치에서 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보스전 이외의 전투는 정말 피해도 수도없는 공격을 맞으면서 싸운다는 말이 적합할 정도다.

 

대부분의 스테이지는 많은 수의 적들을 차례로 쓰러뜨리며 최종 구역까지 진행하면 끝이 나지만 각 챕터 후반부에는 보스급 적이 등장하는 보스전이 포함되어 있다. 보스전은 지금까지의 전투와 다소 다르게 최대한 공격을 피하면서 치른다는 부분이 큰 차이점이다. 실드도 한동안 피해를 받지 않아야 회복되는데다 보스의 공격은 하나하나 나름대로 무시하기 힘든 피해가 들어오니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보스전의 순간이 오히려 마음이 차분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정신없이 쏟아지는 공격 속에서 조무래기들을 처리하는 것보다 오히려 쉽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고.

 

스테이지를 클리어한 이후나 타이틀 화면에서는 그레이브의 각종 능력을 강화할 수 있는 연구실 메뉴가 존재한다. 다양한 조작법으로 새로운 기술을 구사할 수 있게 되는 스킬이나 그레이브 자체의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스탯, 그리고 일종의 필살기 느낌인 데몰리션 샷이 각각 강화할 수 있는 부분들이다. 스탯을 제외한 나머지 강화 항목에서는 특정 스탯을 올리지 않으면 강화할 수 없는 것이 존재하기도 한다. 배운 데몰리션 샷은 각각의 버튼 조합에 네 개까지 장착할 수 있으며 스킨을 가지고 있다면 스킨 항목에서 캐릭터 스킨을 변경하는 것도 가능.

 


 


 

 

 

■ 총을 든 무쌍의 느낌

 

건그레이브 고어를 짧게 요약하면 총을 든 무쌍 타입의 게임이다. 무수한 수의 조무래기들과 싸우면서 보스에게로 나아가고, 보스를 쓰러뜨리는 과정을 반복하며 스토리를 전개한다. 다만 무쌍만큼의 시원스러움이나 총격전과 파괴를 곁들인 게임 치고 느껴지는 상쾌함과 화끈함이 부족하다는 것이 개인적인 감상이다. 오히려 사방에서 계속 나타나는 적이 이런저런 공격으로 플레이어를 공격해대는 경험이 썩 유쾌하지는 않았다. 큰 피해가 없다는 건 알아도 계속 동네북처럼 플레이어를 공격해대니 여간 귀찮은 것이 아니다. 이외에도 캐릭터들의 외형 모델링이 묘하게 불쾌한 골짜기를 유발하는 스타일이라던가 하는 개인적인 아쉬움도 있다.

 

예를 들어 무쌍 계열 게임의 경우 많은 적이 나와도 플레이어가 고른 캐릭터를 사용해 적들에게 맞지 않으면서 다수의 적을 시원스럽게 쓸어담는 느낌을 주는데, 건그레이브 고어의 플레이는 수많은 공격을 피한다고 하더라도 대부분 얻어맞도록 되어 있다. 여기에 전투 난이도는 일부 구간을 제외하면 그리 높지 않은 편인데 플레이어의 신경을 긁는 유형의 적이나 스테이지가 중간중간 끼어있어서 답답함을 키운다. 예를 들어 전투의 양상을 다양하게 만들려는 의도로 새로운 적들을 등장시키는 것은 좋은데 초반부 스테이지부터 총을 쏘는 것이 주력이고 근접 무기를 휘두르는 것이 보조 수단인 이 게임에 거의 모든 총격을 튕겨내는 타입의 적이 등장한다거나, 최대한 빨리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기차 스테이지와 작은 컨테이너 위에서 일정 시간 버티며 주변의 적과 미사일을 상대해야 하는 스테이지 등에서 좁고 제한적인 공간 안에 플레이어를 밀쳐내는 적들을 적극 배치해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체크포인트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게 만든다.

 


 

 

 

앞서 언급한 총알을 죄다 튕겨내 근접 공격이나 차지 공격으로 상대해야 하는 적 외에도 큰 피해는 아니지만 범위 내에 있으면 자동 타게팅이 작동하지 않는 가스를 굉장히 짧은 빈도로 던져대는 적이나 화염병을 던지는 적은 플레이어가 피격을 당하면 넉백을 가해 앞서 언급한 작은 컨테이너 위에서 진행하는 부분 등에 나타나면 스테이지 환경과 최악의 시너지를 발휘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더불어 스크립트의 오류인지 생각보다 자주 스테이지 진행이 정상 작동하지 않아 막혀버리는 경우가 있고 이럴 경우 체크포인트로 돌아가 다시 시작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었다. 여담으로 자세히 보면 모션 버그가 걸려서 뒤로 걸어오거나 위에서 떨어지는 포즈로 잠시 유지되는 적들도 볼 수 있다.

 

또 다른 특징이라면 이 게임에서 거의 계속 구사해야 하는 사격이 실제 총처럼 연속으로 트리거를 당기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보편적인 FPS나 자동화기를 사용하는 경우 트리거를 당기고 있으면 연사가 되는 구조겠지만 건그레이브 고어의 경우 트리거를 당기고 있으면 한 번의 공격분만 총을 발사하고 차지샷을 충전한다. 그런데 앞에서 이 게임을 뭐라고 했는가. 무쌍 게임을 방불케하는 물량의 적들이 수도없이 등장해 이들을 주로 총격으로 쓰러뜨려야 하는 게임이라는 것이다. 쉴새없이 트리거를 당겨줘야 하기 때문에 플레이 시 손가락에 다소 피로감이 느껴지는 게임이다. 만약 이지 난이도로 내리더라도 조금 더 빨리 적이 쓰러진다는 수준이지 손가락 혹사는 여전한 편. 이게 아케이드 게임들처럼 플레이타임이라도 짧으면 모르겠지만 대략 12시간 내외를 소요하며 이런 패턴의 플레이를 해야한다는 것이 조금 막막하게 느껴진다.

 


 


여기저기서 쏘고 터지고 난리도 아니다.

 

그레이브 외의 캐릭터가 플레이어블 캐릭터로 등장하기도 한다고 언급했는데, 그레이브와 약간의 조작감 차이가 존재한다. 묵직한 물체로 때리는 그레이브와 달리 분지는 근접공격이 주먹과 발차기이기 때문에 근접공격 타점이 상당히 작아져서 방패를 든 적의 방패를 깨거나 근접공격으로 적을 쓰러뜨릴 때 상당히 안 맞는 느낌을 준다. 사실 그레이브도 의도한 것과 약간 다른 감각으로 근접공격을 구사하는데 오브젝트 크기로 해소한다는 느낌인지라 타점이 작은 분지로 진행하는 스테이지의 경우 헛손질 때문에 답답함이 꽤나 느껴져 얼른 그레이브 조작으로 돌아가고 싶게 만든다.

 

건그레이브 고어는 굳이 따지자면 아케이드 슈팅 게임의 느낌이 나는 무쌍 계열 게임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많은 적이 등장하고 이들을 추풍낙엽으로 쓰러뜨리는 그레이브의 모습에서 상쾌감이나 멋진 모습은 딱히 찾아보기 어렵다. 앞서 다소 농으로 중2병을 언급하기도 했는데 이런 테이스트가 들어가도 나름의 멋을 느낄 수 있는 경우가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다. 아쉽게도 건그레이브 고어는 후자쪽이라는 느낌이 강했다. 또, 게임 플레이 자체도 생각보다 피로감이 큰 방식이라서 얼른 다음 스테이지를 이어서 플레이하고자 하는 마음이 쉽사리 들지 않는 편이었다. 건그레이브의 전작들을 즐겁게 플레이했던 팬이라면 느끼는 바가 다를 수 있겠지만 감성적으로도 작금의 게임들과는 괴리가 있는 편.​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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