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사병 모티브의 남매 생존기 속편, '플래그 테일:레퀴엠'

아미시아와 휴고 이야기의 결말은
2022년 11월 01일 19시 35분 21초

아소보 스튜디오의 '플래그 테일:레퀴엠(정식 출시명)'이 콘솔과 PC로 지난 10월 18일 정식으로 출시했다.

 

플래그 테일:레퀴엠은 출시 후 좋은 평가를 받았던 흑사병 소재의 플래그 테일:이노센스를 잇는 속편으로 초자연적인 힘으로 뒤틀린 잔혹하고 숨 막히는 세계의 애달픈 여정을 그려내고 있다. 폐허가 되어버린 고향을 탈출하고 어머니와 루카스 등과 함께 지내던 주인공 아미시아와 동생 휴고는 남쪽 멀리 새로운 땅과 활기가 넘치는 도시를 찾아 여행을 하고 있었다. 평화로운 그곳에서 아미시아와 휴고, 그들의 가족은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 동시에 휴고의 저주를 다스리고자 했다.

 

하지만 휴고의 힘이 다시 깨어나고, 평화로웠던 도시에 개걸스러운 쥐 떼가 다시금 죽음과 파괴를 몰고 돌아오고 만다. 전작에 이어 이번에도 아미시아가 휴고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 평화로운 시기는 잠깐

 

서두에서 소개되고 있는 것처럼 플래그 테일:레퀴엠은 나름의 안정을 찾은 아미시아와 휴고가 루카스와 함께 주변을 돌아다니며 쾌활하게 놀고 있는 모습으로 시작된다. 이 평화로운 시작을 통해 플레이어는 플래그 테일:레퀴엠의 기본적인 조작 몇 가지를 배울 수 있고 전작에서 고생하던 이 둘이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다는 사실에 안도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휴고와 놀면서 들어간 성에서는 잔뜩 성난 양봉업자들이 존재했고 그들은 두 사람을 다른 탐욕스런 침입자들과 동일시하며 죽이려고 주변을 뒤지기 시작한다.

 

이렇게 정말 잠깐의 평화로운 시기를 거쳐 아미시아와 휴고는 다시 위험한 소용돌이에 서서히 접근하기 시작한다. 이 양봉업자들의 영역에서도 게임의 은신 플레이 팁을 배울 수 있으며 여기서 잘 빠져나가나 싶을 때 그들은 궁지에 빠지고 만다. 이후 일련의 사건을 거쳐 우여곡절 끝에 그들이 찾던 도시에 도착하고 상당히 활기가 돌고 있는 영지에 준비된 그들의 새 집에 들어서면서 다시 잠깐의 안식이 찾아오는가 싶더니 이번엔 휴고의 발작이 다시 시작되고 만다. 결국 아미시아는 루카스와 함께 오더의 마지스터를 찾으러 도시의 통행금지 구역으로 향하고 거기서 이 도시의 이면이나 원치 않던 쥐 떼들과의 재회를 이루게 되고 위험의 소용돌이는 그들을 통째로 집어삼켜 이야기의 중심으로 던져넣는다.

 

플래그 테일:레퀴엠에서 평화로운 순간은 앞서 언급한 시작 직후와 도시에 도착한 그 순간 정도에 그친다고 느꼈다. 이후로 이어지는 이야기들은 흑사병에서 모티브를 얻은 모반에 대해 파헤치는 과정이나 휴고를 구하기 위해 희망의 줄기를 붙들고 분투하는 모습을 그려낸다. 은근히 결말을 예측하기 쉬운 느낌이 있었지만 그런 스토리를 적절하게 잘 풀어내면서 모반과 흑사병, 어떤 신비한 장소에 얽힌 이야기 등을 밝혀내는 것이 제법 흥미롭다.

 


 


 

 

 

■ 쥐 떼를 피하고 전투는 영리하게

 

아미시아는 시작부터 전작에 사용하던 돌팔매를 사용할 수 있다. 이 돌팔매는 적과의 전투에서도 이전과 비슷한 감각으로 사용된다. 투구같은 단단한 것을 쓰지 않은 상대의 머리에 한 방을 맞춰주면 쓰러뜨리는 것이 가능하나 투구를 쓴 상대와 대치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도구다. 대신 소화탄을 물려 야간에 쥐 떼 근처에서 횃불을 들고 서 있는 병사를 맞춰주면 병사의 횃불이 꺼지고 쥐 떼에게 순식간에 삼켜지게 만드는 등의 사용법은 유효하다. 이외에도 돌팔매는 화염탄을 사용해 먼 거리에 있는 장작불에 불을 붙이거나 가루가 잔뜩 든 포대를 맞춰 터뜨리는 등 퍼즐적인 요소에서도 활용할 여지가 많다.

 

이전과 마찬가지로 장비들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으며 게임 플레이 스타일에 따라서 세 가지 능력치가 향상되어 단계별 능력이 해금되는 기능도 존재한다. 또, 초반에서 중반 즈음에 얻을 수 있는 새로운 무기로 강한 적들에게 조금이나마 대항할 수 있는 수단이 추가되었으며 이외에도 은신 플레이에 필요한 기능이나 아이템, 연금술로 조합할 수 있는 아이템을 상황에 맞게 적극 활용하면 게임을 보다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다. 특히 앞서 언급한 새로운 무기의 경우 업그레이드를 통해서 거의 무한동력의 확실한 공격 수단으로 변모하기에 상대적으로 전투 상황이 수월해진다. 물론 그렇게 되기까지는 나름의 시간이 필요하니 그전까지는 특히나 적의 위치나 움직이는 패턴, 유도할 수 있는 상황 등에 유의하면서 영리하게 전투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좋다.

 

쥐 떼를 피해야 하는 것은 전작과 마찬가지다. 양봉업자에게 쫓기는 극초반에나 등장하지 않지, 이후 새 도시에 입성한 시점부터는 얄짤없이 쥐 떼의 재림과 그 결과를 목도하게 되는 것은 마찬가지다. 빛을 기피하는 것은 이전과 동일하고 연출 상 순식간에 먹이를 먹어치우는 모습을 보여주긴 하지만 게임 플레이 도중에는 한참동안 미끼를 먹어치우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횃불이나 불빛만 활용하는 것이 아닌 유인책을 쓰게 되는 경우도 자주 있다.

 


 


 

 

 

■ 전작을 계승하는 좋은 작품

 

이전에 비해서 그래픽을 확실히 발전시켜 더욱 시각적으로 만족스러운 퍼포먼스를 보여준다는 것이 느껴진다. 특히 초반의 밝은 분위기나 주변 풍경은 찍기만 해도 스크린샷이 훌륭하게 뽑히는 편이다. 아쉽게도 PS5 버전의 경우는 스크린샷을 촬영하는 버튼을 누르면 바로 게임의 일시정지 메뉴가 튀어나와 게임 내 UI나 대사, 특정한 순간들을 찍어내기가 불가능했지만 사진 모드를 제공해서 전투 도중의 액션이나 풍경 등을 찍어내는 기능으로는 충분했다. PC 플랫폼의 경우 프레임 최적화 문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PS5 플레이의 경우는 무난하고 안정적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었지만 PC 버전의 경우 프레임 방어가 어려운 경우가 제법 보고됐다.

 

전작을 계승하는 작품으로의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고 생각한다. 크게 변하지 않은 부분들이 많기는 했지만 새로운 무기도 개인적으로는 제법 마음에 들었고, 스토리를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플래그 테일 시리즈가 만든 설정들을 알아가는 재미도 나름대로 느낄 수 있었다. 다만 잠입 플레이에 있어서 한 번 발각되면 쉽게 포기하지 않고 계속 수색을 하면서 어디까지나 쫓아오는 병사를 보게 되는 경우도 있었고 수시로 나타나는 쥐 떼에 대한 피로감이 다소 느껴지는 감이 있다. 한편 결말부는 그야말로 클리셰같은 느낌이기는 했지만 전작부터 시리즈를 플레이했던 게이머에게 다소의 여운을 남겨주는 면도 있었다.

 

게임 플레이 스타일 자체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스타일이지만 이번에 나온 새로운 무기의 영향으로 뒤로 갈수록 답답함이 다소 해소되는 편이다. 더불어 스토리라인 자체는 차치하고 휴고를 지키기 위해 악착같이 버티며 나아가는 아미시아의 감정적 변모를 그려내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전작을 재미있게 플레이했다면 플래그 테일:레퀴엠 역시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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