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미연시가 질렸다면 한 번, '맛있는 사랑'

코로나 시대를 반영한 게임
2022년 05월 30일 12시 50분 41초

드렁큰 키튼이 개발하고 배급하는 '맛있는 사랑'은 지난 4월 29일 스팀 앞서 해보기로 출시된 게임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시작된 비대면 시대에 메신저 네트코드에서 만나 연애하는 막장 드라마같은 비주얼 노벨을 표방하고 있는 맛있는 사랑은 달달한 연애를 지향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일반적인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을 기대하면 안 되고, 현실 지향형 막장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을 추구하고 있어 사전 정보 없이 게임을 플레이하다보면 허탈한 웃음을 감출 수 없게 되는 신작이다. 앞서 해보기 게임이다보니 아직 게임의 루트가 전부 완성되지 않았고, 예산 문제로 일부만 더빙이 되어 있기 때문에 완성된 게임을 플레이한다는 느낌으로 플레이하기는 어려울 것.

 

스팀 앞서 해보기로 플레이한 맛있는 사랑은 전반적인 루트별 플레이 타임이 그렇게 길지는 않은 편이라는 것을 미리 언급해둔다.

 

 

 

■ 사회적 분위기 담아

 

약 3년간, 지나간 시간의 우리들은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세계적 질병에 시달렸다.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 다니면서도 조심할 수밖에 없는 불편한 시대에서 대면의 전염 위험으로 인한 비대면 근무나 강의라는 개념도 보다 확립되는 상황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맛있는 사랑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려 온라인 수업을 받고 있는 경기 게임 마이스터고 입학생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플레이어는 게임 내에서 하이퍼링크로 실존함을 인증하는 경기 게임 마이스터고의 신입생이 되어 이름을 정하고 본격적으로 맛있는 사랑의 이야기에 뛰어들게 된다. 그런데 이 주인공의 환경이 나름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의 주인공답게 심상찮다. 자신의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동유럽계 한국인인 연상의 소꿉친구 누나와 입학 초반 학급의 메신저에 들어가자마자 관심을 보이는 히로인들까지 왕도적인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의 주인공이 가질만한 환경을 손에 쥐고 있다는 점이 플레이어에게 평범한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을 플레이하고 있다는 착각을 심어준다.

 

그런 플레이어가 소꿉친구 누나인 미 영의 신제품 음료를 마시고 사랑을 이루어준다는 의아한 이야기를 듣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히로인들을 의식하는 것이 직접적인 루트 분기라는 느낌이다.

 


 

 

 

■ 메신저와 미니게임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게임은 메신저 위주로 진행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디스코드의 패러디 네트코드로 진행되는 고등학생들의 대화와 게임 플레이 모임, 그리고 개인 메시지 등으로 게임 전체의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물론 게임을 진행하면서 히로인들과의 관계가 진전되면 네트코드만이 아니라 전화나 직접적인 만남이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만남 이후로도 네트코드 연출은 계속해서 이야기를 진행시키는 도구 중 하나다.

 

스토리 전개 매체로 메신저를 사용하고 밈에 민감한 고등학생들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다보니 인터넷 밈들이 많이 첨가되어 있다. 알고보면 친숙한 인터넷 밈들을 네트코드에서 볼 수 있고, 게임 명에도 익살맞은 장난을 쳐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게임 진행 도중에 지루함을 풀기 위해 투박한 미니게임을 넣어두기도 했다. 뒤집힌 패를 같은 짝끼리 맞추는 게임이나 틀린 그림 찾기 같은 단순한 게임들을 플레이하는 것은 플레이어의 기분을 환기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 반전엔 한 대 얻어맞았지만

 

맛있는 사랑은 개발사가 소개했던대로 반전과 막장을 노리는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이다. 앞서 전반적인 플레이타임이 짧다고 했기 때문에 게임의 재미를 떨어뜨릴 스포일러를 제하고 이야기를 했지만 확실히 아무런 정보 없이 비대면 러브코미디가 대면으로 전환되는 순간부터 시작되는 반전을 한 대 얻어맞으면 허탈한 웃음이 나올만한 내용을 담았다. 확실히 그런 반전은 한 방 먹었지만 조금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예를 들어, 일주일을 평범한 썸과 연애까지의 정해진 길이라고 치자. 맛있는 사랑의 주인공과 히로인들의 관계는 하루이틀만에 그 일주일을 전부 소화하려고 하다가 체한 느낌을 준다. 연애에는 급발진이 따를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해도 주인공의 감정선이나 히로인들의 감정선이 너무 빠르게 급발진을 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특히 주인공의 심리는 공감하기 어려울 정도로 극단적으로 치닫고, 민서 루트의 마지막 선택지에서는 마치 선택지마저 거부하는 것처럼 급발진을 하면서 예상밖의 반응을 해온다.

 

물론 게임이 아직 앞서 해보기 단계인데다 후일담 작업이나 내용 보완, 추가 루트 작업 등이 이루어지고 있어 완성되면 이런 감상들이 보완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물론 기본적인 틀이 있으니 아주 큰 폭으로 개선되리라고까지는 생각하기 어렵지만 말이다. 그렇더라도 엔딩과 업적 수집 등을 생각하면서 게임을 플레이하면 나름대로 몇 시간 정도의 플레이타임을 확보할 수 있는 신작이다. 평범한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에 매너리즘을 느끼고 있다면 한 번 환기할만한 게임.​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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