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라이크 덱 빌딩 게임, '로그북'

MTG와 페어리아 제작진의 만남
2022년 03월 04일 00시 00분 01초

에이치투 인터렉티브는 아브라캄 엔터테인먼트의 로그라이크 덱 빌딩 게임 '로그북' PS4 및 PS5 한국어판을 지난 25일 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를 통하여 정식 출시했다.

 

로그북은 매직 더 개더링의 개발자 리차드 가필드와 전략 카드 게임 페어리아의 개발진이 협력하여 개발한 새로운 로그라이크 덱 빌딩 게임으로 카드와 유물, 그리고 능력을 조합해 최고의 시너지를 이끌어내면서 로그북에 도전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페어리아에 서술된 여러 모험을 거친 끝에 세계의 모든 전설을 담고 있는 책이 페어리아의 우물에 빠지고, 마법의 근원에 닿은 책이 점차 사악한 의지를 지니게 되어 로그북으로 거듭났다는 설정이다. 플레이어가 조작하게 되는 영웅들은 이 페어리아의 이야기가 담긴 로그북에 갇혀버렸다는 설정으로 에필로그 장까지 진행하는 것이 게임의 기본 목표다.

 

한편 로그북은 추후 닌텐도 스위치로도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이번 리뷰는 PS5에서 플레이된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됐다.

 

 

 

■ 덱을 만들어가는 게임

 

플레이어가 조작할 영웅이 사악하게 돌변한 로그북에 갇혀 빠져나가기 위해 로그북의 에필로그까지 진행해야 한다는 설정의 본 작품은 덱을 플레이어가 직접 만들거나 기본 프리셋을 제공해주는 여느 카드 게임 장르와 달리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하나하나 덱을 만들어간다는 점이 특징이다. 처음에는 열 장 내외의 카드들이 덱에 있어 이 카드들만을 가지고 전투에 나서게 되지만 상인에게 카드를 구입하거나 맵에 있는 카드 박스를 열어 세 장 중 한 장의 카드를 선택해 일정 금액을 지불하는 것으로 덱에 추가할 수 있다.

 

책 속이라는 설정에 맞춰 플레이어는 조력자 나딤의 붓을 받아 일정 횟수만큼 가려진 지형을 밝힐 수 있다. 붓 외에도 적은 범위를 밝힐 수 있는 잉크 아이템이나 주변을 넓게 밝혀주는 등대, 그리고 접촉하면 무작위 지점을 조금 밝혀주는 오브젝트 등 다양한 요소들로 맵을 밝혀나가면서 새로운 아이템이나 유물, 이벤트와 전투 등을 발견할 수 있다. 보스가 있는 차원문까지의 길은 기본으로 밝혀지지만 그 외의 장소는 앞서 언급한 붓을 비롯한 아이템들로 칠해나가야 이동할 수 있기에 처음에는 모든 맵을 탐사할 수 없다.

 

 

 

바로 보스까지 직행하거나 바닥의 돈과 아이템을 줍고, 카드를 구해서 보스와의 전투에 앞서 좋은 카드를 모아 덱을 탄탄하게 만드는 것이 꽤 중요하다. 맵을 칠하는 아이템은 신중하게 사용하지 않으면 강적과의 전투를 한 번 거친 후 온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보스와의 전투를 치르게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따라서 플레이어는 어떤 전투를 하고 어떤 전투를 피할 것인지 지형을 잘 보고 선택해 때로는 전투를 피하는 선택도 필요하다. 물론 로그라이크 방식의 게임이니만큼 게임 플레이 내용이 스코어로 반영되기 때문에 무작정 전투를 피한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또, 처음에는 보스를 이기고 다음으로 넘어간다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충분히 덱이 만들어지고 패를 잘 뽑지 않으면 초반부는 힘이 부치기 마련이다. 덱에 카드가 얼마나 들어오느냐에 따라 파티의 특성을 찍을 수 있으며 플레이를 반복하면서 특정 조건에 따라 얻게 되는 각색 페이지를 통해 영구적인 강화를 하다보면 어느새 스테이지를 넘어갈 수 있을만큼 파티가 강해진 상태로 게임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 죽어도 되지만 죽으면 안 돼

 

로그북의 전투 시스템은 RPG 특유의 턴 기반 전투와 TCG의 카드 시스템이 접목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플레이어는 좌측에 표시된 코스트만큼 카드를 낼 수 있고, 매번 특정 카드를 제외하면 사용되지 않은 카드는 덱으로 돌아가 다시 다음 차례에 무작위로 드로우되는 식이다. 2인 파티를 기준으로 앞에 서있는 영웅이 공격을 받게 되며 주로 방어를 높이는 카드가 서로의 위치를 바꾸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따라서 공격력이 높은 드래곤 슬레이어 샤라가 앞에서 두 번 공격을 한 뒤에 동료인 소로꼬가 방어로 체인지를 하면 피해는 많이 입히고 체력이 높은 소로꼬가 방어를 위해 앞으로 나오는 포지셔닝이 가능하다.

 

상대 진영의 캐릭터들이 어떤 행동을 취할 것인지는 상단에 표시되는 아이콘으로 짐작하게 되는데, 앞서 언급한 스위칭 시스템과 방어도를 잘 활용해야 피해가 적게 전투를 완수할 수 있다. 따라서 피해량이 조금 더 높은 샤라는 공격 위주의 카드를 수집하고 체력이 높은 소로꼬는 방어를 강화해주면서 가끔씩 공격할 수 있는 수단을 덱에 넣을 수 있다면 금상첨화가 아닐까?라는 생각에 기인해 덱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물론 그만큼 카드가 필요한 것들 위주로 나와야 하겠지만 말이다.

 

 

 

전투에서 전멸하는 것만 아니라면 영웅은 죽어도 0코스트 카드를 일정 횟수 이상 사용해 부활할 수 있다. 따라서 전투에서 죽는 것은 어느 정도 허용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단락에 적었듯이 죽으면 곤란해진다. 멤버가 줄어 스위칭이 불가능해진다는 점을 떠나서 죽으면 저주 카드로 덱의 일부가 상처가 되어 사용할 수 없는 카드로 바뀌어버리고, 이 패들은 영구적으로 덱에서 제외되는 것이 아니라 고스란히 드로우 페이즈에 나오게 된다. 때문에 절실하게 방어 스위칭이 필요하거나 강력한 한 방이 필요할 때 그런 카드들이 나올 자리를 저주 카드가 자리해 타이밍을 놓치는 상황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전멸만 아니면 죽어도 된다. 하지만 가급적이면 죽지 않도록 주의하자.

 

 

 

■ 전체 진행을 위해 상당한 시간 필요

 

게임의 스토리 진행 자체는 약 20시간 내외가 소요되는 수준이지만 로그라이크라는 장르의 특성상 모든 컨텐츠를 깔끔히 소화하기 위해서는 그의 몇 배나 시간을 들일 수 있는 유형의 게임이다. 매번 플레이할 때마다 찍을 수 있는 파티의 재능이나 맵의 구성이 조금씩 바뀌는 부분도 그런 로그라이크 특유의 특성이라고 볼 수 있다. 화려한 그래픽은 아니지만 책의 세계라는 것을 고려해 2D 형식으로 보이도록 그려진 캐릭터들의 디자인이 괜찮은 편이다.

 

로그북은 로그라이크 장르를 선호하고 슬레이 더 스파이어 등의 카드 기반으로 턴 방식 전투를 즐기는 게이머라면 마음에 들 수 있는 신작이다.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덱을 만들어가고, 매번 달라지는 적과 상황에 대응하는 맛이 있는 게임을 원한다면 로그북을 펼쳐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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