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학회, 게임업계 국민고통 나누기에 동참해야

한국게임학회 신년 기자간담회
2021년 01월 28일 16시 08분 20초

한국게임학회는 28일 신년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현재 게임산업이 당면한 문제를 되짚어보고 정부와 게임업계에 대한 각성을 촉구했다. 이날 발표 및 질의는 위정현 학회장이 진행했다.

 

먼저 학회는 판호 재개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을 나타냈다. 최근 '서머너즈워'가 판호를 발급받고 한중 교류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문체부와 외교부 장관이 동시 교체되면서 판호와 관련 된 정책의 일관성 유지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위 학회장은 "서머너즈의 판호 발급은 업체는 물론 민관과 정부가 노력한 결과"라며 "(향후 판호 발급 역시) 민관의 지속적인 압력과 정부차원에서 일사분란한 공동의 대응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판호 발급 문제를 국제 사회로 끌고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 학회장은 "(판호 이슈는) WTO 위반이라는 사실과 함께 한중 문화협력의 거대한 장애물이 되고 있다는 것을 우리 정부는 물론 중국 정부에도 인식시켜야 한다. 또 정부가 나서서 국제 사회에 공공연히 알려야 한다. 필요하다면 WTO에 소송을 진행할 준비도 해야한다"고 말했다.

 

또 "올해부터 대선국면에 들어가기 때문에 선거 이외의 모든 이슈가 소멸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문체부와 외교부 장관에 판호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필요하다면 두 부처 장관의 면담도 진행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인해 잊혀졌다시피 한 게임이용장애의 질병코드 등재 이슈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위 학회장은 "최근 게임이용장애의 질병코드 등재를 재개하려는 움직임이 보인다"며 "당시 발주한 연구용역 결과가 3월 말 정도에 나올 예정인데, 그에 앞서 신임 문체부 장관의 단호한 반대 의지가 확인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와 함께 '게임 공대위' 활동도 다시 재개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지금이 해당 이슈를 소멸시킬 좋은 기회라는 뜻을 밝혔다. 코로나19로 인해 WHO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함과 동시에 하나의 여가 문화로서 게임에 대한 이미지가 향상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위 학회장은 "지금 상황에서 국민적 인식에 대한 객관적인 연구와 분석을 통해 국민적 설득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판단, 이와 관련 된 연구를 진행 중이다. 곧 공개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게임사들을 향한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위 학회장은 먼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수혜를 본 게임업계가 국민적 고통에 보다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모습을 보였어야 하는데, 그런 모습이 부족했다고 본다. 메이저 게임사들의 반성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학회와 WHO가 이끈 'Play Apart Together' 캠페인에 적극 동참해달라 요청을 했지만, 참여한 게임사들이 적었다"면서 강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학회는 게임사들이 지금이라도 '고통 분담'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신이 나오긴 했지만 올해도 코로나19는 지속 될 전망이기 때문. 특히 '게임은 학습의 적'이라는 학부모들의 인식을 개선시킬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또 최근 여권에서 제시하고 있는 '이익공유제'에 대해서도 위 학회장은 "논리적 타당성을 떠나 국민적 지지가 형성된다면 수혜업종을 중심으로 요구가 들어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게임사들은 참여할 수 밖에 없다"며 준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 메이저 게임사들의 이종 산업 진출에 대한 깊은 우려도 나타냈다. 최근 게임업계는 엔터테인먼트나 심지어 부동산 사업 등에 진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위 학회장은 "과거 재벌 기업의 '문어발식 확장'을 답습하는 것이 아닌가싶다"며 "게임을 통해 모인 자금으로 게임과 관계없는 산업에 투자하는 것은 크게보면 게임산업을 약화하는 계기가 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불안감을 내비쳤다.

 

학회는 특히 게임사들의 적극적인 글로벌 시장 진출과 신규 IP 발굴을 강하게 촉구했다. 위 학회장은 최근 게임업계에 대해 "LG전자나 삼성전자, 현대차 같은 전통적인 제조업들보다 보수적이고 현상유지에 연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러한 모습은 1990년대 후반 일본 콘솔산업의 보수화와 유사하다. 이렇게 되면 10년 후 한국 게임산업의 미래는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텐센트가 국내 게임사들을 M&A 할 것이라는 이슈에 대해서 위 학회장은 부정적이라는 의지를 재차 밝혔다. 그는 지난 2019년 넥슨 매각 이슈 당시 "중국 기업에 매각은 어떤 경우에도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런데 최근 텐센트 M&A 이슈가 불거지자 게임주들이 올라간 것은 물론, 국내 게임사들도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는 상황. 이에 대해 위 학회장은 "심한 자괴감을 느꼈다"며 "한국 게임으로 성장한 기업이 한국 게임사들을 살 것이라는 소문에 주식시장과 업계가 기대감으로 들뜨는 것을 보니 절망스러웠다"고 소회를 전했다.

 

또 "한국의 주력 게임사들이 텐센트에 흡수되는 것은 한중협력이라는 측면에서나 한국의 산업 경쟁력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며 게임사들을 향해 "게임산업의 IP 리더로서 프라이드가 있다면 (매각보다) 자신들의 역량을 어떻게 키울 것인지 고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최근 게임 이용자들이 게임사 앞에 트럭을 놓고 시위를 하는, 소위 '트럭시위'에 대해 위 학회장은 게임사들은 대기업이 됐고, 이용자들의 기대수준은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용자들을 담당하는 조직이 자신이 소속한 회사, 자신이 맡은 게임에 대한 애정이 낮아졌다. 동시에, 확률형 아이템을 구매한 '고래 유저'들이 자신들이 공헌한 것에 대해 게임사들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예전보다 서비스질은 떨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애정이나 관심이 없으면 트럭시위 같은 것도 안한다. 회사가 그들의 불만을 수용하고 소통하고, 대화해야 한다"며 "게임사들이 진정으로 소통하려 하는가 되돌어봐야 한다. 그저 귀찮은 존재, 불평많은 존재로 여기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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