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의 '反애플' 신호탄, 일파만파

수수료에 등 돌린 에픽게임즈와 애플
2020년 08월 20일 17시 12분 17초


 

올해 상반기만 60조 원에 달할 만큼 전 세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시장 규모가 매해 급속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양대 애플리케이션 마켓인 구글과 애플이 책정한 수수료에 대해 국내외 개발사들이 반기를 들고 있다.

 

지난 13일, 에픽게임즈는 '포트나이트' 모바일에서 자체 결제 경로인 '에픽 다이렉트 페이'를 오픈했다. 이용자와 에픽게임즈가 직접 거래할 수 있는 경로를 연 것이다. 현재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특히 게임은 사용자가 결제를 하면 구글과 애플에서 제공하는 결제 경로를 이용하기 때문에 결제 금액 중 수수료 30%를 무조건 지불해야 한다. 에픽게임즈가 자체 결제 경로를 연 것은 이 수수료를 지불하지 않는 대신, 이용자들에게 기존 금액보다 20% 저렴한 가격에 인게임 아이템을 제공하기 위해서였다.

 



 

이에 구글과 애플은 '포트나이트' 모바일을 스토어에서 삭제했다. 애플은 美 게임스팟을 통해 "에픽게임즈가 애플 앱스토어 가이드라인을 어겼다"며 "애플은 에픽의 직접결제 방식을 검토하거나 허가한 적이 없다. 이에 삭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구글 역시 美 더 버지를 통해 "포트나이트는 우리의 정책을 위반했고, 이에 스토어에서 다운받을 수 없게 했다"고 전했다.

 

특히 애플은 에픽게임즈의 언리얼엔진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애플이 에픽게임즈에 8월 28일부터 모든 에픽게임즈 관련 개발자 계정을 삭제하겠다고 통보한 것. 이 때문에 현재 출시 된 4.25버전 이후의 언리얼 엔진을 활용한 게임이나 애플리케이션은 iOS에서 볼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새로운 언리얼 엔진의 경우 iOS 상에서 테스트를 진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유니티가 득을 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재 게임 엔진에 사용되는 상용 엔진은 크게 두 가지로, 에픽게임즈의 '언리얼 엔진'과 유니티의 '유니티 엔진'이다. 애플에서 에픽게임즈 개발자 계정을 삭제하고 언리얼 엔진의 업데이트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모바일 게임 업체들 입장에서는 유니티 엔진을 사용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에픽게임즈는 이에 애플을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공개 된 고소장을 통해 에픽게임즈는 "애플이 부과하는 30%의 수수료는 너무 과하다. 이러한 과세가 계속 될 경우, 애플 기기에 의존하는 이들이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애플이 iOS 애플리케이션 마켓, iOS 인앱 결제 프로세싱 마켓에서 독점을 유지하기 위해 자행하는 불공정 행위를 막기 위해 소를 제기한다"고 밝혔다. 즉 애플의 독점 행태에 맞서겠다는 뜻이다. 참고로 에픽게임즈는 구글을 상대로도 '독점금지법 위반' 혐의로 소송을 제기한 상황이다.

 

에픽게임즈의 팀 스위니 대표는 이전부터 구글과 애플의 수수료 정책을 지속적으로 비판해왔다. 그는 "개발자가 수익의 70%만 가져갈 수 있는 것은 부당하다. 우리는 가능한 모든 플랫폼에서 사용자와 직접 거래를 맺길 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참고로 '포트나이트' 모바일은 베타 버전 출시 당시,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통해서가 아닌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앱 설치 파일을 직접 다운로드 받아 설치 할 수 있도록 하면서 모바일 게임 업계에서 화제가 됐었다. 이후 나중에 플레이스토어에 들어가긴 했지만 '이용자들의 요청에 어쩔 수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 스타트업들도 구글과 애플에 반기를 들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코스포)은 방송통신위원회에 앱 마켓 사업자인 구글과 애플이 인앱 결제를 강제하는 것이 전기통신사업법에서 금지한 행위에 해당하는지 조사해달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했다. 애플은 앱 내부 구매 기능이 있는 모든 모바일 서비스에 대해 인앱 결제를 강제하고 30%의 수수료를 떼왔고, 구글은 게임 앱에만 수수료 30%를 적용했으나 향후 다른 앱에도 수수료 30%를 적용할 예정이다.

 

코스포는 애플과 구글이 책정한 수수료 30%가 대기업보다는 중소 개발사와 스타트업에 치명적이라는 입장이다. 멜론이나 넷플릭스 같은 곳은 모바일에서도 PC 화면으로 이동하여 자체 결제 경로를 이용할 수 있지만, 순수 모바일 기반의 스타트업에게는 자체 결제 경로를 오픈 할 수 있는 여력도 없고, 정책에 위반된다며 삭제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화난사람들에서 진행 중인 프로젝트

 

또 공동소송 플랫폼 '화난사람들'은 애플/구글의 결제 수수료 정책 피해자를 모집하고 독과점 사업자의 횡포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는 프로젝트를 지난 7월 23일 오픈했다. 이번 공동소송 프로젝트는 구글과 애플의 수수료 약관을 공정위에 불공정약관으로 심사 청구하고, 이 같은 행위를 불공정 거래행위 및 시장지배적 지위남용 행위로 신고할 계획이다. 최초롱 화난사람들 대표는 "구글과 애플의 수수료 방침으로 사업의 존폐까지 걱정하는 스타트업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에픽게임즈를 지지한다는 의미인 #FreeFortnite 운동이 SNS에서 확산되고 있다. 에픽게임즈가 애플이 1984년 방영한 '빅브라더' CF를 패러디한 영상을 게재하고 #FreeFortnite로 지지를 표해달라고 하자 여러 이용자들은 물론, 페이스북과 스포티파이도 화답한 것. 또 직접 결제 경로를 허용한 삼성 갤럭시스토어를 이용하라는 팁도 돌고 있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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