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의 복병, MMORPG '라그나로크 오리진' 2차 CBT

기대 이상의 신작
2020년 06월 23일 23시 02분 27초

글로벌 게임 기업 그라비티의 출시 예정작 MMORPG '라그나로크 오리진'이 성공적으로 2차 비공개테스트를 마친 가운데, 이번 CBT는 1차 CBT에서 받았던 피드백을 바탕으로 텍스트 가독성, UI 편의성을 개선해 재점검했다고 밝혔던 바 있다. 또한 핵심 컨텐츠들을 최종 점검하면서 기간 내에 유저들이 극한 도전이나 데스매치, 길드 매칭전을 포함한 다양한 컨텐츠들에 두루 접근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CBT 컨텐츠가 구성됐다.

 

지난 지스타 2019에서 처음으로 정체가 공개된 스마트 플랫폼 신작인 라그나로크 오리진은 추억의 온라인게임 라그나로크 IP를 활용해 그 세계관과 정통성을 원작으로부터 계승한 작품이다. 플레이어는 당시의 온라인 버전과 동일하게 아무런 직업을 가지지 않은 초심자용 노비스 캐릭터를 생성하고 각 직업이나 기초 시스템에 대해 퀘스트를 진행하며 학습한 뒤 6개의 직업 중 원하는 직업을 골라 전직하는 방식으로 게임을 시작하게 된다.

 

한편 그라비티 측은 2차 CBT 결과에 대한 데이터와 이용자 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적극적으로 반영할 것임을 밝혔다. 또한 2차 CBT 도중 큰 이슈가 없었기 때문에 국내 런칭은 별 일이 없다면 오는 7월 초로 예정되어 있다.

 


 

 

 

■ 편리한 메인스토리, 찾기 힘든 서브스토리

 


 


 

상기했던 것처럼 모든 플레이어는 성별과 외형만을 정한 채 노비스 캐릭터를 생성하고, 닉네임이나 직업은 퀘스트 진행에 따라 결정하게 된다. 노비스 학교를 졸업하면서 직업을 결정하면 비로소 플레이어는 메인스토리를 진행할 수 있다. 사실상 출시 전 마무리 단계였기에 이전 1차 CBT와 비교해 메인스토리에서 변경점이 있지는 않았다. 다만 일부 메인스토리 파트에 애니메이션과 더빙을 가미한 영상이 출력되기도 한다.

 

라그나로크 오리진의 중심 스토리는 갓 노비스 학교를 졸업하고 직업을 가지게 된 플레이어가 의문의 집단에게 습격을 당하는 럭스와 만나 그녀를 도우면서 시작된다. 그저 6개 직업군 중 하나의 신인일 뿐이었던 플레이어는 어쌔신 길드 소속인 럭스와 얽히게 되고 그녀에게 부탁을 받은 일이 뜻하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면서 과거 역사 속의 저주 등이 얽힌 왕실의 일을 거드는 등 거대한 규모의 사건으로 점차 빨려들어간다.

 


 


그런데 조금 더 깔끔한 화질은 준비하기 어려웠던 걸까?

 

NPC와의 대화나 퀘스트를 통한 대화를 진행하고 있을 때 선택지가 발생하기도 한다. 잘못된 선택지를 고르면 다시 대화를 걸어 올바른 선택지를 골라야 하는 경우도 있고, 뒤가 구려보이는 NPC에게 하는 대답을 고를 수도 있다. 그것이 실제로 큰 영향을 주는지까지는 아직 알 길이 없지만 말이다. 스토리의 진행이 다소 전형적이고 대사에 가끔 위화감이 느껴지는 경우도 있지만 생각보다 메인스토리는 무거운 분위기가 흐른다.

 

한 어쌔신과의 만남으로부터 거대한 흐름에 빨려들어가는 메인스토리는 퀘스트 네비게이터를 통해 손쉽게 진행할 수 있지만 서브스토리의 경우는 조금 불편했다. 각 도시의 다양한 장소에는 당연히 많은 NPC들이 존재한다. 이들은 부여된 역할에 따라 마을 광장에서 장사를 하고 있기도 하며 어느 건물 안에서 플레이어가 말을 걸면 퀘스트를 주기도 한다. 메인스토리와는 큰 관계가 없는 서브퀘스트들 말이다. 하지만 정작 이런 서브퀘스트 NPC들은 찾아보기가 힘든 편이다.

 

퀘스트 네비게이터를 통해 확인되는 일부 서브퀘스트들 외에도 특정 시점부터 임의의 장소에 존재하는 NPC들이 서브퀘스트를 주곤 하는데 이것을 손쉽게 확인하는 방법이 없어 지나가다 우연히 서브퀘스트를 받게 되는 일이 많았다. 정식 출시에서는 이런 서브퀘스트들을 확인할 방법이 있었으면 한다.

 


 


 


지나가다 미니맵의 초록 느낌표를 발견하면 말을 걸어보자.

 

■ 수동 플레이를 요하는 전투

 

보통 스마트 플랫폼에 출시되는 MMORPG들은 자동 시스템에 상당히 기대는 편이다. 이것은 라그나로크 오리진도 마찬가지지만 모든 것을 자동 시스템에 올인한 것이 아니라 플레이어가 수동으로 조작해야 하는 부분들과 자동으로 처리할 부분을 명확하게 구분하고 있어 기존의 작품들이 선보인 자동 시스템과는 다소 다른 경향을 보인다. 또한, 적정 레벨의 사냥터에 캐릭터를 박아두고 자동 전투를 죽도록 굴리는 것도 방지했다. 수동이건 자동이건 플레이어가 필드에서 전투를 통해 경험치를 얻을 수 있는 시간에 2시간이라는 제한을 뒀다. 만약 채우지 못했다면 이는 경험치 보너스로 축적되는 방식이다.

 

따라서 퀘스트 대상인 몬스터를 처치하기 위한 사냥이나 장비를 제작하기 위해 필요한 재료를 모으려고 사냥을 하는 귀찮은 경우는 원하는 필드에 캐릭터를 이동시키고 자동 전투를 진행하면 된다. 하지만 미로를 돌아다니며 일정한 수의 횃불을 점화하는 의뢰 등 수동 시스템을 요구하는 일일 컨텐츠, 그리고 패턴을 구사하는 보스와 파티 전투를 벌이는 파티 컨텐츠 등은 온라인 라그나로크의 맛이 꽤 난다는 1차 CBT의 감상을 그대로 이어간다. 패턴 구사형 강적과 파티플레이로 맞서는 방식을 즐긴다면 나쁘지 않은 전투 컨텐츠들이 준비되어 있다.

 

PVE는 물론이고 PVP 컨텐츠도 2차 CBT에서는 활발한 빈도로 열렸다. 일정 시간마다 PVP 컨텐츠가 개최된다는 알림이 있었고 이를 통해 PVP 컨텐츠에 진입하는 것이 가능하다. 해당 컨텐츠들은 일정 진도를 소화하면 최초에는 AI를 투입해 플레이어가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외에도 다양한 길드 컨텐츠 등을 만나볼 수 있었으며 PVE와 PVP를 통틀어 라그나로크 오리진은 각각의 컨텐츠들을 자동 컨텐츠와 수동 컨텐츠로 확실히 구분해뒀다. 대부분을 자동으로 해결하는 기존 작품들과 다른 이 부분으로 인해 2차 CBT가 종료될 때까지 많은 테스터들이 파티 컨텐츠를 즐기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심심찮게 보이는 자동 전투 도중 사망 플레이어들

 

■ 운영과 피드백만 잘 된다면?

 

서두에서도 언급했었고 그라비티가 발표한 것처럼 텍스트 가독성과 UI 편의성이 개선되었다는 점이나 얼마나 많은 차이가 생겼을지 궁금해 실제 2차 CBT에 참여한 결과 전자의 경우는 눈에 띌 정도의 극적인 변화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하지만 게임플레이 자체는 쾌적했고 장기적으로 게임을 즐기기에도 나쁘지 않았다. 아마 아이패드를 비롯한 큰 화면의 태블릿 사용자들은 더욱 온라인 라그나로크 감성을 느끼기 쉬울지도 모르겠다.

 

이전에도 언급한 바 있지만 라그나로크 오리진은 기존에 스마트 플랫폼에 출시된 다양한 라그나로크 IP 작품들과 비교해도 가장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DNA를 계승하고 있는 작품이란 느낌을 준다. 스마트 플랫폼의 MMORPG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판에 박힌 시스템들이 등장하기도 하나, 의외로 수동 권장 컨텐츠들에서 즐길거리가 많고 게임사 측의 제재가 없다면 보다 편리한 진행을 위해 여느 모바일 게임들처럼 녹스 등의 앱플레이어를 활용해 플레이하는 사람들도 많이 나올 것으로 생각된다.

 


 

 

 

기존 라그나로크 IP 작품들을 경험하고 선뜻 불신감을 가지는 플레이어들도 있을 것이고, 기대한 플레이어들도 있을 터인데 7월 초 출시를 앞두고 있는 라그나로크 오리진은 큰 기대 없이 접했다가 의외로 괜찮다는 감상을 준 신작이다. 물론 개개인의 감상은 다를 수 있고 특정 컨텐츠들은 소화하기 위해 많은 투자를 요구할 것으로 보이기도 해 분명히 목에 걸리는 무언가가 있기는 하다. 그럼에도 한 번 정도는 다시 속아볼만 했던 게임이다.

 

게임 자체는 차근차근 개선점들을 발견하고 고쳐나가는 모습을 보이면 될 것이고, 중요한 것은 운영과 피드백이다. 쉬워보이면서도 가장 어려운 이 부분을 해내는 것이 가장 큰 관건.​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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