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s 미국, 클래식 샌드박스 액션 '아메리칸 퓨지티브'

아버지의 원수
2020년 05월 01일 05시 48분 06초

에이치투 인터렉티브가 이달 초 출시한 커브 디지털의 액션 어드벤처 게임 '아메리칸 퓨지티브'는 클래식 GTA에서 영감을 받은 샌드박스 액션 게임의 현대적 재해석을 표방하고 있는 작품이다. 고전 영화와 올드 게임에 대한 오마쥬를 기반으로 새로운 3D 탑다운 오픈 월드 싱글 플레이 경험을 플레이어에게 선사한다.

 

아메리칸 퓨지티브는 급속히 증가하는 범죄에 취약한 시골 변두리, 조용한 미국 마을 레드락 카운티에 사는 윌 라일리를 주인공으로 삼았다. '착한 사람'이라고 정의를 내릴 순 없겠지만 범죄를 저지를 사람도 아니었던 평범한 사람 윌 라일리는 어느 날 밤중에 아버지의 집을 찾아갔다가 아버지를 살해했다는 누명을 뒤집어 쓰고 종신형 판결을 받아 감옥에 갇히게 됐다.

 

그런 억울한 상황 속에서 유일한 증거였던 차량을 발견했다는 연락을 받자 결심하고 감옥에서 탈옥해 그 차를 쫓기 시작하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다룬다.

 

 

 

■ 아버지의 원수를 찾아

 

아메리칸 퓨지티브는 오리지널 스토리를 기반으로 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범죄자와 경찰이 뒤섞여 살아가는 우여곡절 가득한 마을 레드락 카운티에 도사리는 음모와 속임수와 뿌리깊은 부패가 이야기를 통해 드러나며 이렇게 복잡한 사정이 얽힌 위험한 와중에도 아버지의 원수를 찾기 위해, 그리고 윌 자신이 뒤집어 쓴 누명을 벗기 위해서 실마리를 쫓아 사건의 진상에 도달해가는 이야기를 경험하게 된다. 

 

주인공은 종신형을 선고받고 감옥에 들어갔다가 아버지의 죽음을 목격하고 누명을 썼을 때 아버지의 집 앞에서 봤던 차량을 발견했단 연락을 받아 탈옥한 상황이기 때문에 집을 털다가 사람을 만나면 모두들 얼굴을 알아본다. 다만 그게 평소에도 계속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최초의 탈출에서 옷을 갈아입은 후로는 레드락 카운티를 마음껏 활보하는 것이 가능하다. 신문에도 여러 번 1면을 차지하면서 충분히 얼굴이 알려졌음에도 시민은 물론 경찰들도 그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한다. 심지어 범죄를 저질러도 적절한 타이밍에 옷만 갈아입으면 덜미를 잡히지 않는다.

 


 


 

 

 

여기에 경찰복까지 어떤 방법으로든 확보하면 굉장히 쾌적한 플레이가 가능하다. 근접 무기까지는 허용범위지만 평상복에 총기를 들고 있으면 수상한 사람으로 인상착의가 제보당한 뒤 수배 단계가 1단계로 오르는데 경찰복을 입고 있으면 소총이나 SMG를 들고 돌아다녀도 아무도 의아해하지 않아 설령 덜미가 잡혀 경찰이 붙더라도 잘 따돌린 후 경찰복을 그대로 들고 있는 것이 훨씬 편하다.

 

어쨌든 아버지의 원수를 찾기 위해 감옥 밖으로 뛰쳐나왔으니 그 증거를 놓치지 않도록 쫓아야 하는데 메인 스토리는 GTA 시리즈를 통해 익히 아는 그 시스템처럼 지도에 표시된 알파벳으로 가면 해당 인물이 제시하는 스토리 관련 임무를 받을 수 있다. 스토리를 진행하려면 이를 통해 윌과 아버지, 그리고 살인자에 대한 이야기들이 진행해야 한다. 그러니까 일단 아버지의 원수를 찾으러 다니면서 지나가다 괜찮은 집에도 침입하고, 거기서 빌린 물건을 전당포에서 달러로 바꾸기도 하고, 바닥에 떨어진 무기들도 주우며 적당히 쏘다닌 후에 말이다.

 


 

 

 

■ 모든 집에 들어갈 수 있는 게임

 

'클래식 샌드박스 액션 게임의 현대적인 재해석'을 내세우고 있으므로 나름대로 자유도는 확보된 게임이다. 큰 영향을 준 게임인 GTA 시리즈의 구작이나 지금이나 모든 건물에 입장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아메리칸 퓨지티브에서는 보이는 모든 건물에 어떤 방법으로든 들어갈 수 있다는 차이가 있다. 물론 GTA가 건물의 밀집도는 훨씬 높은데다 아메리칸 퓨지티브는 건물 내부를 3D 그래픽으로 구현하지 않고 겨냥도만으로 침입 시퀀스를 진행하니 단순 비교하기에는 문제가 있겠지만 말이다.

 

어쨌든 아메리칸 퓨지티브는 소소한 도전들을 제외하면 곁가지로 즐길만한 것들이 없는 편인데 기가 막히게도 위법의 경계를 넘어간 행동들에 대해서는 꽤 자유도가 높다. 지나가는 시민을 습격해서 소지품에 있는 집 열쇠를 챙기고 경보를 울리지 않은 채 유유히 그 집으로 진입하고 방이란 방은 다 털어버린다거나, 다양한 상점 털기, 나무를 제외한 상당수의 오브젝트를 차로 들이받으면 파괴되기도 하는 등 경찰 수배 정도를 알리는 별이 붙기 좋은 일들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건물에 진입하기 전에 창문을 통해서 내부에 사람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고 문을 부수거나 창문을 깨는 등 우격다짐으로 들어갈 때는 경보가 울리면서 경찰 도달 시간이 표시되며 열쇠 등의 수단을 손에 넣어 침입하는 경우는 경보가 울리지 않는다. 이 경보라는 것이 가택 침입에서는 꽤나 중요하다. 방 수색에는 표시된 만큼의 시간이 소요되고 뒤지는 동안에도 시간이 가는데다 멀리 떨어진 방으로 가려면 제대로 그 루트의 방들을 건너가야 하기 때문에 기왕이면 경보가 안 울리는 편이 훨씬 좋다.

 

근접 무기를 제외한 총기 사용 시 초반에는 적응이 좀 필요하다. 일단 GTA2 같은 게임들을 해봤다고 하더라도 굉장히 오랜만에 나온 탑 다운 액션 게임이기 때문에 정밀한 조준과 사격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업그레이드가 좀 된다면 경찰처럼 무기를 들고 있는 상대에게도 돌진해 근접 공격을 먹인 뒤 무장 해제를 시킬 수 있어 총이 없을 때의 전투도 좀 더 수월해진다.

 

난이도가 꽤 쉬운 편인데 심지어 경찰이 별 4개나 5개까지 뜨더라도 그냥 근처 수풀에 잘 숨은 상태로 가만히 있으면 금방 수배가 해제되기 때문에 레드락 카운티를 휩쓸고 다니는 일이 상당히 수월하다. 대신 탑 다운 뷰의 특성상 헬기가 뜨는 경우는 조금이나마 상황이 번거로워진다.

 


 


 

 

 

■ 오랜만의 3D 탑 다운

 

아메리칸 퓨지티브는 오랜만에 만나보는 3D 탑 다운 샌드박스 액션 게임이니 꽤 반가운 기분이 먼저 들었다. 그들이 영향을 받았다고 언급한 GTA의 구작에서 파생된 미국의 한적한 시골 배경 신작을 즐긴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물론 반대로 GTA 구작 시리즈와 연이 없던 세대는 나름대로 신선함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고전부터 탑 다운 액션 게임 중 깊은 인상을 남긴 게임이 많지는 않았지만 최근에는 거의 보기 힘든 수준까지 이르렀으니 그 나름대로의 가치가 있다.

 

실제 게임 플레이 자체도 나쁘지 않다. 금새 질리게 될 가능성도 있겠지만 진행이나 연출이 심플하고 조작 방식도 간단, 몇몇 범죄 컨텐츠나 주인공의 능력을 업그레이드 하는 과정 등이 흥미롭다. 특히 어딘가의 건물에 침입했을 때 경보가 울려 경찰이 오는 시간 내에 효율적으로 방들을 수색하고 취사선택을 해서 안전하게 빠져나오는 과정과 이를 전당포에서 환금했을 때의 성과를 볼 때는 마치 GTA 시리즈에서 느낄 수 있었던 그 감성을 상기시키는 것 같았다.

 

조금 투박한 느낌은 들지만 가볍게 즐길 수 있고 가격도 비싸지 않은 20,500원이므로 부담이 적으니 탑 다운 액션 게임을 좋아한다면 한 번 경험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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