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 탈주를 부르는 깐프지드, '워크래프트3:리포지드'

검수는 제대로 거쳤나?
2020년 02월 22일 14시 41분 54초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획기적인 실시간 전략 게임 '워크래프트3'. 그리고 확장팩 '워크래프트3:프로즌쓰론'은 이견의 여지가 없는 명작들이다. 비록 국내에서는 디지털 민속놀이라고 할 수 있는 스타크래프트의 위명에 눌려 그만큼의 인기를 얻지는 못했지만 한때는 국내 리그도 활발하게 개최됐으며 옆나라 중국에서는 마치 우리나라의 스타크래프트처럼 워크래프트3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렇기에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끌어모았던 '워크래프트3 리포지드'는 본편인 워크래프트3:레인 오브 카오스와 확장팩인 워크래프트3:프로즌쓰론을 하나로 합치고 모델링을 비롯해 게임 내 여러 부분을 시대에 맞춰 개선해 내놓겠다는 장대한 프로젝트였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출시 이후 워크래프트3과 생겼던 괴리를 수정하고 아예 새로운 구도에서 새롭게 각 장면들을 연출하는 등 워크래프트3을 추억하는 팬들에게 굉장한 선물이 될……예정이었다.

 

하지만 블리자드의 호언장담이나 광고와는 달리, 그리고 또 팬들의 기대감과는 달리 전혀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물이 나와버렸다. 지금이야 정식 출시 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초기에 문제가 됐던 이슈들은 일부 수정됐지만 황당하게도 팬들의 핑계를 대거나 말을 빙빙 돌리면서 아예 개선하지 않고 그대로 넘어가겠다고 공식적으로 언급한 부분도 존재한다. 그야말로 팬들의 뒷통수를 강렬하게 후려친 행위가 아닐 수 없다.

 

 

 

■ 하나로 합쳐진 캠페인

 

워크래프트3:리포지드에서는 워크래프트3:레인 오브 카오스와 워크래프트3:프로즌쓰론의 캠페인을 다시 정립해 7개의 캠페인으로 구성했다. 따라서 플레이어는 워크래프트3:리포지드에서도 원작의 캠페인 시나리오를 스랄이 이끄는 호드의 칼림도어 이동부터 시작해 시간 순으로 즐길 수 있다. 문제는 캠페인 세이브 등이 계정 공유가 아니라서 다른 컴퓨터를 번갈아 사용하는 사람의 경우 캠페인 진행도를 공유해서 사용하려면 따로 폴더를 찾아 세이브 파일을 복사해 다른 컴퓨터에 붙여넣는 작업을 해야 한다는 귀찮은 점이 있다. 2020년이나 되어서 캠페인 세이브 파일을 수작업으로 옮겨야 한다는 사실은 굉장히 원시적으로 느껴진다.

 

출시 이전 블리자드는 블리즈컨이나 광고 등을 통해 정화 캠페인을 비롯한 컷신들이 완전히 새로운 구도에서 다시 만들어졌다는 등 높은 퀄리티의 새 완성물을 자랑해왔다. 하지만 실제로 워크래프트3:리포지드의 출시 후 확인해보니 이전과 크게 달라진 점이 없거나 소소한 부분들만 변경되어 호언장담하던 것과는 전혀 다른 결과물이 나와 많은 팬들을 실망감의 구렁텅이로 밀어넣었다.

 


 

 

 

캠페인 모드에서는 원작에서 두 가지 난이도로 나뉜 것과 달리 새롭게 가장 쉬운 난이도인 이야기 난이도를 더해 이야기, 일반, 어려움의 세 가지 난이도로 분류했다. 이야기 난이도는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장르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을 위한 난이도로 처음부터 캠페인을 차근차근 진행했다면 무난하게 스토리를 감상하며 시나리오 클리어를 할 수 있는 수준이다.

 

한편 잠시 후 모델링에서도 이야기할 부분이지만 원작 캠페인에 등장하던 이름만 다른 외형 공유 영웅들의 외형을 다시 만들어 많은 영웅들이 고유 모델링을 가지게 해 특색을 살렸다.

 


 

 

 

■ 개선된 모델링

 

호불호가 갈리기도 하고, 정식 출시 빌드를 봐도 좀 부족한 부분들이 보이지만 워크래프트3:리포지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이자 그나마 나아졌다고 느낄 수 있는 부분이 바로 향상된 모델링들이다. 단순히 유닛 모델링만 변경한 것이 아니라 캠페인에서 등장하는 영웅들의 모델링이나 각 종족에 맞는 건축 양식을 도입해 보다 종족의 특성이 드러나는 모델링을 적용해 확실히 비주얼적인 향상을 불러왔다.

 

다만 많은 팬들이 지적하고 있는 것처럼 베타 빌드에 비해 떨어진 퀄리티를 보여주는 그래픽 수준과 그다지 좋다고는 하기 어려운 가시성, 심각했던 스킬 이펙트나 어색한 공격 모션 등은 지탄을 면하기 어려웠다. 마치 테마파크의 느린 기구를 탄 것처럼 편안하게 할 것 하면서 빙글빙글 돌고 있는 그 모습은 다들 많이 봐서 알고 있을 것이다. 게다가 나아진 비주얼이라곤 해도 2020년에 정식 출시된 '리포지드' 치고는 아주 훌륭하다고까진 하기 어려운 퀄리티가 종종 눈에 띈다.

 

몇몇 장면에서는 향상된 모델링의 퀄리티를 확실히 느낄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 가짜 피부를 뒤집어 쓴 것인지 얼굴 윤곽 등의 특정 부위에서 빛이 새어나오는 느낌이 든다거나, 아예 초상화가 보이지 않거나 하는 경우도 종종 있어서 이게 정말 호언장담을 하고 많은 팬들을 기대하게 만들었던 그 작품이 맞는지, 그런 기대작의 검수 퀄리티가 진정으로 이 정도인 것인지 믿을 수 없는 수준이다. 심지어 명장면 중 하나인 로데론의 왕자에서 죽음의 기사로 변모한 아서스와 악마사냥꾼 일리단의 결투 장면은 팬메이드 영상보다 부족한 느낌이 강하게 든다.

 


 


 


 

 

 

■ 블빠도 대게장을 따를까?

 

워크래프트3:리포지드는 처음 소식이 공개됐을 때, 블리즈컨에서 매번 정보가 공개될 때, 그리고 광고를 내걸었을 때에도 대부분 그 시절 워크래프트3을 즐겼던 팬들의 마음에 불을 지폈다. 한동안 워크래프트3를 즐기지 않았더라도 다른 블리자드 게임들을 즐기면서 연계상품을 구매하거나, 일찍부터 예약을 하고 날짜만 기다리던 팬들이 많았을 정도로 2020년의 기대작이라 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그들도 워크래프트3이 가지는 상징이나 위상 등을 생각하면......아니, 그게 아니더라도 자신들이 내건 광고나 호언장담을 하던 내용들을 생각하면 이런 결과물은 말도 안 되는 수준의 완성도다. 심지어 팬 핑계를 대면서 부족한 완성도에 대한 변명을 하고, 오히려 팬 때문에 원래 계획을 폐기했다는 뉘앙스를 공식적으로 풍기는 등 소위 '블빠'라고 불리는 콘크리트 지지층의 뒷통수를 둠해머로 깨부수는 짓을 해댔다.

 


 

 

 

그간 콘크리트 팬들이 모 고급 레스토랑의 부진, 격전의 아제로스의 실패 등 연속된 하락세에도 블리자드에 한 줄기 기대를 걸었던 이유 중 하나인 워크래프트3:리포지드를 엉망으로 만든데다 아예 팬 탓을 해대는 모습에 어처구니가 없었을 것. 지금은 고쳐졌지만 초기에 글자가 꼬여 엘프가 깐프로, 아키몬드가 야념몬드로, 대족장 스랄이 대게장 스로, 그외에도 나를 따람라! 등 황당한 오류가 있는 등 검수가 제대로 되기는 했는지 의문스러운 퀄리티를 보여준다.

 

아직도 고쳐지지 않은 부분도 꽤 있다. 워크래프트3:리포지드에서는 영웅의 체력바 왼쪽에 레벨이 표기되는데, 영어 버전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한국어 버전은 영웅의 체력 옆에 표기되는 레벨이 2자리가 되면 앞자릿수만 표시되는 문제가 여전히 남아있다. 예를 들어, 아서스의 실버문 침공 캠페인에서 엘프 국왕 아나스테리안 선스트라이더의 레벨이 1로 표기되어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는데, 정작 클릭해보니 레벨이 10인데 0이 잘린 채 표기됐다는 사실에 어처구니가 없었다.

 

워크래프트3:리포지드는 초기에 문제로 언급되던 부분들이 일부 수정을 거쳤지만 지금 언급한 문제들 외에도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아예 몇 가지는 고칠 생각이 없다는 걸 대놓고 밝히기도 하고 있어 팬들의 어이가 뒤틀린 황천으로 출타할 지경이다. 블리자드는 정말 예전 같은 게임사로 돌아갈 수 없는 것일까. 화가 나는 한편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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