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보니 선녀같은' 소닉의 쾌활한 질주극

영화 수퍼 소닉 리뷰
2020년 02월 19일 14시 06분 11초

※ 본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최근 게임을 원작으로 한 실사 영화가 이어지고 있다. CG 기술이 발달하면서 인간이 아닌, 게임이니까 구현할 수 있었던 독특한 캐릭터들이 스크린에 등장해 살아 숨쉬고 있는 것이다.

 

닌텐도의 ‘슈퍼 마리오’와 함께 90년대를 풍미했던 세가의 ‘소닉 더 헤지혹’이 드디어 영화로 제작된다는 희소식이 들렸지만, 이어 공개 된 포스터와 첫 예고편은 소닉 팬들을 충격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우리가 아는 ‘바람돌이 소닉’과 일말의 공통점도 찾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국내 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 팬들은 초기 버전의 소닉을 ‘푸르딩딩한 털복숭이 괴생명체’라며 혹평을 쏟아냈고, 결국 제작사는 다른 버전의 소닉을 내놓았다.

 

여전히 팔에 숭숭 돋아나 있는 털과 미간을 정확히 구분 짓고 있는 눈의 생김새 등 30년 가까이 소닉을 봐온 팬들에게 100퍼센트 만족스러운 결과는 아니지만, 이전 버전의 소닉이 너무나도 충격이었던 팬들에게는 ‘다행’이라 평가받고 있다. 여담이지만 새로운 버전의 소닉을 본 팬들은 ‘일부러 노이즈 마케팅 한 것 아니냐’, ‘다시보니 선녀같다’라며 반가움을 표하기도 했다.

 


정말 다행입니다

 

소닉의 생김새에 대한 이야기는 이쯤하고, 영화 ‘수퍼 소닉’은 본질에 충실한, 특히 28년 전부터 브라운관 TV 앞에서 소닉과 함께한 ‘소닉 키즈’들에게는 더욱 더 큰 만족을 줄 수 있는 가족용 오락영화이다.

 

영화의 사건부터 등장 인물들의 행동까지 심각하게 부족한 개연성은 ‘아동 영화니까’라는 이유로 넘어갈 수도 있겠으나,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냅다 앞으로 달려나가던 게임의 소닉을 생각하면 오히려 의도된 연출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소닉과 로보트닉, 두 주연은 영화만의 설정으로 새롭게 해석하면서도 원작과 큰 괴리감은 느껴지지 않는다. 원작 성우를 기용하지 않은 것이 조금 아쉽지만, 소닉의 위트 넘치는 유쾌한 성격은 영화에서도 그대로 재현되었으며 4년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짐 캐리의 로보트닉은 배우 특유의 과도한 몸짓과 표정 연기를 통해 ‘매드 사이언티스트’로 재해석되어 캐릭터에 생동감을 더했다.

 


 

원작 팬들을 위한 서비스가 가득 들어 있는 부분도 만족스러운 부분이다. 소닉 매니아의 오프닝 OST를 배경음악으로 등장한 소닉의 고향은 무너지는 지형과 360도 회전 트랙 등, 원작 소닉 1편의 첫번째 스테이지인 ‘Green Hill Zone’의 모습을 그대로 빼다 박아 놓았다. 특히 모던 소닉의 백뷰 카메라 워킹을 그대로 재현해낸 부분은 저절로 감탄사가 나온다.

 

자잘한 곳에서도 게임 원작을 오마주한 부분들로 가득하다. 소닉이 로보트닉과 추격전을 펼치는 샌프란시스코의 내리막길과 만리장성은 ‘소닉 어드벤처 2’의 City Escape와 ‘소닉 언리쉬드’의 Dragon Hill 스테이지가 연상된다. 또 소닉이 폭발을 피해 트럭 밑으로 슬라이딩을 하거나 난간에서 버둥대는 모습 등, 원작의 게임의 캐릭터 애니메이션을 그대로 재현한 부분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팬덤에서 유명한 ‘밈’도 그대로 재현했다. 지구에서 숨어 살던 소닉의 정체를 눈치채고 미친 사람 취급 받던 ‘크레이지 칼’이 그린 소닉의 그림은 서양권에서 밈으로 유명한 ‘싸닉’을 그대로 가져왔다.

 

아쉬운 점이라면 영화의 삽입곡들이 대부분 오케스트라와 보컬 곡들로 이루어져 있어, 빠른 비트와 경쾌한 음악이 만들어내던 원작의 스피드감을 재현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과 빠른 속도로 인하여 시간이 멈추는 등의 연출들이 기존 스피드스터 히어로 영화의 것들을 그대로 답습했다는 점이겠다.

 

영화 ‘수퍼 소닉’은 영화 평론가들에게는 구멍이 숭숭 나 있는, 그저 그런 아동용 오락 영화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30년에 가까운 세월을 소닉과 함께해 온 ‘소닉 키즈’들에게는 클래식 소닉의 올드한 감성과 모던 소닉의 쾌활함, 속도감을 모두 담아낸, 더할 나위 없이 큰 ‘종합선물세트’라  평하고 싶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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