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G 명가 옵시디언의 신작…아우터 월드

인상적인 스토리는 매력적
2019년 12월 04일 00시 33분 53초

지난 2004년, ‘스타워즈: 구 공화국의 기사단2’의 대 흥행으로 세간에 이름을 알린 미국의 게임 개발사 옵시디언 엔터테인먼트는 후에도 ‘폴아웃: 뉴 베가스’와 ‘필라스 오브 이터니티’ 시리즈 등 게임사에 길이 남을 다수의 걸출한 대작들을 선보이며 RPG 명가라는 입지를 굳건히 했다.

 

얼마 전 PC와 PS4, 그리고 XBOX ONE 플랫폼으로 출시한 옵시디언의 신작 RPG ‘아우터 월드’는 자사의 강점이라 할 수 있는 탄탄한 스토리와 다양한 선택지, 그리고 한층 진화된 그래픽이 일품으로 무엇보다 포스트 아포칼립스 RPG의 선구자이자 불후의 명작이라 평가받는 오리지널 ‘폴아웃’ 시리즈의 원년 멤버가 개발에 참여, 출시 전부터 전 세계 수많은 게이머들의 입소문을 타며 큰 기대감을 모았다.

 

참고로 본 리뷰는 PC 플랫폼을 기준으로 작성됐다.

 

 

 

■ 훌륭한 스토리 구성, 다만 지나친 대사량은 난감

 

폴아웃 시리즈가 방사능 낙진으로 황폐화된 지구, 그중에서도 일부 대륙이라는 비교적 협소한 틀에 갇혔던 반면 먼 미래, 은하계를 배경으로 게임이 진행되는 아우터 월드의 스케일은 매우 방대하며 폴아웃에서 느껴보지 못했던 색다른 재미를 느끼기 충분했고 등장하는 시네마틱 컷신의 퀄리티 또한 우수했다.

 

전체적인 스토리는 무려 70년 동안 우주를 표류하다가 깨어난 주인공이 범우주적 패권을 쥐고 있는 거대 기업의 폭정에 맞서 싸운다는 다소 진부한 SF 영화의 클리셰를 따르지만 스토리의 진행에 따라 다수의 선택지가 생겨나고 이를 통해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여러 멀티 엔딩을 볼 수 있기에 이 단점은 상쇄된다.

 

크게 웰스 박사, 이사회로 갈리는 두 가지 루트는 각각 해피 엔딩이자 메인 엔딩, 그리고 비관적인 결말의 베드 엔딩이라 볼 수 있는데 양쪽 엔딩 모두 훌륭한 스토리와 치밀한 선택지로 명성이 자자한 옵시디언의 게임에 걸맞게 그 완성도가 매우 뛰어나다. 덧붙여 특정 조건 하에서 등장하는 히든 엔딩 역시 마찬가지로 스토리텔링이 우수, 게임 내 세계관과 스토리는 필자에게 매우 뛰어난 인상을 줬다.

 

물론 아쉬웠던 점도 있다. 바로 NPC와의 대화 및 게임 내 오브젝트 간 상호작용 시 나타나는 문구가 지나칠 정도로 많은 점. NPC와 대화 한번 했을 뿐인데 그 자리에서 수 분 내지 십여 분을 오로지 장문의 텍스트만 봐야 하는 어처구니없는 경우가 수두룩하다.

 

이처럼 게임 플레이의 절반 이상이 NPC와의 대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봐야 하는 대사량과 눌러야 할 선택지투성이며 이는 게임 진행의 전부라 할 수 있는 퀘스트나 캐릭터 스텟 등에 영향을 미치는 관계로 맘대로 건너뛰기도 쉽지 않다. 그나마 긍정적으로 본다면 다양한 등장인물과 심도 있고 많은 대화를 통해 게임 내 세계관과 스토리의 보다 깊고 폭넓은 이해에 도움이 된다지만 너무나 방대한 대사량과 쓸데없이 어렵고 불편하기만 한 동료 상담과 같은 대화 기반 퀘스트는 차기작에선 지양해 줬으면 한다.

 

덧붙여 현지화는 환영이나 오역과 의역이 난무한 한국어 번역의 퀄리티도 엉망. 이런 문제점들은 앞서 누누이 언급해 온 대사들은 물론 컨텐츠 각지에 산재해 있어 게임의 완성도와 몰입감을 전체적으로 크게 반감시키니 개선의 여지로 남는다.

 

 

 

 

 

 

 

■ 타격감과 컨텐츠 볼륨은 개선의 여지로 남아

 

아우터 월드의 또 다른 특징은 바로 다수의 동료와 함께 전장을 누비고 세계를 탐험할 수 있다는 점.

 

퀘스트를 진행하며 자연스레 획득하게 되는 동료들은 전투는 물론 캐릭터의 능력치에 있어서 큰 이점을 가져다주며 대화를 통해 친밀도를 높일 수가 있다. AI는 비교적 정교하게 만들어진 덕분에 교전 시 1인분 이상을 톡톡히 해내지만 동료 시스템에서마저 대화 시스템이 플레이어의 발목을 크게 잡는데 ‘연애상담’을 비롯한 각종 동료 대화 퀘스트들이 그 예다. 정말이지 이 게임의 대사량은 웬만한 텍스트 노벨 수준. 여기서도 깊은 빡침을 느낄 수 있었다.

 

RPG로서의 재미는 기존 옵시디언 게임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고 기대와 달리 매우 평범했다. 각각 빼어난 개성으로 무장한 다양한 캐릭터 및 그들의 특성을 통한 성장 요소는 마음에 들었지만 캐릭터의 모델링, 특히 여성 캐릭터의 경우 외모가 플레이어블 캐릭터는 물론 게임 NPC까지 지나치게 PC요소(정치적 올바름)를 지양하듯 설계돼 반감이 느껴져 상당히 거슬렸다.

 

특히 1인칭 슈팅의 완성도가 그 무엇보다 낮았다. 작중 등장하는 무기의 종류도 예상외로 볼륨이 작았고 슈팅의 절대적 재미라 할 수 있는 타격감과 피격감, 그리고 피격 효과마저 없다시피 해 전투의 흥미가 매우 떨어지고 손맛도 느껴지지 않았다.

 

덧붙여 PC와 XBOX ONE 기준으로 최대 4K 해상도 및 60 프레임을 지원한다고 하나 필자가 PC로 플레이 시 게임 진행 중 거의 지속적으로 프레임 드랍 현상이 발생해 게임의 몰입을 크게 저하시켰다. 따지고 보면 아우터 월드의 그래픽 퀄리티가 현세대 비디오 게임과 비교했을 때 그리 높은 편도 아닌데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건 안일한 최적화 탓이라 봐도 무방하다. 이 부분 역시 개선의 필요성이 있다. 

 

이 외에도 즐길 수 있는 컨텐츠의 폭이 너무나도 좁다. 은하계에서 실질적으로 플레이어가 갈 수 있는 행성의 수는 손에 꼽을 만큼 매우 제한적인 데다 이마저도 각 행성의 필드 크기가 매우 작고 그곳에서 진행할 수 있는 퀘스트의 수, 던전의 규모 등이 매우 한정적. 출시가 6만 원대의 풀 프프라 게임인 것 치고는 너무나 아쉬운 구성이며 전반적으로 급조된 미완성적인 게임이란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이처럼 아우터 월드는 SF 세계관을 무대로 한 뛰어난 스토리 구성과 알찬 선택지 시스템이 일품이나 전투 시스템의 개선 및 보다 볼륨감 있는 컨텐츠를 후속편에서 선보여줬으면 한다.

 

 

 

 

 

 

김자운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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