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한 FPS의 명작,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리부트

명작의 변신은 어디까지인가…
2019년 11월 07일 17시 42분 04초

콜 오브 듀티 시리즈는 PC용 FPS 게임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2003년 첫 작품이 발매된 이래 지금까지 꾸준한 신작이 발매되고 있다. 그 긴 역사만큼이나(물론 그렇다고 해서 삼국지 시리즈나 메탈기어, FF 같은 작품들과 비교될 정도는 아니지만) FF 시리즈와 더불어 발매된 넘버링 타이틀 수로는 모든 게임을 통틀어 1, 2위를 다툴 만큼 수많은 게임이 발매되어 온 것도 사실이다.

 

이처럼 많은 작품들이 제작되다 보니 콜옵 내에서도 세부적인 구분이 존재하는데, 같은 콜옵 시리즈라고 하더라도 ‘WORLD WAR2’ 시리즈는 2차 세계 대전을 배경으로, ‘BLACK OPS’ 시리즈는 60년대 냉전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MORDEN WARFARE’는 현대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시리즈 타이틀만 확인해도 어느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지 쉽게 알 수 있는 셈이다.

 

물론, ‘고스트’나 ‘인피니트워페어’ 같은, 기존 시리즈와 다른 시대 및 특징을 지닌 작품들이 간간이 발매되기도 하지만 이러한 트릴로지 식의 서브 시리즈 구성은 게이머들에게 자신이 원하는 시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을 플레이 할 수 있는 선택적 측면을 제공하고 있다.

 

 

 

■  ‘콜 오브 듀티’ 의 대표 트릴로지‘모던 워페어’

 

이번 작품의 원작이라 할 수 있는 모던 워페어는 지금으로부터 12년 전인 2007년에 발매됐다. 콜옵 시리즈 중에서는 두 번째로 만들어진 서브 시리즈인 셈이다. 하지만 원래부터 독자적인 트릴로지로 계획된 것은 아니었다.

 

처음에는 ‘콜 오브 듀티4 모던 워페어’라는 이름으로 시작되었다. 하지만 모던 워페어가 엄청난 인기를 끌게 되면서 이야기가 달라졌다. PC용 FPS 게임 중에서는 당대 최고로, 지금까지도 확실한 명작으로 평가받을 정도의 퀄리티를 보여주며 게이머들을 사로잡았고, 이러한 영향으로 후속작의 경우 콜 오브 듀티가 아니라 모던 워페어에 넘버링이 붙어 발매가 이루어졌다. 그리고 이러한 방식은 추후 발매되는 게임에도 그대로 이어지면서 다양한 시대적 배경을 지닌 여러 작품들이 탄생하는 결과를 낳게 되었다.

 

 

 

본 기자의 경우도 모던 워페어2로 콜옵 시리즈를 처음 접했었는데, 당시 이를 통해 FPS 게임에 재미를 느껴 PC방에서 서든어택을 플레이해 봤으나 그 조악한(?) 게임성과 비주얼에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그 정도로 게임성과 비주얼 모두 당대에서 나무랄 데 없는 수준을 보여준 작품이다. 모던 워페어 시리즈가 워낙 인기가 좋다 보니 콜옵 하면 모던 워페어가 떠오르는 것이 게이머들의 자연스러운 반응일 정도다.

 

물론 현재는 FPS 장르에도 변화가 이루어져 전형적인 FPS보다는 배그나 오버워치, 디비전 등 다소 RPG적인 요소가 가미된 작품들이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로 인해 콜옵 시리즈 같은 전통적인 FPS 게임들의 인기가 다소 주춤한 것이 요즘의 상황이기는 하다.

 

 

 

■ 시리즈 본연의 스타일이 그대로 살아 있다

 

모던 워페어 첫 작품의 리부트 소식은 시리즈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상당히 반가운 소식이지만, 그 배경을 본다면 비단 훌륭한 게임성을 가진 게임이었기 때문에 다시 발매가 이루어진 것만은 아니다. 2016년에도 리마스터 버전이, 그것도 단순한 리마스터 수준이 아니라 리메이크에 준할 정도의 발매가 있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어느 정도 그 이름에 기댄 우려먹기 식의 행보를 충분히 유추해 볼 수 있다.

 

그런데도 이전 두 원작들과의 차이점은 분명히 있다. ‘리부트’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이번 작품은 기존 모던 워페어의 싱글 플레이를 완전히 재구성해 새로운 스토리로 플레이를 즐길 수 있게 했고, 게임 스타일이나 세부적인 요소들도 상당히 바뀌었다.

 

실제로 원작과 비교해 보면 원작의 캠페인에 등장했던 인물을 거의 찾기 어렵고 그 내용 역시 전혀 다른 형태로 구성된다. 리부트라고는 하지만 FPS 게임의 특성상 전혀 다른 게임을 즐기는 느낌이랄까. 특히나 원작이 10년도 더 된 작품이다 보니 비주얼적인 보정까지 가해져 모던 워페어4로 발매되었어도 이상하지 않을 듯한 모습을 보인다.

 

 

 

비주얼 면에서도 최근에 발매된 여타의 FPS 게임들과 비교해도 꿀리지 않을 정도의 퀄리티를 보여주고 있으며, 사양 역시 풀옵션을 위해 지포스 2080급이 필요한 정도도 아니다.

 

싱글 플레이의 경우 다른 시리즈와 비교해도 더욱 사실적인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는 실제감을 높이는데 있어서는 긍정적인 부분이지만 반대로 최근의 FPS 게임들에 익숙한 이들에게는 플레이 시 조금 답답하고 무언가 불편하다는 느낌이 들 법한 부분이 많다.

 

여기에 이러한 사실적인 게임성과 비례해 전반적인 난이도가 제법 높아졌다. 아무 생각 없이 무쌍 모드로 플레이하다가는 순식간에 게임 오버가 될 수 있을 정도다.

 

반면 대사나 연출의 사실적 묘사들은 나쁘지 않은 느낌이다. 게임 중 상당히 잔인한 장면들이 많이 연출되기도 하고 대화 중 흔하게 욕지거리를 들을 수도 있다 보니 처음에는 조금 당황스럽겠지만 익숙해지면 상당히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솔직히 군대만 가도 흔하게 하게 되는 것이 바로 육두문자 난무인데, 사람이 죽고 사는 전장에서 저런 말을 하지 않는 것이 더 이상한 법이다. 실제로 전장에서 동료가 죽었는데 ‘제길, 누가 죽었어!’하고 정중하게 말하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 이러한 부분들이 게임의 리얼함과 사실성을 높여주는 효과를 주고 있기도 하다. 특히나 영어가 아닌 한국어 더빙으로 들으니 몰입감이 더더욱 살아나는 모습이다.

 

다만 이벤트 동영상 재생은 상당히 문제가 있어 보이는데, 재생 중간중간 딜레이가 걸리고 프레임이 뚝뚝 끊기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문제는 이것이 PC 사양과 상관없이 이루어진다는 것. 어떤 이유인지는 알 수 없으나 시급히 패치되어야 할 부분이 아닐까 싶다.

 

■ 괜찮은 퀄리티의 싱글 플레이, 변한 것 없는 멀티

 

게임의 난이도는 다소 높지만 뛰어난 비주얼을 바탕으로 적절한 구성을 취하고 있어 싱글 플레이의 재미가 나름 높은 편이다. 다만 최근에 발매되는 게임들이 오픈 월드 형태의 플레이 방식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것과 달리 이 작품은 준비된 이야기를 하나씩 진행시켜 나가는 에피소드 형태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러한 방식이 플레이의 진행이나 연출 등에서 보다 유리한 것이 사실이지만 대신에 다양한 요소들이 녹아 있지 못하다는 단점이 있다.

 

실제로 싱글 플레이의 플레이 타임이 그리 길지 않은 편. 아마도 이러한 부분으로 인해 정식 넘버링 타이틀보다는 리부트 형태의 제작을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플레이 타임은 다른 작품들과 비교해서도 짧다. 본 기자처럼 FPS 게임을 멀티플레이 위주로 즐기는 이들에게는 큰 상관이 없겠지만 싱글 플레이를 즐겨 하는 이들이라면 어느 정도 감안을 해야 할 필요가 있을 법한 부분이다.

 

 

 

전반적으로 모든 요소들이 나름 잘 정리되어 있기는 하지만 새로운 시스템의 부재는 아쉽다. 세부적으로 변화된 부분은 있어도 무언가 독창적인 시스템의 추가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 역시도 넘버링 타이틀이 아닌 리부트 버전의 한계로 보여지는데, 그렇다 보니 그간 콜옵 시리즈를 즐겨 왔던 이들이라면 무난하게 플레이가 가능하다.

 

 

떨어진 무기도 잘 안 보이고… 여튼 좀 인터페이스가 불친절하다

 

싱글 플레이는 꽤 잘 만든 편이지만 협동 플레이나 기타 대전 시스템은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이는 이번 작품을 플레이해 본 수많은 게이머들이 언급하는 부분이지만 모던 워페어의 멀티 플레이는 정말 발전이 없다. 기자가 과거 열심히 했던 모던 워페어2의 멀티 플레이나 지금이나 큰 차이 없어 보이는 느낌이랄까.

 

무엇보다 멀티 플레이 시 발생하던 시리즈의 고질적인 문제점들이 그대로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것이 아쉽다. 콜옵 시리즈의 특징인 무기 밸런스 실패는 이번 작에서도 그대로 노출되어 이미 몇 개의 무기가 국민템으로 자리 잡고 있는 상황이다. 크레모어는 사기 수준이며 맵 자체가 넓어진 데 반해 상당히 애매한 구조로 되어 있어 전술적 운용이 쉽지 않다. 또한 액티브한 플레이를 유도하기보다 캠핑이 유리하다는 점도 비슷한 모습이다.

 

 

 

■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리부트가 아닌 그냥 신작 같다

 

이번 모던 워페어리부트를 플레이한 소감을 솔직하게 말해 본다면 이 작품은 리부트 버전이라기보다는 모던 워페어의 새로운 시리즈에 가깝다. 이는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나서도 아니고 완전히 새로운 느낌이 들어서도 아니다. 그보다는 리부트되는 주어가 명확하지 않은 것이 크다.

 

예를 들어 툼레이더 시리즈는 명확한 캐릭터인 라라를 중심으로 하여 새로운 플레이 방식으로 리부트가 이루어졌다. 무언가 중심이 되는 재료를 가지고 다른 요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 리부트 방식인데 모던 워페어는 이러한 중심적인 부분이 없다. 2차 세계 대전이라는 틀은 배경이지 게임의 메인 소재가 아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싱글 플레이와 비주얼이 확연하게 바뀌다 보니 모던 워페어의 리부트라는 느낌보다는 새로운 시리즈라는 느낌에 더 가까워질 수밖에 없다. 다만 그러기에는 볼륨이 많이 부족하다.

 

어쨌든 콜옵 시리즈는 최근의 PC 게임 시장에서 보기 어려운 정통형 FPS 형태의 작품이고 그러한 점에서 모던 워페어의 리부트는 환영할 만하다. 실제로 많은 팬들이 발매를 환영하고 있고 국내 버전의 경우 역시 음성 및 자막 모두 한글화되어 플레이에 부족함이 없다. 싱글 플레이의 느낌도 나쁘지 않고 모던 워페어 특유의 분위기도 잘 살아 있다. 아쉬운 부분은 있지만 팬들이라면 충분히 즐겨도 될 법한 작품이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금빛기사 / 2,534,605 [11.14-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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