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인 주인공·방대해진 볼륨, '용과 같이5:꿈을 이루는 자'

그래서 뱀 꼬리가 더 아쉽다
2019년 07월 05일 20시 21분 19초

후쿠오카의 한 택시회사에 적을 두고 택시를 운행하며 살아가고 있는 남자가 있다. 어딘지 모르게 과거를 가지고 있는 것 같은 그 택시기사의 이름은 스즈키 타이치. 그는 일을 하면서 벌어들이는 돈을 나팔꽃이라는 오키나와 고아원에 꾸준히 송금을 하며 성실하고 검소하게 살아왔다. 승객과의 크고 작은 해프닝은 있을지언정, 굴곡이라곤 보기 어려운 그의 평범한 일상은 야쿠자 조직인 동성회와 관서 최대 조직인 오미 연합의 동맹이 오미 연합 7대 회장의 건강 위독을 기점으로 불온한 균열을 보이면서 서서히 깨지기 시작한다.

 

'용과 같이5:꿈을 이루는 자'는 리마스터 작품이기에 이미 알고 있는 사람은 알겠지만 이 택시 기사 스즈키 타이치가 바로 가명을 쓴 키류 카즈마다. 전작이 네 명의 주인공을 세운 것에 이어 이번 작품에서는 전작의 주인공 4인방에서 타니무라 마사요시가 빠지고 새롭게 시나다 타츠오라는 인물과 이전 시리즈에서 귀여운 모습으로 등장했던 꼬마 사와무라 하루카까지 다섯 명의 등장인물이 주인공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5인 주인공 체제를 채택했다.

 

B급 테이스트를 정확하게 노린 세가의 액션 어드벤처 게임 시리즈 PS4판 리마스터 신작인 용과 같이5:꿈을 이루는 자는 일본 뒷세계 조직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액션 게임으로, 플레이어는 명칭을 살짝 바꾼 일본의 도시에서 싸움을 비롯해 다양한 일들을 하며 살아가는 주인공의 삶을 엿볼 수 있다.

 

 

 

■ 5인방의 삶

 

이번 작품에서는 다섯 명의 캐릭터를 번갈아 조작하게 된다. GTA5처럼 특정 시점에서 다른 캐릭터로 이야기가 전환되는 것이 아니라 전작과 마찬가지로 아예 부를 나눠서 주인공이 변경되는 시스템이다. 예를 들어 1부의 주인공은 키류 카즈마가, 3부의 상편과 하편을 각각 사와무라 하루카, 아키야마 슌이 차지하는 식이다. 1부부터 4부까지 모든 주인공의 이야기를 하고, 모든 등장인물이 결말을 향해 달리는 최종부에서 포텐셜을 터뜨린다. 후술하겠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그게 조금 아쉽지만 말이다.

 

야쿠자들이 난립하고 뒷세계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메인 스토리는 기존과 마찬가지로 적당히 무게감 있게 진행되며, 이번 작품에서는 새롭게 '어나더 드라마'라는 컨텐츠를 넣어 플레이어가 조금 더 주인공들의 삶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어나더 드라마는 각각의 주인공들에게 딸린 또 다른 서브 스토리(기존 서브 스토리 시스템이 여전히 있기에)의 하나라고 볼 수 있다.

 


 

 

 

택시 기사가 된 키류의 경우 그의 어나더 드라마에서는 택시 기사 일을 하면서 겪게 되는 일들을 컨텐츠로 만들어 콜을 받아 나가 손님과의 대화 선택지로 손님을 만족시키거나, 폭주단체와 시비가 붙은 뒤부터는 공도에서 레이스를 벌이는 공도 레이스, 교통법을 잘 지키면서 손님을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태워주는 택시 업무 등을 미니게임처럼 즐길 수 있다. 키류의 택시 외에도 아이돌 활동, 야생에서의 사냥 등 모든 주인공이 그들의 삶에 연관된 이야기를 어나더 드라마 컨텐츠로 제공한다.

 

플레이어는 부제에서 말하는 것처럼 이번 작품을 즐기면서 다양한 등장인물의 꿈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현실의 세계에서도 흔히 일어나는 일들이지만 작중에서도 많은 등장인물이 꿈을 향해 노력하거나, 꿈을 포기하는 등 무언가를 위해 행동하는 모습들을 보게 된다. 특히 이런 면이 가장 티나게 부각되는 것은 이야기의 성격 상 새로운 주인공으로 자리매김한 사와무라 하루카의 아이돌 도전기다.

 


 

 

 

■ 방대해진 볼륨

 

용과 같이5:꿈을 이루는 자에서 인상적인 부분 중 하나는 컨텐츠가 기존작에 비해 꽤나 몸을 부풀렸다는 점이다. 기존에도 대체적으로 진중한 분위기를 깔던 메인 스토리와 달리 제대로 맛이 간 특유의 B급 테이스트를 보여주는 서브 컨텐츠들이 있었지만 이번엔 그런 컨텐츠들이 더욱 늘었다. 뭐 키류의 4라인 타이밍 게임 라멘 만들기라던가 그런 것 말이다. 기존의 노래방이나 파칭코, 업소 등의 서브 컨텐츠도 건재하다.

 

전투도, 서브 컨텐츠도 전체적으로 볼륨이 크다. 전투는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지만 거리에서의 인카운트 확률이 굉장히 잦아져서 정말 조금만 걷다 보면 시도때도 없이 시비를 걸어오는 놈들을 마주치게 된다. 플레이어가 처음 접하게 되는 1부를 기준으로 두고 보자면 극초반의 전투는 전작에 비해 조금 난이도가 있다고 느낄만한 파트가 있지만 조금만 진행해도 키류가 강해지면서 굉장히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다.

 


 

 

 

심지어 거의 완벽하다고 할 수 있는 버추어 파이터2를 게임 내에서 즐길 수 있고, 그 외에도 태고의 달인 등의 게임을 용과 같이5 내에서 서브 컨텐츠로 언제든 즐길 수 있다. 태고의 달인이나 버추어 파티어2의 경우 아예 스페셜 컨텐츠로 즐길 수 있도록 해둬서 몇 가지 게임의 경우 플레이어가 번거롭게 해당 스페셜 컨텐츠를 즐기기 위해 오락실 같이 게임 내 특정 장소로 찾아갈 필요조차 없다.

 

이번 작품에서 볼륨의 이야기를 꺼내자면 이게 빠질 수 없다. 지금껏 플레이어는 시리즈 대대로 도쿄 신주쿠 가부키쵸와 흡사한 전통의 지역 카무로쵸에서만 주차장과 옥상을 넘나들며 종횡무진 떠돌았지만 이번에는 카무로쵸를 비롯해 후쿠오카, 삿포로, 오사카, 나고야 등 다수의 지역이 등장해 각각의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잦아진 한국인의 해외여행 덕에 시리즈 내내 보던 카무로쵸를 제외하면 이번에 구현된 장소 중 아마 가장 익숙하게 다가올만한 지역은 도톤보리를 닮은 오사카 소텐보리일 것.

 

플레이어는 용과 같이5:꿈을 이루는 자 속 다섯 도시를 오가며 메인 스토리와 개개인의 삶을 구현한 어나더 스토리, 그리고 서브 스토리까지 다양한 컨텐츠들을 즐기게 된다.

 


 


 


​일본 역사 문제도 나온다. 

 

■ 용두사미 스토리의 흠

 

앞서 언급했던 부분이지만 이번 작품의 스토리 전개에는 흠이라고 볼 수 있는 부분이 확실히 존재한다. 각각의 주인공 파트에서 적당히 잘 진행되던 이야기를 후반부에 접어들어 엉뚱하게 만들어버려 대단히 아쉬움을 남겼다. 작품의 클라이막스에서 뜬금없는 상황을 만들어 용과 같이5:꿈을 이루는 자를 즐기던 많은 플레이어들에게 당혹감을 안겨주는 용두사미 전개라고 볼 수 있다.

 

단, 메인 스토리의 퀄리티에 연연하지 않는다면 이번 작품의 경우 전작에 비해 굉장히 방대해진 컨텐츠 볼륨을 자랑해 게임을 즐길 때 여러 컨텐츠들을 모두 건드리면서 알차게 즐기는 긴 플레이 타임을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꽤 오랫동안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하나도 변한 점이 없는 기존작을 성의없이 이식해두고 리마스터판이라고 우기며 풀 프라이스 게임처럼 받는 비양심 게임들과 달리 39,800원이라는 적당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이 좋다.

 

용과 같이 시리즈는 늘 B급 감성을 일부러 내밀어 진지함과 우스꽝스러운 분위기가 공존하는 작품이다. 간혹 용과 같이 시리즈의 본편보다 앞선 이야기를 다룬 정식 발매 작품을 최고로 쳐서 다른 넘버링작의 평가를 절하하는 사람들도 있기는 하지만 용두사미 스토리 외엔 기존 시리즈가 보여주던 고유의 분위기를 잘 담아내고 있어 부담없이 구매해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시리즈물의 특성상 용과 같이 시리즈의 앞부분을 즐기지 않았던 사람은 놓치고 지나갈 소소한 부분들이 다소 존재하기는 한다는 점을 구매 시 인지하도록 하자.​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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