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재해 등장, 큰 변화 맞은 확장팩 '문명6 몰려드는 폭풍'

이제야 완성된 문명6
2019년 02월 28일 17시 02분 58초

게임계의 타임머신 선두주자. 한 번 잡으면 '저기까지만 더 해야지'라고 생각하다 아침을 맞이하기도 하는 파이락시스 게임즈의 인기 턴 기반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문명6'의 신규 확장팩 '몰려드는 폭풍'이 지난 14일 출시됐다. 가격은 다소 세다고 느껴질 수 있는 45,000원으로 자연의 분노라고도 부르는 자연재해에 의해 변화하는 인류 문명의 이야기를 확장팩 새 인트로 영상을 통해 비추고 있다.

 

이처럼 문명6 몰려드는 폭풍은 자연재해와 문명에 대해 다루고 있다. 새로운 문명과 지도자들이 대거 등장했고, 새로운 시대인 미래 시대가 추가되면서 덩달아 새 정부 형태가 더해졌으며 전략 자원의 전면적인 개편, 외교 승리와 세계 의회의 부활, 두 가지의 새로운 싱글 및 멀티플레이 시나리오, 게임 내에서 만나볼 수 있는 다양한 뉴 페이스들, 플레이 시스템의 개선 등 다양한 변화들이 플레이어를 기다린다.

 

다양한 변경점과 매력적인 추가 컨텐츠들로 재단장한 문명6 몰려드는 폭풍은 다시 한 번 문명 팬들을 타임머신에 태울 준비가 된 작품이다. 물론 문명6으로 넘어오면서 비주얼의 지향성이 바뀌고 카툰식 캐릭터가 등장한다는 점은 변한 바 없으니 이런 부분에 있어 불만스러웠던 플레이어에게는 여전히 아쉬울 수 있을 것이다.

 

 

 

■ 대자연과 마주하다

 

문명6 몰려드는 폭풍의 주된 관심사이자 이야깃거리는 누가 뭐라 해도 자연재해와 환경 문제를 빼놓을 수 없다. 새롭게 추가된 자연재해는 플레이어에게 손실을 안겨줄 수도 있지만 되려 그 이후 재기할 수 있는 발판을 남겨주기도 해 경우에 따라 득과 실이 공존하는 요소다. 플레이어는 게임을 시작하기 전 설정 단계에서 게임 도중 발생하는 자연재해의 빈도를 설정할 수 있으며, 개인적으로는 잊을만 하면 재해가 발생하는 높은 빈도로 설정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재해의 영향은 '경우에 따라'라고 언급했는데 그와 동시에 재해의 종류에 따라 상황이 달라지기도 한다. 가령 폭풍은 2턴의 이동과 함께 건물과 시설, 유닛을 파괴하지만 이후 폭풍의 영향권에 있었던 타일은 비옥함 효과를 얻게 된다. 따라서 자기 도시 영향권 내의 타일에 폭풍이 지나갔을 때 손해를 보는 경우도 있지만 이후 비옥한 타일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는 것. 폭풍은 기후 변화에 따라 발생 확률이 변한다.

 


 

 

 

다른 재해로는 범람과 가뭄, 화산의 폭발이 있다. 이들 중 주는 것도 없이 미운 재해는 가뭄 뿐이다. 가뭄은 영향권 내의 농장, 야영지, 재배지, 목장 등의 시설이 전부 약탈 상태에 빠지고 가뭄이 지나가기 전까지 수리조차 할 수 없다. 기존보다 식량 생산량이 줄어들고 가뭄이 자주 발생한다고 생각하면 근처에 숲이나 열대우림과 습지 등을 보존해야만 한다. 가뭄 역시 폭풍처럼 기후 영향을 받는다.

 

범람은 공학 프로젝트인 댐 건설을 통해 조절할 수 있는데, 강 근처 타일은 늘 범람의 위험을 가지고 있다. 강 주변에 있는 타일에 도시와 유닛이 존재한다면 폭풍과 마찬가지로 피해를 입힌다. 대신 범람 이후 피해를 복구한 시점에서부터는 해당 타일의 산출량이 늘어 폭풍과 마찬가지로 해당 타일에서 피해만 입지 않으면, 혹은 미미한 피해를 본 시점에서라면 굉장히 유용하게 타일을 활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화산 폭발은 모두가 익히 아는 고도 폼페이를 떠올리게 하는 효과다. 화산 근처에 위치한 문명들이 위험성은 높아도 발전을 거듭해왔다는 점에서 착안한 이 재해는 화산이 활동한다->분화->화산이 휴식기에 들어가다의 세 단계로 변화한다. 당연히 화산이 폭발한다면 인접한 타일에 약탈 효과 또는 즉시 파괴라는 강력한 피해를 입힌다. 그래도 화산 근처가 메리트가 있는 점은 기본적으로 비옥한 화산 인접 타일들과 역시 재해 이후 발생하는 화산재를 통한 비옥한 타일이다.

 

해당 자연 재해는 현대에서도 종종 볼 수 있는 자연 환경의 힘을 담아낸 것이기도 하지만 실제로 역사상 수많은 문명의 흥망성쇠 속에서 화산, 강 등 위험한 환경 주변에서 피해를 입으면서도 번영했다는 점에서 제작진이 착안한 요소이기도 하다.

 

 

 

■ 새로운 지도자들과 변화

 

9명의 새로운 문명 지도자들이 추가됐다. 특기할 부분은 프랑스와 영국이 동일하면서도 차이점을 가진 한 명의 새 지도자를 가진다는 부분이다. 해당 지도자는 프랑스의 엘레오노르 아키텐, 영국의 엘레오노르 아키텐이다. 두 버전의 지도자는 서로 지도자 캐릭터 모델링도 다르다. 이외에도 마오리 문명의 쿠페, 잉카의 파차쿠티, 말리의 만사 무사, 캐니다의 윌프레드 로리에, 헝가리의 마차시 1세, 페니키아의 디도, 스웨덴의 크리스티나, 마지막으로 오스만의 쉴레이만 1세가 새롭게 등장한다. 이들과 함께 새 유닛, 새 건물, 새 총독 등 다양한 요소들이 추가됐다.

 

시나리오에서도 새로운 컨텐츠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싱글 플레이와 멀티 플레이가 모두 가능한 14세기 중엽의 '흑사병' 시나리오를 통해 역사상 가장 많은 인명을 앗아간 병마의 재난 속에서 문명을 지켜내거나, 멀티 플레이에서만 플레이할 수 있는 '전쟁 기계' 시나리오를 통해 제1차 세계대천 초기 독일 제국군과 프랑스 사령부의 입장을 경험하게 된다. 전쟁 기게 시나리오에서 플레이어는 프랑스와 독일 중 한 곳을 선택해 독일 플레이어는 파리를 점령하도록, 프랑스 플레이어는 파리를 방어하는데에 전념해야 한다. 제한 시간 내에 점령당하거나, 방어에 성공하면 승리하게 된다.

 

 

 

중요한 변화로 전략자원의 완전한 개편이 있다. 기존 전략자원들이 유지비 형식에 머물렀다면 이번에는 전략자원을 비축할 수 있으며 기존과 마찬가지로 유지비에도 쓰이지만 넘치는 전략자원의 경우는 다른 문명 지도자들과의 거래 품목으로 활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자신에게 필요한 전략자원과 필요하지 않은 전략자원을 잘 파악해 협상 테이블에 오르게 됐다. 전력과 소비자원은 환경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으로 대두된다. 초기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석탄 등 환경재해를 일으키는 것들을 발전에 사용하다가 기술을 진보시키면 재생 에너지가 등장하는 등 발전 상태에 따라 세계 기온과 환경에 영향을 준다. 만약 환경에 악영향을 지속적으로 주다 세계 기온이 오르고 빙하가 녹기 시작하면 해수면의 상승으로 점차 피해를 입을 가능성도 늘어난다.

 

한편 몰려드는 폭풍에서는 새로운 시대와 정부 형태가 추가되기도 했다. 기존의 마지막 시대보다 더 뒤의 시대인 미래 시대에는 정복 특화의 기업 자유주의, 문화 특화의 디지털 민주주의, 과학 특화의 기술관료제 정부형태가 등장한다. 가끔 미래시대 야만인들이 이족보행 로봇을 타고 활보하는 경악스런 장면이 연출되기도 한다. 또, 과학승리의 조건이 화성 식민지 건설에서 항성계 인류 전파로 더 확대된다.

 


 

 

 

■ 돌아왔는데요, 부활한 컨텐츠들

 

반가운 모습들도 이번 확장팩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 바로 문명6 오리지널에서 사라졌던 컨텐츠들이다. 대표적으로 외교 승리가 있다. 플레이어는 꾸준히 다른 문명 지도자들과의 관계와 외교에 따라 외교적 환심을 재화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이 외교적 환심은 세계의회에서 플레이어 문명의 발언력을 높일 수 있는 중요한 전략적 재화로 세계의회에서 얼마나 많은 양의 외교적 환심을 소모해 발언하느냐에 따라 세계의회 결과를 판가름하기도 한다.

 

세계의회는 해당 게임 내에 존재하는 모든 문명의 지도자들이 함께 의제를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 일정 기간마다 세계의회가 개최되고, 특정 자원의 개간을 금지하거나 특수지구 건설 금지, 특정 재화 효율 변동 등 특정 문명을 압박하거나 자신의 문명에 유리하도록 의제를 활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 세계 박람회 등 문명 지도자들이 단기에 점수를 획득해 우열을 정하고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이벤트로도 활용되며 자연재해로 입은 피해를 복구하기 위한 구조 요청이나 전쟁광 수치가 높아짐에 따라 해당 전쟁광에 대한 비상 또는 현재 전쟁 중에 놓인 문명 지도자가 소집하는 비상 등 게임 중후반부에 다다를수록 적극적으로 활용하게 되는 컨텐츠다.

 

공학 프로젝트에서 문명4 이후 두 작품만에 터널 및 운하도 부활했으며 문명5에서 볼 수 있었던 철로도 다시 추가됐다. 우선 터널은 굉장히 이동에 방해가 됐던 산 타일에 터널을 뚫어 이동할 수 있도록 해주는 프로젝트이며, 운하는 경우에 따라 최대 7칸까지 육상 타일을 가로지르게 조성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 두 프로젝트를 통해 플레이어가 느끼는 이동의 불편함이 크게 개선됐고, 전략자원을 활용하는 철도가 부활하면서 보다 활발한 교역 및 이동 효과를 볼 수 있다.

 


 

 

 

 

 

■ 이제야 완성이네

 

문명6 몰려드는 폭풍이 출시되면서 드디어 문명6도 이름값에 걸맞는 완성도를 가지게됐다고 생각한다. 이전 확장팩인 흥망성쇠에서도 한 차례 즐거운 변화를 겪으면서 플레이어가 느낄 수 있는 재미를 향상시켰지만 이번 몰려드는 폭풍에서는 시스템적으로도 큰 변화를 맞이하면서 새로운 문명6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 문명6과 비교하면 어딘가 부족한 게임에서 비로소 갖출 것은 갖춘 게임으로 완성된 느낌. 개인적으로 흥망성쇠보다 더, 당연히 문명6 오리지널과 비교하면 더더욱 재미있게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이번 확장팩에서는 오리지널과 흥망성쇠를 포함해서도 보다 상황에 따른 유동적 플레이가 강조되는 컨텐츠들이 등장해 문명 같은 게임들이 후반부에 고질적으로 흥미를 떨어뜨리는 문제를 미약하게나마 개선했다. 빈도를 높게 설정해두면 시시때때로 자연재해가 발생해 상황에 변화를 가져오고, 잉여 전략자원의 거래를 통해 효율적인 전략자원 관리를 하면서 자칫하면 플레이어나 다른 문명 지도자들의 목을 조를 수 있는 무기가 되기도 하는 세계의회에도 꾸준히 관심을 둬야 한다.

 

다만 신규 확장팩 몰려드는 폭풍에 관심을 가지는 플레이어도 거의 게임 한 개 수준의 가격에 달하는 DLC 구매 비용에 구매 의사가 저하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물론 공식 셀러 사이트 및 리셀러 사이트 등에서 할인을 진행한 바 있어 가격에 부담이 된다면 이런 방법들을 찾아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문명6 오리지널에 실망한 플레이어도 몰려드는 폭풍에서는 만족할만한 완성도를 확인할 수 있을 것.​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알립니다

창간 24주년 퀴즈 이벤트 당첨자

창간 24주년 축전 이벤트 당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