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적 중독성, SRPG '마계전기 디스가이아 리파인'

리파인만 있었다.
2018년 09월 28일 07시 15분 43초

인트라게임즈와 니혼이치 소프트웨어가 협력해 PS4와 닌텐도 스위치용으로 새롭게 출시한 '마계전기 디스가이아 리파인'은 니혼이치 소프트웨어의 간판 시뮬레이션 RPG다. 한국어판으로 정식 발매된 본 작품은 PS2 시절부터 시작된 프랜차이즈 시리즈로, 15년 동안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인기 시리즈의 첫 작품이기도 하다.

 

마계전기 디스가이아 리파인은 2003년 출시된 첫 작품 마계전기 디스가이아1을 PS4와 닌텐도 스위치를 위해 리메이크한 신작 타이틀이며 게임 장르 소개에서 사상최흉이라는 호칭을 붙여가며 강력한 중독성과 노가다성 플레이를 내세우며 폐인양성게임으로 불리운 작품이다. 플레이어는 마왕 라하르의 이야기를 진행하게 되어 곁에서 함께하는 에트나와 프론, 프리니들이 등장해 작품의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최신 기기의 플랫폼에 대응하면서 그에 맞게 그래픽을 향상시켜 기존 작품보다 더 깔끔한 비주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장점.

 

 

 

■ 기념비적인 첫 작품

 

마계전기 디스가이아 리파인은 현재 마계전기 디스가이아5까지 다섯 편이나 출시된, 그리고 외전까지 세어보면 더 많은 수의 타이틀을 출시한 인기 장수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그만큼 많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고 극강의 노가다라는 특이한 컨텐츠 지향점을 갖고 있어 마니아들에게 좋은 반응을 불러일으킨 작품이다. 한 번 빠져들면 끝날 때까지 시간을 쏟아붓게 되는 묘한 중독성이 튀는 작품이기도 하다.

 

그런 마계전기 디스가이아 시리즈의 첫 작품을 리파인한 작품으로, 기존과 마찬가지로 플레이어는 잠들어버린 마왕 라하르를 깨우는 에트나의 고함을 신호로 1편의 막을 올린다. 원작과 마찬가지로 플레이어는 라하르의 마왕성에서 각종 장비와 아이템을 판매하는 상인들과 거래를 하거나, 전투에서 입은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병원에서 치료를 하고 때로는 추첨을 해 보상을 획득할 수 있다.

 

전투도 그래픽을 제외하면 원작과 마찬가지의 진행방식을 가지고 있다. 플레이어가 현재 진행한 스토리 등의 조건에 따라 개방되는 지역과 그 지역의 스테이지를 골라 몇 번이고 반복할 수 있으며 이런 반복행위를 통한 노가다성 플레이로 캐릭터를 육성하는 것도 가능하다.

 

 

 


 

 

 

■ 선 명령 후 종료

 

원작과 동일하지만 간단히 소개하고 넘어가자면 본 작품의 전투 시스템은 플레이어가 아군 캐릭터들에게 할 행동을 지정하면 바로 캐릭터가 전투 행동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전투가 턴의 끝에서 이루어져 플레이어의 전략적인 선택이 요구되는 시스템이다.

 

자신의 턴이 시작됐을 때 플레이어는 소환지점에서 원하는 캐릭터를 선택해 이동 가능한 범위 내로 이동시켜 다양한 행동을 지정할 수 있다. 공격이면 공격, 특수기술이면 특수기술, 공격할 상대는 없지만 다음 차례에 공격을 받을만한 위치라면 방어 등……여기서 공격이나 특수기술을 사용해 적을 공격하는 커맨드를 실행하면 턴 종료나 공격 개시를 선택했을 때 일제히 지정해둔 공격행위를 소화한다. 대신 지정했던 적이 죽어버렸다면 해당 적이 처치된 시점에서 다른 적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공격 기회 자체가 무효화되므로 어느 정도의 계산적인 전투 배분이 필요.

 

한편 캐릭터를 전진시키는 방법 중 던지기라는 시스템이 있어 이 시스템을 활용해 아군 캐릭터를 들어올려 적진으로 빠르게 침투시키거나, 적군 캐릭터를 들어올려 행동에 제약을 거는 것도 가능하며, 지오 시스템을 통해 필드 곳곳에 존재하는 지오 스톤의 효과를 보거나, 이를 파괴해 피해를 입히는 등의 활용도 가능하다.

 

마왕성에서 참여할 수 있는 의회에서는 각종 캐릭터를 메이킹해서 제자로 들여 실제 전투의 유닛으로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각각의 메이킹 캐릭터는 소비하는 자원의 양에 따라 기본 재능을 지정할 수 있어 투자한 자원의 총량에 따라 강함의 정도가 다른 캐릭터들을 볼 수 있다.

 


 


 

 

 

■ 리파인.

 

리파인. 타이틀에 표시된 그 단어. 그 글자가 이 작품의 모든 것을 설명해주고 있다. 친구를 통해 처음 디스가이아를 접하고, 추천해준 친구 만큼은 아니지만 천천히 디스가이아를 즐기고 있던 본 기자도 마계전기 디스가이아1과 마계전기 디스가이아 리파인의 두 작품 사이에서 그나마 가시적인 차이점을 느낀 것은 리파인인 만큼 조금이라도 개선된 깔끔한 비주얼뿐이다.

 

아는 사람은 알 이야기지만 사실 마계전기 디스가이아의 1편은 이번 PS4 버전으로의 이식이 최초의 이식이 아니다. 처음 PS2 버전이 출시되고, 휴대용 기기인 PSP 버전으로 1편을 이식해 PS2 버전에서는 없었던 에트나 편, 이벤트 보스, 표 시스템 등이 추가되는 등 컨텐츠 방면에서의 추가와 개선이 이루어졌고, 또 다른 이식작은 '통신대전' 기능을 더한 작품이었다. 이외에도 PSP용 외전작이 한 편 발매된 바 있다. 이후 NDS용으로도 마계전기 디스가이아1이 이식됐다. PSP용을 이식했으나 기기 성능의 한계로 PSP용 디스가이아1 포터블보다 떨어지는 성능과 다소 다른 컨텐츠 세부사항들의 변경이 있었다.

 

그렇게 끝나나 싶더니 2016년 2월에는 한국어를 공식적으로 지원하는 PC 스팀 플랫폼에서의 발매가 있었다. 이 이식은 마계전기 디스가이아 시리즈의 첫 작품이 가지는 의미 만큼 니혼이치 소프트웨어에겐 큰 의미를 가진 이식이었다. 니혼이치 소프트웨어가 최초로 PC 플랫폼에 이식한 작품이었던 것. 첫 이식작으로서 호되게 신고식을 치루던 PC용 디스가이아1이었지만 작품 출시 후 많은 개선이 있었던 뒤에는 매우 긍정적인 평가로 변화하게 되고 디스가이아2도 PC판 발매를 예고하게 됐다.

 

 

 

그리고 비로소 출시된 것이 지난 13일 출시된 PS4, 닌텐도 스위치용 마계전기 디스가이아 리파인. 바로 이 작품인 것이다. 이렇게 많은 이식으로 거친 탓에 이번에도 1편 이식이냐며 지겨운 반응을 보여준 팬들도 있었지만 리파인이라는 이름을 달고 현 세대기로 출시되는 시리즈 첫 작품의 새로운 모습을 기대하는 팬들도 적잖이 있었다. 하지만 그런 기대는 금방 깨지고 말았을 터다.

 

리파인. 단어 자체의 의미대로 비주얼은 조금이나마 수정됐지만 그 외의 것들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사실상 PSP 이식 버전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달라진 점이 없고, 시스템 자체도 1편의 것을 그대로 가지고 있어 5편까지 출시된 시리즈 최신작들을 즐겼던 플레이어라면 굉장한 불편함을 느끼게 될 것이 자명했고, 실제로 답답함을 호소하는 팬들이 많았다.

 

자. 그런 건 다 좋다 이거다. 게임사 입장에서도 마계전기 디스가이아 리파인은 자사의 간판 인기 시리즈인 중요한 작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것에서 눈에 크게 들어오지 않을 정도의 리파인 비주얼을 가지고, 10년도 더 된 구 기종의 이식작에서 기존의 컨텐츠를 사실상 그대로 꺼내온 수준의 내용물과 약간의 추가 스테이지 정도로 거의 풀 프라이스를 요구하는 것은 아무리 그래도 과하지 않은가.

 

 

 

여러 번 이식했던 작품의 리파인이라면, 그걸 풀 프라이스로 받고 싶었다면 뭔가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맞지 않았을까?

 

아마 이번 리파인으로 처음 게임을 접하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불편함을 적게 느낄 순 있겠지만 적어도 마계전기 디스가이아 리파인을 통해 기존작을 꾸준히 구매한 팬들에게는 시리즈에 대한 실망감을 안겨줬다는 부분은 확실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나올 것이라 호언했던 디스가이아6의 경우는 실망한 팬들을 다시금 만족시켜줄 수 있는 작품이길 기대해본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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