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즐기면 더욱 재미있는, 야생의 땅: 듀랑고

야생의 땅: 듀랑고 배경스토리
2018년 03월 16일 19시 50분 48초

게임에 몰입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바로 스토리다. ‘야생의 땅: 듀랑고’는 현대 지구인이 야생의 세계로 워프해 개척해 나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지만, 그 안에서 ‘회사’, ‘엽록포럼’, ‘개척회의’, ‘위원회’ 등 네 개의 단체가 등장하고, 이들은 ‘야생의 땅: 듀랑고’의 전체 스토리를 이끌어 나간다.

 

‘야생의 땅: 듀랑고’에서는 스토리를 처음부터 친절하게 설명해 주지 않는다. 어느 순간 미지의 땅에 떨어진 사람들에게는 생존이 최우선 과제로 주어진다. 첫 도입부에 등장하는 NPC ‘K’의 안내를 따라 ‘앙코라 섬’에서 ‘마을 섬’으로 이동하고, 도구를 만들어 사냥과 채집을 해야 한다. ‘여긴 어디이고, 나는 누구인지’ 질문할 힘과 여유를 갖추려면 우선 배를 채워야 한다. 그리고 생존의 문제를 해결한 후, 몇 가지 질문에 도달한다. ‘듀랑고’는 대체 어디고 왜 생겨났으며, 이 세계에서 묘한 질서를 만들고 있는 자들은 누구인지에 대해서다.

 


 

▣ 야생의 땅으로 워프하게 된 이유는?

 

 게임 내에서는 이에 관련된 내용은 뚜렷하게 설명해주지 않는다. 도입부에서도 고속 열차를 타고 이동하다 정신을 잃고, 눈을 떠보니 야생의 세계로 떨어졌다는 사실만 드러난다. K와의 대화를 통해 알 수 있는 건 의문의 워프 현상이 발생했다는 것과 현실 세계로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뿐이다. 얼핏 시나리오가 없는 것으로 받아들여 지기도 하지만, 게임 플레이 중 출력되는 로딩 화면과 각종 텍스트를 곱씹어 보면 서서히 ‘야생의 땅: 듀랑고’의 숨겨진 이야기를 알아가게 된다. 숨겨진 이야기들은 플레이버 텍스트 곳곳에서 찾을 수 있는데, ‘불안정섬’ 통신탑에서 보내오는 4개 단체의 무전이 대표적이다. 4개의 단체는 게임의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중요한 열쇠다. 먼저 이들 단체를 하나씩 짚어보자.

 

@K <회사> “여긴 듀랑고고, 그 곳으론 다시 돌아갈 수 없어요”

 

 게임 초반부, 플레이어를 안내하는 K는 ‘회사’ 소속이다. 으레 회사는 여러 사람이 수익을 내기 위해 모인 집단을 이르는 말이지만 K가 소속된 회사는 겉모습만 그렇다. 그들 스스로는 듀랑고에 불시착한 사람들이 생존하고 정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구조단체라고 하지만, ‘회사’라는 이름을 붙인 것부터 플레이어들에게는 수상해 보인다. 또한 대명사를 지칭하는 듯 자신들을 알파벳 대문자로 부르고, 어떻게 야생의 땅에서 오토바이와 무전기를 구한 것인지 숨기는 점부터 떳떳하지 못한 단체로 받아들여진다. 플레이어는 미심쩍은 ‘회사’ 단체에 대해 늘 의심해야 한다. 누군가 웃으며 먼저 손을 건넨다면 악수를 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으나, 보이지 않는 손에 들고 있는 무언가를 감추기 위해서일 것이다. K의 말에 따르면 그녀도 자신이 속한 단체를 100% 믿고 있지는 않는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현재까지는 일반적인 구호단체 정도로 보이지만 아직은 본색을 알 수 없는 단체로 그려진다.

 


 

@리우졔 <엽록포럼> “선생님, 다리뼈 하나면 됩니다”

 

 ‘엽록포럼’은 듀랑고의 생태환경에 큰 의미를 두고, 사람이 행하는 무분별한 개발 행위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모인 단체다. 지구에서 인간이 일으켰던 환경 문제가 듀랑고에서도 반복될 것이라 여긴다. 플레이어와 연락하는 ‘엽록포럼’의 인물 리우졔가 다른 환경 활동가들과 차이점이 있다면 ‘자연 그대로의 보호’를 최고의 가치로 본다는 점이다. 때문에 일정 수준 이상으로 자원을 채집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한다. 특정 지점에 어떠한 생물이 자라고 있는지 확인해 줄 것을 요청하고, 공룡의 뼈를 구해 달라고 의뢰한다. 지구와는 달리 워프라는 독특한 물리 현상이 작용하는 듀랑고에서, 생태계의 의미를 결정하는 건 오로지 그 자신의 몫이다. 리우졔의 신념적인 순수함은 사생활이라곤 하나도 없을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노왁 <개척회의> “우린 루저로 살 수 없어 당신아”

 

 ‘개척회의’야말로 듀랑고에서 일반적인 ‘회사’의 형태를 띤 조직이다. 듀랑고를 ‘미지'의 상태로 규정하고, 누구보다 빨리 시장을 선점해 한 몫 잡을 것을 권하는 물질만능주의자들이다. ‘개척회의’에서 플레이어와 연락하는 인물은 노왁으로, 그녀는 경제적 동기가 가장 이성적이고 가치 있는 것이라 믿는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플레이어에게 듀랑고의 자원을 획득하고, 지구에서 누렸던 문명을 빠른 속도로 복구할 것을 요구한다. 재미있는 사실은, 신속한 개발을 통해 문명인의 삶을 이룩하는 데 초점을 맞추다 보니 환경을 지키자는 ‘엽록포럼’과는 충돌할 수 밖에 없는데, 노왁은 ‘엽록포럼’의 모든 인물을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X ‘위원회' “기차 여행은 즐거웠나?”

 

 위원회는 소설 ‘1984’의 ‘빅 브라더’를 떠올리게 하는 세력이다. 예고도 없이 무전에 끼어들고, 듀랑고에 불시착한 모든 사람의 행동을 파악하고 있는 듯 의미심장한 말을 건넨다. 이름 앞에 무엇을 위한 위원회인지에 대한 설명도 없다. 그들은 음모론자일 수도 있고, 과대망상에 빠진 자들일 수도 있으며, 세상을 통제하는 자들 인지도 알 수 없다. 위원회를 대표하는 인물 X는 권위적으로 플레이어를 자신의 방식으로 길들이고자 한다. 위험한 동물을 찾아가 사냥하게 하고, 목적을 이해하기 어려운 불합리한 임무를 내린다. 아직까지는 모든 임무가 어떤 목적을 띄는지 판단하기 어렵지만, 분명한 것은 X가 플레이어에게 원하는 것이 있고, 아직 실현될 때는 아니라는 것이다.

 


 

모든 불안정섬에 설치되어 있는 통신탑에서 부여되는 임무를 수행하고, 그에 따른 보상을 지급하는 4개 단체와 우호도를 쌓으며 ‘야생의 땅: 듀랑고’의 세계관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왓 스튜디오가 운영하는 블로그(https://ko.blog.durango.what.studio/)에 연재되는 단편 소설을 통해 세계관 설정의 조각을 드문드문 확인할 수 있으니, 플레이버 텍스트와 함께 감상할 것을 권한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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