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보는 느낌의 RPG, '요지경'

공들인 中게임 향기
2017년 12월 22일 03시 29분 35초

글로벌 게임기업 그라비티가 지난 11월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된 지스타 2017 현장에서 부스 시연을 통해 선보였던 신작 모바일 RPG '요지경'이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뒤로 약 1주일의 시간이 지났다. 현재 그라비티의 요지경은 안드로이드 구글플레이 스토어 기준으로 게임 최고매출 순위 92위를 기록하며 90위인 드래곤스피어와 91위인 삼국블레이드의 뒤를 바짝 따르고 있다. 총 1,055명이 평가한 평점은 4.1점으로 꽤 양호한 편.

 

 

 

요지경은 동양풍 판타지 세계관이 짙게 깔린 모바일 액션 게임으로 중화권에서 높은 인기를 자랑하는 '선검기협전' 게임과 드라마 IP를 활용한 신작이다. 게임의 몰입도를 높이는 스토리가 요지경이 강점으로 내세우는 포인트이며 중국 출시 후 중국 앱스토어 인기 순위 2위에 오를 정도로 관심을 받은 바 있다. 3D 카툰렌더링으로 구현된 그래픽과 동양풍 테마, 한국을 대표하는 정상급 성우들이 제작에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플레이어는 요지경을 통해 선검기협전의 IP를 활용한 동양 판타지의 세계를 요괴들과 함께 맛보게 될 것.

 


​컷신으로 등장하는 애니메이션이 고품질

 

■ 만화를 보는 느낌의 스토리

 

그라비티의 모바일 RPG 요지경은 묘요 단설을 포함한 주연급 요괴들 중 한 명을 선택해 게임을 진행하며 점점 강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모든 RPG가 가지고 있는 스토리 모드에서 요지경이 어필할 수 있는 특징은 마치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처럼 진행되는 이야기를 들 수 있다. 문자 그대로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처럼 짤막한 애니메이션 컷신이 자주 재생되기 때문에 스토리를 감상하는 맛이 있다.

 

처음 게임을 시작하면 인트로에서부터 더빙된 애니메이션 영상이 나오며 튜토리얼로 이어지고, 그 후로도 쭉 스토리 라인에서는 애니메이션이 짧게라도 등장한다. 대화 형식으로 스토리가 시작, 카툰렌더링으로 구현된 그래픽을 통해 만화의 연장 같은 게임 플레이, 이어서 3D 모델링 컷신에서 곧장 2D 애니메이션 컷신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꽤 괜찮다. 애니메이션 파트는 요지경이 스토리 모드에서 공을 들였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

 


 


 

 

 

특히 본 작품이 스토리 모드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서브 스토리다. 예를 들어 처음 선택할 수 있는 주인공 캐릭터 셋 중 하나인 단설을 선택했을 때, 튜토리얼이 사실상 종료된 후 조금 플레이를 이어나가다 보면 즐길 수 있는 서브 스토리를 통해 주인공이 왜 지금의 상황에 이르게 됐는지를 알 수 있도록 과거의 이야기를 다룬다. 단순히 메인 스토리를 통한 현재의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것뿐만이 아니라 캐릭터의 과거사도 확실히 다뤄주는 점은 긍정적이다.

 

게임의 스토리 역시 중구난방으로 이랬다 저랬다, 여기에서 저기로, 갑자기 이 일을 했다 저 일을 했다 하는 중구난방적인 분위기가 아니라 확실하게 허진진인이 만든 환리경을 탈출하기 위한 이야기를 밟아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어? ​고양이 아니라고?

 

■ 취향을 탈 수 있는 전투

 

작품의 테마나 스토리 전개와 연출 방식 등은 만족스러운 편이지만 전투 시스템으로 넘어오면 다소 취향을 탈 수 있겠다. 일반적인 모바일 액션 RPG와 비슷한 방식의 전투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지만 전투가 반자동 시스템을 기본으로 깔고 있어서 플레이어는 이동과 스킬, 회피를 조작할 수 있고 일반 공격은 적의 근처에 캐릭터를 가져다 놓으면 자동으로 공격이 이루어지는 방식이라 밋밋함을 느낄 수 있다.

 

그런 단순함을 타파하기 위해 바닥 표시, 반격과 강격, 참살 버튼 액션이 존재한다. 전투 도중 갑자기 나타나는 터치 표시를 확인하고 누르면 캐릭터가 강격을 시전하고, 종종 타이밍이 맞으면 슬라이스 버튼액션이 나타나며 적의 공격에 반격을 가한다. 참살은 일종의 피니시 무브로 도끼를 사용하는 단설의 경우 참살 대상을 찍어버린 뒤 한 바퀴 돌아 메쳐버리는 썩 좋은 타격감을 즐길 수 있다. 여기에 전투에 참여하는 동료 '영물'이 일정 시간 동안 전투를 하면서 게이지를 쌓으면 주인공 캐릭터와 하나가 되는 합체 스킬을 발동시킬 수 있다. 이를 통한 주인공 강화가 전투에 영향을 주기도.

 


 

 

 

전투를 하면서 수시로 바닥 표시가 되는 스킬들을 일반 몬스터들도 사용하기 때문에 패턴을 피하며 전투를 펼치는 플레이를 좋아한다면 전투 방식에 호감을 느낄 수 있겠지만 또 일반 공격을 플레이어가 원할 때 사용할 수 없다는 점으로 인한 답답함을 느낄 수도 있다. 타격감은 좋은 편이나 전투 도중 유독 일반 공격에서는 호흡이 다소 늘어진다는 느낌을 받기도.

 

물론 약 50분 정도의 튜토리얼 과정을 마치고 나면 어느새 생긴 자동전투 버튼을 눌러 알아서 캐릭터가 전투를 벌이게 만드는 것도 가능.

 


 


​참살 모션

 

■ 기술적인 아쉬움들

 

다운로드 후 첫 실행 시 진행되는 최초 패치 시간이 꽤나 소요된다. 정확히 패치 시작을 기점으로 11분이 걸렸다. 아무리 초기 설치 단계라지만 다소 오래걸리는 편이라 한참 다른 짓을 하고 난 후에야 게임을 시작할 수 있었다. 여기서 끝났다면 조금 덜 답답했겠지만 튜토리얼이 정말 집요하게 플레이어의 행동을 제한한다. 사실상 초기 스토리 스테이지를 진행하고 난 후 잠깐의 튜토리얼만 마치고 이후는 서브 퀘스트 방식으로 편성했다면 언제든 원하는 타이밍에 배울 수 있었을 텐데, 스토리를 성우 음성까지 들으면서 완독하면 자유롭게 플레이할 수 있기까지 대략 50분에서 1시간 가까이 소요된다. 사실 일부 보이스는 말하는 도중에 넘겼으니 조금 더 걸릴지도.

 

시점이 고정된 상태라 플레이어가 임의로 시점을 돌릴 수 없다는 부분도 아쉬움을 남긴다. 마을에서도 시점을 조정할 수 없어 마을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전투력 1위, 랭킹 1위 표시를 잘 볼 수 없다. UI에 가려서 조금 이리저리 움직여야 닉네임과 동상 위 글씨가 보일 정도다. 이런 시점의 답답함은 전투에서도 종종 느끼게 되는데, 플레이어가 이동을 하면서 다른 방향으로 시점을 돌릴 수 없어 제한적인 시야가 나오는 일부 스테이지에서 답답함을 느낀다.

 


​영물 구경 좀 하려는데 튜토리얼이 자꾸 막는다구

 

'조각' 시스템이 조금 많다고 느껴지기도 한다. 환화 시스템은 10개 씩 10페이지가 존재하는데 환하마다 퍼즐 조각을 맞춰야 활성화가 가능하고, 함께 데리고 다닐 수 있는 전투 동료 영물도 조각을 기반으로 소환이 된다. 초기 선택 가능한 세 영물 중 하나만 바로 얻을 수 있고, 이후 말 형상이 되는 고독까지는 바로 소환할 수 있도록 조각이 제공되지만 이후로는 조각 모으기의 고통에 빠지게 된다. 별 등급인 품질을 올릴 때 조각이 소모되기 때문.

 

그래도 함께 전투를 벌이는 영물을 마을에서는 늘 동물 형상으로 변신 시켜 탑승할 수 있고, 전투 지역에서도 짧게나마 이동할 때 탑승할 수 있어 지루한 시간들을 최대한 줄여준다. 또, 동물 형상이 보기 좋기도 해서 다양한 영물들을 수집하고 싶도록 만든다.

 


​공포의 조각모음

 

요지경은 각 주인공의 개별적인 이야기까지 포함해 거울 속 요괴들의 세상을 다룬 괜찮은 스토리, 취향이 갈릴 전투 방식, 덕지덕지한 UI와 답답함을 느낄 수 있는 시점, 멋진 영물로 요지경이 된 작품이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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