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N사의 '틀깨기', 좋은 결과를 내다

혹평 무시하고 성공적
2017년 08월 24일 04시 54분 51초

솔직하게 말하자면, 그리고 아마 사측에서도 인지하고 있겠지만 국내 최대 게임사 둘은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그리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 않다. 콕 집어 두 게임사라고 했지만 사실 국내 대부분의 게임사는 좋은 인상을 주고 있지 못하다. 이런 현상의 주된 원인은 고객인 게이머들에게 내놓은 '상품'인 게임이 반푼이이거나, 좋은 결과물을 내고 현금이 개입되지 않으면 도태되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역으로 게임도 반푼이인데 지갑을 빼앗아서 인출기 수준으로 뽑아먹는 게임들이 소위 '트렌드'라는 명목 하에 성행하고 있는 탓이다.

 

PC 게임에서도 이런 트렌드가 있는데, 시선을 스마트 플랫폼으로 돌리면 이 문제는 더 심화한다. 여기서는 단순히 게임사만의 문제로 볼 수도 없는 것이, 모바일 게임이라는 플랫폼의 상대적 가벼움으로 인해 플레이어가 추구하는 게임의 완성도 마지노선이 다소 낮은 편이라 개인이 생각하는 일정 수준만 넘는다면 단순히 일러스트나 조금 더 강해질 수 있다는 이유로 막대한 양의 과금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게임은 무료인데 이후로 들어가는 돈이 백만 단위는 기본으로 넘기기 쉬울 정도다.

 


​생각해보면 얘들이 기름을 부었다.

 

게임사는 나름대로 만족한다. 어쨌든 이른바 트렌드에 따른다면 굉장히 높은 확률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으니까. 정작 게이머는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물론 과금을 통해서 성취하는 것에 만족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그런 사람들 역시 존중하지만, 실상 게임 컨텐츠의 100분의 1만 제공하고 나머지 99는 과금을 통해 '확률'로 획득하는 경우가 많으니 투자하고도 원하는 컨텐츠에 도달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그것이 특정 캐릭터의 수집이건, 그 외의 무엇이건 말이다.

 

매년 조금씩 다른 변화를 주면서 시장에 도전하는 작품들이 있었고, 종종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그것이 꾸준하게 이어지지는 못했다. 이런 흐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금년 출시된 작품들도 아주 일부이기는 하지만 '게임'을 구성하는 근본적인 것들에 시선을 돌려 게임 본연의 재미를 추구하고, 완성도를 추구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 작품들은 놀랍게도 다른 곳도 아닌 국내 최대의 두 게임사에서 올 한 해 출시한 작품들이다. 게임샷은 수익성을 최우선으로 두지 않고 변화를 시도한 해당 작품들을 살펴보기로 했다.

 

 

 

■ 귀여움은 정의, 성공적 장르믹스…'아라미 퍼즈벤처'

 


​아라미 엄마도 귀여워……?

 

최근 출시해 좋은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아라미 퍼즈벤처는 엔씨소프트의 3매치 퍼즐 신작으로 동사 PC 온라인 게임인 MXM의 IP를 활용해 '아라미'라는 캐릭터를 주역으로 삼았다. 엔씨소프트 IP의 집대성이라고도 부를 수 있는 MXM의 등장인물 답게, 본 작품의 주인공 아라미는 엔씨코믹스에서 연재되는 웹툰 '엄마, 나 그리고 꼬미'를 원작으로 두고 있다.

 

세상에서 제일 예쁜 퍼즐 게임이라는 자체 슬로건을 걸 정도로 원작 웹툰의 예쁘고 화사한 분위기가 작품에 그대로 녹아들어 실제 그 분위기에 좋은 평가를 내리는 이용자들도 보이고 있다. 아무래도 원작 자체의 느낌이나 귀여운 주인공 아라미가 엄마의 심부름을 나간다는 자체 설정 자체도 남녀노소 거부감이 적은 소재이기도 하기에 좋은 반응을 불러일으키기 딱 좋았다.

 

게임 플레이 방식도 단순히 3매치 퍼즐에 아주 약간의 어드벤처 장르를 탔을 뿐인데 기존의 천편일률적인 3매치 퍼즐 장르 작품들과 약간이나마 다른 신선한 느낌을 준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3매치로 퍼즐을 맞추는 것에 더해 전체적으로 스테이지의 크기를 늘려 한 화면에 모두 들어오지 않는 경우가 많고, 이를 퍼즐 격파로 이동할 수 있는 아라미가 바라보는 방향을 통해 이동하는 식이라 기존 3매치에서 느낄 수 없었던 독특한 맛을 창조한다.

 

 

 

■ 원작의 위엄 살린…'로드러너원'



​세련되고 개성적인 캐릭터 등장 

 

퍼즐액션 장르의 원조이며 세계적으로도 높은 인기를 구가한 고전 명작 '로드러너'의 공식 리메이크 작품이다. 토자이게임즈로부터 판권을 획득한 넥슨이 모바일 게임으로 재탄생시켰다. 그렇게 다시 태어난 모바일 버전 리메이크작은 로드러너원이라는 타이틀로 선을 보인다.

 

플랫포머 느낌도 주는 각각의 스테이지에서 바닥을 녹여 적을 일시적으로 함정에 빠뜨리거나 처치하며 골드를 모으는 원작 방식을 고수해 원작의 재미를 추구하면서도 SF 테마 속 다양한 캐릭터나 난이도 모드, 출시 당시 기준 300개 분량의 스테이지 외에도 플레이어가 직접 스테이지 에디터를 통해 스테이지를 만들어 다른 플레이어들에게 선보일 수 있는 로드러너 특유의 창의성 시스템을 적용해 무한한 즐길거리를 제공한다는 점이 강점.

 

놀랍게도 소위 '현질러쉬'가 필요한 작품이 전혀 아니라는 점에서 굉장히 좋은 인상을 남겼다. 이는 후술할 2개월 앞서 출시된 완전유료 어드벤처 애프터 디 엔드:잊혀진 운명과 마찬가지로 플레이어가 과금에 의지하지 않는 형태를 취한 독특한 작품.

 


​물론 저런 캐릭터는 픽셀 앞에서 평등

 

■ 최초 유료출시 좋은 호응…'애프터 디 엔드:잊혀진 운명'




안드로이드 구글플레이 스토어 기준 4,600원이라는 가격에 만나볼 수 있는 넥슨M의 3D 퍼즐 어드벤처 애프터 디 엔드:잊혀진 운명은 넥슨 최초의 유료 모바일 게임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시도를 보여주려는 의도가 느껴지는 작품이다. 부분 유료로 단단히 챙기는 기존 스마트 플랫폼 게임의 트렌드를 벗어나 스마트 플랫폼 초기에 볼 수 있었던 완성형 모바일 게임이다.

 

몽환적인 분위기로 감싸인 본 작품은 아버지를 찾아 여행을 떠난 아들의 여정을 담아내고 있다. 이를 서정적인 사운드와 안정적인 비주얼로 넘치는 감성을 제공하며 몽환적인 분위기 속에서 펼쳐지는 아들의 여정을 함께하는 동안 플레이어가 한껏 작품에 빠져들 수 있도록 돕는다. 독특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섬세하게 스토리텔링을 해낸 본 작품에서는 기묘한 마법의 힘과 연원을 알 수 없는 기계 문명이 어우러진 세계를 선사한다.

 

여담으로 일각에선 PS 플랫폼의 모 감성 어드벤처와 너무 비슷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기도 했지만 출시 후 많은 시간이 지난 지금도 호평이 많으며 구글플레이 스토어 에디터 추천에도 선택받는 등 스마트 플랫폼 게임의 지향점을 제시한 작품 중 하나.

 


​궁금증 자극하는 기계문명


■ 오락실 감성 살린 완성된 아케이드…'이블팩토리'




오락실의 아케이드 장르 감성을 회고하게 만드는 넥슨M의 이블팩토리는 상술한 작품들보다도 더 앞서 출시된 부분 유료 아케이드 게임이다. 넥슨M이 서비스하고 네오플이 개발한 인디 스타일 2D 모바일 액션 아케이드 장르의 이블팩토리는 한 손으로도 플레이가 가능한 세로형 진행 방식과 픽셀 그래픽을 채택했다.

 

플레이어는 화기전문가 레오를 주인공으로 세계를 적으로 돌린 후 몰락했던 세력 크라켄의 부활에 얽힌 스토리를 차근차근 밟아간다. 플레이어블 캐릭터 레오는 단 한 번의 공격으로도 목숨을 잃는 하드코어함이 있는 이블팩토리는 다양한 방식의 보스전을 제시해 오락실 게임의 그 감성을 재현해냈다. 여기까지만 보면 지금껏 출시된 것과 다를 바 없는 흔한 작품이다.

 

허나 부분유료 게임의 형태를 하고 있긴 하지만 7개의 챕터로 이루어진 완성형 스토리 모드나 아케이드 룸, 세계관 속 아이돌 사치카, 주말 도전 전용 스페셜 보스 등의 부가적 요소들을 통해 보다 확장된 작품 속 세계를 즐길 수 있다. 연료 시스템은 기존 스태미너 시스템과 마찬가지이며 빠른 회복이 되지만 확실히 흐름이 끊기는 감은 없잖아 있다. 그래도 과금 유도가 굉장히 적고 과금 자체도 그렇게 강도가 아닌데다 완성된 하나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제대로 시작과 끝을 맺는 '게임'이다.

 


​ ​너도 나도 한 방이 아니라……고? 

 

■ 틀깨기

 

최근 출시작인 아라미 퍼즈벤처는 전망을 지켜봐야할 것이지만 남은 세 작품은 이미 좋은 평가들을 받으며 자리를 잡은 작품들이다. 아직 접하지 않은 사람들도 안심하고 즐길 수 있는 평작 이상의 작품 수준을 확보한 셈이다.

 

특히 애프터 디 엔드:잊혀진 운명은 지금 소개한 작품들 중 유일하게 최초 구매가 유료라는 점에서 무료 게임들보다는 접근성이 떨어지는 편이지만 4,600원의 가격으로 그 이상의 퀄리티를 보여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실제로 출시 초기에는 그간 넥슨의 게임들이 부분유료 정책을 강하게 고수했던 것으로 인해 구매를 꺼려하다가도 실제 구매자들의 호평으로 작품을 구매한 후 이런 유료라면 언제든 환영이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할 정도로 긍정적 반응이 앞섰다.

 


​글로벌 유료 마켓 1위 달성도 했다구.

 

비록 수익면에서는 앞으로도 부분유료로 플레이어들의 주머니를 터는 편이 훨씬 이득이겠지만, 장기적으로 계속 그 방식을 고수한다면 언젠가는 식게 된다. 물론 실제로는 충분히 벌어들이고 있으니 문제가 없지 않느냐는 반응이 있지만 각종 커뮤니티에서의 모바일 게임에 대한 기대치를 보면 날이 갈수록 뚝뚝 떨어지고 있다는 것도 부정할 수 없을 것. 어딜 가나 신작 소식의 댓글을 보면 '어차피 스마트폰 게임'이라는 말이 점점 늘어나고 있잖나.

 

언급한 작품들은 '틀깨기'를 통해 기존의 마이너스 이미지를 쇄신하는 것에 성공한 작품들이다. 일명 '돈X'이라는 불명예스런 별명을 가진 모 게임사가 상술한 세 작품을 출시하면서 도대체 무슨 바람이 분 것이냐는 놀라움 섞인 감상을 쉽게 접할 수 있을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물론 이후에도 기존 부분유료 시스템을 도입한 작품들을 내놓고는 있지만, 좋은 선례를 남겼다는 점에서 분명하게 스마트 플랫폼 게임이 향후 나아갈 길을 제시했으며 이런 작품들을 점진적으로 늘려간다면 외면했던 스마트 플랫폼 게임들에 대한 시각도 다시금 변화하지 않겠는가.​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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