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PG전설의 귀환… 파이어 엠블렘 에코즈

25년 만에 재탄생한 시리즈 명작
2017년 08월 07일 08시 46분 40초

예로부터 일본은 게임 강국이었다. 특히 닌텐도의 가정용 게임기 패미컴의 탄생은 아타리 쇼크로 침체기에 접어든 게임 시장을 부흥시킨 장본인인 동시에 이후 일본 콘솔 산업의 기틀을 마련했으며, 이 시절 탄생한 RPG들이 해당 장르의 시초이자 지금껏 발매된 무수히 많은 동종 게임의 탄생에 수많은 영감과 공헌을 했다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중에서도 닌텐도의 ‘파이어 엠블렘’ 시리즈는 스퀘어에닉스의 ‘파이널판타지’, ‘드래곤퀘스트’와 더불어 일본을 대표하는 RPG 명작으로,  전자와 후자는 각각 SRPG와 JRPG의 살아있는 전설이나 대표작이라 불러 손색이 없을 정도. 이중 무엇보다 필자가 사랑하는 작품을 꼽자면 당당하게 파이어 엠블렘이라 말할 수 있겠다.

 

지난 13일 한국닌텐도에 의해 3DS용으로 국내 정식 출시된 ‘파이어 엠블렘 에코즈’는 지난 1992년 패미컴으로 출시된 ‘파이어 엠블렘 외전’ 의 리메이크 작으로 지난 1990년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무려 27년간 다양한 닌텐도 게임 콘솔로 발매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아온 시리즈 최신작이다.

 

■ 완벽한 모습으로 재탄생한 시리즈 최신작

 

 

 

게임 스토리는 시리즈의 첫 작품인 ‘암흑룡과 빛의 검’의 외전 형태로 진행된다. 발렌시아 대륙을 양분하는 리겔 제국과 소피아 왕국의 두 명의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주인공을 배경으로 대륙을 뒤덮는 전란을 향해 치닫는 본 게임의 이야기는 기존작과는 연관이 없는 새로운 대륙, 새로운 주인공으로 게임이 진행되기에 전작을 즐겨본 적이 없더라도 진행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권해주고 싶을 정도다. 정식 넘버링이 아닌 외전격 작품인 만큼 시리즈 입문작으로 플레이해도 손색이 없다.

 

물론 본 작품이 마음에 든다면 전작도 꼭 플레이해보길 추천한다. 특히 암흑룡이야말로 시리즈의 시초이자 모든 작품의 초석이 되는 작품이니까.

 

스토리는 본 작품의 원작에 해당하는 외전보다 더욱 세밀하게 구성됐다. 외전에서는 언급되지 않던 본 편 주인공들의 과거 이야기, 일부 보완이 필요했던 특정 구간 시나리오의 설정 추가, 더불어 에코즈만의 오리지널 스토리가 더해지면서 더욱 방대하고 풍성한 볼륨, 앞뒤가 맞아떨어지는 스토리 라인의 치밀한 재구성으로 인해 완벽에 가까운 모습으로 변모했다.

 

게임 진행에 있어서도 타  RPG와는 차별화된 플레이 방식을 선보이는 데 일반적인 RPG가 한 명의 주인공을 신격화해 엔딩까지 밀어붙이는데 비해  본 작품은 본편의 주인공인 아름과 세리카 두 명의 캐릭터를 게임 내내 번갈아 조작하며 상반되는 스토리를 진행하는 것이 특징, 이는 시리즈 중 일부인 ‘성마의 광석’과도 유사하다.

 

 

 

■ 전작 그 이상의 감동, 그 이상의 컨텐츠

 

전투 시스템은 SRPG인 뼈대인 턴 방식을 적용, 아군과 적군이 타일 형태로 구분된 전장에서 동료를 이동시키거나, 공격, 지원을 하며 적을 격멸시켜 승리를 쟁취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기존에 시리즈를 한 번이라도 접해봤다면 쉽게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게임 난이도는 시리즈를 본편으로 접하는 입문자나 중급자를 위한 노멀, 그리고 더 치열한 전투를 원하는 상급자를 위한 하드 모드 총 2개로 이뤄졌고 이와 비슷하게 전투 중 쓰러진 동료를 전투 종료 후에 부활시킬지 말지 선택할 수 있는 캐주얼과 클래식 모드가 제공돼 초보자와 중, 상급자 모두를 만족시키는 박진감 넘치는 전투를 구현했다.

 

더불어 타일 내 위치한 지형에 따라 적군이 주는 피해량이나 아군의 회피율이 변화하는 독특한 전장 효과 시스템도 타 게임에서 보지 못한 신선한 재미를 선사하기 충분하다.

 

 

 

이중 타 턴제 시뮬레이션 게임보다 독보적인 요소는 따로 있다. 바로 턴을 되돌릴 수 있는 것.

 

SRPG는 한 턴이 매우 중요하다. YS와 같은 실시간 전투 방식의 게임들은 아무리 위험한 상황에 처해도 재주만 좋으면 자신의 컨트롤 역량으로 전세를 쉽게 극복할 수 있다지만 턴 방식은 한 번의 판단 미스가 부대 전멸을 초래하기 십상이다.

 

이 때문에 스토리 후반부로 넘어가 적이 더 강해질수록 전략적 부담감이 극심하게 느껴질 때도 있고, 세이브마저 안 해서 패배 후 진행 상황을 날린 경우는 게임기 집어 던지고 울고 싶은 기분마저 든다. 필자 또한 수많은 SRPG와 JRPG를 즐기며 느껴온 감정이다. 내가 왜 이런 수를 뒀을까? 제발 과거로 돌아가 한 턴만 물릴 수는 없을까?

 

 

 

에코즈는 이런 걱정과 부담감을 잠시 접어도 좋다. ‘미라의 톱니’라는 아이템을 사용해 동료가 쓰러져도 한 턴을 되돌려 다시 전투에 임할 수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아이템 1개당 한 턴만 되감을 수 있으며 탐험 중에 아이템을 얻으면 언제나 사용이 가능하다. 이 얼마나 위대한 시스템인가! 덕분에 여타 전작들보다 훨씬 수월하게 엔딩을 본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더불어 턴을 물리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라 기억의 조각을 얻어 본편 등장인물들의 과거의 이야기를 회상할 수도 있다.

 

더불어 직업군에 해당하는 병과 시스템도 타 게임에 비해 엄청난 볼륨감과 매력을 선사하는데 보편적인 RPG의 클래스 수의 몇 배 분량의 다양한 직업군이 등장하며 하급직부터 최상급직까지 전직 시스템을 도입, 일정 레벨을 넘기면 보다 높은 능력의 상급직으로 클래스를 체인지 할 수 있고 각 클래스 별 개성이 넘치는 특별한 스킬과 그 능력을 선보이는 등 중독성 넘치는 방대한 볼륨의 육성 요소를 갖췄다.

 

또 3 DS에 걸맞게 한층 업그레이드된 보다 직관적이고 편리한 조작이 가능한 UI와 원작 도트그래픽에서 3D로 변모한 화려한 그래픽, 그리고 if보다 진보한 캐릭터 모션과 액션, amiibo의 지원까지 전작보다 몇 단계나 업그레이드된 더욱 짜릿하고 색다른 전투의 쾌감을 즐기기 충분하다.

 

다만 오래전 출시된 게임의 시스템을 거의 그대로 도입하다 보니 전작 if에 비해 공진이나 방진이 없어지는 등 전투의 전략적 요소가 많이 사라져 아쉬움을 자아낸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그만큼 머리 쓸 일이 줄어서 편하다.

 

 

 

■ 역대 최고의 음원 퀄리티, DLC 정책은 아쉬워

 

아울러 게임 내 음악이 정말 감탄을 자아낼 만큼 예술적인데, 이는 27년을 이어온 본 시리즈 중에서도 최고인 것은 물론, 타 게임과 비교해서도 정말 손에 꼽을 정도의 역대 최상급 퀄리티를 자랑한다. 곡 하나하나가 정말 매력적인 음색을 자랑하는데 작중 흘러나오는 음악만 듣고 있어도 만족감이 밀려올 정도. 정말 환상적이다.

 

이처럼 25년 전 8비트 게임기에서 듣던 기계음을 새롭게 리메이크해서 들으니 엄청난 감동이 필자의 가슴 한 켠에 쓰나미처럼 밀려들었다. 새롭게 선보이는 뛰어난 OST 덕에 게임 내내 장엄한 오케스트라 극장에 온 듯한 기분을 받을 수 있었다. 리메이크된 부분 모두가 칭찬을 마다하지 않을 만큼 완성도가 높지만, 특히 이 중에서도 무엇보다 음원 리메이크가 가장 최상이라 느껴진다. 기회가 된다면 꼭 한번 들어보자.

 

앞서 꾸준히 언급했듯 본 작품은 전체적으로 원작인 외전 고유의 시스템들과 그 특징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외전 자체가 본편과는 다른 배경에서 진행되고 게임 시스템도 많이 다른데, 거기에 신작 에코즈의 새로운 시스템 마저 도입되면서 본편은 기존 시리즈와 스토리, 시스템적 요소가 상당수 차이가 나는 작품이 돼버렸다.

 

 

 

이는 본 작품으로 시리즈를 입문하는 사람이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최소 전작 if 를 해봤거나 필자처럼 십수 년 가까이 오래도록 시리즈를 즐겨온 게이머라면 너무나 달라진 환경과 이질감에 적응이 힘들 수도 있겠다. 또 일부의 신작 시스템의 누락도 몹시 아쉽다.

 

더불어 본편보다 더 비싼 DLC 정책도 상당히 불만스럽다. 본편에서 다루지 못한 사이드 에피소드에 해당하는 전일담, 스토리 진행을 더욱 수월하게 해주는 아이템, 새로운 동료 등을 유로로 판매하는데 이들을 전부 다 구매하면 본편 패키지 가격을 훨씬 넘어버린다.

 

그렇다고 각 시나리오나 캐릭터의 가성비가 높은 것도 아니다. 각 파트의 유료 시나리오는 그렇지 않아도 아주 짧다고 느껴져 하나로 합쳐도 무방하다 생각되는 볼륨인데 일부러 잘게 토막 내 추가 과금을 유도하며 캐릭터도 각 세트당 6,000원이란 가격을 자랑한다. 무료 업데이트로 추가해도 될만한 수준인데 말이다. 이러한 유료 정책은 정말 악랄하다 칭해도 모자람이 없다.

 

  

 

파이어 엠블렘 에코즈는 정말 뛰어난 완성도의 수작이다. 무려 25년 적 작품의 리메이크작이라 할지라도 지금껏 3DS로 발매된 같은 시리즈인 각성과 if보다 전반적으로 한층 진화한 변모를 보여줄 뿐 아니라 원작을 훨씬 뛰어넘은 완벽한 리메이크는 그 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만들기 충분했다.

 

수준 높은 한글화도 이에 한몫하는데 필자가 원작 외전을 일본어 사전을 들고 게임하던 때와 비교하면 한국닌텐도의 열띤 현지화 사업도 크게 호평하고 싶다.

 

지금의 닌텐도를 있게 한 주역인 전설의 명기 패미컴의 명작 파이어 엠블렘 외전, 이 추억의 게임을 지금으로써는 비교조차 안 될 3DS의 훌륭한 그래픽과 진보된 시스템, 아름다운 원화와 뛰어난 성우의 음성, 그리고 찬사를 불러일으키는 역대급 음원으로 재탄생 시킨 본 작품을 시리즈 팬은 물론 SRPG를 즐겨 하는 사람이라면 꼭 즐겨 보길 적극적으로 권한다.

 

 

김자운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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