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의 느낌이 물씬… 디아블로3: 강령술사의 귀환

돌아온 뼈와 시체의 향연
2017년 07월 11일 00시 24분 56초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반, PC통신의 시대가 저물고 PC방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PC의 보급이 확대되며 이를 중심으로 한 온라인 게임의 새로운 열풍이 불던 시절, 1998년과 2000년경에 각각 출시된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스타크래프트’와 ‘디아블로2’는 독창적이고 개성이 넘치는 게임 시스템으로 수많은 유저들을 사로잡으며 국내 게임 시장의 발전과 게임 문화 확산에 독보적인 기여를 한 동시에 지금의 블리자드를 있게 한 밑거름이 됐다.

 

이렇듯 90년대와 2000년도 초반, 한 시대를 풍미한 블리자드의 여러 작품 중 그 무엇보다 필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후속작이 나온 이 시점에도 가끔씩 플레이하며 과거의 향수를 추억하게 해주는 작품과 본인의 분신으로써 오랜 세월을 함께하며 전장을 누비던 캐릭터가 있었으니 바로 디아블로2의 네크로맨서다. 

 

블리자드에서 지난 29일 출시한 ‘디아블로3: 강령술사의 귀환’ 은 디아블로2에 등장했던 네크로맨서를 정식으로 계승하는 강령술사 캐릭터의 출시와 더불어 이를 디아블로3의 플레이 시스템과 그래픽에 맞춰 재구성한 컨텐츠이다.

 

 

 

 

 

■ 전작의 향수를 자극, 17년 만의 신작 복귀

 

앞서 언급했듯 필자는 오래전부터 디아블로2를 즐겨왔고, 메인 캐릭터마저 네크로맨서였기에 지난해 11월, 블리즈컨에서 공개된 강령술사의 출시를 누구 보다 손꼽아 기다려 온 만큼 본 캐릭터에 대한 열정과 의욕은 누구보다 크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본 리뷰를 통해 무려 17년 만에 새로운 모습으로 멋지게 등장한 강령술사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우선 강령술사, 영어로 네크로맨서라 칭하는 본 캐릭터의 사전적 의미를 보면 시체나 좀비, 악령을 다루는 일종의 주술사 혹은 소환사라 칭해진다. 이렇듯 상당히 음침하고 기괴한 느낌을 풍기며 유저의 플레이 욕구를 자극하는 개성적인 특징 덕택에 필자뿐만이 아닌 많은 이들이 해당 캐릭터에 매료된 것으로 생각한다. 게임 내 캐릭터 또한 그 정의에 걸맞게 기괴하고 공포스런 분위기와 특색을 잘 살렸다.

 

이미 디아블로3에 소환물과 역병을 응용한 공격을 하는 비슷한 부류의 부두술사 캐릭터가 존재해 새롭게 추가된 강령술사와 많은 점이 겹치는 게 아닐까 우려를 했는데 이런 걱정은 안 해도 좋다. 플레이해보면 서로 확연히 다른 스킬과 운영을 경험할 수 있고 무엇보다 시체나 좀비를 주렁주렁 달고 다니며 재소환이 필요 없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외형과 기술을 살펴보니 기존 작품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려 애쓴 흔적을 다방면에서 느낄 수 있었다. 디아블로3의 다른 캐릭터들은 전작에 비해 기본적인 외형은 물론 스킬이나 플레이 방식 등이 많이 변화해 일부는 그 개연성을 찾아보기도 힘들 만큼의 변모를 보여주는 반면, 강령술사는 디아블로2의 네크로맨서처럼 뼈 갑옷을 기본적으로 착용한다는 점에서 우선적으로 외형의 동질감을 느낄 수 있었다.

 

더불어 전작을 즐겨봤다면 친숙하게 다가올 '시체 폭발', '뼈 창, 영혼, 갑옷’, '골렘 지배' 와 '부활' 등 네크로맨서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는 다수의 특징적인 스킬을 구현해 과거 네크로맨서로 카우방을 돌며 파밍을 하던 그 시절의 추억과 감동을 되새길 수 있었다.

 

무엇보다 다수의 스켈레톤이나 골렘을 부리면서 시체를 폭발시켜 몹을 폭살하는 쾌감, 여러 가지 특성의 저주를 걸어 적에게 디버프를 주는 플레이 방식은 재미를 선사하기 충분했다.

 

 

 

 

 

■ 개성만점 스킬로 재미를 극대화

 

강령술사의 스킬은 크게 자신의 생명력을 이용하거나 일반적으로 마나에 해당하는 강력술사만의 독보적인 자원인 정수, 또 이를 사용해 소환한 시체를 활용한 공격 세 가지로 구분된다.

 

생명력을 소모하는 스킬에는 대표적으로 '피의 질주’ 와 '피의 창' 등이 있으며 다른 자원을 활용하는 스킬에 비해 비교적 높은 데미지를 선사하는 반면 쿨 타임이 긴 점이 단점.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게 될 스킬은 정수를 이용한 스킬들이다. 골렘이나 스켈레톤과 같은 시체의 소환은 물론 적에게 다양한 디버프를 거는 저주 관련 스킬과 다수의 뼈 스킬 등이 바로 정수 소모로 발동되며 소환 스킬을 제외한 대다수의 즉발형 광역, 단일 공격 스킬들의 재사용 대기시간이 짧은 뿐더러 그 공격력 및 효과도 상당하다. 더불어 정수의 수급 또한 쉬운 편. 기본적으로 주 기술의 정수 회복 수치가 높기에 고 단의 고행 레벨을 돌아도 정수의 부족함은 크게 와 닿지 않았다. 강령술사 바로 전에 추가된 성전사의 진노 수급에 비하면 매우 편한 편이다.

 

 

 

물론 세트 아이템과 그로 인한 스킬 활용도 빼놓을 수 없는 관심사이다. RPG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장비라 해도 과언이 아니며 디아블로의 세트 시스템은 해당 세트의 착용 개수와 각각의 아이템마다 그 고유 효과가 큰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현시점에서 강령술사가 착용할 수 있는 장비 셋팅으론 크게 부활과 소환물 등을 조합해 싸우는 라트마의 뼈 셋팅, 생명력 소모 스킬을 강화시켜 폭딜을 노리는 트래그울의 화신 셋팅, 전 스킬을 균형 있게 강화시키며 탱킹과 딜 모두 완벽한 이나리우스의 은총 셋팅, 그리고 역병 지배자 수의가 있다.

 

각각의 세트 아이템 모두 개성 넘치는 독창적인 운영 메커니즘이 일품이며, 그 와중에서도 이나리우스 셋팅이 지금으로써 최고의 세트아이템으로 손꼽힌다. 신규 직업 추가의 열기에 힘입어 인 게임 순위표에선 해당 세트를 착용한 강령술사 캐릭터들이 상위 랭크에 오른 것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사실 다른 세트로는 일정 수준 이상의 난이도를 돌기가 버겁다. 저 난이도에선 여러 가지 조합을 시도해도 큰 문제가 없지만, 난이도가 높아질수록 각 세트아이템의 성능 격차가 심해지는데 트래그울과 역병 지배자 세트의 경우 각각 생명력 소모량이 너무나 심한데다 후자는 시체 수급이 용이하지 않을 경우 사실상 딜이 불가능하기에 사용이 어렵다. 사실상 이나리우스 세트 이외의 세팅은 무덤에 들어갔다고 표현해도 무방할 정도.

 

이러한 아이템의 성능 제약과 문제점 때문에 캐릭터 셋팅과 플레이 방식이 고착되고 있는데 이는 최우선적으로 고쳐야 할 과제라 생각된다. 더불어 전용 손목 방어구가 빠졌는데 한손이나 양손낫, 성물와 같은 전용 무기를 제외하고 방어구에 전용아이템이 없는 건 전 직업 중에 강령술사가 유일하다.

 

  

 

  

 

■ 확일화된 셋팅과 특성 디자인이 아쉬워

 

또 특성과 패시브 스킬에 대한 부분도 지적하고 싶다. 우선 패시브는 그 유용성이 타 직업에 비해 떨어지는 느낌을 지울 수 없을 만큼 엉망이란 느낌을 받았고 특히 레벨이 오를수록 그에 비례해 패시브 스킬의 효율도 올라가야 하는데 이는 역대 직업군 중 최악이라 칭해도 무방할 만큼 질이 떨어진다. 한마디로 도움이 안되는 패시브 기술 설계가 다수.

 

액티브 스킬, 특성을 살펴보면 전작 네크로맨서의 상징적인 스킬이라 할 수 있는 시체 폭발과 뼈 창은 그 위력이 많이 줄어들어 고 난이도로 갈수록 사용을 꺼리게 되며, 더불어 전작에서 효율성과 운영에 호평을 받아 많이 애용했던 다수의 소환물을 내보내 적을 공격하는 ‘조폭 네크’ 특성 셋팅도 구현이 가능하지만 그 위력이 정말 미미하다. 동물에 비유하자면 전작의 소환물들이 무시무시한 맹수와 같이 적에게 덤벼들어 적을 갈갈이 찢었다면 본 작품에서의 조폭 네크 트리는 다 죽어가는 강아지들을 적진에 보내는 수준이다.


이처럼 아이템과 패시브, 특성과 같은 스킬을 통틀어 전반적인 모든 점들이 출시일을 맞추기 위해 급조했다고 느껴질 만큼 엉망이다. 한마디로 미완성품이란 느낌이 물씬 풍긴다.

 

 

 

 

 

강령술사를 플레이해보거나 구매에 관심이 있는 게이머라면 본 컨텐츠의 가격에 대한 관심도 빼놓을 수 없는 사항이라 사료된다. 필자 역시 지난 2014년 확장팩 ‘영혼을 거두는 자’ 이후 3년 만에 출시한 두 번째 유료컨텐츠인만큼 그 가격과 내용물에 대한 관심이 많았는데 단순히 직업 추가가 끝이었다. 물론 강령술사 출시 시기를 겸해 새로운 균열 모드와 신규아이템이 추가되는 업데이트가 최근에 이뤄졌다만, 이는 본 추가 컨텐츠를 구입하지 않아도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공통 사안이기에 예외다. 더불어 앞서 언급했듯 아이템 셋팅의 획일화 문제나 특성과 같은 전반적인 캐릭터의 설계 자체가 오점이 많기에 이는 더 비싸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더욱이 디아블로3 오리지널이 현재 배틀넷 공식 홈페이지에 16,000원에 판매 중인 것을 보면 단순히 캐릭터만 추가하고 17,000원에 판매 중인 강령술사 패키지는 더욱 비싸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다만 오리지널의 경우 첫 출시가 벌써 5년이 넘은 데다 확률성 뽑기 시스템 범벅인 현 모바일 게임들의 과금 유도 방식이나 캐릭터 스킨 하나 달랑 출시하고 몇천 원씩 받아먹는 온라인 게임들에 비하면 저렴해 보인다. 더불어 패키지 게임이면서 다년간 추가 과금 없이 지속적으로 추가 컨텐츠 업데이트해온 블리자드의 행적을 보면 충분히 용납되는 일이라 느껴진다.

 

이는 개인마다 차이가 있는 주관적 관점이기에 본 컨텐츠가 싸다 혹은 비싸다라고 확정 지을 수는 없으나, 언급했던 문제점들의 수정이 빠른 시일 내 이뤄지고 전작에서 네크로맨서를 즐겨 했던 유저라면 충분한 값어치는 한다고 생각되므로 필자의 견해로는 적절한 가격대라 본다. 

 

 

 

이처럼 이번 강령술사의 추가는 전작의 향수를 불러올 뿐만 아니라 오랜 기간 신규 직업에 굶주린 게이머들에게 새로운 활력을 제공하는 긍정적인 바람을 몰고 왔다.

 

비록 지금의 캐릭터 디자인은 전반적으로 크게 다듬어야 한다고 봐야 할 만큼 엉성해 보이지만 이는 시간이 해결해 줄 일이라 생각한다. 앞으로의 패치로 더욱 멋진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해본다.

 

 

 

 

김자운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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