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마녀 시리즈 '마녀와 백기병2'

이젠 누구나 쾌적하게 즐긴다
2017년 05월 13일 16시 26분 33초

지난 2015년 말 국내에도 추가요소를 담은 PS4 리마스터판 ‘리바이벌’이 한글화 발매 되어 높은 인기를 누렸던 니폰이치 소프트웨어의 액션 RPG 게임 ‘마녀와 백기병’ 시리즈의 2번째 넘버링 작품 ‘마녀와 백기병 2’이 일본 발매로부터 약 2개월 만에 빠른 한글화를 거쳐 정식 출시되었다.

 

‘마녀와 백기병’ 시리즈는 SRPG를 주력으로 하던 니폰이치가 최근 다양한 장르로 발을 넓히면서 출시한 마녀 시리즈의 액션 RPG이다. 흡입력 있는 탄탄한 스토리와 독특하게 짜인 전투 시스템으로 호평을 받았으나, 필요 이상으로 플레이어를 압박하는 시스템과 2% 부족한 만듦새가 원활한 게임 진행을 방해하여 중 후반부에서는 스토리의 다음 전개를 보기 위해 바득바득 진행하게 되는 형태가 되어 아쉬움이 있었다.

 

 

 

■ 전작보다 개선된 게임 환경

 

이번 ‘마녀와 백기병 2’는 그러한 전작의 불편함을 대폭 일신하여 쾌적한 게임 플레이를 꾀하였다. 5회의 타격으로 구성되는 콤보의 타격마다 별개의 무기를 배치하여 다양한 무기 조합을 사용하게 하는 독특한 콤보 시스템과 캐릭터의 특성인 6종류의 ‘패싯’은 전작의 구성을 그대로 이어가되, 불편하게 개별적으로 전환해주어야 했던 무기 세트와 패싯을 하나로 묶고, 단순 외형과 능력치로 구분되던 각 패싯에 5종의 액티브 스킬과 2종의 패시브 스킬을 추가하여 양념을 더 했다.

 

거점으로 귀환하는 것 외에는 회복 방법에 제약이 많고 난해하여 게임의 흐름을 끊는데 일조하였던 활동력 수치인 ‘기가 칼로리’에 대한 스트레스도 대폭 줄어들었다. 콤보의 마지막 5번째 타격을 적중시키면 즉시 사용할 수 있는 ‘오퍼 타임’ 공격과 임시 인벤토리인 위장 속 아이템을 소화하는 것으로 빠르게 회복할 수 있으며, 전작처럼 포식을 했더니 위장 속에 쓰레기가 쌓여서 아이템을 주울 수 없게 되는 부작용도 없다. 기가 칼로리의 소모를 극대화 시키는 맵 어둠 밝히기도 사라졌기에, 실질적으로 기가 칼로리를 소모하는 것은 캐릭터의 활동 그 자체와 기가 칼로리를 소모하는 일부 스킬 정도이다.

 

 

연속된 행동을 제약하던 스테미너도 사라진 덕분에 적의 공격을 반복 회피로 빠르게 피할 수 있고 별도의 버튼을 누를 필요 없이 일정 시간 동안 이동을 하는 것으로 자동으로 대시가 발동된다. 전체적으로 외적인 요소에 신경 쓸 필요 없이 전투에만 신경 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셈.

 

다만 게임 플레이가 이렇게 쾌적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컨텐츠가 미흡한 것은 여전한 문제점으로 남는다. 맵의 어둠 밝히기가 사라진 대신 본 작부터 무작위 지형 조합 시스템이 도입되었는데, 미리 준비된 프리셋이 미흡한 것인지 동일한 테마 내에서는 매번 보던 지형 구조가 반복되는 느낌이다. 상대하는 몬스터들마저 패턴의 숫자가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이며, 일부 몬스터들은 전작의 외형과 패턴을 토씨 하나 틀린 것 없이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 전작을 해봤던 사람들에게는 성의 문제로 다가온다.

 

 

그나마 테마는 숲, 동굴, 설원, 사막 등으로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고 테마에 따라 지형이나 몬스터의 외형과 구성이 달라지긴 한다. 하지만, 스토리 진행을 따라가다 보면 매번 보는 테마가 숲에 치중되어 있는지라 반복되는 느낌은 더욱 강렬해진다.

 

장비 시스템 또한 마찬가지. 아이템을 여러 등급으로 나누고 접두사와 접미사를 활용하는 정석적인 구조로 파밍의 묘미를 살린 것은 좋으나, 횟수에만 치중된 깊이 없는 강화 시스템이 모든 장점을 퇴색시킨다. 전설 무기 하나를 획득한 후, 모든 재료를 쏟아부어 최강 무기로 만든 다음 특정 패싯의 공격력 뻥튀기 버프 스킬을 사용하면 대부분의 적이 일격에 즉사하여 앞서 언급하였던 콤보를 활용한 모든 시스템들의 활용도가 반감된다. 공격 속성 때문에 데미지가 정상적으로 들어가지 않는 적들이 있다는 것이 작은 걸림돌이 되지만, 어중간한 적들은 깡 데미지로 때려잡으면 되고, 데미지가 아예 들어가지 않는 적들은 그냥 무시하면 그만이다.

 

 

■ 스토리는 전작보다 아쉬워

 

그러나 그보다 더 심각한 것은 바로 스토리다. 전작이 부족한 완성도를 가졌음에도 많은 플레이어를 엔딩까지 이끌 수 있었던 이유는 니폰이치 특유의 블랙 코미디를 기반으로 ‘다크 판타지’라는 이름에 걸맞게 난무하는 비속어와 잔혹한 표현들, 그리고 플레이어를 뒷통수를 거하게 때리는 반전이 엄청난 흡입력으로 플레이어를 붙잡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에 비해 본작의 스토리는 이마에서 눈을 뽑아냈다는 것이 가장 잔혹한 표현일 정도로 독기가 심각하게 빠져 있으며, 플레이어의 화신이 되는 백기병 또한 자신의 의사 없이 주변을 겉돌며 시키는 일만 하는 위치에 있기에 도저히 스토리에 몰입이 되지 않는다. 반전이라고 준비된 것도 이러한 판타지 세계관에 익숙해진 사람이라면 쉽게 예측할 수 있을 정도이다.

 

 

스토리를 이끌어 가는 캐릭터들 또한, 과격한 대사와 함께 돌출된 행동으로 플레이어의 뇌리에 각인되지 않을려야 않을 수 없었던 전작의 캐릭터들에 비해 그야말로 스테레오 타입의 정석투성이다. 특히 주인공인 ‘아마리에’는 말만 앞설 뿐, 본인이 상황을 타계할 만한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고 모든 것을 백기병을 포함한 주변 인물들에게 떠맡기는 모습을 보여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왜 도대체 내가 이렇게 부려 먹혀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 정도.

 

그래픽에서는 전작의 리마스터 버전인 PS4판 ‘리바이벌’에 비해 살짝 세밀해진 것 외에는, 여전히 현세대기와는 어울리지 않는 그래픽을 보여준다. 플레이어를 가리던 맵 오브젝트에 반투명 효과가 적용 된 부분이 그나마 환영할 만한 부분. 전작에서부터 호평을 받았던 BGM은 퀄리티만 보면 더할 나위 없는 수준이나, 문제는 일부 곡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전작의 우려먹기이기에 평가할 만한 의미가 없다.

 

전작의 불편함을 극복하고 한결 플레이하게 쾌적한 액션 게임이 된 ‘마녀와 백기병 2’. 하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문제점들이 게임을 즐기는 것을 방해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전작에서 여러 불편함을 극복하면서까지 플레이할 가치를 만들어 주었던 스토리의 빛이 바랬다는 점을 함께 본다면 결국 무난한 액션 게임 수준에서 그쳤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이형철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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