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살아나는 모바일 시장…'긍정적 조짐들'

[창간] 다변화·IP 흥행·작품성 중점
2017년 03월 13일 02시 12분 03초

게임샷이 '게임을 넘어 문화로'라는 테마를 걸고 창간 17주년을 맞이했다. 이에 게임샷은 요즘 긍정적 변화의 조짐들이 보이기 시작하는 2017년 1분기를 바탕으로 되살아나는 국내 모바일 시장 현황을 살폈다.

 

스마트 플랫폼 게임들이 출시되기 시작한 이래로 최근 수년 간은 처참할 정도로 플레이어를 만족시킬 수 있는 게임을 찾아보기 힘들만큼 침체되어 있었다. 물론 그런 와중에도 게임사들의 매출은 상승하고 있었지만, 많은 스마트 플랫폼 게이머들은 '대체재가 없어 그냥 하던 게임이나 하련다'라는 마인드로 기존 게임에 안주하는 성향을 보였다. 대부분 어느 게임 관련 커뮤니티를 찾아보더라도 실컷 게임을 비판하면서 그 작품에 끈질기게 붙어 과금을 하는 모습을 보기 쉬울 정도였다.

 

또, 잘 나가는 주력 장르 RPG 등 일부 장르에만 신작 출시가 쏠리는 장르 쏠림 현상이 일어나 침체를 가속하고 있었고, 이런 분위기 가운데 스마트 플랫폼 게이머들은 점점 모바일 게임에 대한 기대를 잃어갔다.

 

그런 스마트 플랫폼 시장이 2017년 1분기부터 다시금 긍정적으로 변화할 타이밍을 잡았다. 기존 출시작들이 천편일률적이고 대부분 플레이어의 지갑을 털 궁리만 했던 것이 분명한 현실이었고, 이를 합리화 하는 주장이 큰 게임사들도 다 이렇게 해서 매상을 많이 올린다는 것이었는데, 바로 그 큰 게임사들이 새로운 시도를 하기 시작한 것.

 

 


■ On게임 IP, 모바일로 재탄생

 

작년부터 급증하고 있는 기존 온라인 게임의 IP 모바일 게임화가 금년에도 꾸준히 이루어질 전망이다. IP 작품이 모두 옳은 것은 아니지만, 이미 검증된 인기의 IP를 활용하는 작품의 경우 플레이어의 집중도가 늘어나며 원작 팬들이 작품에 안착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잘 만들어진 IP 기반 작품은 온라인 게임 유저를 모바일 게임 시장으로 불러들이는 일에 탁월한 효과를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작년 말 출시를 통해 본가와 분가의 격돌을 그렸던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레드나이츠'나 넷마블 게임즈의 '리니지2:레볼루션'이 좋은 예다. 리니지2:레볼루션의 경우는 특히 출시 첫 날 모든 서버가 대기열을 띄우는 높은 관심도를 보여주기도 했으며 지금도 안드로이드 구글플레이 스토어를 기반으로 최고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아이템에 관한 이슈가 있어 문제시 되기도 했지만 위화감이 덜한 이유는 원작 역시 수억 원이 오가는 게임이어서일지, 아니면…….

 


​2016년 연말은 레볼루션이 주도했다.

 

한편, 금년 1분기나 이후 출시될 예정인 온라인 게임 IP 기반 작품들도 많다. 한빛소프트의 스테디셀러인 글로벌 리듬댄스 게임 오디션을 기반으로 재탄생한 '클럽 오디션'이 지난 9일부터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고, 네시삼십삼분의 드래곤플라이의 '스페셜포스 for kakao'는 카카오 제국에 합류한다. 앞서 언급한 '리니지' IP는 올해도 모바일 게임 시장을 두드릴 계획으로 MMORPG '리니지M'의 연내 출시를 겨냥하고 있고 '블레이드앤소울' IP를 활용한 모바일 MMORPG 역시 개발되고 있다.

 

리니지2:레볼루션으로 월 매출 2천억 원의 신화를 쓴 넷마블게임즈는 MMORPG 라인업을 대폭 늘리면서 '스톤에이지', '이카루스' 등 온라인 게임 IP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질세라, 국내 최대 게임사 중 하나인 넥슨 역시 '드래곤네스트'나 '트리오브세이비어'의 모바일 버전 준비 소식을 전해왔다.

 

이외에도 많은 온라인 게임 IP 기반의 모바일 신작이 급증하는 추세로, 양산형이기는 해도 독자적 세계관을 지향했던 기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인기를 보장받은 IP 신작들을 지향하는 변화를 보이고 있어 향후 기존 온라인 게임 팬의 시선을 모바일 게임에도 돌릴 수 있는 좋은 조짐이다.

 

 

 

■ 장르 쏠림 현상 해결하나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의 큰 문제 중 하나는 RPG에 너무 얽매인다는 점이다. 물론 동시에 플레이어 수요가 많은 것도 RPG 장르이기는 하나, 그 정도가 좀 심한 편이다. 오죽 RPG 호응도가 좋으면 요즘 출시되는 작품들은 레벨업 요소 하나가 있다고, 또는 메인스토리가 있다고 진짜 장르 옆에 RPG를 붙여 출시해버리는 일이 성행하겠나.

 

이런 장르적 쏠림 문제를 가속하는 원인이 바로 글로벌 마켓 어느 곳에나 있는 '따라하기' 경향이다. 이 부분에 있어선 정말 간단하게 예시를 들 수 있는 것이 '애니팡'의 흥행이다. 애니팡 출시 이전까지는 해외에서 유명한 3매치 게임 일부가 소소하게 인기를 끌던 분위기였지만, 애니팡이 어마어마한 성과를 내자 한동안 플레이어가 정말 질려버릴 정도로 ㅇㅇ팡이 모습과 이름만 조금씩 바꿔가며 출시되곤 했다.

 

뱁새가 황새 따라가면 다리 찢어진다는 말이 있다. 헌데, 국내 스마트 플랫폼은 뱁새가 황새를 따라가도 다리가 찢어지기는 커녕 먹이도 먹고 안전하게 착륙하는 것까지 가능할 정도로 치고 빠지기로 매출을 내는 일에 용이해 장르 쏠림 현상은 그간 꾸준히 스마트 플랫폼 게임의 문제로 대두되었던 문제다. 혹여 오해할까봐 덧붙이는 말이지만 국내 많은 게임사들을 뱁새라고 표현한 것은 비하 의도가 아니란 것을 밝힌다.

 


​지금도 반 이상이 RPG

 

다행히도 1분기, 그리고 2017년은 이런 문제들이 조금씩 완화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그간 RPG에 치중했던 게임사들이 보다 다양한 장르에도 손을 뻗치기 시작했기 때문. 최근 극찬을 받고 있는 넥슨의 어드벤처 퍼즐 '애프터 디 엔드', 아케이드 형식의 '이블팩토리'부터 룽투코리아의 TCG '나선의 경계'나 엠게임의 AR 신작, 넷마블의 MOBA(AOS) 기대작 '펜타스톰',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의 '에어로 스트라이크' 등 다양한 장르의 대형 게임사 신작들이 포진해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보통 스마트 플랫폼 게임 트렌드의 선두가 되는 대형 게임사들이 장르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작품을 출시하기 시작하며 플레이어는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고, 기존처럼 하나의 장르에 치중한 나머지 잘 만들어진 외산 장르 게임들에 손 놓고 자리를 내주는 일도 일정 부분 방지할 수 있는 힘을 키우는 셈이다. 물론, 장르의 승부를 넘어 궁극적으로는 작품성의 승부가 필요할 것.

 

 

 

■ 작품성의 중요성

 

장르 쏠림 현상에서 언급했던 큰 문제는 기존 흥행작을 안전하게 따라가려는 움직임으로 양산된 천편일률적 지갑 사냥꾼 게임들이었다. 하지만 과도한 수준이 아니라면 기업이 자사의 상품인 게임을 통해 이윤을 추구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고 이 행위 자체를 비난할 생각은 없다.

 

문제는 그러기 위한 '최소한의 자격'을 갖추었는가다. 똑같은 방식, 똑같은 과금 유도, 유일하게 다른 것은 겉모습 뿐인 작품들에서 작품성이나 게임성을 찾아보기란 어렵다. 오히려 게임, 오락의 기본적인 욕구 충족 항목인 '재미'조차 찾아볼 수 없는 게임이라 부르기에도 부끄러운 작품들이 많았다. 이윤 추구? 좋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플레이어가 게임을 통해 받아야 하는 재미를 선사하고, 그에 합당한 작품성이나 게임성을 갖춘 후에 공정하게 그렇게 하도록 하자는 말이다. 플레이어의 도박 심리를 부추겨 사행성이 다분한 과금유도를 자제하자는 말이다.

 

최근 두 게임사의 RPG를 좋게 평가한 일이 있었는데, 연출 면에서의 좋은 인상도 영향을 주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해당 작품을 좋게 평가한 것은 게임사의 이윤을 추구하는 기존의 과금 시스템을 유지하면서도 RPG의 기본적인 구성 요소를 지키면서 게임을 불구로 만든 뒤, 이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과금을 하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드는 과금 유도가 없다는 굉장히 근본적인 이유에서 좋은 인상을 남겼다는 이유가 더 컸다.

 

 

 

이런 합당한 거래에 나선 1분기 선두주자는 놀랍게도 넥슨이었다. 솔직히 말해 1분기의 긍정적 변화를 추구하는 바람직한 조짐 중에서도 가장 놀라운 움직임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정말 툭 까놓고 말하지만, 지금까지의 넥슨 게임이라면 우선 과금이 얼마나 필요한가부터 생각하게 할 정도로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넥슨이 작품성으로 승부하는 신작을 스마트 플랫폼 게임 시장에 출시한 것이다.

 

이 앞에서도 언급했던 애프터 디 엔드는 추가적인 과금 없이 처음부터 요금을 지불하고 이후 추가 지불이 전혀 없는 유료 게임으로 출시되었으며, 해당 작품 리뷰란을 찾아보면 금방 이런 작품을 넥슨이 출시했냐며, 이런 작품이라면 기꺼이 지불하겠다는 반응을 볼 수 있다. 기자 역시 같은 생각이다. 애프터 디 엔드 수준의 퀄리티와 작품성을 가진 작품이라면 그에 합당한 값을 기꺼이 지불할 수 있다.

 

의외로 이전에도 넥슨은 '이블팩토리'라는 작품을 통해 독특한 게임성으로 플레이어를 자극한 바 있다. 해당 작품은 프리 투 플레이로 다른 F2P 작품들처럼 스태미너 시스템이 있었지만 오로지 스토리를 따라가는 완결형 싱글플레이 모드에 수집 요소, 그리고 외전 모드 등을 탑재해 독특한 게임성의 완성된 아케이드 게임을 선보인 것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완전 유료형 애프터 디 엔드가 출시됐고, 모장의 인기작 마인크래프트와 캔디소프트의 방치형 RPG 지겨워하지마에 이어 3위에 안착하고 평점 4점 후반대를 기록하며 그 성공적인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극찬을 하기는 했지만 애프터 디 엔드는 오래 가기에는 장르의 한계나 완성도를 무너뜨릴 위험이 있는 환경의 작품이고, 플레이 타임이 그렇게 길지 않다는 이유에서도 아쉬움을 자아내는 등 완벽한 작품이 아니다. 그럼에도 작품성을 갖춘 게임은 플레이어가 외면하지 않는다. 물론 수익성은 지속적인 과금이 필요한 F2P 게임에 밀려나지만 장기적인 시각으로 보면 이런 좋은 퀄리티의 게임이 모바일 게임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다.

 

 

 

■ 불안함 동반한 긍정적 변화의 기로

 

앞서 온라인 게임 IP가 모바일 게임 신작으로 재탄생하는 흐름이 좋은 조짐이라고는 했지만 좀 더 넓은 시각으로 보면 마냥 좋은 시선으로만 볼 수는 없는 노릇이기도 하다. 분명히 인기를 보증받은 기존 작품을 활용한다면 스마트 플랫폼 게임에 대한 시선을 모으는 것은 좋겠지만 만약 지금까지의 국내 게임사 동향처럼 하나의 게임이 성공한다고 또 천편일률적으로 IP작을 찍어내기 시작한다면 그 역시 게임 시장의 다양성과 창의성을 저해하는 요소가 될 테니 이런 부분은 주의해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어디까지나 '적정선'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몇 가지 불안함을 가지고는 있지만 2017년 1분기 출시작들은 한동안 침체된 스마트 플랫폼 게임 시장에 다시 재기의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이를 발판으로 삼아 선결 과제 중 하나였던 장르 쏠림 현상을 장르의 다변화로 받아치며 작품성과 게임성을 끌어올려 점차적으로 개선해나간다면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는 높은 수준의 스마트 플랫폼 게임들이 보다 다양한 장르로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하는 질 좋은 시장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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